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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76화 (577/749)

Chapter 575 - 523화 - 색다른 암컷, 인형의 방문! (5)

“후, 아...♡ 아아...♡” “흣, 으흣...♡ 읏, 흐으읏...♡” “하아...♡ 어, 어서...♡ 그 분을, 뵙고 싶어...♡”

그렇게 에닌에게 이끌려, 파티장이라는 곳에 향하게 된 라피나.

유흥거리 어딘가에 있는 파티장이란 곳에 이끌려간 그녀는, 반쯤 강제로 탈의실로 떠밀리며 끈 같은 천 조각을 건네 받았다.

이 끈 같은 것이 이번 파티의 복장이라며, 무기를 놔두고 갈아입고 오라는 거부할 수 없는 요청을 받은 그녀.

어찌해야 하는가 한동안 고민을 이어나갔지만, 결국 라피나는 자신의 배를 열어 무기만을 챙긴 후 그 끈 같은 마이크로 비키니를 착용해 버렸다.

자신의 두뇌에 기록된 지식으로는, 파티에서 이런 복장을 입어야 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라플라스와의 통신에 딜레이가 있는 이상, 여기선 자신이 알아서 판단해야 할 터.

어차피 수치심 따위는 없는 인형이기에, 라피나는 정보를 얻는 것만 되새기며 비키니를 착용한 채 파티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파티장에 있는 것은, 자신과 같은 비키니를 착용하고 다리를 비비적 거리고 있던 여성들.

라피나보다 먼저 이 도시에 도착해 가축이 될 준비를 갖춘 암컷들이, 마왕을 만나는 것을 기대하며 파티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여자들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기에, 잔뜩 흥분한 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무슨 상황인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떠올리는 라피나.

하지만 그녀가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흉악하게 생긴 몬스터가 수많은 여자들을 이끌고 파티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오늘 파티에 초대받으신 암컷 분들~♡ 모두, 이쪽으로 와서 1열로 서주세요~♡”

바니걸 복장을 더욱 외설스럽게 개조한듯한 옷을 입은 여성이, 파티장에 있던 여자들을 부르며 1열로 세운다.

아무런 질문도 없이 순순히 그 여자의 말을 따르는 여자들을 보고선, 자신도 모르게 그 여자들 사이에 들어가는 라피나.

그렇게 암컷들이 1열로 서자마자 몬스터가 빙긋 웃더니, 라피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기 시작했다.

“오~! 이 탐스러운 구릿빛 피부!! 네가 바로 그 암컷이구나!? 이야. 이거 정말 엘프 귀인데!? 페이엔! 여기 와서 봐봐!”

신기하단 듯이 라피나를 바라보며, 자신과 함께 들어온 여자들을 향해 손짓하는 몬스터.

그러자 그 몬스터의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은 작은 여자가, 무엇인가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를 한 채 라피나에게 다가왔다.

마치 어린아이가 창녀처럼 꾸민 듯한 모습에서, 백의만 대충 걸치고 있는 독특한 차림새의 여자.

그 여자의 귀가 엘프의 귀 형태라는 것을 인식한 순간, 라피나의 감정 유닛이 깜짝 놀란 것처럼 긴장감을 전하기 시작했다.

“뭐야. 진짜 엘프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푸흐흐. 페이엔을 놀래 키다니. 이거 몸매도 그렇고 첫인상은 내 마음에 쏙 드는데? 거기다 구릿빛 피부인 만큼 탄력이 넘쳐 보이는데. 어디...” “읏...!!?”

유두만이 간신히 가려진 라피나의 가슴에,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커다란 손을 뻗는 몬스터.

그 몬스터의 손이 자신의 가슴에 닿은 순간, 라피나는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그 몬스터의 손을 쳐내버렸다.

“지, 지금 무슨 짓을...!?” “...어라? 이 암컷. 지금 날 거부한 거야?”

인간이든 엘프든, 처음 만난 상대의 가슴을 만지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례한 짓일 텐데.

그런데도 오히려 본인이 믿기지 않는단 표정을 내비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흉악한 몬스터.

라피나가 그 몬스터의 행동을 이해하기도 전에, 몬스터의 옆에 있던 한 암컷이 면목없다는 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아. 마왕님. 그 암컷은, 아직 라디아에 온 지 이틀밖에 안돼서 준비가 부족한 상태라고 합니다.” “아참. 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조금 빨리 데려왔지? 푸흐흐. 미안. 깜빡 했네.”

무엇인가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웃으며, 옆에 있던 여자에게서 무엇인가 서류를 건네 받는 몬스터.

그 몬스터의 옆에서는 작은 엘프가, 여전히 자신을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흐음... 성도 없이 그냥 라피나 라고만 소개했네? 수왕국의 사마리드 출신... 피부색은 소수 민족 출신이라서 그렇다는데?” “사마리드? 거기가 무슨 소수 민족이 사는 동네야? 엘프들의 도시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커다란 동네인데.” “엥? 그래? 그럼 저 피부색은 어떻게 된 거지?”

여자들과 몬스터가, 라피나를 무엇인가 의심하는 눈초리로 바라본다.

마치 자신들에게 숨기는 것이 있냐고 묻는 듯한, 의심스러운 눈빛들.

그 시선을 받자, 사고 능력이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피나는 긴장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상한걸... 아무리 봐도 저 피부색은 엘프의 피부색이 아닌데...” “근데 제법 괜찮지 않아? 여태까지 없던 독특한 암컷이잖아♥” “확실히 저 피부색의 느낌은, 우리가 선탠한다고 해도 나오지 않을 것 같네?” “그러게...♥ 저렇게 가는 허리를 가졌으면서도 탄력이 넘칠 것 같은 저 느낌♥ 지금이라도 당장 꾸며주고 싶은 느낌이야♥” “...흐음...? 음... 으음...?”

