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05화 (506/749)

Chapter 505 - 458화 - 거부할 수 없는 마왕의 협박! (2)

“이런 또라이 같은 몬스터가...!! 야! 지금 네가 뭘 만들려고 하는 건지는 알고 있는 거야!?” “에엥~? 뭐냐니. 왜 갑자기 화내는 거야 페이엔? 무슨 문제라도 있어?”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험악한 표정을 보여주면서, 나를 향해 분노를 드러내는 페이엔.

귀여운 얼굴로 저리 분노하니, 페이엔의 귀여움이 더욱 도드라지는 느낌이다.

“이 미친 새끼! 내가 술식만 보면 모를 줄 알았어!? 이거, 네 정액을 원료로 쓰는 거지!?”

오오... 도면만 보고 그걸 알아채다니. 과연 마법학교의 교수님. 아주 훌륭하셔.

계속 눈치채지 못하면 중간에 슬쩍 발표해서 놀라게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럴 필요도 없이 바로 눈치를 채 주시네? 큭큭...

나야 그 술식이란 게 그냥 마법진 같은걸 그린 그림으로만 보이지만. 공부한 사람이 보면 뭔가 좀 다른가 봐?

뭐 좋아.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겠는걸.

“푸흐흐... 맞아. 내 동료들... 아니 내 암컷들이, 내 말정액을 어떻게 가공하는데 쓰는 술식이라고 하더라고.” “네 암컷!? 아니, 너도 그렇지만 그 년들 미친 거 아니야!? 멀쩡해 보였는데 완전 또라이 년들이었네!?”

그렇게 심한 말을... 아무리 아직 음수가 되진 않았다지만, 그런 말은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음수가 되고 나면, 너랑 같은 수컷을 섬기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될 여자들이라고? 내 말정액으로 이어진 자매 같은 사이가 되게 될 텐데. 괜찮겠어?

물론 자매끼린 싸울 수도 있다지만. 그래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해 줘야지~ 내 음수들끼리는 이 말자지조차 서로 양보하는 사이라고? 큭큭...

뭐, 지금은 음수가 아니니 어쩔 수 없겠지.

내 부인들을 모욕한 거나 마찬가지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 너그럽게 넘어가줄게. 페이엔.

“미친... 여기선 정자의 생명력을 보존할거고, 이쪽은 발정 성분을... 아!? 테세르를 몸에 깃들게 만들려는 내용도 있잖아!?” “흠... 난 봐도 잘 모르겠던데. 그게 그렇게 문제되는 내용인가?” “당연히 문제지! 약품이라면서 이런걸 만들려고 하다니. 도대체 그 여자들은 무슨 생각인 거야!? 이런걸 사람한테 썼다간 무슨 영향이 있을지 모른다고!”

무슨 영향이긴요. 내 가축이 될 준비가 갖춰지는 훌륭한 효과가 나타나던데.

딱히 독약 같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화낼 것까진 없지 않아? 푸흐흐.

“큭... 거기다 군데 군데 뭔가 엉성해서... 이래서는, 사람의 정신을 망가트려 버릴지도...”

오오! 그래 그거! 그게 가장 문제였거든!

이야아~ 역시 페이엔이라고 해야 하나?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술식만 보고 그걸 한번에 눈치채다니...

과연 내 음수가 될 자격이 있는 암컷이야... 앞으로 페이엔에겐 여러모로 다양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겠어.

“거기다 뒤에 이건 뭐야... 똑같은 술식? 아니, 이건...” “아. 그건 남자들 전용 약품에 쓰이는 술식이래. 효과가 좀 다르던데?” “...정자는 보존하지 않고... 발정은 그대로지만... 뭐야. 이 이상한 내용은... 뭔가, 테세르의 부정적인 부분만 끄집어내려는 것 같은...?”

한참을 중얼거리며, 그렇게 술식이 그려진 도면을 지켜보던 페이엔.

그러다 한숨을 내쉬더니, 페이엔은 도면을 다시 봉투에 집어넣고선 내게 내밀었다.

“가져가. 이런 건 완성시켜 줄 수 없어. 아니 그 전에, 널 신고하지 않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에엥... 왜 그래? 그렇게 심각한 내용이야?” “그 정도면 다행일까? 사람이 네 말정액에 의존하게 만드는데다, 테세르를 묘한 방식으로 사람 몸에 깃들게 만드는데? 무언가 악의를 가지고 사람의 몸을 변질시키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묘한 방식이라... 어쩌면 아직 음수가 아니다 보니, 테세르의 작용 까지는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는 건가?

변질시킨다는 점은 잘 캐치해냈지만, 아직 그 변질이 뭔지는 확실하게 모르는 느낌이네.

