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55 - 506화 - 마지막 확인! (7)
“뭐, 뭐야 이 퀴즈는!? 도대체 누가 이런 퀴즈를...!?”
앞선 문제들과 완전히 달라진 선택지에, 당황한 것처럼 눈을 가리며 외치는 미하일.
여자들의 항문이 훤히 드러나있는 외설스러운 선택지에, 미하일은 당연하단 듯이 세마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세마 당신!! 무슨 생각이지!?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날 속일 생각이었나!?”
이 외설스러운 퀴즈를 준비한 것이, 페이엔이 아니라 마왕이라고 확신하는 듯한 표정.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마왕을 범인으로 몰면서, 미하일은 분노한 듯한 표정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런 미하일의 표정을 보고도, 마왕은 팔짱을 낀 채 하찮다는 듯이 피식 웃을 뿐이었다.
“어쩐지 여유를 부리더라니...! 이런 치사한 짓을...!!” “큭큭. 너무하네 진짜~ 왜 나보고 그래? 퀴즈를 준비한 건 페이엔이거든?” “뻔뻔하게 그런 헛소리를...! 페이엔이 이런 퀴즈를 낼 리가...!”
비웃는 것처럼 웃고 있는 마왕을 노려보면서,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미하일.
그런 확신에 차 있는 미하일의 표정을, 마왕은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며 비웃을 뿐이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미하일이 불쌍하다고 말하는 듯한, 묘하기 그지 없는 음흉한 미소.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여자들의 키득거림에, 조금씩 미하일의 가슴 속에서 불안함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 웃음은... 너 이자식, 도대체 무슨 생각을...” “푸흐흐. 이거 참. 뭐라고 해야 하나... 믿기진 않겠지만, 이번 게임에선 정말 내가 뭘 건드리거나 하진 않았거든? 나도 너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로 게임에 참가했을 뿐이라고?” “하...! 그 말을 믿으라고!? 이런 퀴즈가 나왔는데!?” “진짜라니까~ 이거 전혀 믿질 않으니 어쩔 수 없네. 게임을 준비한 장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웃던 마왕이, 관문으로 다가가 가볍게 관문을 두드렸다.
페이엔의 마음을 나타낸다는 게임의 관문.
마치 페이엔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처럼, 마왕은 페이엔의 마음을 향해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페이엔~ 이 퀴즈, 네가 준비한 퀴즈 맞지?”
마치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묻는 것처럼, 궁금하다는 느낌이 전혀 전해지지 않는 마왕의 목소리.
설마 라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치켜든 순간, 관문 안쪽에서 키득거리는 페이엔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낸 거 맞아 미하일~♡ 세마는 전혀 연관되지 않았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맞춰봐♡” “페이엔!? 아니, 네가 어째서 이런 퀴즈를...!!?” “관문들은 내 마음을 나타낸 거라며? 그럼, 내 몸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암컷이 마음을 열 만한 일이잖아? 쿡쿡...♡” “큭큭. 페이엔. 아다새끼인 미하일은 그런 여자의 마음은 모른다고. 아직 많이 남았는데 너무 어려운 퀴즈를 낸 거 아니야?” “아하하♡ 그런가? 미안 미하일~♡ 그래도, 나랑 목욕한 적도 있으니 충분히 맞출 만 하겠지?”
어릴 적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미하일을 놀리는 것처럼 들려오는 페이엔의 목소리.
어쩐지 그 목소리는, 미하일이 정답을 고르기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모르겠으면 내 항문보지가 과연 어떨지 잘 상상해서 맞춰봐~♡ 나에 대해 잘 아는 수컷이라면, 분명 맞출 수 있을테니까~♡” “아, 잠깐...! 페이엔...!” “킥킥♡ 그럼, 나는 계속 구경하면서 기다리고 있을게~♡ 용사든 마왕이든, 외로우니 얼른 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다가와줘~♡”
미하일이 부르는 것을 무시한 채, 관문쪽에서 들려오던 페이엔의 목소리가 끊긴다.
퀴즈가 떠올라 있는 관문을 멍하니 바라보며, 할 말을 잃은 것처럼 굳어버린 미하일.
그런 미하일을 보고 미소 지으면서, 마왕은 우습다는 듯이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푸흐흐... 어때 미하일? 이제 나에 대한 의심이 좀 풀렸지?” “...큭... 이게, 무슨...” “얼른 정답을 고르고 빠져나가자고. 안쪽에서 기다리는 페이엔이 외롭다고 하니까 말이야. 큭큭...”
