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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72화 (573/749)

Chapter 571 - 519화 - 색다른 암컷, 인형의 방문!

“영혼석 결합 완료. 시스템 접속. 기억 정보 동기화...”

라디아의 동쪽 성문. 그 거대한 성문을, 간신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진 언덕.

수풀과 나무가 우거진 그 언덕의 한 켠에, 라플라스 일행과 그들이 타고 온 골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뭔가 텐트 위치가 조금 안 맞네요. 바울. 그쪽 좀 잡아봐요.” “아, 알았어... 클라리스...” “원거리 통신 경로 설정. 신체 정보 변경 준비. 현재 설정값은 디폴트값 입니다.”

긴 시간을 야영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세세하게 따지면서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 클라리스와 바울.

그런 그들의 옆에서는 무언가 상자처럼 생긴 커다란 구조물을 앞에 둔 라플라스가, 양 손에 마법진을 펼치며 그 상자를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라플라스가 무언가를 입력할 때마다 확인시켜주듯 기계 같은 말을 내뱉고 있는 라피나.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인식 저해 마도구까지 설치한 이 장소는, 앞으로 라플라스 일행이 긴 시간을 보내게 될 거처였다.

“...신체 정보 변경 완료. 사고 유닛 독립. 모델 코드 RFN-0102. 지금부터 자율 판단 모드로 이행합니다.”

상체를 탈의한 채, 상자에서 나온 굵은 케이블을 등에 연결하고 있던 라피나.

무언가 기계 같은 느낌으로 상자에 연결되어 있던 그녀는, 마치 무언가의 정보를 입력 받는 것처럼 라플라스의 제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심지어 그렇게 무언가를 입력 받을 뿐만 아니라, 몇 분만에 강제로 성장이라도 한 것처럼 소녀 같던 외형이 성숙한 느낌으로 변화해버린 라피나의 모습.

살이 붙은 신체 부위뿐만 아니라 신장까지 커진 라피나의 변화는, 다른 이가 보았다면 조금 식겁할만한 변화였다.

연결된 상자를 통해 라플라스의 설정을 받아들이고, 무언가의 재료까지 보충하여 외형의 변경까지 이루어낸 놀라운 기술.

이 세상에서 라플라스 라는 인물만이 할 수 있는, 골렘 제작의 궁극에 달한 기술이었다.

“다 됐어요 라플라스 님. 그쪽은 어떠신가요?” “이쪽도 거의 다 끝났다. 이제 마무리만 하면 돼.” “그런가요...”

며칠간 이 언덕에서 거주하기 위한 잡다한 준비를 마치고, 상자를 조작하던 라플라스에게 말을 건 클라리스.

상체를 드러낸 라피나에게 다가가더니, 클라리스는 놀라운 것인지 황당한 것인지 모를 묘한 표정을 내비치며 라피나를 바라보았다.

“...정말, 눈으로 봐도 믿기지가 않네요. 아무리 골렘이라도 이런 게 가능하다니...” “골렘이라고 무조건 가능한 게 아니야. 이건 라피나라서 가능한 거지.” “그런가요? 전 골렘 쪽은 잘 몰라서... 아니, 애초에 골렘 제작 기술 자체가 인간들에겐 그리 알려지지 않은 기술이긴 하죠.” “그건 엘프 역시 마찬가지다. 골렘이란 것 자체가 동력원 문제 때문에 그리 주목 받는 분야가 아니지. 그나마 관심이 있는 녀석들도 반쯤 취미 삼아 연구해보는 수준이니까 말이야.”

클라리스를 쳐다보지도 않고, 무심한 말투로 이야기하며 상자를 조작하던 라플라스.

“그나마 나는 용사라서, 내가 직접 조종하는 경우에 한해 에너지 걱정 없이 다루는 것 뿐이야... 물론, 라피나는 그런 문제도 없지만.”

한동안 그렇게 상자를 조작하던 라플라스가, 이제 다 끝났다는 듯이 손을 떼고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라피나에 쓰인 기술들은 애초에 골렘 관련 기술이라고 불릴만한 것들도 아니야. 나 혼자 수백년을 연구한, 독자적인 기술의 결정체니까.” “음... 그러면, 라피나와 같은 골렘은 라플라스 님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네요?” “그게 가능했으면 라피나만 만들진 않았겠지. 라피나에 쓰인 기술은 내 인지 영역을 벗어날 정도로 복잡해서, 반쯤은 우연의 산물이라고 보면 돼.”

가볍게 목을 돌리며 몸을 푼 뒤, 안경을 올리며 라피나를 바라보는 라플라스.

라플라스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자, 라피나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자신의 주인을 올려다보았다.

