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22 - 474화 - 꺾여버린 마음, 자포자기하는 엘프! (4)
오늘도 페이엔의 몸을 즐기러 향하는, 즐거운 출근길.
마법탑의 마도 승강기 안에서 나는, 흥겹게 콧소리를 내며 몸을 들썩였다.
“푸흐흥~ 오늘은 또 어떤 방법으로 페이엔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줄까나~”
정말이지, 암컷들의 몸을 즐기는 건 질리지가 않는다니까.
밤새 내 음수들과 즐긴데다, 아직 며칠 정도는 페이엔과 교미하지도 못할 텐데. 근데 이렇게나 기대가 된다니.
새삼스럽지만 나도 참 많이 변했다니까. 아무리 그래도 인간이던 시절엔, 나름대로 욕망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탐욕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는데...
변해버린 겉모습은 둘째 치더라도, 내면까지 이렇게나 바뀌어버리다니. 뭔가 예전의 내가 도저히 나였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듯한 그런 느낌?
푸흐흐... 아무리 육체가 바뀌고 마왕이 되었다지만, 인간이던 시절이 이렇게나 어색하게 느껴지게 될 줄이야...
뭐, 이제 와선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과거 따윈 잊어버린 채, 그저 이 넘치는 정력과 마왕이란 이름에 걸맞게 암컷을 즐기면 되는 거지. 음.
물론 여신 쪽에 불안한 점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그쪽은 뭐, 아직은 뭐라 말할만한 단계가 아니니까.
일단 내 음수들과 의견을 나눠본 바로는, 적어도 이 육체와 성욕만큼은 멸망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게 확실해 보이거든?
그러면 뭐... 아직 여신의 진짜 생각은 모르지만, 마음껏 즐기는 것 자체는 문제없지 않겠어?
무엇보다 내 음수들은 여신에게 날 만난 것에 대한 고마움만 가지고 있을 뿐. 만약 여신이 내게 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짓밟아버릴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말이야.
푸흐흐. 아무런 걱정 없이 암컷만 즐기면 된다니. 정말이지 만족스럽기 그지 없는 삶이구만.
그러면 이 만족스러운 삶을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어 줄, 내 새로운 음수가 될 페이엔을 만나보실까~
“마왕님 오셨어 페이엔~ 설마 아직 자고 있지는 않겠... 헉.”
자질구레한 생각들을 이어나가다가, 페이엔의 연구실에 발을 들인 순간.
페이엔의 뚱한 표정을 기대하고 있던 내 앞에, 믿기지 않는 모습의 페이엔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히...♡ 마왕 왔네에~? 왜 이제 와써어~♡ 기다리느라 얼마나 지루했는데에~♡”
뭐야 이게... 페이엔이 알몸에 백의만 걸치고 날 유혹하고 있다고...!?
에엥!? 벌써 이럴 단계였나!?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나에 대한 적개심이 보이고 있지 않았었나!?
그래서 며칠 정도는 애무만 해주면서 진득하게 괴롭히다가, 도저히 참지 못한 페이엔의 굴욕적인 표정을 보며 교미 간청을 받아들여줄 생각이었는데...
분명 그랬었는데... 지금 단계에서 이런 반응이 나오다니?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지?
“어... 페이엔...? 혹시 술 마셨어? 아니, 술 냄새는 안 나는데...?” “누가 아침부터 술을 마셔어~♡ 애초에 너 때문에,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있었거든~?” “어, 음... 그러면, 도대체 이건 어찌 된...” “뭐야아~ 어차피 또 변태처럼 내 몸을 만져댈 거면서~ 왜 갑자기 점잔 떠는 척 해? 기껏 미리 준비하고 있었더니이~” “크, 크흠. 점잔 떠는 건 아니거든? 그냥 네 태도가 갑자기 바뀌어서, 조금 놀랐을 뿐인데...”
도대체 뭐지 이거. 내가 아무리 말정액을 싸질러놓고 갔다지만, 그걸 다 받아들인다 해도 이렇게 갑자기 변할 수 있나?
지금 단계에선 기껏 해봤자 적당히 발정하는 정도 아니야? 무엇보다 이렇게 술 취한 것 같은 반응이 나오진 않을 텐데?
느낌은 아무리 봐도 취한 것처럼 들뜬 느낌인데. 술 냄새가 안 나는 것도 그렇고 이 풀린 표정도 뭔가 술 취했다기 엔 조금 다른 느낌이네? 뭐지?