페이엔이 직접 나서서 말한 것 때문에, 마왕에게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분한듯한 표정을 짓는 미하일.
잠시 마왕을 노려보던 미하일은, 각오를 다진 것처럼 표정을 바꾸며 다시 관문에 떠올라 있는 퀴즈를 바라보았다.
“...큭큭. 어디, 공주님을 잘 아시는 용사님께서 먼저 골라보라고.”
그런 미하일을 보고 키득거리며, 마왕이 양보하듯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답의 갯수가 정해져 있는 객관식. 중복을 허용하지 않기에, 먼저 답을 고르면 답을 맞출 수가 없는데.
그런데도 마치 자신은 맞추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는 것처럼, 마왕은 미하일에서 선수를 양보했다.
그런 마왕의 양보에 주먹을 쥐면서, 가만히 떠오른 퀴즈의 답들을 바라보는 미하일.
떠오른 5개의 선택지에는, 크기나 형태가 제각각인 여자들의 엉덩이가 떠올라 있었다.
어쩐지 항문의 형태가 가장 깨끗한 순서대로 나열해둔 듯한, 여자들의 엉덩이 사진.
가만히 보니 1번과 5번을 제외한 엉덩이들은, 항문의 형태는 둘째치고 페이엔의 엉덩이라기에는 조금 커다란 엉덩이들 이었다.
묘하게 흥분되는 모양새의 항문들을 가진, 평범한 성인 여성들의 엉덩이처럼 보이는 체형.
그렇다면 답은 자연스럽게, 1번과 5번 둘 중 하나로 나뉘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저 5번은...’
페이엔의 엉덩이인지는 모르겠지만, 1번 선택지에 나타난 항문은 손가락 하나 들어가지도 않을 듯한 꽉 조여진 항문.
하지만 5번 선택지의 항문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듯한 1번의 항문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양새였다.
도톰한 핑크색의 살집이 탄력을 과시하듯이 튀어나온, 외설스럽기 그지 없는 저 항문의 형태.
5번 선택지의 항문은, 뭔가 항문이 아니라 무엇인가 다른 종류의 성기가 되어버린 듯한 음란하지 그지 없는 형태였다.
거기다 세로로 갈라진 저 구멍은, 어쩐지 자신의 성기로는 너무나도 여유가 남을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구멍.
마치 누군가가 잔뜩 ‘사용한’ 것처럼 보이는 5번의 엉덩이는, 아무리 봐도 페이엔의 항문이라기엔 너무나도 ‘너덜너덜’ 해진 모양새였다.
1번과 더불어 가장 어려 보이는 엉덩이 인데도 불구하고, 옆에 있는 성인 여성들의 항문보다 더 처참하게 느껴지는 5번의 항문.
마치 창녀들 중 가장 항문 경험이 많은 창녀의 엉덩이를 가져온 듯한 5번의 선택지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미하일의 몸을 1번 선택지로 향하게 만들었다.
“답은... 이거다! 아무리 봐도, 다른 답들은 페이엔의 엉덩이가 아니야!”
페이엔의 엉덩이를 직접 확인한 적은 없지만, 잠시 동안의 고민으로 확신을 얻고 외치는 미하일.
그 표정에선 분명 이 엉덩이가 페이엔의 엉덩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양보해줘서 고맙군! 덕분에, 본 적이 없었던 페이엔의 엉덩이도 유추할 수 있었으니까!” “큭큭... 그래? 그 엉덩이가, 페이엔의 엉덩이가 확실하단 말이지?” “물론! 크기부터 깨끗한 항문의 형태...! 어딜 봐도, 이것 외엔 답이 없어!”
자신만만하게 외치는 미하일을 바라보며, 웃음을 참는 것처럼 입꼬리를 씰룩 거리는 마왕.
확신에 찬 미하일을 보며 끅끅 웃던 마왕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선택지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큭큭... 그럼, 나도 어디 골라볼까~ 흐음...”
미소를 띤 채 천천히 걸으며, 여자들의 엉덩이를 살펴보는 마왕.
여자들의 엉덩이를 살펴보면서, 마왕은 마치 아는 엉덩이라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푸흐흐. 이쪽 엉덩이는 그 가게의 여사장인가... 오. 이건 캬시아의 엉덩이잖아?”
