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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83화 (584/749)

Chapter 582 - 530화 - 유닛에 새겨지는 짐승의 맛! (3)

‘신수가 주관하는 파티인데다, 그게 신수가 살고 있는 건물 안에서 열린다니. 오히려 좋은 기회다. 인형.’

식사를 마치고 호텔에 돌아와, 라플라스에게서 전송된 지시를 수신하는 라피나.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공유된 시야 영상으로 조금 수상한 파티 초대란 것은 느꼈을 텐데.

그런데도 자신의 주인인 라플라스는, 오히려 이것이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있는 모양이었다.

‘수상하거나 흥미로운 점들은 많았지만, 도시를 탐색하며 파악한 정보들은 신수 암살 자체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가 않더군. 탐색 기간을 다 채우진 못했지만, 슬슬 직접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며칠간 라디아를 조사하면서, 다른 도시에선 보지 못할 다양한 것들을 살펴본 라피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정보들은, 신수를 암살하는 데엔 크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은 아니었다.

어째서 이런 도시가 되었는지. 신수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에 대한 그런 핵심적인 정보를 숨긴 채, 라피나에게 라디아의 겉모습만을 확인시켜준 짐승들.

그러니 라플라스가 직접 접근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내일 저녁 그 샐리 라는 가게 주인과 함께 파티에 참여해, 신수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특히 건물의 구조는 확실하게 파악해 둬라.’

지금 당장 암살을 시도하는 것보단, 신수가 사는 곳에 대한 파악을 우선시하라고 지시하는 라플라스.

어째서인지 그런 지시를 수신하는 동안, 라피나는 감정 유닛에서 왠지 모를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 잘 풀린다면, 다음 신체로 확실하게 신수를 암살할거다. 기회가 있다면 암살을 시도하는 것도 좋겠지만, 성급하게 시도하다 괜히 건물 구조도 기억 못하게 되면 곤란해. 적어도 건물 안에서의 기억이 완전히 동기화 될 때까진, 자폭하는 일이 없게 주의하도록. 이상.’

“......후우...”

지시의 수신이 끝나자, 라피나는 긴장을 푸는 것처럼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다음 신체를 통해 확실하게 암살할 것이니, 이번 신체로는 신수가 사는 곳에 대한 파악을 우선시하라는 라플라스의 지시.

어째서일까. 목표로 하던 암살을 미룬 채, 파악을 우선시 하라는 맥 빠지는 지시인데.

그런데 어째서인지 라피나는 지금, 묘하게도 라플라스의 지시에 이상할 정도의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째서입니까. 임무 걱정 없이 파티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정 유닛에서 기쁜 감정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여태까지 파티 같은 것은 경험해 본 적도 없는데.

골렘인 자신이 인간들이나 즐기는 파티 따위를, 기대할만한 이유가 없는데.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그런 파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에 대해, 기대감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라피나.

방에 놓여져 있는 톡특한 향로에서는, 그런 라피나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짐승의 향기가 지독할 정도의 농도로 피어 오르고 있었다.

‘...기분이, 이상합니다... 어째서, 골렘인 제가 이런 기분이...’

변질되어버린 감정 유닛이 만들어낸 기대감과 더불어, 달콤한 짐승의 향기에 감각 유닛마저 희롱 당하는 인형.

진짜 암컷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인형은, 지금 자신에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 기대감이 샘솟고 있는 파티를 상상해보는 라피나.

그런 라피나의 하반신에 달린 생식 유닛에서는,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투명한 액체가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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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씨. 여기가... 그...” “맞아~♡ 여기가 바로 신수님이 거주하고 계신 장소. 마왕성이란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 샐리라고 이름을 밝힌 가게의 여주인과 함께, 파티가 열린 다는 마왕성에 도착한 라피나.

최근 외관을 바꾸기라도 한 듯 화려함이 엿보이는 커다란 건물을 올려다보며, 라피나는 조금 불편하다는 듯이 엉덩이에 걸쳐진 치맛자락을 잡아당겼다.

“...샐리 씨. 옷을 구해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굳이 이런 옷을 입고 참여해야 하는 겁니까?” “물론이지~♡ 오늘은 어디까지나 파티인걸♡ 아무리 모험가라지만, 파티에 갈 땐 그 파티에 어울리는 복장을 갖춰야지♡” “하아... 그렇긴 합니다만...”

언제든지 암살에 나설 수 있도록, 몸에 달라붙는 활동하기 편한 복장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라피나.

하지만 지금 그녀의 옷차림은, 마치 창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외설스럽게 느껴지는 드레스 차림이었다.

그녀의 구릿빛 피부를 꾸며주는 것처럼 광택이 느껴지는 새하얀 색을 지닌, 미니 원피스 형태의 드레스.