“’인형’. 상태는 어떻지?” “에러 없음. 모든 유닛 정상 구동 중입니다.” “그래... 그러면, 네가 앞으로 할 일은 입력해둔 대로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라피나와 마찬가지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라피나에게 말을 건네는 라플라스.

어째서인지 지금 라피나를 바라보는 라플라스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 차갑게 느껴지는 듯한 싸늘한 눈빛이었다.

“이대로 라디아에 들어가서, 거기에 거주하며 도시의 상황을 살피고 성녀와 신수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 동안 네가 밝혀야 할 신분은?” “라피나. 28세. 수왕국에서 건너온 엘프 모험가이며, 현재 세상을 모험 중. 라디아로 오는 동안 모험가 카드 분실.” “좋아. 그리고 정보를 수집하던 도중, 우연찮게 성녀와 신수에게 접근할 기회가 생긴다면?” “성녀의 경우 현장판단. 신수의 경우 기회를 엿보다가 암살합니다.”

마치 가르쳐 준 내용을 확인하는 것처럼, 라피나에게 그녀가 해야할 일에 대한 내용들을 묻는 라플라스.

한동안 그렇게 질문을 건네던 라플라스는, 점검을 마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질문을 건넸다.

“그래... 설정은 잘 입력된 것 같군. 그럼 마지막으로, 설정한 탐색 기간인 일주일이 지나거나, 신수를 암살했을 경우엔?” “그 자리에서 즉시 자폭. RFN-0102 의 신체를 파기합니다.”

기간 한정 침입을 진행하다가 자폭한다는 라피나의 말.

조금 잔혹해 보이는 그 명령에 반응한 것은, 명령을 입력한 주인도 자폭을 해야 하는 당사자도 아닌 옆에 있던 클라리스였다.

“네...? 자폭이라니. 괜찮은 거에요?” “뭐가 문제지? 흔적을 지우기엔 가장 깔끔한 방법 아닌가?” “아니, 방금 전에 우연의 산물이니 뭐니 하셨으면서...” “아. 그 얘기였나.”

클라리스의 말에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라피나를 제어하던 상자쪽으로 다가가는 라플라스.

손에서 마법진을 만들며 라플라스가 그 상자를 조작하자, 커다란 관처럼 생긴 상자가 차가워 보이는 연기를 내뿜으며 열렸다.

“걱정 마라. ‘육체’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무언가의 기계처럼 복잡하게 구성된, 상자의 내부.

사람도 들어갈 수 있을만한 크기의 상자 안에는, 무언가의 케이블 같은 것들과 함께 유리관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유리관 안에 있는 것은, 외형이 바뀌기 전의 라피나와 똑같이 생긴 알몸의 소녀.

그 알몸의 소녀는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것’ 처럼, 상체만 존재하면서 아래쪽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육체는 사고와 행동을 하기 위한 기반일 뿐. 라피나의 핵심은 이 영혼석이다. 심지어 지금은 기억 동기화 중이라, 자폭을 하거나 죽게 되면 그 육체에 담겨있던 기억이 고스란히 다음 육체로 넘어가게 되지.”

상자 내부에 설치된 푸른 빛의 영혼석을 가리키며, 라피나의 능력에 대해 설명하는 라플라스.

영혼석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라피나의 육체인 RFN-0102 를 바라보던 때와는 달리 살짝 부드럽게 느껴지는 듯한 눈빛이었다.

“...세상에... 저 돌이 핵심? 기억을 이어받는다구요?” “그래. 자율 판단을 통해 스스로 움직이는 몸체가, 이 영혼석이 있는 이 마도구로 기억을 전달하는 거야. 물론 거리 때문에, 자폭 시점에서 가장 최근 기억은 한 시간 정도 손실되겠지만... 자폭의 이유 정도는 파악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표정이 없던 라플라스가, 조금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설명하는 저 모습.

하지만 클라리스는 그런 라플라스의 모습과는 달리, 기분이 나빠진 것인지 조금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라플라스를 바라보았다.

“뭐랄까... 조금 부도덕하게 느껴지는 기술이네요. 인간으로서 해선 안될 짓을 하는 것 같은...” “그런가? 그런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군... 하긴. 나는 엘프들 사이에서도 이해 받지 못하기는 했었지.” “솔직히 말하면 성직자로서 훈계라도 하고 싶은 느낌인데... 그런 라플라스 님께 의뢰한 건 저희니까. 굳이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뭐, 상관은 없다만...”

씁쓸한 표정으로 가볍게 한숨을 내뱉은 후, 멀뚱히 서 있는 라피나를 바라보는 클라리스.

