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83 - 438화 - 즐거움이 더해져가는 마법도시! (5)
“...캬. 방 꼬라지가... 이건 뭐 엘프의 방이 아니라 돼지우리 구만.”
쓰레기와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는 넓은 방을 둘러보면서, 감탄하듯이 감상을 내뱉었다.
연구에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내 말불알에서 직접 생식 세포를 얻으려고 했던 페이엔.
흉악한 주사기까지 준비하며 내 말불알을 위협했지만, 아주 다행스럽게도 내 말불알은 그 위협을 튕겨내 주었다.
정말이지, 내 말불알이 바늘도 안 들어갈 정도로 단단해서 다행이야... 아니었으면 수컷으로서 경험해선 안될 경험을 할뻔했어...
내 말불알이 무사한데다, 페이엔에게 말정액이 어떤 것인지 경험까지 시켜주었으니... 조금 오싹하긴 했어도 이건 훌륭한 결과라고 봐야겠지.
뭐, 덕분에 분노한 페이엔을 달래주면서 말정액이 뿌려진 연구실의 정리를 도와줘야 했지만 말이야.
내 말정액이 어찌나 닦기 힘들던지... 아니, 약 때문인지 말정액이 철퍽거리면서 움직이더라니까?
평소엔 뭔가 꿈틀대는 것 같기는 해도 컵 같은데 모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못 느낄 정도였는데. 이번엔 무슨 끓어오르는 것 마냥 위로 마구 튀어 올라서...
분명 내 몸에서 나온 말정액인데, 무슨 살아있는 슬라임을 보는 줄 알고 식겁했었지... 뭐, 따지고 보면 내 말정자들이 살아있다고 볼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놀라면서 그 말정액을 조금 채취한 후에, 연구실 정리를 하면서 페이엔의 몸에 뿌려진 말정액도 얼추 닦아줬는데...
그런데 아직 찝찝하니 냄새나니 하며 티격태격 대다가, 어쩌다 보니 씻으려는 페이엔의 방까지 따라와 버렸네?
같은 건물의 고층이라 엘리베이터만 타면 바로 올 수 있다지만, 아직 만난 지도 얼마 안된 수컷을 자기 방까지 데려오다니... 이거, 위기감이 없는 거야 아니면 암컷답게 약아빠진 거야?
어느 쪽이던 간에, 덕분에 빠른 교미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방이 워낙 더러워서 교미할 기분이 들지가 않는다는 거네. 도대체 뭐야 이 개판은.
바닥엔 흘린 과자 부스러기에, 구석구석엔 먼지 덩어리들까지... 이게 정말 암컷의 방이란 말이야?
책이나 종이들이 널려있는 걸 보면 뭔가 연구를 하면서 대충 지내는 모양인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 난장판은...
에휴. 그래. 이제 겨우 말정액을 경험시켜 줬을 뿐이고, 아직 가축으로 만들지 음수로 만들지 결정도 안 했지...
아직은 좀 더 페이엔이란 암컷을 즐겨봐야 하니, 오늘은 그냥 넘어가야겠어. 지금 교미하면 나도 모르게 가축으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말이야.
페이엔이 씻는 동안 대충 방 정리나 해줘야지. 에휴. 페이엔. 이 마왕이 이렇게 자상한 수컷입니다아~
“...아니 미친. 이 엘프는 속옷까지 막 던져놓네... 나 참.”
대충 책을 쌓으며 방의 먼지들을 치워주다가, 내 손에 들어온 작디 작은 암컷의 팬티.
생각보다 어른의 속옷인 팬티를 손에 들고서, 나는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흐음... 그런 체형이니 곰돌이 팬티 같은 거나 입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거 생각보다...”
그래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속옷 취향이 제법이네?
사이즈는 어린애 속옷 같은 사이즈지만, 이 레이스도 달려있고 적당히 섹시한 이 느낌...
조금만 더 외설스러운 느낌이 더해지면, 우리 암컷들의 속옷으로 써도 될법한 느낌인걸?
그런 체형으로 이런 속옷을 입다니. 이거 상상하니 은근 음란한 암컷 꼬맹이 같아서 제법 꼴리...
“페이엔. 연구에서 물어볼 게 생겨서...”
그렇게 페이엔의 속옷을 손에 들고서, 잠시 내 암컷이 되었을 때의 페이엔의 모습을 상상해보던 도중.
갑작스럽게 페이엔의 방의 문이 열리며, 비실비실하게 생긴 안경을 쓴 수컷이 서류 같은 것을 보면서 나타났다.
