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21 - 473화 - 꺾여버린 마음, 자포자기하는 엘프! (3)
“허억, 헉... 읏, 으흣...♡ 개, 개자시익...♡”
아직 짐승의 냄새가 남아있는, 페이엔의 개인 연구실.
마왕이 떠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제서야 실신에 가까운 상태로 쓰러져 있던 페이엔은 힘겹게나마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으, 으읏...♡ 씨발...♡ 개자식이, 입구쪽만 집요하게엣...♡”
하지만 그것은, 그저 어떻게든 몸을 세웠을 뿐.
마왕의 집요한 애무에 자극 받은 페이엔의 신체는, 아직도 그 쾌감의 흔적이 남아 그녀의 몸을 희롱하듯 괴롭히고 있었다.
몸을 휘젓는 것 같은 쾌락의 여운. 어떻게든 그 여운을 떨쳐내기 위해, 호흡을 고르며 진정하려 해보지만...
하지만 이미 말정액에 변질되기 시작한 페이엔의 육체는, 페이엔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겨진 쾌락을 잊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그 쾌락을 되새기고 있었다.
심지어 그런 육체가 말자지를 눈 앞에 두고서, 냄새만 맡으며 혀조차 대보지 못한 지금의 상황.
그런 상황인 만큼 지금 페이엔의 몸에서 여운이 가라앉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후우, 읏...♡ 이런다고, 내가 지 같은 마물한테 몸을 내줄 거라고 생각...♡ 읏, 으흐으으읏♡”
그 마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연구라는 헛소리로 가지고 놀다가, 자신의 곁에 있는 여자들처럼 자신을 이상한 상태로 만들려는 것일 터.
쾌락에 져버린 내가 자신에게 매달리는 것을 기대하면서, 내 몸과 마음을 그 불길하기 짝이 없는 테세르로 변질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몸을 섞게 되면, 자신도 그 여자들처럼 사악한 분위기를 지닌 여자로 변질되어 버리겠지...
그렇게 이상하게 변하는 것이 모종의 세뇌인 건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한 번 당하게 된다면,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아니야...! 뭐든, 방법은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확신대로라면, 이상해져 버린 사루앙을 되돌릴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럴 리는 없다. 이 세상의 마법에는, 불가능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사루앙은 절망한 듯한 심정만이 느껴질 뿐, 그 여자들과는 다르게 아직 ‘인간’ 이라는 느낌이 느껴지는 상태였다.
사루앙이라는 인간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고, 그저 두려움만을 심어준 듯한 애매한 변화.
아마도 사루앙이 남자인 만큼, 그에게는 여자들처럼 범하는 행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한 것일 테지.
그 방식이 사루앙의 본질을 바꾸지 않은 이상, 그 마물의 동료들은 몰라도 사루앙 만큼은 어떻게든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루앙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신을 차리고 그 마물의 테세르를 분석해야만 하는 상황.
그 마물이 자신을 가지고 놀며 방심하는 사이에, 빠르게 그 마물의 말정액을 조금도 놓치는 것 없이 분석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후우, 후...! 두고, 봐...! 나랑 내 가족들을 가지고 논 댓가를...! 으흣♡ 치르게 해주... 흣!?”
각오를 다잡고 몸을 움직인 순간, 페이엔의 후각에 비릿하면서도 감미롭게 느껴지는 냄새가 전해져 왔다.
맡은 순간 자궁이 기쁜 듯이 떨기 시작하는,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이 냄새.
어디서 꺼내온 건지 모를 거대한 양동이 같은 그릇에, 그 마물이 싸놓고 간 말정액이 넘칠 것처럼 담겨져 있었다.
“...개자식...! 어디까지, 날 놀리려고...!!”
장난치는 듯한 그 마물의 행동에, 말하기 힘든 치욕스러움과 분노가 솟아오른다.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온기가 느껴지는 너무나도 진한 농도의 저 누런 액체.
이 말정액을 방치해두고 갔다는 것은, 억지로 먹이지 않아도 내가 이 말정액을 입에 댈 거라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잔뜩 애무만 받아서 몸이 가라앉질 않을 테니, 이 말정액으로 몸을 진정시키라고.
이 말정액이 몸에 들어온 순간 어떠한 만족감이 전해지는지 잘 아는 자신에게, 스스로 말정액을 받아들이라고 전하며 놀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이 말정액을 연구에만 쓰지 않을 거라 확신하는 듯한, 이 엄청난 양.
마왕의 의도와 이 대량의 말정액을 본 순간, 페이엔의 안에서는 불쾌함과 동시에 오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누가, 제 생각대로 움직일 줄 알고...! 으흣...♡”
아무리 몸이 가라앉지 않는다 해도, 이런 모욕을 받은 이상 순순히 그 마물의 생각대로 움직여 줄 수는 없다.