“마왕주제에 뭘 쫄보처럼 놀라는 거야~ 쫄보 새끼이~ 또 평소처럼, 여기 냄새 나는 거나 꺼내보라고오~♡” “아니, 잠깐 페이엔. 일단 안에 들어가서... 응?”
내 가랑이를 툭툭 건드리며, 말자지를 꺼내라고 자극하던 페이엔.
그런 페이엔의 한쪽 팔에, 무엇인가 묘한 두 개의 바늘 자국이 빨갛게 점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뭐야 이건... 주사라도 놓은 건가? 근데 왜 자국이 두 개 씩이나... 응?
저 책상 위에 놓인 주사기들은... 설마...
“...페이엔. 이것들은 뭐야? 혹시 내 말정액을...?” “히힛...♡ 맞아~♡ 네가 사루앙한테 한 짓이랑 같은 효과나 나오는 약이랑, 그걸 해독할 수 있는 약을 만들었는데에~♡ 아무래도 둘 다 실패인가 봐~ 양쪽 다 내 생각이랑은 조금 다르네에~♡”
허어... 그러니까 지금, 내가 싸질러둔 말정액으로 저런 약들을 만들어봤다 이거지?
그리고 자기 몸으로 시험해보다 이런 상태가 된 거고? 어이쿠...
내가 사루앙한테 뭔 짓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말정액만으로 재현해보려고 했다니... 거기다 그걸 위험하게 자기 몸으로 시험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성급한 짓을 하셨대? 그 정도로 많이 몰려있었나?
으음... 아무래도 내가 그 동안 페이엔을 너무 괴롭혔던 모양이네... 조금 반성해야 겠는걸.
근데 그렇다고 해도, 내가 만들라고 했던 가축촉진제나 절망 마약은 안 만들고 이런 거나 만들었다니...
정신 나간 것처럼 해롱거리는 게 무슨 마약 같잖아. 거기다 해독제로 만들었다는 건 듣지도 않...
...응? 잠깐. 마약이라...?
“이히힛...♡ 아~ 정말 몸만 좋아가지고는~♡ 마물 주제에 왜 이렇게 흉악한 몸을 가진 거야~♡”
어허... 잠깐 있어봐. 마약? 마약이라...?
흐음... 여태까지 내 음수들이 만들었던 건, 어디까지나 담배나 술 같은 거에다 내 말정액을 섞는 정도였었지?
물론 단순히 말정액을 섞는 게 아니라, 무슨 마법진 같은걸 그려서 그 위에서 섞는 거였지만... 그렇다 해도 리즈벳 말로는 단순히 정착 시키는 것뿐이라고 했었고...
무엇보다 그걸로 만들어진 담배나 술은 인간 암컷들에게 천천히 스며들긴 했었지만, 지금 페이엔 처럼 취한 것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었는데...
그렇다면... 이건 혹시, 페이엔이 만들어낸 특별한 물건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
그리고 그런 특별한 물건이, 만약 중독성까지 가지고 있다면...
...내 말정액으로 만든 만큼, 기대해 봐도 괜찮을 것 같은걸?
“...흐음~ 페이엔. 지금 기분은 어때?” “히힛... 기분~? 완전 좋지~♡ 머릿속이 둥실둥실해서~ 마치 천국을 떠다니는 것 같아~♡” “호오오... 그래? 그럼 이거, 효과는 얼마나 갈 것 같아?” “글쎄에~? 네 말정액에서 이것 저것 뽑아내서 별도로 만들긴 했는데에... 너 오기 직전에 맞았으니까, 못해도 두 세 시간은 더 이어지지 않을까아~?”
흐으음... 대답은 잘 하는걸 보니, 기억이나 몸에 악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고...
그러면 효과는 행복함을 느끼게 만드는 건가? 거기에 나에 대한 적개심이 사라지게 만들고?
하하... 괜찮은걸 이거. 좀 더 상세히 파악은 해봐야겠지만, 만약 중독성까지 지녔다면 새로운 특산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야.
“에잇, 에잇~♡ 야~ 왜 말자지 안 꺼내에~ 오늘은 안할거야아~?” “...푸흐흐. 아니, 당연히 해야지? 뭘 그런 당연한 걸 묻고 있어?” “이히~♡ 난 또~♡ 네가 정작 들이대면 겁먹는 쫄보인 줄 알았잖아~♡ 아 하긴, 마왕이란 별명을 지을 정도니 그런 쫄보는 아니겠지~”
푸흐흐. 나 참. 이게 정말 그 페이엔이란 말이지...?
날 보고 개자식이니 마물이니 하던 그 페이엔은 어디로 가고, 이런 귀여운 엘프가 나타나셨대?