천천히 감상하듯이 엉덩이들을 살핀 후, 마왕은 마지막 5번의 선택지에서 걸음을 멈췄다.
마치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5번의 선택지를 미소 지은 채 가만히 바라보는 마왕.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면서, 마왕은 확신에 찬 표정을 내비쳤다.
“캬~ 누가 이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확장된 구멍... 이 꼴릿한 형태... 그리고 요 아담한 사이즈의 엉덩이...”
잠시 감상하는 듯한 표정으로, 5번 선택지에 떠올라 있는 항문을 바라보던 마왕.
마왕은 마지막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5번 선택지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 대었다.
“이것 밖에 없구만. 페이엔의 엉덩이는, 5번이다.”
다른 선택지들은 절대 아니라는 것처럼, 확신에 차 있는 몬스터의 미소.
그런 미소를 본 미하일은,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내뱉으며 마왕을 향해 조소하기 시작했다.
“하...! 미친놈. 체형 때문에 그것 밖에 없겠지만, 진심으로 그런 불쾌한 구멍을 가진 엉덩이가 페이엔의 엉덩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에엥~? 물론이지? 이 꼴릿 하면서도 음란한 항문보지의 모양. 페이엔의 항문보지인게 당연하잖아? 네가 고른 1번은 함정이라고. 푸흐흐.” “답을 못 고르니 헛소리를 하는군! 누가 보더라도, 그런 창녀 같은 항문은 페이엔의 항문이 아닌...!”
5번은 절대 아니란 것처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마왕을 향해 떠들던 미하일.
말하던 도중 답을 고른 관문에서, 홀로그램 같던 빛들이 사라지며 정답을 맞춘 수컷의 이름이 떠올랐다.
“네~♡ 세 번째 관문에서 페이엔의 마음을 얻은 이는...♡ 마왕님이셨습니다♡”
50점이라는 배점과 함께 마왕이라는 이름을 표시한, 세 번째 관문.
용사와 마왕의 점수차를 표시하면서, 세 번째 관문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돼! 5번이, 페이엔의 엉덩이라고!?”
믿기지 않는 다는 것처럼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관문을 향해 외치는 용사.
그런 용사에게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마왕은 천천히 다가가 그의 어깨를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푸하핫. 그리 오래 지내셨는데, 페이엔의 엉덩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나? 목욕도 같이 했었다며?” “무슨...! 이렇게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그럴 리가 없는데...!!” “큭큭. 그러게 좀 일찍 페이엔의 마음을 얻어서 교미라도 했었어야지? 나 정도 되면 암컷들의 구멍이 어떨지 대충 상상이 간다고.” “큭...! 말도 안돼...!!”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는 마왕의 손을, 기분 나쁘다는 듯이 쳐내며 마왕을 노려보는 미하일.
쳐내진 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마왕은 미하일을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큭큭... 뭐랬더라? 불쾌한 구멍? 창녀 같은 항문? 이야~ 페이엔이 우리 모습을 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이거 공주님께서, 용사님한테 많이 실망하셨겠는걸?” “아, 아니...! 나는...!” “덕분에 이 마왕이 용사님보다 더 공주님의 마음을 얻어버렸구만? 큭큭. 모쏠동정같은 빈약한 상상력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용사님.” “크, 윽...!!”
분한 듯이 마왕을 노려보지만, 할 말을 잃은 것처럼 말을 잇지 못하는 미하일.
그런 미하일을 바라보면서, 마왕은 즐겁다는 듯이 사악한 미소를 내비쳤다.
“큭큭. 페이엔이 재미있는 구성을 해놨어... 자. 용사님. 그럼 계속해서 가보자고. 누가 더 공주님의 마음을 차지할지, 승부하면서 말이야.” “제, 제길...! 고작 이걸로 이긴 척하긴...!! 페이엔의 장난 때문에 운 좋게 이겼으면서...!!” “큭큭. 그래~? 그럼, 페이엔의 마음을 얼마나 얻어낼 수 있을지 보여달라고. 용사님.”
마치 더 이상 페이엔의 마음을 넘기지 않겠다는 듯한, 두 수컷들의 상반된 표정.
용사의 표정에서는 결코 공주를 마왕에게 넘길 수 없다는, 결의가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왕과 경쟁하며 나아가는 용사의 절망은, 이제 겨우 시작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