아무리 힘들다지만 이건 단순한 쾌감의 여운일 뿐. 애무도 여자를 미치게 만드는 그 말자지도 사라졌는데, 이제 와서 저런 미약이나 다름없는 정액을 손댄다니?
심지어 저것이 얼마나 위험한 액체인지 잘 알고 있는데. 스스로 저 말정액을 접할 리가 없을 터였다.
그래. 분명, 그래야만 했지만...
“...날 놀린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 어떻게든, 저 말정액의 정체를 확실하게 파악해내기만 하면...!”
입술을 깨물며, 힘겨운 몸을 움직여 이미 충분하게 채집해 두었던 연구 재료에 다가가는 페이엔.
오기를 부리며 그 연구 재료를 확인만 한 후, 페이엔은 책상에 앉아 말정액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민감해진 신체를 떨며, 마왕이 요구한 연구가 아닌 말정액의 정밀 분석에 집중하는 작은 엘프.
그 작은 엘프가 뒤에 놓인 말정액에 손대는 것은, 조금 시간이 지난 이후였다.
***********************************************************************************************************
“아히...♡ 아, 아히익...♡” “오호옷...♡ 마왕님의 말자지이...♡ 굉장해엣...♡”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배 위에 자신들의 사진이 붙은 학생증을 올린 채,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떠는 두 마리의 암컷.
시간 때우기로 즐긴 불량한 암컷들이, 지금 호텔의 침대 위에서 내 가축이 되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푸흐흐... 요 발랑까진 년들 같으니라고. 처음 만난 몬스터랑 호텔에 들어온 건데. 거부하기는 커녕 오히려 날 잡아 이끌다니...
덕분에 아슬아슬한 나이인 너희들을 가축으로 만들어 버렸잖아? 혹시 너희들, 날 범죄자로 만들 생각들 이었어? 큭큭.
뭐 그래도 덕분에, 간만에 신선한 암컷들을 즐긴 듯한 느낌이니까. 기분은 나쁘지 않네.
좀 많이 놀아봤는지 벌써부터 처녀가 아니란 건 좀 그랬지만... 뭐 그래도, 난 딱히 처녀든 아니든 크게 신경 쓰진 않으니까. 그 정도는 그냥 넘어가야겠지.
자 그럼, 적당히 시간도 때웠겠다... 이제 주변 홍보 정도만 부탁하고 가봐야겠지?
“자. 너희는 앞으로, 곧 마법도시에 퍼질 담배나 술들을 주변에 퍼트리도록 해. 친구들 뿐만 아니라 이웃이나 선생들 한테도 말이야.” “아히이...♡ 알겠, 습니다아...♡” “마왕님의, 명령대로옷...♡ 옷, 오호옷♡♡” “큭큭. 처녀도 아니었던 주제에 좀 박아줬다고 좋아 죽기는... 난 이만 가볼테니까, 너희는 진정되면 알아서 돌아가도록 해. 괜찮겠지?” ““네엣♡ 알겠습니다아...♡””
좋아. 또 이렇게 2명의 암컷들을 구원해 버렸구만. 큭큭.
여태까지 만든 가축들은 대부분 미시라고 부를만한 유부녀들 이었으니까. 어린 암컷들은 이 녀석들을 통해 우리 라디아의 상품들을 접하게 되겠지.
그러면 이제 어린 암컷들도 알아서 음란하고 사악하게 변하게 될 테니까. 적당히 마법도시의 분위기가 변하면 알아서 성인이 되었을 때 가축으로 타락해 주겠지?
푸흐흐. 어린 암컷들은 아무래도 손대기가 좀 그런데다, 대학 과정 아래쪽은 딱히 만날 일도 없었으니까...
정말이지, 갓 성인이 된 이 두 마리가 아직 대학 과정이 아니라니. 이거 참 운이 따르는걸?
만약 페이엔이 내 유혹을 잘 견뎌낸다 해도, 이제 도시의 분위기가 변하게 되면 페이엔 역시 거기에 동조해 타락할 수 밖에 없게 되겠지.
과연 도시의 변화가 먼저일까, 아니면 페이엔이 음수가 되는 게 먼저일까. 어느 쪽이건 재미있을 것 같은걸. 큭큭...
“내 부인들, 다들 돌아왔나~? 저녁 먹고 빠구리나 한판... 응?”
곧 보지 못하게 될 타락 전의 풍경을 눈에 새기며, 호텔로 돌아온 나.
내 음수들을 부르며 방에 들어온 순간, 내 눈앞에는 음수가 아닌 다른 암컷이 머리를 조아리며 절을 하고 있었다.
