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63화 (564/749)

Chapter 562 - 막간 ~ 그 후, 유르겐은... ~

마왕의 새로운 부인이 탄생하고 나서, 이틀이 지났을 무렵.

“아니, 이제 와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마법도시 유르겐의 마법탑에서는, 사악한 기운을 눈치채지 못한 어리석은 수컷들이 도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를 내비치고 있었다.

“분명 이번 달엔 시작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슬슬 연구를 시작하지 않으면 일정에 문제가 생긴단 말일세!” “3개월이나 걸려서 도착했는데 물건이 없다니!? 분명 마도구 발주서가 승인된 걸 확인하고 왔는데!?”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왕국 금화 10만!? 아니,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어떻게든 안되겠나? 우리 영주님의 회복을 위해선 그 약이 꼭 필요한데...!”

당황하는 수컷들의 아우성이, 마법탑의 의뢰실에 울려 퍼진다.

각자 여러 가지 주문이나 의뢰를 맡기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마법도시를 찾아온 수컷들.

하지만 지금 그들이 맡기려고 하던 주문이나 의뢰들은, 모두 터무니 없는 조건이 붙거나 재료가 없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거절당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연구를 의뢰하신 교수님이, 병 때문에 휴직계를 내셔서~♡” “마법도시라고 해도 마도구 양산 능력엔 한계가 있거든요♡ 다른 것들이 밀려 있어서, 아마 주문한 분량은 반년 뒤에나...” “하필이면 주문하신 소재들의 가격이 올라서요~♡ 그렇지만, 멀리서 오셨으니 비용은 넉넉하게 가져 오셨잖아요? 그 정도는 충분히 내실 수 있으실 텐데...♡” “아하핫♡ 그건 그쪽 사정이랍니다~♡ 주문한 엘릭서의 소재들의 재고가 없어서 어쩔 수 없네요~♡”

수컷들을 비웃는 것처럼 키득거리면서, 다양한 이유를 들며 수컷들의 의뢰를 거절하는 암컷들.

언제부터인가 이 의뢰실 뿐만 아니라, 마법탑 내에서 남자인 직원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고 있었다.

같은 남자라면 무언가 말이 통할 것도 같은데. 마법탑 내부의 사정이라며 남자 직원들을 만나게 하질 않는 마법탑의 직원들.

부당한 대우에 무어라고 윽박지르고 싶은데. 하필이면 성별이 다른 여직원들이라 행동이 조심스러워 질 수 밖에 없는 수컷들.

하지만... 그들이 여직원들에게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성별이 다르단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후우우...♡ 그럼, 더 물으실 건 없으신가요?” “킥킥♡ 그렇게 화내셔도 어쩔 수 없답니다~♡” “네에♡ 다음 분~♡ 이쪽으로 오세요~♡”

주문 접수 및 상담이라는 업무를 하고 있으면서도, 하나같이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여직원들.

어딘가 파티라도 있는 것처럼 하나같이 진한 화장을 한 그녀들에게선, 마치 창녀처럼 느껴질 정도의 고혹적인 색기가 흘러 넘치고 있었다.

심지어 그 색기를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창녀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을법한 복장과 장신구들.

심지어 곳곳에 음란함을 과시하듯 문신까지 새기고 있으니, 이들이 창녀인 건지 아니면 마법탑의 직원들인 건지 구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과 더불어, 무엇인가 요염하기 그지 없는 여직원들의 눈빛들.

마치 인간이 아닌 듯한 그녀들의 눈빛에, 수컷들은 하나같이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그녀들에게 큰 불만을 내보일 수가 없었다.

“큭...! 이번 일은 학장에게 따질 걸세!” “답답하구만 정말! 안 그래도 답답한데 담배 냄새 때문에 더 답답해!” “으으... 이 일을 어떻게 해야...” “어, 어떻게든 안되겠나!? 비용이라면 좀 더...!!”

각자 다양한 반응들을 보이며, 여직원들에게 매달리거나 의뢰실을 박차고 떠나는 수컷들.

