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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54화 (555/749)

Chapter 553 - 504화 - 마지막 확인! (5)

“그럼 설명 드리겠습니다♡ 본 콜로세움은 마왕님의 즐거움을 위해, 공주 구출 게임을 준비해 둔 경기장. 미하일 씨는 지금부터, ‘공주’를 구해야 하는 ‘용사’가 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처음 보는 금발의 엘프들에게 반쯤 강제로 끌려온 미하일.

어딘지 모를 대기실 같은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엘프들은 미하일을 앉혀두고 미하일이 참가해야 하는 ‘게임’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용사의 역할은, 마왕에게 납치당한 공주를 구하는 것...♡ 경기장에 설치된 함정들을 돌파해 옥좌에 도착한 뒤, 공주님을 구출하면 승리입니다♡” “...마왕이란 건, 세마 씨를 말하는 건가요...?” “네에♡ 사악하면서도 너무나도 위대한, 세상을 지배하려는 마왕님 이시랍니다♡”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누군가를 소개하는 것처럼, 황홀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금발의 엘프들.

왠지 모르게 지금 그녀들의 표정에서는, 게임의 역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마왕을 말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마왕이라는 악역을 소개하는 것인데. 저렇게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감격스러워 하다니.

대기실로 오는 동안 마음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미하일은 눈 앞에 있는 엘프들의 감정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게임과 건물은, 누가 생각한 겁니까? 혹시...” “당연히, 마왕님께서 생각하신 거랍니다♡ 제대로 놀 줄도 모르는 인간들이 많은 유르겐에,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신 거죠♡” “...그 말은, 결국 이 모든 게 세마 씨 때문이란 말이군요...”

당혹스럽던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자, 미하일의 사고가 이 상황의 원인을 따지기 시작한다.

무엇인가 분위기가 변하고, 외설스러운 복장을 하게 된 여자들.

게임이라면서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여성을 범했는데, 그 누구도 거기에 대해 따지거나 하질 않는다.

오히려 그런 광경을 구경하는 것이 너무나도 즐겁다는 듯이, 환호하며 기뻐하던 사람들의 태도.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세마는 지금 사루앙 학장이나 교수들의 눈까지 속이며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들어 버렸다.

“...큭...! 도대체, 세마 씨는 무슨 생각으로...!!” “쿡쿡...♡”

조금 거칠고 겉모습이 흉악한 몬스터의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화를 나눠보니 그리 나쁘진 않은 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런 신수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믿기지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한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거지?

페이엔이 100번째 라는 것은, 벌써 이런 짓을 99번이나 해왔다는 것일까?

뒷생각 따위는 전혀 하지 않는 듯한 몬스터의 행동을, 미하일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세마 씨도 뭔가 이상해진 건가? 아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신수까지 이상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할 텐데...’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낸 원인을 따져보는 미하일과, 그런 미하일을 키득거리며 바라보는 엘프들.

마치 비웃는 것 같은 여자들의 웃음소리에, 미하일의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왠지 모를 조급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만약, 이 게임이란 것에서 내가 진다면...?” “’용사’가 진다면, 당연히 납치한 ‘공주’는 ‘마왕’의 차지가 되는 거죠♡ 방금 전에 진행된 99번째 게임처럼, 희망이 사라진 공주님은 마왕님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할 거랍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런 정신 나간 게임은 받아들일 수 없어!”

페이엔과 마왕의 교미를 상상한 순간, 소름 돋는 오싹함이 미하일의 몸에 퍼져나간다.

멀리서 보아도 심상치 않은 느낌을 과시하던, 흉악하기 그지 없는 몬스터의 성기.

그 믿기지 않는 크기를 지녔던 몬스터의 성기는, 체형이 작은 페이엔의 몸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랑하는 소중한 스승님인데. 그런 스승님이, 몬스터인 세마와 몸을 섞는다고...?

아직 자신에게 확답을 주지 않은 페이엔이지만, 자신이 아닌 누군가와 페이엔이 교미한다는 것은 미하일에게 너무나도 강렬한 불쾌함을 느끼게 만드는 일 이었다.

“학장님을 만나야 겠습니다! 이런 짓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불쾌한 상상을 떨치려고 머리를 흔들고는, 학장을 찾아가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미하일.

하지만 미하일이 일어서자 마자, 엘프들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미하일을 막듯이 그를 둘러쌌다.

