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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467화 (468/749)

Chapter 467 - 막간 ~ 암컷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짐승의 도시 ~ (2)

“네. 끝났습니다... 자, 여기 3개월 한정 임시 거주권입니다.” “아, 네. 고맙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임시 거주권을 받아 들면서, 멍하니 영주성의 직원을 바라보는 멜리사.

그녀의 눈 앞에 있는 영주성의 직원 역시, 외설스러운 복장과 고혹적인 분위기를 지닌 것은 매한가지였다.

영주성에서 일할 정도라면, 귀족과 접할 일이 많을 테니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인데.

그런데 그러기는 커녕, 직원들 전체가 외설스러운 복장을 제복마냥 똑같이 갖춰 입고 있다니.

영주성의 민원처리실 마저 창녀촌처럼 보이게 만드는 여자들의 모습에, 멜리사는 조금 현기증을 찾아와 생각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다 끝났네요~ 이제 나머지는, 받으신 라디아 가이드북을 보시면 대부분 해결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네에... 그런가요...” “후훗...♡ 아직 낯선 게 많으시겠지만, 금방 익숙해지실 거에요. 라디아는 암컷... 아니, 여자들에겐 정~말 살기 좋은 곳이거든요♡”

멜리사를 안내해준 여병사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친근하게 달라붙는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이렇게나 친근하게 다가오다니. 도대체 이 과도한 친절은 무엇일까?

병사로서의 업무까지 내버려둔 채 자신을 도와주는 여병사를 보며, 멜리사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찝찝함을 느꼈지만...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 묘한 친절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질 않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 걸 말씀 안 드렸었네요♡” “네? 가장 중요한 거...?”

그것이 도시 안에 가득한 음란한 향기와, 암컷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담배 때문이란 것을 모른 채.

멜리사는, 그렇게 두 팔을 벌려 자신을 환영하는 짐승을 바라보았다.

“라디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멜리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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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읏...! 하아... 아침인가...”

그렇게 멜리사가 라디아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난 날의 아침.

조금 작지만 상당히 잘 꾸며진 어느 호텔의 방에서, 멜리사는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이 이렇게 개운하다니... 호텔에서 건네준 이 방향제 때문인가...?”

임시 거주권을 발급받으며 함께 받았던 가이드북을 보고서, 잠시 호텔에 머물기로 결정한 멜리사.

본래 계획은 바로 라디아에서 거주할 계획이었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라디아의 모습에 임시로 호텔에 거주하기로 결정했었다.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서비스가 좋은 호텔에 머물며, 라디아가 거주할만한 도시인지 확인해 보려던 판단.

이 판단에서, 방향제까지 챙겨주는 호텔의 서비스는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무료나 다름없는 매우 값싼 비용이었단 것이다.

식사, 호텔에서 제공하는 잠옷. 알아서 해주는 청소와 더불어, 이런 방향제 같은 소소한 서비스까지.

방 내부의 고급스러움에 오래 숙박하기엔 부담스러울 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것이 무료나 다름없으니 아예 이곳에 눌러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른 도시에서 이런 호텔에 머물려고 한다면, 분명 고레벨 모험가인 멜리사라 하더라도 제법 부담되는 비용이 들었을 텐데.

유지비조차 안 나올 것 같을 정도로 싼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임시 거주라서 길드관리소에 모험가 등록을 하지 못하는 멜리사에겐 고마운 것이었다.

“...후우... 오늘은, 어디를 둘러볼까...”

방 한가운데에 놓여진 테이블에 앉아, 멜리사는 가이드북을 보면서 익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때 담배를 금지했던 라인하르트 왕국은, 아직도 대부분의 도시가 담배를 금지하거나 높은 세금을 붙이고 있는데.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 라디아에서는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담배를 구할 수 있었다.

귀족들의 사치품이나 다름없는 담배를, 평민들도 이렇게나 값싸게 구할 수 있다니.