“...어?” “음?”
어라... 최근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인데... 얘, 어디서 봤더라?
분명 최근에 봤었던 것 같은 비실함인데... 아! 맞아! 학장실로 페이엔을 데려온 수컷이었지?
학장한테 인사만 하고 바로 나가서 잊고 있었네... 이 비실비실한 수컷, 페이엔이 아는 수컷인가? 귀를 보니 그냥 인간이네?
음... 그런데... 지금 쟤가 목격한 건, 페이엔의 방에서 그녀의 속옷을 들고 있는...
“...신수? 당신 지금, 뭐 하는...”
어맛. 세상에. 이거 오해 받기 딱 좋은 상황이잖아?
커다란 몬스터가 암컷의 방에서 암컷의 속옷을 들고 있다니. 이거 완전 영락없는 변태 몬스터네?
“아~ 잠깐. 오해할만한 상황이긴 한데 오해하진 마. 실은 페이엔 방 청소를 해주다가, 갑자기 속옷이 나와서 그만...” “뭐? 청소...? 아니, 당신이 왜...?” “어... 그게... 페이엔이 씻고 나오는 거 기다리고 있었는데, 방 꼬라지가 워낙 개판이라 청소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여기선 솔직하게 뭐하고 있었는지 말해줘야지. 괜히 변명하다가 시끄러워질라.
페이엔이 교수라고 했었으니, 쟤도 어쩌면 페이엔의 학생일 수도 있잖아? 제대로 된 교수생활은 안 하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이상한 소문이 나면 어떻게 되겠어?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아니, 누가 봐도 꼬맹이 같은 로리 엘프의 속옷을 들고 있는 마왕이라니. 그딴 소문이 나면 이 마왕의 위엄에 치명적이라고.
...근데. 솔직히 말했는데 쟤 표정은 왜 더 썩어 들어가는 거지?
“그걸 묻는 게 아니라. 당신이 왜 여기 있냐는 겁니다. 씻고 나오는걸 기다리고 있다니? 페이엔이 나 말고 함부로 다른 사람을 들일 리가 없는데... 당신. 페이엔과 무슨 관계이길래?” “하? 아니. 씻고 나오는걸 기다리는 관계지? 무슨 관계기는?” “무슨... 당신. 페이엔과 엊그제 만난 사이 아닙니까? 그냥 연구를 돕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뭐야 이 새끼. 너야말로 뭔 관계길래 표정이 그따구냐?
너 인간 아니야? 외모로 보면 20대 같은데, 설마 그 나이에 50이 넘은 할망구랑 사귀는 사이거나 할 리는 없을 테고...
그냥 교수와 제자 관계 같은 것인 모양인데. 교수방에 누가 있든 지가 무슨 상관이래?
이거 겉모습을 보니 딱 봐도 공부만 한 비실비실한 샌님 같은데...
안 그래도 열등한 인간들인데. 그 중에서도 탑급으로 열등해 보이는 한심한 수컷이 감히 마왕을 향해 눈을 부라려? 뒤지고 싶니?
“보아하니 허락도 맡지 않고 함부로 들어온 모양인데. 청소는 필요 없으니 당장 나가세요. 페이엔은 누가 자기 방 건드리는 거 싫어합니다.” “하? 야. 네가 뭔 상관인데? 내가 함부로 들어왔는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 “페이엔이 저 말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들일 리가 없으니까요. 페이엔 방의 보안키를 훔친 모양이죠?”
하? 이 새끼. 뭔데 자신감이 이리 넘치는 거야?
지 말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들이지 않을 거라니? 존나 자신만만하네? 무슨 자신감이지?
“미친. 무슨 개소리야? 아니 그보다, 페이엔이 다른 사람을 들이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냐? 네가 걔 엄마야?” “페이엔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온 사람이 저니까요. 페이엔은 학장님 다음으로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굴 자기 방에 데려올 엘프가 아니에요. 페이엔은.”
거 시발 대단한 자신감이시네. 진짜.
뭐야 얘. 페이엔의 수제자 같은 거라도 되는 건가? 근데 그러기엔 페이엔을 부르는 게 너무 가벼운데?
혹시 이 비실비실한 수컷 인간이랑, 무슨 가족 같은 관계라도 되는 건가?
“거기다 페이엔이 씻고 있다고요? 스스로? 아무래도 연구하다 몸에 용액이 묻거나 한 모양인데, 설마 당신이 페이엔 방에 침입하려고 꾸며낸 일은 아니겠죠?” “하... 지금 누굴 변태로 아나...”