골반에 걸쳐진 그 드레스의 치마는 라피나의 하반신을 전부 가려주지 못하고, 과감하게 팬티와 엉덩이를 노출시키고 있었다.

그런 드레스와 함께 라피나를 꾸며주는 것처럼, 손목이나 허리에 걸쳐진 반짝이는 악세사리들.

거기에 하이힐로 자신의 각선미를 돋보이게 만든 라피나의 모습은, 누가 봐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라디아의 암컷 그 자체였다.

“후후♡ 아주 예쁘니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마 헬리안 양♡ 자. 그럼 들어갈까? 오늘 파티가 열리는 장소는 이 마왕성의 6층이야♡” “6층... 신수는 그 곳에서 살고 있는 겁니까?”

건물의 위쪽을 가리키며, 저 곳이 파티 장소라고 알려주는 샐리.

자연스럽게 신수가 사는 곳에 대해 묻자, 샐리는 키득거리며 라피나를 바라보았다.

“그럴 리가~♡ 저긴 어디까지나, 신수님이 경영하시는 고급 클럽인걸♡ 마왕님이 거주하시는 곳은 이 건물의 꼭대기. 8층이야♡” “8층, 입니까... 층 전체가 신수의 집인 모양이군요...” “맞아♡ 뭐, 8층을 따로 쓰고 계시긴 하지만, 사실 이 건물 전체가 신수님의 집이나 다름없긴 하지♡ 다른 층들은 전부 신수님이 직접 경영하시는 가게들이 들어와있거든♡”

마치 라피나의 물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키득거리며 라피나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샐리.

어째서인지 지금 샐리의 표정은, 마치 라피나가 궁금해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신수님의 집에 들어가려면, 여기 1층에서 신수님 전용 승강기를 타거나 6층 클럽의 지배인실을 통해 올라가야 돼♡ 등록된 사람이 아니면 그쪽 승강기는 탈 수 없으니, 실수로 들어간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렇, 습니까... 그, 등록된 사람이란 건...? 신수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탈 수 있는 겁니까?” “맞아♡ 신수님의 가족 분들이나, 가사 업무 등을 돕는 암컷들이 등록되어 있어♡ 아, 참고로 나도 등록되어 있는 상태야♡”

샐리가 등록되어 있다는 말에, 라피나는 조금 놀라움을 느끼며 샐리를 바라보았다.

그냥 단순히, 호텔 인근의 식당 여주인이라고 생각했던 이 샐리라는 여성.

그런데 그 여성이, 집에 들어가는 게 허락될 정도로 신수와 가까운 사이였다니?

오늘 이 파티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게 신수와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인 걸까?

예상하지 못했던 신수와 가까운 여성. 표정은 없지만, 그런 자신에게 놀라고 있는 라피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샐리는 마치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마냥, 싱긋 미소를 지으며 인형을 바라보았다.

“흐음...♡ 혹시 궁금해? 헬리안 양? 신수님이 살고 계신 곳이?” “아, 그게... 저는...” “후후♡ 하긴...♡ 라디아에서 가장 훌륭하신 수컷이신걸♡ 근데 헬리안 양은 뵙지는 못했을 테니, 궁금한 게 당연하겠지♡” “아니, 전 그런 게 아니라...” “음~♡ 그러네...♡ 어차피 시간 여유는 있으니까♡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왕성과 신수님이 살고 계신 곳을 구경시켜 줄게♡” “네...!? 그래도, 괜찮은 겁니까...!?”

라피나가 필요하던 건물의 구조를, 본인이 직접 구경시켜주겠다고 나서는 여자.

생각지도 못한 여자의 호의에, 라피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샐리를 바라보았다.

분명 파악해둬야 할 정보이긴 했지만. 외부인인 만큼 파티 도중에 스킬 들을 활용하며 몰래 탐색할 예정이었는데.

그런데 그 것을 파티에 참여하기도 전에 확인시켜주겠다는 샐리의 말에, 라피나는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괜찮아 괜찮아♡ 지금 신수님은, 6층 클럽의 지배인실에서 파티 준비를 하고 계실 테니까♡ 무엇보다 신수님은 마음이 넓으신 분이라, 구경하고 가는 것 정도는 상관없어♡” “자신의 집을 말입니까...? 아니, 하지만 그건...” “자, 자♡ 걱정하지 말고♡ 그 정도는 허락 받을 수 있는 사이이니, 마음 놓고 구경해봐 헬리안 양♡”

거의 떠밀리다시피 하면서, 샐리와 함께 마왕성의 안으로 들어가는 라피나.