큭큭... 계획하던 것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이건 또 이거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
“근데 페이엔. 계속 페이엔이랑은 간접적인 교미만 즐기고 있으니 조금 아쉬운 느낌이거든?” “헤에, 그래에~?” “그렇다구. 맘 같아선 바로 교미하고 싶은데, 페이엔이 영 받아들여주질 않으니까 말이야.” “어쩔 수 없잖아~ 너처럼 음흉하고 나쁜 마물이랑, 어떻게 섹스를 해~ 그런 건 네 여자들이랑 해~” “에이. 내가 그렇게 음흉하고 나쁜 마물이었으면, 이렇게 페이엔을 배려했겠어? 그랬으면 이미 진작에 페이엔을 강간해버리지 않았을까?” “그건 나도 이상했는데~ 도대체 너 무슨 생각이야~?”
푸흐흐. 내 말에 방긋방긋 웃으면서 대답하는 걸 보니, 이거 정말 꽤나 쓸만한 물건인 것 같은걸?
“에이~ 무슨 생각은~ 그냥 페이엔이랑 좀 친해지고 싶을 뿐이지~” “흐응~ 그러면서 미하일을 가지고 협박을 했어~? 사루앙도 이상하게 만들어 놓구선~?” “에이. 미하일은 그냥 믿고 맡긴 것뿐이고, 사루앙은 전혀 이상해지지 않았는걸. 그냥 대화만 나눴을 뿐이라니까?” “그랬어~? 흐응, 별로 믿기진 않는데에~” “에이. 믿지 못할 건 또 뭐야. 정말로 난 그저, 페이엔이랑 친해지고 싶을 뿐이라구?” “그래에~? 흐응~”
백의를 걸친 알몸으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까딱거리며 미소를 짓는 페이엔.
이 어려 보이는 조그마한 엘프가 흐릿한 눈으로 미소를 지으니, 무엇인가 귀여움과 함께 묘한 색기가 흘러나온다.
이 적개심이 보이질 않는 표정... 그리고, 장난기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
조금 생각과는 달라지긴 했지만, 이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이벤트. 즐기지 않으면 손해겠지?
좋아. 어디, 우리 페이엔이 지금 얼마나 마음이 너그러워져 있는지 확인해 볼까?
“그래서 말인데 페이엔... 오늘, 까짓 거 한 번 저질러 버리는 게 어때?” “흐응~ 글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안되는데에~” “에이. 친해지기 위한 일인데 뭐 어때. 딱히 닮는 것도 아니잖아?” “닮거든~ 아직 미하일이랑도 못해본 처녀 보지라서 안되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네 말자지는 너무 커서 하기도 힘들 것 같은데에~?” “에이. 다들 말은 그렇게 하면서 괜찮더라고. 페이엔 너도 좀 빨아보니 괜찮을 것 같던데?” “흐으응~ 글쎄에... 아무리 그래도 너랑 섹스까지 하는 건 조금~”
큭큭. 뭐야 이거. 진짜 여태까지 페이엔에게서 나에 대한 적개심만 싹 걷어낸 것 같은데?
이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걸.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페이엔을 따먹기는 해야겠어.
“그러지 말고~ 한 번만 허락해 주면, 네가 원하지 않을 경우엔 건드리지도 않을게~” “헤에... 말자지도 안 꺼내고?” “안 꺼내 안 꺼내. 여태까진 그냥 장난 좀 쳐봤을 뿐이야.” “흐응~ 글쎄~ 마물이 하는 말이라서 믿기가 좀 그런걸~ 어떻게 할까아~” “믿어줘어~ 난 그저, 페이엔 교수님의 꼴리는 몸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을 뿐이라구요~” “킥킥...♡ 정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네~♡”
애원하듯이 간청하는 날 보고 키득거리며, 뒤돌아서 책상쪽으로 향하는 페이엔.
그래도 책상 위에 올라가더니, 페이엔은 늘어진 백의를 젖히며 자신의 엉덩이를 내게 노출시켰다.
“아무리 그래도 보지는 안되고~♡ 이쪽 구멍이라면, 그래도 괜찮을 것 같은데에~♡” “크흡...! 감사합니다 쎈쎄! 잘 먹겠습니다!” “꺄아♡ 이 마물♡ 그렇게 달려들지 마아~♡”
자신이 직접 만든 약 기운에 취해, 어이없게 자신의 항문보지를 내게 허락해버린 페이엔.
그녀의 고맙기 그지없는 허락에 입맛을 다시면서, 나는 책상 위에서 날 유혹하는 작은 엘프에게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