의뢰나 주문을 거절당한 수컷들은,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마법탑에서는, 단순히 수컷이라고 해서 의뢰를 거절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거절당한 이들은 모두, 곧 있을 ‘축제’ 에 쓰일 제물이라는 것을.

이미 자신들은 짐승들에게, 부려먹기보다 정리하는 것이 더 나은 수컷들로 선별되어 버렸단 것을.

그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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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다시, 이틀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마법도시의 바로 코앞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군대가 사악한 기운을 내보이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유르겐 학장의 구원 요청이다! 유르겐의 인간들을 헤치고 난동을 부린 폭도들을, 모조리 잡아들여라!”

에센티아의 대부분의 인간들이 알 지 못하는 몬스터에 올라 탄 채, 흉흉하게 보이는 검은 갑옷을 걸친 병사들.

기묘하게도 그 병사들은 모두, 투구 아래로 보이는 얼굴들이 여인들의 얼굴들이었다.

여자들끼리만 군대를 구성한 것도 기묘한데. 심지어 그 군대가 전원 몬스터 위에 올라타 있는 에센티아에선 너무나 놀라운 형태의 군대.

무엇인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 군대가 장수처럼 보이는 여성의 호령에 맞춰 도시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으, 으헉!? 뭐야!?” “세상에...! 저 몬스터...!? 신수 일행이 타고 온 그 몬스터 아닌가!?” “맙소사... 사람이 탈 수 있는 몬스터가, 저렇게나 잔뜩 있었다니...” “...그런데 왜 학장은, 굳이 라디아에 구원 요청을... 군대가 필요할 정도의 폭도가 있었다니, 믿기지가 않는데...”

도시 내부를 달리는 짐승들의 모습에, 수컷들이 당황하며 길을 비킨다.

군대가 올 거란 이야기는 듣기는 했었지만, 설마 그 군대가 몬스터를 타고 도시 안을 돌아다닐 줄이야.

수컷들은 전혀 상상도 못한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유르겐의 여성들은 올 것이 왔다는 듯이 키득거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후...♡ 드디어, 마왕군이 도착한 모양이네요♡” “드디어 인가요~♡ 이제야 유르겐이 마왕님의 도시답게 바뀔 수 있겠네요♡” “와아~♡ 멋있어♡ 나도 마왕군에 지원이나 해볼까?” “성가시게 될 수도 있는 열등한 수컷들을 사냥한다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

이미 대부분이 사악한 짐승으로 타락해버린, 유르겐의 암컷들.

마왕의 충실한 가축들이 되어버린 그녀들은, 오늘 마왕군이 굳이 마법도시에 찾아온 이유를 알고 있었다.

자욱하게 짐승들의 냄새와 기운이 깔린 마법도시. 그리고, 그렇게 도시의 공기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던 내성이 강한 수컷들.

절망 마약을 쓰기도 귀찮은 그런 수컷들을, 빠르게 정리해서 마법도시의 운영을 시작하기 위해서 란 것을.

“도시 곳곳에 산개해 폭도들을 체포한다!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해도 좋다! 각자 맡은 위치로!” ““예♡ 제네시아 님♡””

몬스터를 탄 암컷 병사들이, 각자 미리 담당하기로 한 구역으로 이동한다.

인간은 흉내 낼 수 없는 기동력으로, 쥐새끼 하나 내보내지 않겠다는 듯이 마법도시의 전역에 자리를 잡는 병사들.

잠시 후 마법도시의 곳곳에서, 몇몇 수컷들의 절규가 뒤섞인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왜, 왜들 이러시오!?” “뭐야!? 내가 폭도라고!? 지금 그게 무슨 말... 커헉!?” “이, 이거 놓지 못해!? 지금 내가 누군 줄 알고...!!” “이, 이 년들이!? 도대체 누구의 사주냐!? 학장은 도대체 뭘 하는... 끄아악!!?”

‘정리’ 는, 너무나도 빠르게 끝났다.

병사들이 도시 곳곳에 퍼지는 시간보다도, 수컷들의 정리가 더 빠르게 끝나버린 마왕군의 기습.