그렇게 라피나는 라디아의 암컷 같은 모습을 갖춘 채, 마왕성의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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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어 라피나 양? 지하는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지?” “...네에. 그렇습니다...” “지하는 일종의 놀이 시설이 갖춰진 곳이라 열리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거든~♡ 거기는 나중에 따로 안내해 줄게♡”

이상하게 자세한 샐리의 안내를 받으며, 1층부터 신수가 거주하는 8층까지 살펴본 라피나.

신수의 집은 거실과 침실 정도만을 살펴봤을 뿐이었지만, 라피나는 결국 필요한 정보였던 마왕성의 구조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는 정보가 동기화 되는 한 시간 가량을 기다리면, 다음 신체에서 이 마왕성에 대한 구조를 떠올릴 수 있을 터.

너무나도 잘 풀려버린 이 상황에 대해, 라피나는 조금 떨떠름한 기분으로 샐리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자♡ 그럼 신수님이 지내시는 곳도 확인했겠다...♡ 이제, 파티를 즐겨봐야지? 헬리안 양?” “...네에. 기대됩니다...” “후후♡ 그래? 그건 다행이네♡ 기대한 만큼 정말 즐거울 거거든♡”

일반인용 승강기를 통해 6층으로 내려가, 묘한 간판으로 꾸며진 클럽의 입구에 도착한 라피나와 샐리.

그 클럽의 입구가 열리자, 마치 색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농도가 진한 짐승의 냄새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짙은 농도인 라디아의 공기를, 몇 배는 농축한듯한 강렬한 냄새와 테세르의 기운.

그 냄새에 라피나는 움찔거리며 한 발 물러나려 했지만, 샐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라피나의 손을 붙잡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 방금, 뭔가...’

그렇게 라피나가, 자신을 이끄는 샐리를 따라 클럽의 입구로 들어선 순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라피나의 신체를 구성하는 유닛에서 알 수 없는 노이즈가 발생했다.

한 순간이었기는 하지만, 갑작스럽게 발생한 노이즈에 당황하며 자신의 유닛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라피나.

노이즈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라피나가 의문을 가지는 동안, 샐리와 라피나에게 쟁반을 든 여자들이 웃으며 다가왔다.

“아♡ 언니~♡ 이제 온 거야? 일은 다 끝났어?” “그래♡ 후후... 루나. 오늘은 네토아레나의 업무를 맡은 거야?” “응♡ 그도 그럴게, 오늘은 가축이 된 지 오래된 암컷이나 간부급 가축이 아니면 버티기도 힘들잖아? 일반 가축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흥분해 버리니 어쩔 수 없지 뭐~♡”

유두나 음부에 하트 모양의 천 조각만을 붙인 채, 전신을 과감히 드러내고 있는 외설스러운 모습의 여자들.

직원처럼 보이는 여자들과 아는 사이라도 되는 것인지, 샐리는 그녀들과 인사를 나누며 클럽 안쪽으로 들어갔다.

“쿡쿡♡ 언니♡ 옆에 있는 암컷이, 바로 그?” “맞아♡ 그럼, 자리로 안내해 줄래? 루나?” “알겠어~♡ 언니랑 처음 오신 손님♡ 이쪽으로 오세요~♡”

라피나를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내비친 후, 이미 자리가 정해져 있다는 것 마냥 두 사람을 안내하는 루나라는 여자.

떨떠름하게 그 여자의 뒤를 따르는 동안, 라피나는 긴장한 것처럼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진한 테세르라니... 도대체, 어디서... 아니 그보다, 지금 저 여자들은...’

이런 진한 농도의 테세르와 공기가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술잔을 들고서 웃음을 짓고 있는 여자들의 모습.

파티에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는 외설적인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이, 라피나를 힐끔거리며 묘한 웃음을 내비치고 있었다.

어째서 저런 웃음을 짓는 것인지 이유를 알 지 못한 채, 몸 전체를 범하는 듯한 기분 나쁜 공기에 몸을 움찔거리며 샐리의 뒤를 따르는 라피나.

왠지 모르게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무표정한 라피나의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었다.

“언니랑 손님은 이쪽입니다~♡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묘한 무대 바로 앞에 있는 특등석 같은 곳으로 샐리와 라피나를 안내한 뒤, 웃으며 자리를 떠나는 루나라는 이름의 암컷.

여러가지 안주나 술이 준비된 그 테이블에 도착하자, 어디선가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마도구로 증폭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초대받은 분들이 모두 모이셨네요~♡ 그럼, 파티를 시작합니다~♡”

누군가의 자리라는 듯이 가운데 자리를 비우며, 라피나를 자신의 옆에 앉히는 샐리.

파티를 기다리던 암컷들 사이에서, 기대감에 찬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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