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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468화 (469/749)

Chapter 468 - 423화 - 열등 수컷들의 천적, 탐욕의 짐승!

“그 얘기 들었나? 중앙 광장에서 용사들이 처형당했다고 하던데.” “영주가 지시하고 제네시아 양이 직접 처형을 주도했다지? 용사씩이나 되는 녀석들을 처형하다니. 도대체 무슨 죄들을 지었길래...” “왕을 거역하는 대역죄를 지었다고 했던가? 그렇지만 국왕 폐하가 굳이 라디아의 용사들을 부릴 이유가 없을 텐데...”

라디아의 남쪽, 그 구석진 곳으로 내몰린 수컷들의 거주구역.

수컷들의 숫자에 비해 좁은 그 영역. 그곳의 귀족 거주구에서, 몇 명의 귀족들이 모여 멍한 표정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뭐, 우리랑은 상관없지... 그보다, 자네 오늘 네토아레나에 갈건가?” “당연히 가야지! ...흐흐. 우리 디노 양이 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원래라면, 용사란 존재들이 한꺼번에 처형당한 일은 황당하다 못해 귀족들이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 처형에 대해 의심할만한 사건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화제를 별 거 아닌 일처럼 취급하며 가볍게 넘겨버리는 수컷 귀족들.

생각하기 싫다는 듯이 무거운 화제를 돌린 귀족들의 표정은,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 마냥 초췌하고 몽롱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우월하기 그지 없는 수컷의 기운에 억눌려, 자신들도 모르게 절망과 좌절에 빠져버린 수컷들의 모습.

뭘 해도 의미 없을 것만 같은 무기력함에 빠진 그들은, 처형 같은 무거운 주제보단 그나마 자신들에게 활기를 주는 한 때의 쾌락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가 없는, 마약과도 같은 아찔한 쾌락.

그 쾌락에 중독된 덕분에, 라디아의 수컷 귀족들은 말도 안 되는 이주 명령조차 어쩔 수 없다며 가볍게 받아들여 버렸다.

그래도 귀족이라고 나름대로 괜찮은 곳에 거주하게 되었지만, 화려한 저택에서 지내던 그들에겐 공동 주택의 작은 집은 사실상 감옥이나 마찬가지.

그들에게 배정된 귀족 거주 구역은, 사실상 그들을 하며 목숨만 유지시키려 하는 짐승들의 사악한 자비였다.

귀족으로서의 권한은 남아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귀찮은 잔일거리를 노예를 써서 해결하려는 짐승들의 간악함일 뿐.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자신들의 수입도 그대로 다시 짐승들에게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 그렇게 귀족 수컷들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짐승들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누, 님...”

귀족 생활 구역의 공동 구역에서, 그러한 귀족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렌.

자신의 누이가 라디아의 용사들을 처형했다는 소문에, 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제네시아를 떠올렸다.

분명, 처음 라디아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되었었는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라디아의 분위기가 이상해져 버렸다.

좁디 좁은 구역에 모조리 내몰려,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를 박탈당한 수컷들.

귀족들은 그나마 자기들이 사는 곳 안에서는 편하게 지낸다지만, 평민들은 말 그대로 노예나 다름없이 부려 먹히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아무도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다니.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분명 그 모든 것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샌가 제렌 자신도 누이와 떨어져, 이 수컷 거주 구역으로 들어와 있었다.

중간중간 뭔가 이상하다며 위화감을 느꼈었는데. 그런데도 어째선지 그 위화감을 인지하지 못한 자신.

그런데 제네시아가 용사들을 처형했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 지끈거리는 두통 속에서 제네시아와 자신의 연인인 루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루나... 누님... 윽... 머리가...”

어째서인지, 그녀들의 마지막 모습이 잘 떠오르질 않는다.

분명 사랑하는 누님과 연인인 그녀들인데. 어째서 그녀들을 떠올리려 한 순간, 몸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일까.

마치 두려운 것을 떠올린 듯한,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오싹한 느낌.

그 오싹한 느낌에, 모든 것을 잊고 무기력함에 빠지고 싶은 유혹이 몰려온다.

그 유혹을 어떻게든 떨쳐내고, 제렌은 루나와 제네시아를 만나야겠다고 결심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외곽 지역은 신청 없이 들어갈 수 있다고 했었지...”

강제 이주를 당하기는 했지만, 사실 수컷들은 이 구역에서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을 이주시켰던 여자 공무원은, 함부로 돌아다니면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른다며 키득거렸을 뿐.

이 수컷 거주 구역을 나가면 안 된다는 말은, 이주할 때도 그 이후로도 듣지를 못했었다.

단지 지금은... 이 장소에서 지내는 게 안심이라도 되는 것마냥, 누구도 이 구역을 나가려고 하지 않고 있는 것일 뿐...

귀족들이 어느 술집을 갈 때나, 뭔가 부려 먹히는 것처럼 가족들에게 불려가는 남자들은 멀쩡히 이 구역을 나가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도, 누이와 연인을 만나러 나간다 해도 크게 문제되진 않을 터.

그렇게 제렌은, 자신이 어떠한 결정을 내린 건지도 모르고 제네시아와 루나를 만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자신의 본능이 무기력함으로 전하는, 겁에 질린 비명을 무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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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들은 죽이고, 암컷들은 모아서 마왕님께 바쳐라!”

라디아에서 어느 정도 가까운 편인, 300명 정도의 인간들이 모여 사는 어느 작은 마을.