“다, 다, 다, 다녀 오셨습니까... 마왕, 님... 으읏...!!” “어서 와 마왕님~♥ 어디 들렸다 왔어? 조금 늦었네~♥”
천의 면적이 적은 음란해 보이는 메이드 복을 입은 암컷과, 그녀의 뒤에서 키득거리며 손을 흔드는 리즈벳.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저 금발의 정체는, 리즈벳과의 내기에서 져버린 나탈리아였다.
“...큭큭큭. 이건 또 뭐야? 리즈. 혹시 네가?” “맞아~♥ 저녁엔 보내주기로 했었지만, 그래도 마왕님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지~♥” “푸핫. 뭐야. 나탈리아 얜 딱히 내 하녀도 아닌데? 그래도 괜찮은 거야?” “에이~ 하녀면 내 남편인 마왕님에게도 예의를 갖춰야 하는 거 아니겠어? 자. 나탈리아. 마왕님께 인사도 드렸으니까. 이제 돌아가도 돼.” “큭...! 정말, 이상한 요구나 하고...! 마왕은 또 무슨 플레이인 거에요 대체?”
투덜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리즈벳을 노려보는 나탈리아.
그 표정에는 나에게 고개를 조아린 것에 대한 굴욕감이 아주 잘 나타나 있었다.
흐음... 어떻게 나한테 머리를 조아리긴 했지만, 첫 날이어서 그런지 별다른 호감은 느껴지질 않네.
오히려 날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게, 리즈벳의 명령이 아니었다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라는 느낌이 팍팍 전해져 오는걸?
리즈벳은 그렇다 쳐도 나에 대한 호감도는 아예 없는 것이려나? 푸흐흐. 건방진 암컷 같으니라고...
그래도 몸매는 꽤 봐줄만한걸. 리즈벳과는 다르게 키도 제법 커서, 육감적인 암컷이란 느낌이야.
리즈벳한테 밀리는 건 저 가슴 뿐 이려나... 뭐 그래도, 제법 크기는 해서 메이드 복이 아주 잘 어울리는걸?
저 자존심 세 보이는 귀족 영애에게 어떻게 저런 외설적인 메이드 복을 입혔는지는 모르겠지만... 큭큭. 나름대로 따먹는 게 기대되는 모습이네 이거.
“그럼 이만 가보겠어요! 자꾸 이런 식이면 그냥 내기고 뭐고 때려 칠 거니까! 잘 생각해 보세요!” “쿡쿡...♥ 잘 가~♥ 내일부터는 열심히 일할 준비도 해오고~♥” “알았다구요! 정말이지, 이상한 것들만 배워와서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짐들을 챙긴 뒤, 호텔의 방을 빠져나가는 나탈리아.
어디서 갈아입으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옷을 그대로 입고 나간걸 보니 내가 있는 이 곳에서는 갈이 입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푸흐흐. 끝까지 눈길 한번 안주고 나가다니. 이거 생각보다 더 날 싫어하는 모양인데?
페이엔만 혐오가 애정으로 변하는 과정을 즐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나탈리아도 비슷한 플레이를 하게 될 것 같네.
“푸흐흐... 오늘은 딱히 뭘 하진 않은 모양이네? 내일부터 시작하려고?” “응♥ 오늘은 그냥 간단히 앞으로 할 일들을 설명해 줬어. 이제 내일부턴 가축의 마음가짐을 알려줘야지♥” “큭큭. 그거 기대되네. 안 그래도 페이엔 쪽도 음수의 마음가짐을 깨우쳐가는 중인데 말이야.” “아핫♥ 그럼 어느 쪽이 먼저 타락할지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
그러네... 양쪽 모두 나름대로 자존심 강한 암컷에다, 둘 다 연인이 있는 암컷들이니까.
서로 소개시켜 주면서 행동을 참고하도록 하는 것도 괜찮겠는걸? 양쪽 모두 리즈벳과 내가 즐기면서 타락시키는 중이니까 말이야.
푸흐흐. 페이엔은 말정액을 쓰고 있는데. 나탈리아는 그럼 담배나 술을 가르쳐 주려는 거려나?
뭐, 그쪽은 리즈벳의 장난감이니까. 리즈벳이 교미해도 된다고 말하기 전까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가만히 내버려 둬야지.
“그럼 보자... 다들 오는 중이겠지? 오늘은 술을 취급할 가게도 찾아볼 겸, 나가서 저녁 먹을까?” “아. 그러는 게 좋겠네♥ 응. 나가보자♥” “푸흐흐. 그래. 그러면 올라오지 않아도 되도록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자고.”
전혀 아무런 걱정도 없이 간단하게 생각하면서, 마법도시의 정복만을 고민하는 나와 내 음수.
하지만 나는, 이 순간까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남아있는 페이엔에게, 말정액을 놔두고 온 것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를.
내가 그 결과를 보고 놀라는 것은, 아직 몇 시간 뒤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