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25 - 477화 - 타락의 시작은, 유흥을 익히는 것부터! (2)
마침내 들어온 교역품들을 확인하기 위해, 마차들이 대기하고 있을 성문으로 향한 나와 세라.
성문에 도착하자마자 마차를 확인하기도 전에, 오랜만에 보는 앙칼진 얼굴이 반갑다는 듯이 미소 지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오빠아♥ 나 왔어~♥” “아니 이게 누구야? 우리 귀여운 세실리아잖아?”
음란한 옷차림과 익숙한 기운을 풍기며 내게 고개를 숙이는 가축들과, 그들의 대표처럼 당당하게 내게 매달리는 귀여운 암컷.
아무래도 세실리아는, 직접 나서서 가축들을 이끌고 온 모양이었다.
푸흐흐. 뭐야. 역시 나 없는 라디아에서 가만히 기다리기 지루했던 건가?
그렇겠지~ 애초에 세실리아는 얌전히 틀어박혀 있을 성격이 아니니까. 아마 이러지 않을까 싶었어~
중간에 몇 번인가 가서 교미해주긴 했었지만, 그것 만으로는 지루함을 달래기엔 모자랐을 테니까 말이야.
혹시나 지루함을 못 참고 수컷들을 곤란할 정도로 죽이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무래도 그러진 않은 것 같지? 이거 다행인걸?
“온다고 고생 많았어 세실리아. 역시 라디아 안에만 있으려니 지루했지?” “엄청 지루했어~! 처음엔 이것저것 하느라 기다릴 만 하다 싶었는데, 나중에 가니 그것도 지겹더라고~ 수컷들 가지고 노는 것도 한 두 번 이어야 말이지~”
어이쿠. 이미 진작에 가지고 놀다가 지겨워졌던 건가.
푸흐흐. 하긴. 지금 라디아의 수컷들은 하나같이 맛이 가서, 암컷들이 죽이려고 해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상태니까.
그 놈들은 이제 절망감과 무력함에 잠겨있는 노예 새끼들일 뿐인데. 그런 놈들을 가지고 놀아봤자 무슨 재미가 있겠어?
굳이 처음부터 따라오지 않은 건 그런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려는 생각이었겠지만... 정작 가지고 놀아 보니, 저항도 하질 않는 한심한 놈들의 비명 소리도 지겨워진 거겠지.
마침 잘 됐어. 여기엔 아직 절망감에 휩싸이지 않은 멀쩡한 수컷 놈들이 많으니, 우리 마왕군의 고문담당이자 처형집행인인 세실리아에게 도움을 받아볼까?
“어서와 세실리아~♥ 물건들은 모두 예정대로 가져온 거야?” “응 세라 언니♥ 다른 건 준비되어 있던 것들을 가져왔지만, 담배 쪽은 이제 남은 게 다 떨어져서 직접 잎을 구해서 새로 만들었대~” “흐음 흐음... 과연... 라디아에선 담배의 재배가 어려워서 고민스러웠는데. 제네시아 언니가 잘 해주고 있는 모양이네.” “응. 직접 수입한 것도 있지만, 세라 언니가 알려준 곳을 점령한 게 컸어~ 그걸로 한꺼번에 꽤 많은 담배 잎을 얻었으니까 말이야.”
들어온 물건들의 리스트를 확인하면서, 즐거운 듯이 키득거리는 세라와 세실리아.
중간중간 보고는 듣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내가 없는 사이 제네시아가 훌륭하게 주변을 점령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직 다른 도시에는 교역 시도만 하는 수준이지만... 군데 군데 퍼져있는 작은 마을들은, 점령하는 게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이렇게 나 없는 동안 정리해주면 아주 고맙지... 아무래도 제네시아와 리안나는 돌아가면 포상을 줘야겠어.
“후후. 그쪽에서 담배를 재배한다는 모험가 가축들의 정보가 맞아서 다행이네... 응. 그럼 수량은 다 맞는 것 같고...”
가축들에게 무어라 물으며 계속 리스트를 확인해나가는 세라와, 오랜만에 보는 나에게 매달려 있는 세실리아.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뒤에서 허약해 보이는 수컷들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저... 죄송하지만, 저희도 물건들을 확인을 해야...” “괜찮다니까~? 사루앙 학장의 허가도 받았다고 했잖아. 뭘 자꾸 확인을 해야 한대? 콱씨. 맞을라고.” “꺄하핫♥ 뭐야 이 수컷들? 이런 놈들이 성문을 지키는 거야? 완전 좆밥 새끼들처럼 생겼잖아~” “그치? 라디아 수컷들도 한심한 육체였지만, 여기 수컷들은 죄다 공부만 하는 샌님들이라 더 심하다니까?” “근육이라곤 전혀 안 보이는 저런 몸뚱이라니. 여기 수컷들은 책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나 보네? 물렁물렁해서 때릴 때마다 착착 감기겠어~♥” “아, 아니. 그게 무슨...?”