흐음... 뭐, 그거야 천천히 내 암컷이 되어가다 보면, 그쪽도 이해가 돼서 어찌저찌 고칠 수 있게 되겠지?

“거기다 내가 저번에 추출해냈던 발정 물질까지 작용하게 만들어져 있어. 그것만 보면 무슨 미약 같은 느낌이지만... 이건 미약이라기 보단 마약... 아니, 독약이나 마찬가지야. 완성했을 때는 물론이고, 미완성인 지금 상태에서도 충분히.”

독약이라니. 내 음수들이 열심히 연구한 내용에 그 무슨 흉흉한 단어를.

이건 그저 암컷들이 내 가축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수컷들은 절망을 대가로 그 허접한 실좆을 발기시켜주는 비아그라일 뿐이라고. 큭큭...

그런 것들을 완성시켜 달라는 것뿐인데. 이거 너무 매정하게 거절하는 거 아니야?

“네 동료들한테도 미친 짓 하지 말라고 해. 사람의 몸을 이런 식으로 변질시키려 하다니. 네 테세르를 확실히 파악한 것도 아니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들인 거야?”

흐으음... 이런 반응을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혹시라도 호기심이 동해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내 말정액을 충분히 접하지 못해서 그런지 그냥 거절해버리네. 으음. 아쉬워라...

그럼 어쩔 수 없지. 이대로 그냥 플랜 B를 실행하는 수 밖에.

“페이엔. 어떻게든 안되겠어?” “안돼. 그런 종류의 약은 절대 못 만들어줘. 몬스터... 아니, 마물의 정액으로 그딴 약을 만든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쯧...”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못 만들겠단 말이지?” “...? 뭐, 뭐야. 왜 그렇게 기분 나쁘게 쳐다봐?”

왜긴. 이제 페이엔 너를 가지고, 나도 실험을 해보려고 하니까 그러지.

“그러면 안될걸?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해 버리면, 조금 곤란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뭐야 너. 지금 무슨 말을...” “사실 나 알고 있거든. 페이엔. 해안 연구 시설에서 일어난 폭발. 네 실수 때문이지?” “뭐, 뭣!?”

단순히 말자지를 꺼내 유혹한다면 쉽게 끝나겠지만, 그러는 건 아무래도 재미가 없지.

음수로 만들고 나면 저런 혐오감이 느껴지는 표정은 보지도 못할 텐데. 기왕이면 이때 잔뜩 즐겨둬야 하지 않겠어?

그러는 김에 이번에는, 혐오감과 암컷의 욕망 중 어느 게 이길지도 한 번 보고 싶거든.

그러니까 페이엔. 너란 암컷은 어디 한 번, 협박 플레이를 하면서 즐겨보자고.

“돈이 좋기는 좋아~ 거기 있던 연구원들, 적당히 구슬리니 폭발의 원인을 너로 지목해 주겠다고 하더라고. 지금쯤 한참 네가 원인이라는 증거를 만들고 있을걸? 아, 어차피 조작한 건 너니 만들지 않아도 상관없나? 큭큭.” “...너, 지금...” “어이쿠.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그 연구원들을 추궁해봐도 소용 없다고? 이미 얘기는 끝났고, 돈은 나중에 따로 전달해주기로 했거든. 아직 받은 게 없고 뭘 한 것도 아니니, 죄를 지은 건 아니야?”

싸늘해진 페이엔의 표정에서, 나를 향한 혐오와 적대감이 커져간다.

뭐, 그렇겠지. 갑자기 이런 몬스터가 협박을 하니 얼마나 기분이 거시기 하겠어?

사실 돈으로 매수했다거나 증거를 만들고 있을 거란 얘기는 그냥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지금 내 음수들이, 연구원들에게 절망 마약을 꽃아 넣으려고 달려가고 있을 테니까.

곧 돈을 안받고도 내 뜻대로 진행해 줄 텐데. 굳이 이걸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그런 협박이 먹힐 것 같아? 물론 큰 실수이긴 했지만, 그게 네 협박을 들을 정도는 아냐. 난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데. 너는 뒷감당이 가능하겠어?” “허어어... 우리 귀여운 페이엔. 그건 또 무슨 뜻이지?” “네가 만들려던 그 약들... 만들려고 하는 것 만으로도 왕국 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 정도야. 그런걸 내가 알리면, 히어로 나이트들이 널 조사하러 찾아갈걸?”

어이쿠. 그건 좀 곤란하지. 아무리 나라도 히어로 나이트는 좀 성가시거든.

하늘을 날아다니고 검기를 쏘아대는 미친 놈들인데. 그런 놈들이 도시에 몰래 들어와 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

물론 이젠 한 두 마리 정도는 충분히 제압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마왕인데, 내 암컷들이 피해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은 피해야지.