“뭐, 뭡니까...! 막지 마세요! 당신들도 지금 이상해진 상태...” “...야. 열등한 수컷 인간. 헛짓거리는 하지 말고, 그냥 얌전히 참가하는 게 좋을걸?” “뭐, 뭐라... 구요?”

방금 전까지 존칭을 하며 자신을 우대해 주고 있던 금발의 엘프들.

그 엘프들이 무엇인가 오싹한 미소를 지으며, 미하일을 압박하듯이 달라붙기 시작했다.

“학장에게 말한다고 뭐가 해결될 것 같아? 이 건물과 게임을 허락한 게 바로 학장인데?” “무, 무슨...! 학장님이, 이런 게임을 허가했을 리가...!” “지금 도시의 상황을 보고도 학장이 멀쩡할 거라 생각하다니~♡ 열등한 수컷이라서 그런지 멍청한 생각밖에 하지 못하네♡” “마법도시에서 가장 성가신 학장을 가만 놔뒀을 것 같아? 이미 마왕님께서 진작에 손을 쓰셨거든?” “그 늙은이. 아마 지금쯤 절망 마약에 절여져선, 송출해주고 있는 영상을 보며 딸치고 있을걸? 킥킥...♡”

무엇인가 인간의 체취가 아닌 듯한 달콤하면서도 비릿한 체취를 풍기며, 엘프들이 미하일의 몸에 달라붙는다.

광택이 느껴지는 창녀 같은 옷을 입은 엘프들의 모습에, 미하일의 눈이 갈 곳을 찾듯이 방황하며 흔들린다.

부드러운 여성의 몸의 감촉과, 조금 열기가 느껴지는 뜨거운 체온.

왠지 모르게 강하게 느껴지는 엘프들의 힘과 더불어, 후끈하게 피어 오르는 암컷 짐승들의 체취가 미하일의 머릿속을 휘젓듯이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으, 아...” “게임에 참가한다. 그것 외에 너에게 선택지는 없어♡” “열등한 수컷 주제에 반항하려고 하지마♡ 너는 그저, 마왕님과 페이엔님을 즐겁게 만들기 위한 엑스트라일 뿐이니까♡” “혹시 알아~? 죽을 만큼 발버둥치면, ‘마왕’을 쓰러트리고 ‘공주님’을 구하는 ‘용사’가 될 수 있을지? 킥킥...♡”

키득거리면서 미하일에게 속삭이는, 짐승이 된 암컷 엘프들의 사악한 목소리.

수컷의 욕망을 자극하는 짐승이 된 암컷 엘프들에게, 미하일의 성기가 원하지 않는데도 반응하며 솟아오른다.

발기해버린 미하일을 비웃는 것처럼, 성기 부근을 쓰다듬으면서 미하일에게 농밀한 암컷의 체취를 풍기는 암컷 엘프들.

그런 엘프들을 떨쳐내려고 발악하는 것처럼, 미하일은 힘겹게 인상을 쓰면서 그녀들을 노려보았다.

“큭...! 내, 내가 어떻게, 세마 씨를 쓰러트립니까...!? 저는 그냥, 공부만 하던 학자인데...!!” “쿡쿡♡ 한심해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우는 소리야?” “페이엔 님이 진짜 용사라고 알려주셨는데. 용사란 녀석이 완전 겁쟁이네~♡” “싸워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수컷이라니. 여태까지 게임에 참가했던 수컷들 중에서 가장 한심한 수컷이네. 너♡”

미하일을 놀리는 것처럼 비웃던 암컷 엘프들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미하일에게 떨어진다.

몸을 압박하던 부드러운 감촉에서 벗어나,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쓰러진 미하일.

무엇인가 안도하는 것처럼 숨을 돌리는 미하일을 보면서, 엘프들은 표정을 바꾸며 미하일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걱정 마세요 용사님♡ 이번 공주 구출 게임은, 방금 전의 ‘마왕 타도’와는 또 다른 게임이니까요♡” “...뭐...? 또 다른 게임...?” “후후♡ 페이엔 님의 희망에 따라, 이번에는 딱히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게임으로 진행된답니다♡” “싸울 줄도 모르는 한심한 용사님에겐,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죠~? 킥킥♡”

무엇인가 불길함을 느끼게 만드는 엘프들의 저 오싹한 웃음.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미하일은 안경을 고치며 엘프들에게 질문을 건 낼 수 밖에 없었다.