몬스터의 뒤에서, 무엇인가 사악한 느낌으로 미소지으며 키득거리는 여자들.

그 여자들 중에서는, 반짝이는 금발과 함께 무엇인가 이 자리에 있으면 안될 것 같은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암컷도 함께하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로 자신을 이상하단 듯이 바라보고 있는 저 금발의 여자가, 눈동자를 제외하곤 자신의 두 번째 목표에 대한 정보와 일치한다는 것을 라피나가 깨달은 순간.

몬스터가 성큼, 라피나를 향해 다시 다가왔다.

“아~ 이거 못 참겠는걸! 이 피부색이 너무 꼴릿해서 당장 즐겨보고 싶어! 어차피 내 암컷으로 만들면 우리들의 궁금함을 풀어줄 테니까. 일단 즐겨봐도 괜찮겠지!?” “아하핫♥ 마왕님도 참~♥ 그 암컷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네♥” “가능하면 음수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 마왕님♥ 마왕님이 그 정도로 관심을 보인 암컷은 오랜만이니까요♥” “큭큭. 알았어 알았어. 한 번 노력해볼게~ 자. 그럼 좀 성급한 것 같기도 하지만... 어디, 비밀이 많으신 다크 엘프의 맛은 어떤 맛일지 즐겨볼까?”

라피나의 팔을 붙잡으며, 자신을 향해 끌어당기는 몬스터.

어째서인지 그 몬스터에게 묘한 느낌을 받던 라피나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놔 주세요. 저는 이러려고 온 게 아닙니다...!” “푸흐흐. 라피나 라고 했던가? 걱정 말라고. 어차피 금방 좋아질 건데다, 여차할 때 쓰려고 가축촉진제도 잘 챙겨왔거든.”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이해가 안됩니다...! 그보다, 저는 당신에게 확인하고 싶은 것이...!” “이야~ 날 알고 싶다고? 이런 기특한 암컷일 줄이야...! 걱정 마. 금방 내가 어떤 수컷인지 알게 될 테니까...!”

몬스터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라피나의 가슴을 거칠게 움켜잡는다.

혹시 무엇인가 난폭한 짓을 하려고 하더라도, 그 전에 조금 정도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라 예측했는데.

그런데 이 몬스터는 대화 따윈 불필요하다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탐하고 있다.

‘...! 안됩니다...! 이 신체는, 주인님이신 라플라스 님 이외에는...!!’

마치 라피나를 강간이라도 하려는 듯한, 몬스터의 행동.

감각 유닛과 감정 유닛에서 전달되는 불쾌한 느낌에, 사고 유닛이 어떻게든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다.

아무리 자신이 몸체를 바꿀 수 있는 인형이라고 하지만, 이 외형의 ‘본래 주인’을 생각한다면 라플라스 이외의 수컷에게 더럽혀 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몬스터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든 순간, 라피나는 자연스레 자폭이란 선택지를 결정 내렸다.

“암살 대상, 공격합니다!!” “어, 어!?” “아!? 마왕님!?”

자신의 배를 열고 숨겨두었던 단검을 꺼내, 마왕의 목을 향해 휘두르는 라피나.

한 시간의 딜레이가 있는 기억 동기화를 생각한다면, 벌써 자폭하는 것은 이 파티장에 들어온 이후에 대한 정보를 잃어버린다는 것이지만...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기억과 이 육체의 원래 주인에 대한 것을, 더럽히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라피나는 자폭하기에 앞서 마지막 발악마냥 단검을 휘둘렀다.

“우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믿을 수 없게도 배를 열어 단검을 꺼낸데다, 갑작스럽게 휘둘러진 라피나의 단검.

긴장을 풀고 암컷을 즐기려던 마왕의 목과 어깨 사이에, 라피나의 단검이 투기와 비슷한 것에 휘감겨 파고든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암컷의 공격. 칼날이 파고드는 날카로운 느낌에, 화들짝 놀라며 목에 힘을 주는 마왕.

그 뒤에선 마찬가지로 깜짝 놀란 마왕의 암컷들이, 무엇인가를 하려는 듯이 손을 뻗었다.

- 쨍!

“...어...!?”

하지만 마왕의 암컷들이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라피나의 단검은 그대로 부러져버렸다.

영혼석이 분리되어 본래 출력이 나오지 않는데다, 라피나가 적당히 가져온 단검은 마왕의 목을 베어내기엔 너무나도 무른 단검.

마왕의 목과 어깨 사이에 반쯤 박힌 부러진 단검을 보고서, 이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사고 유닛이 확정지은 그 순간.

그대로 라피나는, 자신의 복부 쪽에 있던 자폭 장치를 발동시켰다.

“으응? 어, 어...!?” “...! 저게 저런 거였다니...! 안돼요! 마왕님!!”

라피나를 무엇인가 이상하단 듯이 지켜보고 있던 금발의 성녀가, 그제서야 이해했다는 듯이 마왕을 향해 뛰어든다.

마왕의 어깨를 붙잡아 뒤로 넘어트리고는, 라피나를 향해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성녀.

자신의 목을 베려던 암컷의 복부 쪽에서 밝은 빛이 나오는 것을 보던 마왕은, 그대로 자신의 성녀를 말릴 틈도 없이 뒤로 밀려났다.

그렇게 마왕을 밀쳐내고서, 라피나와 몸을 겹친 성녀가 자신의 주변에 검은 빛을 내뿜는 보호막을 만든 순간.

- 콰아아아아아아앙!!!

그 보호막 안에서, 커다란 굉음과 함께 라피나의 몸이 터져나갔다.

지금 현재의 ‘라피나’ 이던 인형. RFN-0102 자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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