어디 보자... 그러면, 여기서 또 꽁꽁 숨겨놨던 내용을 꺼내보도록 할까?

“푸흐흐. 그러네. 내 신분이 신분인 만큼, 의혹만 나와도 조사하려 들겠지?” “그래. 그러니까 되도 않는 협박하지 말고, 얌전히 포기...” “근데, 그거 알아 페이엔? 그러면 내가 아니라 미하일이 곤란해진다는 거?” “...뭐?”

푸흐흐. 미하일의 이름이 나오니 안색이 확 변하는구만. 역시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님다워.

아무렴 내가 고작 네 실수 하나 가지고 협박 플레이를 하려고 했을까? 다 준비를 해뒀지~

“자. 이건 미하일이 서명한 계약서인데... 여기, ‘투자금의 정산은 마도구가 신수 세마에게 전달되었을 때’ 라고 적힌 거. 보여?”

등 뒤에서 다른 서류봉투를 꺼내, 그 안에 들어있던 계약서를 꺼내 페이엔 앞에 내밀었다.

내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면서, 잠시 고민하듯 눈을 가늘게 뜨던 페이엔.

무엇인가를 깨닮았는지, 페이엔은 눈을 치켜 뜨며 날 올려다보았다.

“내가 마도구를 수령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권리는 알베르에게 넘어가지... 거기다 세상에? 이 계약이 채결된 순간, 투자금 반환 기간이 계약 종료 후 즉시 반환으로 변해버렸네? 심지어 투자금의 50배를 배상해야 한다니. 이런 액수는 평생 일해도 갚기 힘들겠는걸?” “너, 너...!!” “이야~ 미하일이 멍청해서 다행이야~ 마도구가 좀 효과가 떨어져도 받아준단 말만 듣고서, 그 뒤의 내용은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다니~ 이래서 계약서는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니까?” “지, 지금 미하일에게 이딴 계약을...! 이런 계약서를 받아들일 것 같아!?” “이미 채결 됐는데? 기간 내에 좀 어설픈 마도구라도 넘기면 아무 문제 없는 계약서라고. 푸흐흐... 어라? 근데, 마도구를 받아야 될 내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슬슬 상황 이해가 되었는지, 페이엔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해간다.

이미 채결되어 버린 계약. 설령 왕국에 계약 무효를 요청하더라도, 내가 없으면 새파란 애송이 연구자와 한 도시의 영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똑똑하고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왕국 입장에서는 굳이 귀족을 버려가며 지켜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터.

계약 자체에 조금 너무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미하일의 사인과 마력이 새겨진 계약서니 별 수 없다며 넘어가 버리겠지.

거기다 어디까지나 계약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만 너무할 뿐. 계약 자체는 대충 허접한 마도구 하나 만들고 놀고 먹어도 상관없다는 수준이니까 말이야.

물론 미하일은 날 위해 열심히 만들겠지만. 이 계약의 핵심은 마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기한과 의뢰의 달성 조건.

내가 지금이라도 말보르기니로 변해 라디아로 튀어버리면, 미하일은 2개월 후에 말도 안 되는 액수를 알베르에게 청구 당하게 된다고? 큭큭.

그러면 참 곤란하겠지? 자 페이엔. 이제 슬슬 상황 파악이 되시나~?

“곤란하네~ 나는 연구 협조도 해주고 여러모로 배려해 줬는데. 그런데 페이엔은 이렇게 차갑게 굴다니... 어쩌면 오늘 저녁쯤엔, 말도 없이 라디아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될지도 모르겠는걸~?” “...원하는 게 뭐야.” “오. 들어줄 거야? 크으~ 역시 이거, 뭐든 말하고 볼 일이라니까. 그렇게나 날 거부하던 페이엔이, 원하는 게 뭐냐고 묻다니 말이야.” “시끄러! 말 돌리지 말고 원하는 거나 말해! 그 약들만 완성해주면 되는 거야!?”

에이... 그럴 리가 있습니까 페이엔 씨. 이건 그냥, 편하게 가축들을 만들고 수컷들을 관리하기 위한 것일 뿐인데요.

원하는 건 따로 있죠~ 그러니 지금까지, 페이엔 씨를 협박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푸흐흐... 그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자...”

나에 대한 혐오와 분노가, 한계에 가까워 보이는 페이엔의 얼굴.

평소의 나른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어진 페이엔의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나는 바지를 내리고 말자지를 꺼내 세웠다.

“일단, 정성스럽게 빨아봐. 요 건방진 엘프야.”

어느 정도로 거부감이 생겨도 내 암컷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협박 플레이.

강제로 내게 굴복하게 된 페이엔과의, 첫 번째 협박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