자신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 세실리아의 표정에, 두려운 듯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수컷들.
여태까지 없었던 사루앙의 지시에 당황하며 확인 차 나서보았지만, 내 암컷들의 음란한 모습과 사악한 분위기에 압도된듯한 표정들이다.
표정은 겁에 질렸는데도 불구하고, 살짝 붉어진 낯빛과 엉거주춤한 자세는 아마 내 암컷들이 풍기는 암컷의 기운에 이끌린 것이겠지?
큭큭... 본능이 두려움을 느끼는데도 음란한 욕망을 가질 수 있다니. 하여간 날 포함해서 수컷들이란 놈들은 어쩔 수가 없다니까.
“자♥ 여기 이 물건들은,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여기 적힌 창고에 옮겨두세요. 만약 깨지거나 수량이 달라지거나 하면 아주 큰 처벌을 받게 될 테니, 주의해서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네!? 저, 저희는 그런 일은... 그, 물건을 들여오신 건 신수님이시니, 물건은 그쪽에서 옮기셔야...” “어머? 사루앙 학장에게서 듣지 못했나요? 라디아에서 오는 물건들은, 단순히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관리도 당신들이 맡아야 하는데? 봐요 여기. 사루앙 학장이 준 허가증에 나와있잖아요?” “...저, 정말이잖아...? 아니, 그렇긴 한데... 학장님이 이런 지시를 내리신 건 처음이라 확인을...” “지시를 받았으면 얌전히 따를 것이지. 뭐 이렇게 말이 많을까요? 감히 신수이신 세마님을 성가시게 만들고 학장의 지시를 어기려고 하다니. 당신은 목숨이 여러 개인 모양이네요?” “네!? 아니, 이런 일로 무슨 목숨까지... 흐읏!?”
깐깐해 보이는 수컷에게 서류 같은 것을 넘겨준 후, 그 수컷에게 물건을 옮겨두라 지시를 내리던 세라.
수컷이 성가시게 말꼬리를 잡기 시작하자, 세라는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더니 장갑을 낀 손으로 수컷의 사타구니를 움켜쥐었다.
“열등한 수컷 주제에 말대답하지 마세요. 당신들은 그저, 고개만 끄떡이면서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답니다.” “으, 헉...!? 으옷, 오오옷...!!?” “하아. 아직 ‘교육’ 을 안받아서 그런지, 우리들에게 눈을 깔지 않는 것도 참 불쾌했는데... 감히 누구를 보면서 이딴 허접한 실좆을 세우고 있는 건가요?” “흐읍, 으아...! 아, 아아...!?” “건방지게 말대답 한 것은 물론이고, 마왕님의 암컷인 우리에게 눈독을 들이다니. 아무래도 당신은 벌이 필요할 것 같네요.”
마치 유혹하는 것처럼, 세라가 수컷에게 달라붙어 그에게 귓속말을 한다.
하지만 그 표정은, 유혹이라기 보다는 협박하는 것에 가까운 날카로운 표정.
심지어 지금 세라의 손은, 무엇인가 불길해 보이는 기운이 피어 오르며 수컷의 성기를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푸흐흐... 건방지다니. 겁을 먹는 건 둘째 쳐도, 수컷들이 너희를 보고 발기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건데 말이야.
내 음수인 너희는 워낙 강렬한 암컷의 기운을 풍기고 있어서, 수컷들이 자기도 모르게 발기해 버리는 건 당연한 거라구. 큭큭...
그런 걸로 벌을 주겠다니. 아무래도 세라가 저 말대답한 녀석이 영 거슬렸던 모양인걸?
어쩔 수 없네 이건. 어차피 이제 마법도시도 금방 내 손에 들어올 예정이니, 수컷 한 마리 정도야 어찌되든 상관 없으니까 말이야.
“으흑...!? 어, 으허어어어어어억!!?” “어머... 아프라고 움켜쥔 건데 사정해 버리다니... 완전 변태 같은 수컷이었네요? 그 한심한 육체에 딱 맞는 성욕이에요♥” “으허, 어어억...! 으, 으흐으...!!” “쿡쿡...♥ 인생의 마지막 사정인데도, 암컷이 아니라 팬티에 지려버리다니... 당신, 혹시 팬티를 임신시킬 생각인가요? 설마 그런 취향?” “으, 으흐윽...!? 무, 무슨... 마, 마지막...?” “...후후♥ 뭐어... 터트리진 않았지만, 앞으로 지내다 보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거랍니다♥”
더럽다는 듯이 장갑을 벗어 수컷에게 던진 후, 새로운 장갑을 끼며 수컷을 비웃는 세라.