하. 이 새끼... 제법 똑똑한데?
물론 내가 방에 들어오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꾸민 일이란 걸 눈치채다니...
단순히 방 안에 들어와 있는 것 만으로 거기까지 유추한다고? 이거, 안경은 폼이 아닌 모양인데?
근데 시발. 아무리 내가 꾸민 일이라고 해도 이 상황에서 나가긴 너무 억울하지. 아니, 내가 노리는 암컷의 연인도 아닌 수컷의 눈치를 왜 봐야 하냐?
물론 연인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50이 넘은데다, 그런 체형을 가진 페이엔을 여자로 본다고? 나 같은 마왕도 아닌데?
그건 아니겠지. 아무리 비실비실 하다지만, 겉보기엔 멀쩡한 열등 수컷인데. 성인인 열등 수컷이 그런 조그마한 엘프에게 욕정을 품겠어?
한때는 인간이었던 내 기억으로 말하는 건데, 그런 건 인간으로서 좀... 음... 페도새끼?
페이엔 같은 로리 할망구를 노려도 되는 건, 나처럼 모든 암컷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마왕 정도라고. 다른 수컷이 페이엔 같은 체형을 건드리면, 그건 완전 거세당할만한 범죄지.
설마 너, 양심리스인 페도새끼 인건 아니겠지?
“더 이상 말 안 하겠습니다. 자세한 건 페이엔에게 물어볼 테니 당장 나가세요. 경우에 따라선 학장님께도 보고할 겁니다.”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야. 뒤질래? 페이엔이 나 데려온 거면 어쩌려고?” “말하는 것 하고는... 신수니 뭐니 해도 몬스터는 몬스터인 모양이군요. 그리고 페이엔이 누굴 데려올 리가 없다고 했잖습니까.” “아 이 새끼 진짜 개답답하네 이거.”
이런 미친 새끼. 지가 페이엔인 것도 아니면서 도대체 왜 저렇게 당당해? 짜증나네 진짜.
거기다 뭔가 자세도 좀 맘에 안 드는데? 왠지 내가 달려들면 바로 대응하려고 하는 듯한 느낌?
어이가 없어서... 모험가도 아니고, 끽해봐야 연구에 파묻혀 사는 마법사주제에. 감히 이 마왕을? 자신 있냐 너?
어쩔까...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비실비실한 놈이라, 계속 말싸움 하기도 성가신데...
...그냥 죽일까? 당장 내 기분이 짜증나니, 그냥 죽여버리고 페이엔을 가축으로 만들어서 뒤처리를...
...쓰읍. 그러기엔 아직 제대로 즐기지 못한 페이엔이 좀 아쉬운데...
아직 페이엔이란 암컷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이왕 각 잡고 즐기기 시작한 암컷인데. 음수가 될만한지 아닌지 정도까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즐겨봐야 하지 않겠어?
어쩔까... 그냥 가볍게, 어디 한군데 부러트리는 정도로 끝내볼까? 끄응. 근데 그것도 아직 페이엔이 말정액을 뒤집어 쓴 것 정도라서...
끄윽...! 마왕이 짜증나는 수컷을 두고 이런 고민을 하다니. 짜증나네 진짜.
“뭐합니까? 안 나가요? 억지로 끌려나가고 싶습니까?” “와 나. 이 자식이 정말...!” “시~끄~러~워~!!”
열등한 수컷이 위협하는 모습에, 울컥하면서 몸이 튀어나가려던 순간.
샤워실의 문이 열리면서, 짜증난다는 듯한 페이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 다 죽을래? 뭘 내 방에서 시끄럽게 싸우는 거야?” “헉... 페, 페이엔!” “이, 이런 미친년...”
나타난 페이엔의 모습을 보고, 동시에 기겁하는 나와 저 열등한 수컷.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 페이엔은, 너무나도 당당하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으니까.
“뭐, 뭐 하는 거야! 누가 보면 어쩌려고...!” “야이, 너는 부끄러움도 없냐!?”
동시에 허둥대면서, 페이엔에게 옷이나 이불로 몸을 가려주는 나와 안경을 쓴 남자.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페이엔은 귀찮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런 몸을 보긴 누가 봐... 하여간 남자란 것들이 호들갑은...” “우리가 있잖아! 아니 그보다, 머리도 제대로 안 닦고는...!” “아니, 여자면 부끄러움 정도는 기본으로 익혀야 되는 자세 아니냐!?”
이 엘프 보게... 암만 겉모습이 어려 보여도 그렇지. 도대체 뭐야 이 당당함은?