어쩔 수 없었다. 지금 마왕군에게 제압당한 수컷들은, 그녀들이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하고 있었으니까.

도시 내에 폭도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그 폭도가 자신들일 줄은 몰랐던 수컷들.

그들은 어디론가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마왕군에게 끌려가거나 참살 당해 버렸다.

“제네시아 님♡ 노리던 수컷 1149 마리. 모두 제압 완료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즉시 처분한 수컷이 486 마리. 남은 663명은 포박해서 중앙 광장에 모아두었습니다♡” “음. 수고했다. 그럼 이제, 얼른 그 놈들을 정리하고 마왕에게 가야겠군...♥”

그렇게 순식간에 수컷들의 제압이 끝나고, 얼마 뒤.

마왕군을 이끄는 제네시아라는 이름의 음수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폭도들을 모아둔 중앙 광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유르겐의 시민들은 들어라! 오늘 우리 라디아 군은, 유르겐 학장의 요청에 따라 폭도들을 제압했다!”

사람들이 모인 중앙 광장에 서서, 당당하게 외치는 마왕군의 총사령관.

무엇인가 지휘관 같은 위엄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녀의 옷차림은 어깨에 걸친 제복 코드를 제외하면 외설스럽기 그지 없었다.

무엇인가 음란한 창녀마냥, 퇴폐적인 화장으로 꾸미기까지 한 군대의 지휘관으로서는 이상한 저 모습.

저 지휘관이 한때는 용사였다는 것을, 그녀를 처음 보는 수컷들은 전혀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이 폭도들은 자신들의 주문이나 의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도시에 테러를 가하거나 하며 마법도시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 만행을 보다 못한 사루앙 학장이 우리 라디아 군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지!”

몸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수백 명의 수컷들. 그리고, 그런 수컷들 주위에 모여있는 마법도시의 시민들.

너무나도 당당히 외치는 마왕군의 총사령관에게, 묶여 있던 수컷들이 억울하다는 듯이 소리친다.

하지만 그런 외침을 무시한 채, 눈 앞에 있는 수컷들에게 폭도라는 낙인을 찍는 마왕군의 총사령관.

“갑작스러웠던 만큼 놀란 시민들도 많았겠지...! 하지만 테러를 당한 인간들이 한 두 명이 아닌 만큼, 우리로서도 긴급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우리 마왕군이 폭도들을 제압했으니, 그대들은 걱정하지 말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도록!”

폭도들의 제압을 알리는 마왕군의 지휘관의 말에,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듯이 의문을 표하는 유르겐의 수컷들.

하지만 그런 수컷들의 의심은,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후후...♡ 저 폭도들, 어찌나 무섭던지...♡” “신수 님의 군대가 와서 참 다행이네요~♡ 그렇지 않나요? 여보?” “나도 저 폭도들한테 당할 뻔 했다니까♡ 나 못 믿어 자기?” “쓰레기 같은 놈들♡ 전부 처형해 주세요♡ 제네시아 님♡”

키득거리며 도시의 수컷들의 의심을 지우는, 타락한 암컷들.

분명 처음 듣는 거짓말이 분명하건만, 수컷들은 그 어느 누구도 의심을 나타낼 수가 없었다.

이미 짐승들의 냄새로 채워진 마법도시의 공기. 그런 공기에 영향을 받아, 암컷들에게 대항할만한 의지가 사라진 저항력이 약한 수컷들.

지인이나 연인, 혹은 가족의 말에, 지금 짐승들에게 걸리지 않은 수컷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이 죄인들에게 처벌을 내리도록 하겠다! 악질적인 범죄자들인 만큼, 전원 사형! 사형 방법은 유르겐 인근에 생긴 해수욕장에서 십자가에 매다는 것으로 한다! 죄인들이 직접 십자가를 끌고 가 그곳에 매달릴 예정이니, 당분간 해수욕장에는 접근하지 않도록! 이상!”