자비롭게 터트리진 않은 모양이지만, 그녀의 테세르 속에서 사정해 버렸으니 저 수컷은 앞으로 정상적인 발기는 불가능 할 것이다.
불쌍한 녀석... 그러게 왜 하필 말대답이나 해가지곤...
젊은 나이에 벌써 고자가 되다니. 결혼은 했을 라나? 결혼도 못했는데 고자가 된 거라면 참 불쌍한 녀석인걸.
뭐 그래도, 혹시 모르지. 세라가 본인 장갑을 던져줬으니, 저거에 발기할 수 있을지 누가 알아?
마침 저 녀석, 옷을 임신시키고 싶은 그런 취향인 모양이잖아? 그럼 뭐, 장갑을 임신시키려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겠어? 푸흐흐.
그나마 세라가 나선걸 감사히 생각하도록 해. 만약 세실리아가 나섰으면, 분명 쾌감을 주기도 전에 그냥 터트려 버렸을 거니까 말이야.
“으, 으으... 으아...” “그래서... 누구, 또 불만 있는 사람 있나요?” “...꿀꺽... 아, 아니, 아닙니다...” “그래요. 그럼 얼른 짐들을 옮겨 주시겠어요? 서류가 믿기지 않으면 나중에 알아서들 사루앙 학장한테 물어 보시구요.”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쓰러져 몸을 떠는 수컷과, 그 수컷의 모습에 겁먹은 것처럼 가만히 굳어져 있던 다른 수컷들.
세라가 한숨을 쉬며 수컷들을 둘러보자, 겁먹은 수컷들이 고개를 내저으며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그리곤 세라의 지시에, 더 이상 말대답을 하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수컷들.
움직이는 수컷들을 보고 세라가 몸을 돌리자, 나와 세실리아는 박수를 치며 세라의 행동을 칭찬해 주었다.
“크으, 역시...! 내 음수들은 수컷들 괴롭히는 덴 소질이 있다니까. 언제 또 그런 컨트롤을 익힌 거야?” “나였으면 그냥 콱 바로 터트려 버렸을 텐데! 그래도 멋있어 세라 언니~♥” “후후...♥ 부끄럽네요. 그래도 마왕님의 비서인데, 이런 일처리는 제가 맡아서 해야죠♥”
나와 세실리아의 칭찬에, 세라가 머리를 넘기며 조금 부끄러운 듯이 웃음을 지었다.
마차에 다가간 수컷들을 비웃으며 그들을 부리는 가축들과, 가축들의 말에 쩔쩔매며 마차를 옮기기 시작하는 수컷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세실리아가 매달린 옆구리 반대편에 부끄러워하는 세라를 끌어당기며 그녀들의 몸을 쓰다듬었다.
“그럼, 우리는 먼저 들어갈까? 가축들은 미안한데, 저 수컷들 좀 부려먹다 들어와 줘~ 바로 복귀할 필요는 없으니 온 김에 관광도 좀 해~” ““네♡ 마왕님♡ 알겠습니다♡”” “그래 그래... 아, 그리고 성문 지키던 너희들. 음조마들은 이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지? 너희 따위랑 달리 정말 중요한 몬스터들이니까. 귀족 모시듯이 섬세하게 모시라고. 혹시 걷어차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말이야.” “...그... 네... 아, 알겠, 습니다...” “그래. 그럼 수고들 하라고~ 물건들 안 깨지게 조심하고~” “만약 깨는 놈이 있으면 이 녀석처럼 벌을 받게 될 거야~♥ 혹시 그런걸 원하는 놈이 있으면, 그냥 와서 말을 해~♥ 킥킥♥”
마차를 옮기며 세라와 세실리아의 가슴을 주무르는 내 모습을, 두려움과 부러움이 담긴 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만 보는 수컷들.
수컷들과 그들을 부려먹는 가축들을 남겨둔 채, 그렇게 나는 세라와 세실리아를 데리고 성문 안으로 걷기 시작했다.
마침내 도착한 대량의 라디아 특산품. 그리고 그것을,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옮기는 마법도시의 수컷들.
마법도시의 몇몇 수컷들이, 마법도시에 뒤덮이기 시작한 사악한 기운을 눈치챈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