라디아 영주의 생각을 알 수가 없지만, 간편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런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것은 제법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후우... 어디 보자... 동쪽의 상점 거리는 거의 다 둘러봤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가이드북에 그려진 지도를 살펴보는 멜리사.

어차피 임시 거주라서 모험가 생활을 하지 못하니, 멜리사는 이 참에 라디아 전체를 둘러볼 생각이었다.

요 일주일간, 모험가 생활을 할 때 가장 많이 들리게 될 상점거리를 중심으로 둘러본 그녀.

그 동안 멜리사는 단 한번도, 이 도시에서 남자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이 도시가 여자들만 사는 도시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지만...

하지만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남자들 역시 멀쩡하게 도시 안에서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분명, 이쪽 부근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었지...”

지도에서 묘하게 구역이 나뉘어져 있는, 남쪽에 있는 작은 영역.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라디아 전체의 1/10 정도인 이 남쪽 부근의 거리에 남자들이 살고 있다고 얘기했었다.

그 말은 결국, 남자와 여자들이 사는 공간이 분리되어있다는 이야기인데...

도시 전체에서 이렇게 작은 영역에서만 지내고 있다니. 라디아의 남자들은 어디 전쟁이라도 나갔던 것일까?

굳이 이렇게 사는 곳을 나눠두다니. 가족인 사람들은 도대체 어찌 지내고 있길래?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어째서인지, 멜리사는 이 남쪽 끝 구역을 쉽게 구경하러 갈 수가 없었다.

물어볼 때마다, 한결같이 키득거리며 가보면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준 라디아의 여자들.

그렇게 키득거리는 여자들의 웃음은, 가면 봐서는 안될 것을 볼 것 같다는 섬뜩한 느낌이 드는 웃음들이었다.

모습은 조금 외설스럽지만 친절하던 여자들이, 남자들의 이야기만 나오면 비웃는듯한 오싹한 미소를 짓던 그 모습들.

그것이 어쩐지 거북하게 느껴져서, 일단 자신의 생계와 관련된 장소부터 둘러보았지만...

어째서일까. 고작 일주일 정도 지났을 뿐인데.

지금 멜리사는, ‘이제는 거기에서 무엇을 보던지 간에 부담 없이’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 뭐... 가장 궁금한 건데. 확인 안하고 넘어갈 순 없지.”

가이드북을 덮은 후,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멜리사.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렇게 멜리사는, 라디아의 불쌍한 수컷들을 살펴보기 위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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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이건...”

거리에서 담배를 피면서, 감탄하는 목소리로 남쪽의 거리를 바라보는 멜리사.

그녀의 시선에 들어온 남자들의 거주 구역은, 지금까지 봐온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디를 가나 편안함을 느낄 정도로, 잘 꾸며지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되었던 라디아였는데.

하지만 남자들이 산다는 이 남쪽 거리는, 마치 마지못해 건물만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풍경이었다.

아예 살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든 지낼 곳만 마련해 준 듯한 황량한 느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듯한 건물들의 외관이, 상당히 놀랍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얼마 안 보이는 수컷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커다란 절망에 잠긴 듯한 모습이란 것이었다.

“아~! 멜리사~♡ 안녕~♡ 나 왔어~♡” “아. 안녕 나오미. 왔구나.”

거리 입구에 서 있던 그녀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밝은 미소의 여성.

처음 그녀가 도시를 방문했을 때 안내를 해 주었던 여병사가, 외설스러운 사복 차림으로 멜리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미안~ 조금 늦었지? 마차가 늦게 도착해서...” “아니. 나도 금방 왔어.... 와. 근데 이 남쪽 거리. 정말 네 말대로...” “후후...♡ 엄~청 구질구질하지?”

복장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묘하게 친근해 보이는 멜리사와 나오미.