그래도 한 달 가까이 보아온 라피나. RFN-0102 이건만. 그런 그녀가 앞으로 길어봤자 일주일이면 자폭할 거라는 게 클라리스에겐 영 탐탁지 않게 느껴졌다.

아무리 기억이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마치 소모품처럼 육체가 바뀐다니. 도대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감정이 없는 것 같지만 식사도 하고 대답도 하던 그녀가 자폭한다는 것에, 클라리스는 형용할 수 없는 기분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라피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려는 것처럼.

“...쓸데없는 감상 가질 필요는 없어. 어차피, ‘인형’의 쓸모는 그 정도니까 말이야.” “...정말, 너무한 주인이시네요. 라플라스 님은.”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뭐, 그래도 나 역시 한 번에 끝났으면 하는 건 마찬가지야. 지금 가진 재료로는 육체를 준비하는 게 8번이 한계거든.”

자신은 아무런 느낌 없다는 듯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거리는 라플라스의 모습.

8번이 한계라는 말을 내뱉은 직후, 라플라스는 고민하는 것처럼 턱에 손을 올리고선 라디아를 바라보았다.

“...8개의 육체로도 기회를 잡지 못하면, 어쩌면 저 도시에 들어가 재료를 구해와야 할지도 모르겠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기로 하지.”

성문이 보이는 라디아를 기분 나쁘단 듯이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라피나를 바라보는 라플라스.

자신의 골렘에 대한 애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라플라스는 라피나에게 명령했다.

“옷을 입고 장비를 갖춰라. 영혼석이 없어서 출력은 떨어지겠지만, 클라리스 수녀의 말대로라면 상대는 외골격이나 비늘이 없는 인간형 몬스터. 신체 강화를 하지 않는 빈틈을 노리면, 칼질 만으로도 충분히 상처 입힐 수 있지.”

라플라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등에 연결된 케이블을 분리하는 라피나.

열려있던 피부 가죽이 닫히자, 방금 까지 기계처럼 느껴지던 그녀의 모습이 어딜 봐도 사람처럼 보이는 평범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소녀 같은 외형에서 성숙한 여성의 모습이 되어, 미리 준비한 늘어나는 재질의 옷을 갖춰 입는 라피나.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고서 망토를 두르자, 라피나의 모습은 마치 재빠른 움직임이 특기인 듯한 모험가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성급하게 암살을 시도하려고 하진 말도록. 시간차 때문에 즉각적인 명령은 못 내리지만, 이쪽에서 전송되는 정보를 보고 지시를 전송할거다. 암살은 어디까지나, 확실하다 싶거나 궁지에 몰렸을 때만 시도하도록.” “네. 오라버니.” “...마스터라고 불러라. ‘인형’.”

씁쓸함이 느껴지는 묘한 표정을 내비치다, 라피나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조작하던 상자로 다가가는 라플라스.

그런 라플라스의 뒷모습을, 라피나는 그저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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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으음... 뭐가 좋을까아...” “응홋♡ 옷♡ 오호오오오오오오오옷♡♡♡”

암컷들이 음조마를 잉태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준비한, 마왕성의 지하 2층.

준비가 된 암컷이 아니면 들어오는 게 제한된 이 마굿간에서, 나는 아직 음조마를 잉태하지 못한 가축을 즐기며 고민에 빠져있었다.

“역시 처음 정했던 이름이... 아니, 그보단 세실리아가 제안했던 이름도...” “응히이이이익♡♡ 아♡ 아히♡ 아히이이이이익♡♡♡”

요 며칠간, 음수들과 계속 의논하면서도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고민.

그 고민이란 바로 내가 지배하게 될 새로운 나라의 이름을 무엇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게 괜찮다 싶으면 저것도 괜찮아 보이고... 고민이네 이거...” “마왕님♡ 마왕니이이이임♡♡♡ 응힉♡ 아♡ 응호오오오옥♡♡♡”

하아. 이름 하나 정하는 것뿐인데. 무슨 선택장애라도 걸린 것 마냥 너무 고민되네 이거.

길드명을 정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엔 세계 정복이 끝나면 전 세계를 칭하게 될 이름이다 보니, 뭔가 굉장한 이름을 붙이고 싶어서 막 정하지를 못하겠어.

며칠 동안 리스트는 엄청 뽑았는데 말이야. 근데 이것도 저것도 다 괜찮아 보이니 원.

덕분에 가축이랑 교미하고 있는데도 머릿속에서 고민이 떠나질 않아서... 하아. 이거 교미하는 가축한테 미안하네 정말.

“옷♡ 응홋♡ 아♡ 아히이이이이이이이이익♡♡♡” “...푸흐으...!!”

고민 때문에 기계적인 느낌으로 교미를 즐기다가, 그대로 말도 없이 사정하자 내 말자지를 받아들이던 암컷이 짐승처럼 울부짖는다.