무엇인가 사악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이 자리에서 수컷들에 대한 처벌까지 정해버리는 마왕군의 지휘관.

재판이나 판결조차 무시하고 있는 마왕군의 사령관에게 폭도로 낙인찍인 수컷들이 항의하지만, 그녀는 그런 항의를 무시한 채 단상에서 내려와 자신의 몬스터에 올라탔다.

“그럼, 나는 마왕이 기다리고 있으니 미리 가있도록 하겠다♥ 죄인들의 호송을 부탁하지♥” “쿡쿡♡ 네. 알겠습니다 제네시아 님♡” “음♥ 혹시 반항하는 놈이 있다면, 본보기로 그 자리에서 몇 놈 죽여버리도록♥”

부관 같은 가축에게 죄인들의 호송을 부탁한 후, 마법도시를 빠져 나와 어디론가 향하는 암컷.

몇 시간 뒤 마법도시에서는, 숫자가 조금 줄어든 죄인들이 언제 준비했는지 모를 십자가를 짊어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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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다 마왕♥ 잘 즐기고 있었나?” “오~ 제네시아. 왔어?”

유학생들이 찾아오는 항구나 연구 시설만이 자리잡고 있던, 유르겐 인근의 해안가.

본래라면 지형이 험악해 해수욕 따위는 즐길 수가 없는 곳이지만, 어느 샌가 그 해안가의 지형이 뒤바뀌어 있었다.

마치 커다란 폭발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절벽들이 사라지고 해수욕장마냥 모래 사장으로 변한 유르겐의 해안가.

그 해안가에서는 지금, 수백 명이 넘는 암컷들과 한 마리의 몬스터가 피서를 즐기듯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어때? 폭도 새끼들의 제압은 끝났어?” “아아♥ 꽤 많이 죽이긴 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녀석들을 ‘캠프파이어’ 용으로 남겨뒀지♥ 2~3일 정도면 해안가에 도착할거다♥”

선글라스 같은 것을 쓰고서 암컷들의 시중을 받으며, 알몸으로 해안가에 누워있는 마왕.

그런 마왕의 하반신에는, 몇 명의 가축들이 모여 그의 항문이나 성기를 핥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선 가축들이 발라주는 오일을 바르며, 선탠하는 것처럼 누워있는 마왕의 부인들.

바다 쪽에서는 마왕의 눈을 즐겁게 하려는 듯이, 외설적인 수영복을 입은 암컷들이 꺄르르 떠들며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푸흐흐. 고생 많았어 총사령관님. 너도 얼른 와서 쉬어. 좀 있다가 포상으로 교미해 줄 테니까.” “쿡쿡♥ 기대되는군♥ 우리 마왕 동생과 즐기는 바다에서의 교미라니♥”

걸친 코트와 옷을 벗으며, 가축들이 넘겨주는 색기 넘치는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제네시아.

임무를 마치고 휴식을 즐기는 마왕에게 돌아온 제네시아에게, 그녀의 자매들이 즐겁게 웃으며 그녀를 불렀다.

“제네시아 언니~♥ 이리 와서, 페이엔 언니가 만든 물담배 좀 피워봐~♥” “페이엔 언니가 말정액 마약을 만들던 방식을 활용해서 만들었대요♥ 이거 정말 대단해요♥” “제네시아 너도 깜짝 놀랄걸? 우리 음수들이 아니면 버티지도 못할 정도로 강렬해♥” “정말인가!? 그런 게 있다니, 이거 가슴이 뛰는군!”

새로운 음수의 탄생. 그 보람찬 일을 끝내고, 즐겁게 피서를 즐기는 사악한 짐승들.

이제는 마왕 일가의 휴양지가 되어버린 마법도시의 해안가에서, 짐승들의 음란하고 즐거운 휴가가 이어져 나갔다.

그리고 며칠 뒤, 마왕 일가의 휴가가 끝나기 직전.

마법도시의 해안가에서는, 십자가를 장작으로 쓴 캠프파이어가 진행되었다.

수백 명의, 죄 없는 범죄자들의 화형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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