어쩌다 나오미와 술자리를 가졌던 멜리사는, 왠지 모르게 일주일 만에 그녀와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러게... 뭔가 들어가기 꺼려질 정도인데... 그런데 이렇게 작은 구역인데도, 남자들이 좀 적은 거 아니야?” “음... 아마 지금은 노역 시간일걸? 길거리에 있는 수컷들은 전부 다른 일이 있는 수컷들일 거야.”

가까워진 멜리사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면서, 도시에 대한 안내를 자처한 나오미.

그녀의 단어 선정에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나오미에게 멜리사는 점점 마음이 열리고 있었다.

그렇게 멜리사의 마음이 열린 것을 눈치채서, 슬슬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암컷 짐승.

나오미는 미소를 지으면서, 멜리사에게 과감하게 정보를 전해주기 시작했다.

“라디아에서 수컷들은, 모두 강제 노동을 해야 하거든♡ 주로 도시 밖 농경구역에서 농사를 짓거나, 여러 가지 성가신 노동에 투입되고 있어♡” “뭐, 뭐!? 그래도 괜찮은 거야!?” “본인들이 거부하질 않으니까 괜찮아~♡ 뭐,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는 못하겠지만...♡”

자신이 무엇을 들은 것인지 놀라며, 나오미에게 되묻는 멜리사.

하지만 나오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키득거리며 거리에 있는 수컷들을 비웃듯이 쳐다볼 뿐이었다.

“무슨... 도대체, 남자들은 왜 그런걸 받아들이고 있는 거지...?” “글쎄...♡ 쿡쿡♡ 그래도 좋은 거 아냐? 덕분에 우리 여자들이 이렇게 편하게 지내고 있는 거라구♡” “맙소사. 그래서 숙박비나 식비가 그렇게... 아니, 아무도 거부하질 않는 거야? 나 같으면 그냥 들고 일어날 것 같은데?” “그랬다간 그냥 처형인걸♡ 마왕님이나 음수님들께 죽고 싶지 않다면야. 감히 그런 짓은 못하지♡ 물론, 이미 그럴만한 기운도 없을 거고♡” “처형...? 마왕...? 뭐야 그게...?”

안 그래도, 나오미의 이야기는 조금 이해가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지금 나오미에게 나오는 단어들이, 오늘은 더욱 이해가 잘 되질 않는다.

거의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라디아의 남자들. 그들이 어째서, 묵묵히 이런 억압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던 멜리사.

그런 멜리사를, 나오미는 무언가를 살피듯이 키득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그러고 보니... 제네시아 님의 처형식이... 후훗. 자세한 건, 며칠 후에 알게 될 거야♡”

무언가를 설명해주려다가, 뭔가 생각났단 듯한 표정을 내비치는 나오미.

재미난 것이 생각났다는 것 마냥, 나오미는 말하려던 것을 멈추고 멜리사의 팔을 끌어안았다.

“자♡ 볼 건 없지만 이왕 온 거, 가서 둘러보자♡ 내가 안내해 줄게♡” “뭐? 나오미, 잠깐...! 멋대로 들어가도 되는 거야? 구역이 나뉜 것 아니었어?” “여자들이 들어가는 건 괜찮아~♡ 자. 자. 어서♡”

마치 멜리사를 교육시키려는 것처럼, 무언가 계속 그녀에게 가르쳐 주려고 하는 암컷 짐승.

멜리사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렇게 또다시 짐승에게 이끌려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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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멜리사~♡ 지금 시간에 움직이다니, 너도 처형식을 구경하러 가는 모양이네?” “안녕 트리샤 씨. 응. 재미난 구경거리가 있다는데, 당연히 보러 가야지♡”

그렇게 수컷들의 구역을 보고 나서, 또 며칠 후.

암컷들만이 있는 길거리와 노예나 다름없는 수컷들에게 익숙해진 멜리사가, 웃으며 어느 상점의 주인에게 손을 흔들었다.

“트리샤 씨는 보러 안가? 나오미 말로는 암컷들 대부분이 구경 갈거라 했었는데...” “후후. 난 이것만 정리하고 가려고♡ ...그런데 멜리사가 처형식을 구경한다니. 흐응...”