“뭐, 뭡니까. 그 다른 게임이란 건...” “쿡쿡♡ 이번에는, 용사가 굳이 마왕이랑 싸울 필요가 없는 또 다른 게임...♡” “서로를 쓰러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공주님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미하일을 내려다보면서, 무엇인가 불쌍한 것을 보는 것 마냥 꺼림칙한 눈빛을 보내던 엘프들.

그 엘프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미하일에게 그가 참가해야 할 게임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이번 게임은, ‘공주님의 선택’ 이란 게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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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경기장의 셋팅과 더불어, 드디어 참가자들의 준비도 끝났습니다! 본 콜로세움의 기념적인 100번째 게임이 시작됩니다!”

사회자의 안내에,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암컷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아까와는 무엇인가 구조가 달라져있는 경기장의 설비들.

바뀐 경기장의 모습과 더불어 중앙에 있는 옥좌가 있는 공간에는, 페이엔이 홀로 옥좌에 앉아 있었다.

“이번 게임의 종류는, 바로 ‘공주님의 선택’ 입니다! 시작 전에 간단히 게임에 대해 설명해 볼까요~?”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겠다는 듯이, 즐거운 목소리로 외치는 사회자.

관중석에 모인 암컷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여유롭게 웃으며 즐겁게 떠들고 있었다.

“본 게임은, 마왕성에 도착한 용사가 마왕님과 싸우다가 마왕성이 미궁화 되어버린 게임입니다! 용사와 마왕님의 힘의 충돌로 인해, 마왕님조차 모르고 있던 고대의 마도구가 발동해 버렸죠!”

이미 대부분 알고 있는 설명일 텐데. 과연 누구를 위해 설명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관중들은, 경기장의 한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비웃듯이 키득거리고 있었다.

“고대의 마도구는 공주님을 대상으로 발동되어, 미궁화된 마왕성에 공주님의 마음을 일체화 시켜버렸습니다! 미궁화 된 본 마왕성은, 공주님의 내면 그 자체라는 말이죠!”

경기장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에 서 있는 수컷 인간.

미하일은 사회자의 설명을 들으며, 무엇인가 분한 것처럼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원래는 어느 수컷이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제작한 고대의 마도구! 공주님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누구도 이 미궁을 탈출할 수 없습니다! 어머? 그런데... 마도구에 휘말린 수컷이, 한 명이 아니네요? 킥킥♡”

그리고 그런 미하일 옆에서, 미하일을 향해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검은 피부의 몬스터.

허리에 천 하나만을 두른 마왕이 그 흉악한 육체를 과시하며, 관중석에 있는 암컷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공주님을 걸고서 서로 싸우던 마왕님과 용사! 무려 두 사람이 공주님의 마음 속으로 들어와 버렸군요♡ 후후♡ 이거 미궁을 탈출하지 못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는걸요? 두 마리의 수컷들 모두 공주님을 원하는 모양이니까요♡”

단순히 얼굴이 아니더라도, 너무나도 다른 체격을 가진 미하일과 마왕.

나란히 서 있는 용사와 마왕은, 그 육체만으로도 같은 수컷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느껴지고 있었다.

“이 미궁에 있는 관문들을 돌파할 때마다, 수컷들은 공주님의 마음을 얻게 됩니다! 마지막에 공주님의 마음을 더 얻어낸 쪽이, 가장 안쪽에 있는 공주님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죠!”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뻔뻔하게 웃고 있는 마왕을 노려보고 있는 미하일.

하지만 그 압도적인 체격 차이에, 미하일은 그저 몸을 떨며 노려보는 것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공주님에게 도달하게 되면, 마도구가 해제되고 나서도 공주님의 마음은 현실에 반영되게 됩니다! 후훗♡ 과연, 마지막에 공주님을 차지하게 되는 건 누구일까요? 공주님과 오랜 시간을 보내왔던 용사님? 아니면, 공주님을 납치한 뒤 아주 잠시 동안 함께한 마왕님?”

엘프들에게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이 모든 것이 옆에 있는 마왕 때문이라고 확신하게 된 미하일.

하지만 그것을 알고서도, 아무런 전투능력이 없는 미하일은 이 황당한 게임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설령, 자신을 가지고 놀기 위한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공주님의 마음은 과연 어느 수컷을 택할 것인가! ‘공주님의 선택’ 게임! 지금 시작합니다!”

페이엔이 있는 만큼, 자신을 가지고 놀려고 해도 그리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암컷들의 환호성 속에서, 미하일은 그렇게 생각하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 모든 것이, 그 페이엔의 바램이었단 것을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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