그 광경을 축사에 몸이 묶인 채,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다른 암컷들.

마굿간에 가득 찬 그 암컷들의 보지엔, 천장에서 내려온 호스와 연결된 말자지 딜도가 삽입되어 있었다.

음조마가 들어있는 건지 말정액만 들어있는 건지는 각자 다르지만, 전원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만삭의 임산부가 되어 행복한 표정을 짓고 내비치고 있는 암컷들.

인간이 아닌 것을 출산하기 위해 모인 이 암컷들의 표정은, 두려움이나 망설임 따위는 없이 출산에 대한 기대감만이 엿보이는 짐승의 표정이었다.

“아...♡ 오, 오홋...♡”

내가 말자지를 뽑아내자 마자, 행복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지는 암컷.

교미가 끝난 것을 확인하자마자, 인근에 있던 암컷들이 짐승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종마인 나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아아~♡ 달리아 언니 부럽다아♡ 마왕님과의 교미로 음조마를 임신하다니♡” “마왕님 마왕님♡ 다음은 저♡ 저랑 교미해 주세요♡” “저두요 마왕님~♡ 희석한 말정액이 아니라, 마왕님이 직접 싸주시는 말정액으로 임신하고 싶어요~♡”

큭큭... 하여간. 다들 교미라면 그저 좋아서는.

희석한 말정액이든 직접 싸주는 말정액이든, 결국 임신하게 되는 음조마는 다 비슷한데 말이야.

라디아의 암컷들은 정말 음란해서 탈이라니까. 거기다 페이엔이 만든 마굴 결계를 설치한 이후로 더 심해진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뭐 좋아. 어차피 새로운 나라의 이름도 정해야 하니까. 고민하는 김에 마굿간에서 진득하게 교미나 즐기지 뭐.

“음~ 보자... 오. 다음은 너로 하지. 말자지 딜도 뽑고 인사해 봐라. 암컷.” “앗♡ 감사합니다 마왕님♡ 너무나도 영광입니다♡ 저는 동쪽 상점거리에서 마도구 가게를 하고 있는 그레이스 라고...”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자신을 지목하자 마자, 허겁지겁 말자지 딜도를 뽑고서 보지를 벌린 채 자신을 소개하는 암컷.

그 암컷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 속에서 또 다른 걱정이 솟아올랐다.

교미하는 건 좋지만, 가축과 교미하기 보단 음수로 만들만한 암컷을 만나야 하는데...

이제 라디아는 새로 방문한 암컷이 아닌 이상 대부분 가축인데다가, 가축이 되거나 음조마를 만드는 데 굳이 내가 필요하진 않잖아?

내가 하루 종일 싸지른 말정액 만으로도 다들 알아서 즐길 수 있으니. 가축들과 교미하기보단 새로운 암컷을 찾아 다녀야 하는데...

음... 에이 모르겠다. 다른 도시의 암컷들을 봐도 마음이 안 움직이니 어쩔 수 없지 뭐.

이쯤 되면 음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바심을 느끼는 것보단, 언젠가 만나게 될 꼴릿한 암컷을 기대하며 잠시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괜히 음수 만들겠다고 조급해하다 보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오히려 더 마음이 굳어버리게 될지도...

탐욕적으로 암컷을 소유하고 싶은 그런 불끈거림은 없지만, 그래도 교미 자체는 즐겁긴 하니까. 가축들도 즐겁게 해줄 겸 라디아의 암컷들이나 신경 써야지 뭐.

혹시 알아? 어느 날 내 음수가 될만한 암컷이 갑작스럽게 뿅 하고 나타날지?

푸흐흐. 이미 짐승들의 마굴이 된 라디아에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뭐, 새로운 암컷이 아예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니까. 운 좋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뭐.

아 그래. 생각난 김에, 새로운 암컷이 찾아오면 모두 나에게 보고하라고 하는 게 좋겠는걸.

그 동안은 즐길 암컷이 많다고 자연스럽게 타락하도록 내버려 뒀지만, 이제 라디아의 암컷들은 대부분 가축이 된 상태라 새로운 암컷만 만나는 건 별 일 아니니까.

하나하나 만나보면서 괜찮은 암컷이 있는지 살펴봐야지. 어차피 음수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암컷과의 교미는 기대되는 일이기도 하니까 말이야.

큭큭... 모르고 찾아왔든 알고 찾아왔든, 우리 라디아에 제 발로 들어온 암컷이라... 생각하니 정말 기대되는걸.

새로운 나라의 이름이든, 새로운 음수가 될 암컷이든 간에... 어디, 천천히 여유롭게 살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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