호텔 주변의 상점 주인들과도 인사를 나눌 정도로, 라디아가 익숙해진 멜리사.

그런 그녀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뜨면서, 트리샤라는 여인은 멜리사의 모습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응♡ 지금 멜리사라면 괜찮겠는걸♡” “뭐야 그게~ 도대체 그 처형식이란 게 뭐길래...”

라디아의 암컷 답게, 외설스럽기 그지 없는 차림새를 하고 있는 트리샤라는 암컷.

하지만 멜리사 역시 그런 트리샤와 엇비슷하게, 외설스럽기 그지 없는 차림이 되어있었다.

유두만을 간신히 가리는 끈과도 같은 비키니와, 팬티나 다름없는 핫팬츠.

핫팬츠의 단추를 열어 솟옷을 노출하고 있는 멜리사의 모습은, 암컷 짐승들을 안심시키는 동료의 모습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아직 마왕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고 있지만, 저 모습이라면 오늘 있을 잔혹한 광경을 목격해도 괜찮을 터.

“그럼, 나 먼저 갈게 트리샤 씨. 나오미가 먼저 자리잡고 있겠다고 했었거든.” “후후. 그래...♡ 나중에 또 봐. 멜리사♡”

그렇게 트리샤라는 암컷 짐승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짐승에 가까워진 멜리사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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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여기야 여기~♡”

수많은 암컷들이 모여있는 광장.

나오미와 만나기로 한 장소를 둘러보다가, 손을 흔드는 나오미를 발견한 멜리사는 같이 손을 흔들며 나오미에게 다가갔다.

“우와. 사람들 좀 봐. 뭔가 엄청나네... 여자들만 이렇게 모여 있는 건 처음 봐.” “후후. 지금부터 보게 될 건 더 엄청날걸? 아마 깜짝 놀랄 거야♡” “도대체 그 처형식이란 게 뭐길래... 아니, 설마 진짜 뭔가를 처형하는 건 아니지?” “쿡쿡...♡ 글쎄에~♡”

친근하게 나오미와 팔짱을 끼면서, 마치 반가운 친구를 본 것처럼 미소를 짓는 멜리사.

가까워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수 년 동안 사귀어온 친구 사이처럼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아♡ 저기 봐♡ 음수님들께서 나오셨어♡” “응? 어디 어디... 어라, 저건...”

그렇게 한동안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오미가 멀리 광장 중앙에 나타난 누군가를 가리켰다.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언제 설치된 건진 모르겠지만 어느새 나타난 칼날이 달린 단두대.

그 단두대 옆에서, 갈색머리의 한 여자가 당당한 미소를 지으며 팔을 휘둘렀다.

“그럼 지금부터, 크나큰 죄를 지은 죄인들을 처형한다!!”

멀리서도 그 당당함이 느껴지는, 화려한 제복 코트를 걸친 여자.

하지만 그 여자 역시 길거리의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코트 이외의 복장은 외설스럽기 그지 없었다.

무엇인가 제복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천의 면적이 적은 음란해 보이는 드레스.

그 드레스의 복부 쪽에서는, 무엇인가 불길해 보이는 문양이 사악한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 죄인들의 죄는 이하와 같다! 감히 마왕님의 기분을 거슬리는 용사들이란 것! 열등하기 그지 없는 어리석은 수컷들로 태어났다는 점! 주제도 모르고 암컷들을 원했다는...”

무엇인가 너무나도 억울할 것 같은 죄목들을, 키득거리며 큰 소리로 외치는 여자.

그 여자가 죄목을 말할 때마다, 암컷들에게서 동조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그렇게 한동안 말도 안 되는 죄목들을 외치던 여자는, 단두대 아래에 매달려있는 수컷들을 바라보며 조소하기 시작했다.