도보로 3일 정도 걸리는 이 작은 마을에, 음조마를 올라탄 내 가축들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무기를 휘두르고 있었다.

“아하하핫♡ 죽어! 쓰레기 같은 열등한 수컷!” “으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꺄악! 여보! 안돼에!”

“왜, 왜 이러시오! 우린 그냥 작은 마을 주민일 뿐인...!” “너희 같은 열등한 수컷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죄야♡ 순순히 암컷들을 내놓고 죽어버려♡” “아, 아아악!!”

“아, 안돼! 소나를 놓아줘!” “얘 이름이 소나야? 아핫♡ 귀엽게 생겼네♡ 마왕님이 좋아하시겠어~♡” “끄하악! 끅, 그륵...!” “아, 아! 오빠아!!”

음~ 이 듣기 좋은 수컷들의 비명 소리... 억울함이 잘 느껴지는 아주 좋은 비명들인걸.

제네시아의 명령에 따라 수컷들을 학살하는 모습들이라니. 이거 내 가축들이 아주 훌륭한 병사가 되었는걸.

푸흐흐... 작은 마을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방비가 되어있을 거라 생각하고 500명이나 데려왔는데. 이거 훈련거리도 안 되는 느낌이잖아?

일단 주변부터 정리할 생각에 라디아 주변에 있는 마을들부터 찾아온 건데. 고작 해봐야 이 정도 수준이었다니.

마을 주변에 나름 목책 같은 것도 있고, 마물을 내쫓는 마도구도 있길래 좀 기대를 했는데. 이거 너무 실망스러운걸?

무엇보다 성벽이 없어서 늘 몬스터의 위협에 시달리는 주제에, 마을을 지키는 수컷들이 이렇게 약해 빠졌다고?

큭큭. 이거, 앞으로 마을 수준은 그냥 소규모 부대만 보내도 정리가 가능하겠어.

“후후...♥ 어떤가 마왕♥ 제대로 훈련된 우리 병사들은♥” “아주 훌륭해. 이제 꽤나 군대라고 할만한 위용이 느껴지는걸?”

내 목을 껴안으면서, 자랑스러운듯한 목소리로 키득거리는 제네시아.

제네시아의 커다란 배가 눌리면서, 내 등에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진다.

아직 음조마를 출산하지 못한 제네시아이지만, 마왕군의 학살도 구경할 겸 만삭의 배를 지닌 제네시아를 태운 채 움직인 오늘.

자기가 훈련시킨 대로 훌륭히 움직이는 가축들의 모습이, 제네시아 역시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사실 이런 작은 마을 따위는 우리 마왕군의 적이 아니지♥ 사실 훈련도 수컷들만 노리는 연습과 도망치는 놈들을 잡아내는 것에 집중했어♥” “큭큭. 그래서인가? 암컷들 다치지 않게 수컷들만 노리는 솜씨들이 아주 훌륭한걸?” “후후...♥ 암컷들은 우리 마왕이 즐겨야 하니까 말이야♥”

이제는 내 음수답게, 훌륭하기 그지 없는 사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제네시아.

더 이상 그녀에게선, 용사였던 시절의 흔적은 보이질 않았다.

수컷들을 학살하고 세상을 정복해 나가는 것이 즐겁다는 듯이, 이런 잔혹한 광경에 흥분하며 애액을 흘릴 수 있게 된 암컷.

내 새로운 부인의 훌륭한 모습에, 새삼스럽게 감탄이 새어 나온다.

“푸흐흐... 정말이지. 제네시아가 내 음수가 되니 너무 편한걸? 덕분에 세계정복은 쉽게 할 수 있겠어.”

이런 작은 마을이나 소규모의 몬스터들 정도는, 이제 새삼스럽게 내가 나설 필요도 없어졌다.

제네시아라는 훌륭한 마왕군의 지휘관이 생긴 이상, 소소한 일들은 마왕군의 선에서 정리가 될 터.

앞으로 내가 나서야 할 때는, 성가신 히어로 이터나 히어로 나이트 같은 고레벨 용사들을 상대해야 하는 순간 정도가 아닐까?

그 외엔 경험치만 잘 챙기면서, 날 섬기는 암컷들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면 세계 정복 완성이겠지.

푸흐흐... 이거, 세계 정복이 너무 쉽고 즐거워서 웃음이 나오는걸.

“어디 보자... 슬슬 정리가 된 모양인데?” “그렇군... 300명 규모의 마을을 정리하는데 10분 정도인가. 어떤가 마왕♥ 만족스러운가?” “만족스럽다마다. 푸흐흐.” “후훗...♥ 그럼, 슬슬 ‘그 실험’ 을 시작해야겠군♥ 리즈, 세라♥” “알았어 언니~♥” “네~♥ 저희는 준비 되었답니다♥”

내 등에서 내리면서, 동생들을 부르듯이 뒤에 있는 리즈벳과 세라를 부르는 제네시아.

그러자 리즈벳과 세라가 사악하게 키득거리면서, 나와 제네시아의 곁으로 다가왔다.

“읏차... 그럼, 어디 우리의 새로운 가축들을 맞이하러 가볼까?”

제네시아를 내려주고 몸을 변형시켜서, 마인폼의 육체를 구성한 순간.

대기하던 가축들이 잽싸게 내 곁으로 다가와, 내 몸에 화려한 의복을 걸쳐주었다.

이젠 남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히 마왕이란 것을 뽐내듯이 움직이는 나와 내 암컷들.

세계정복의 첫 스타트를 끊은 작은 마을에서, 짐승들의 사악한 행위가 이어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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