평범한 여자면 비명을 지를만한 상황인데. 오히려 나랑 이 녀석이 더 놀랐잖아?
대충 닦고 만건지, 머리카락에선 물이나 흘리고... 아니, 이 긴 머리카락을 이렇게 대충 관리하니 그렇게 헝클어지지. 어휴...
정말이지 얘, 겉모습에선 암컷다움이란 걸 찾아볼 수가 없구나...
...아니지. 방금 본 페이엔의 알몸은... 흐음...
옷을 입고 있을 땐 그냥 어린애 체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알몸은 은근히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튀어나올 곳은 튀어나와 있었지?
가슴은 물론 작긴 했다만, 미묘하게 튀어나온 게 그래도 어린애의 가슴은 벗어난 느낌이었고...
단순히 어린애 체형이 아니라, 그냥 몸매가 빈약한 성인의 몸을 줄여둔 듯한 느낌?
이거,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도 겉모습은 나름대로 암컷 같긴 한걸?
“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방비하잖아. 자기한테 신경 좀 써 페이엔.” “네에~ 아빠~” “...하아. 정말이지...”
늘어지는 목소리로 귀찮다는 듯이 대답하는 페이엔.
그런 페이엔의 머리를 닦아주며, 수컷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아빠란 건 그냥 농담인 모양이지만... 아무래도 이런 페이엔의 모습, 이 수컷에겐 그냥 일상인 모양이네.
“그런데 페이엔... 이 신수는...” “내가 데려온 거 맞아. 연구하는 거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었거든.” “...정말? 네가?”
것 봐 이 새끼야. 페이엔이 데려온 거 맞다잖아.
비실비실하게 생긴 게 의심만 많아서는... 아니, 뭘 아직도 눈깔을 의심하는 것처럼 굴리고 있어?
“뭐야. 나는 내 방으로 누구 데리고 오면 안돼?” “아니 그게... 넌, 누가 오는 걸 싫어하니까...” “필요하면 부를 수도 있지. 씻어야 하는데 오늘 실험하다 물어볼 게 생겨서 그냥 데려온 거야. 뭘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 미하일?” “으, 음... 그, 그런가... 미, 미안합니다. 신수... 씨...”
페이엔이 혼을 내듯이 다그치자, 풀이 죽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는 미하일이란 수컷.
그래. 그 이름.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하네.
어이 미하일. 똑바로 하라고. 거 열등한 수컷 주제에, 감히 이 마왕한테 건방지게...
하마터면 짜증나서 그냥 죽여버릴 뻔 했잖아. 아직 페이엔이 열등한 수컷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준도 아닌데 말이야.
“...방 좀 치웠네? 흐음...” “아 그게. 네가 방 치우는 거 싫어한단 걸 몰라서... 근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더럽게 하고 지내는 거 아니야?” “그거야 내 맘... 하아. 뭐 됐어. 이미 치워버린 건 어쩔 수 없으니...”
조금은 깨끗해진 자기 방을 둘러보면서, 무표정하게 한숨을 내쉰 페이엔.
이불과 옷을 걸친 채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페이엔은 다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뭐 좀 물어보려고 했는데... 다 귀찮아졌어. 씻었더니 밤샌 것 때문에 졸려.” “...응? 뭐라고?” “잘 거야. 둘 다 이제 내 방에서 나가.”
잠깐? 교미는 아니더라도 차 한잔 하면서 너에 대해 알아가려고 했는데?
아니 자기가 끌고 와놓고! 야! 씻는 동안 기다렸더니, 바로 내보내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
“자, 잠깐 페이엔...!” “너도 나가 미하일. 뭘 멍하니 있는 거야?” “야. 기다려 줬는데 적어도 차 한잔은...” “차 같은 소리하네. 내일 연구실로 와서 마셔.”
몸에 덮인 이불과 옷을 질질 끌면서, 페이엔이 나와 미하일의 등을 떠민다.
쬐끄마한 엘프의 힘이지만, 차마 그 힘을 거부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는 나와 미하일.
“혹시라도 싸우면 알지? 둘 다 내 손에 죽어... 그럼 가 봐.”
허무하게 내쫓긴 수컷들 앞에서,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이 바로 닫히는 문.
그렇게 닫힌 문 앞에는, 노동 거부라는 작은 푯말이 붙어있었다.
귀찮으니 내버려 두라는 듯한 그 푯말을 앞에 둔 채, 내쫓겨진 나와 미하일이라는 수컷은...
한동안 페이엔의 방 앞에서,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