“이 어찌나, 용서받지 못할 죄인들이란 말이냐! 으음...! 난 이런 극악무도한 자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다! 라디아의 방위를 맡은 관리소장이자, 영광스러운 마왕군의 지휘관으로서!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역겨운 용사들의 처형식을 거행하겠다!”

그녀의 선언이 끝나자, 그 선언에 환호하며 기뻐하는 암컷들.

관리소장? 마왕군의 지휘관? 용사들의 처형식?

무엇인가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들려와, 멜리사는 그 환호성에 동참하지 못하고 멍하니 처형대 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어째서일까. 지금 멜리사의 가슴 속에서는, 무엇인가 말하기 힘든 두근거림이 커져나가고 있었다.

“그, 그만둬! 난 죄인이 아니야!” “끄아악...!! 관리소장! 당신 왜 이러는 거야!? 정말 미치기라도 한 건가!?” “제, 제네시아! 나, 나까지 죽일 셈인가!? 아, 아니지? 장난치는 거지? 우리 서로 잘 아는 사이 아닌가!”

단두대에 매달린 수컷들이, 단두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상을 쓰며 버둥거린다.

무엇인가 지친 것처럼, 얼굴이나 몸 상태가 너덜너덜해져 있는 수컷들.

용사라는 저 수컷들은, 지금 무엇을 당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단두대를 벗어날 힘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 용사라는 존재는, 저 정도 속박은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인데.

그런데 마치 힘을 봉인 당하기라도 한 것처럼, 힘겨운 표정으로 몸을 비트는 수컷들.

그들 중 누군가는 구역질을 하면서, 무엇인가 몸 안에 들어온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후후후...♥ 어리석은 것들...♥ 자, 그럼 세실리아... 끊어라♥” “네에~♥”

그녀가 손을 들자, 단두대에 매달린 끈 쪽에서 어린 소녀가 키득거리며 검을 치켜든다.

그 소녀의 근처에서, 화려한 의자에 앉아 그 광경을 키득거리며 바라보는 여자들.

그녀들의 복부에는, 처형을 지시하는 갈색머리의 여자와 같은 문양이 사악한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곁에서, 무엇인가 너무나도 강렬한 사악한 기운을 발하는 몬스터의 모습을 멜리사가 확인한 순간...

“아, 안돼! 난 이렇게 죽을 순...!!” “제, 제네시아! 제...” “처형!”

수컷들의 처절한 외침과 동시에, 줄이 끊어지며 단두대의 칼날이 그들의 머리와 몸을 분리시켰다.

“후후...! 이것으로! 마왕님의 기분을 더럽히는 열등한 수컷들의 정리가 끝났다! 마왕님께 영광 있으라♥ 모든 것은, 사랑하는 마왕님을 위하여♥” ““마왕님께 영광 있으라♥ 모든 것은, 사랑하는 마왕님을 위하여♥”” ““마왕님께 영광 있으라♥ 모든 것은, 사랑하는 마왕님을 위하여♥”” ““마왕님께 영광 있으라♥ 모든 것은, 사랑하는 마왕님을 위하여♥””

피를 흩뿌리며 죽은 수컷들의 시체를 보고 환호하면서, 광기가 느껴지는 외침을 이어가는 암컷들.

그 광기 어린 광경에, 멜리사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다가...

“마왕님께 영광 있으라♥ 모든 것은, 사랑하는 마왕님을 위하여♥”

자신도 모르게 그 환호성에 동참해, 자신의 기분을 표출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단상 위에서 피어 오르는 듯한, 사악해 보이는 기운. 저 기운을 내뿜고 있는 존재가, 아마 마왕일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라디아에 임시로 거주하고 있던 멜리사라는 암컷은, 왠지 모를 흥분을 느끼며 마음 속으로 이 라디아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것을 결심했다.

그렇게 며칠 후, 라디아의 마왕성이라는 건물의 지하에서는...

멜리사라는 이름의, 마왕을 섬기는 가축이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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