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89 - 536화 - 잘라낸 기억, 새겨지는 욕망! (2)
마왕을 암살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또다시 라디아로 들어오게 된 라피나.
세 번째 잠입인 만큼 바로 암살을 시도할 계획이었지만, 계획과는 달리 라피나는 바로 마왕의 암살에 나설 수가 없었다.
숙박할 장소를 구하지도 않고 곧장 마왕성으로 향했지만, 라피나를 맞이한 것은 마치 광고라도 하는 것처럼 마왕이 자리를 비웠다는 안내문.
5일 후 복귀하겠다고 하면서 볼 일이 있으면 영주성으로 오라는 안내문을 본 라피나는, 영주성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별 수 없이 대기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안내문을 확인한 라플라스 역시, 확실한 암살을 위해 마왕이 복귀할 때까지 대기하라고 지시한 상황.
그렇게 라피나는 검문소에서 여병사가 알려 준 마왕성 인근의 호텔로 들어와, 마왕이 돌아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어떠신가요 아펠린 님♡ 이번 식사도 만족스러우셨나요?” “...네. 정말 맛있었습니다. 안달레나 씨.” “다행이네요~♡ 아펠린 님이 만족해 주시다니♡ 그럼, 식기를 치우고 디저트를 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대기하는 동안, 라피나는 호텔에서 너무나도 과할 정도의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1박에 어느 정도의 돈을 내야 할지 가늠이 안 되는, 고급스러운 자재와 마법도시의 인테리어 기술이 적용된 최고급 호텔.
그런 호텔에 손님이라곤 자신 밖에 없었기에, 라피나는 이 호텔의 직원들에게 마치 본인만을 위한 것 같은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수십 명의 직원들이 자신 하나만을 상대하는 이런 극진한 서비스. 숙박과 더불어 이 모든 것을 무료로 대접하다니.
아무리 라디아 방문객을 위한 특별 서비스라곤 하지만, 너무나도 손해가 클 것 같은 과한 서비스에 라피나는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오늘 디너의 디저트는, ‘특제 소스’를 끼얹은 화이트 푸딩♡ 디저트 와인은 젤리 같은 농도로 만든 특제 샴페인입니다♡”
하지만 그런 라피나에게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하며, 식사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부담스러울 정도로 대접하는 호텔의 직원들.
처음에는 당황하며 사양하던 라피나였지만, 3일 정도가 지나자 어느새 라피나는 이 극진한 대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째선지 늘 누런 빛깔을 띄거나 누런 소스가 끼얹어진 식사도, 이전 신체로 즐겼던 기억 덕분에 기대감을 가지며 즐기게 된 라피나.
디저트라기엔 조금 이상해 보이는 디저트가 테이블 위에 놓이자, 라피나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 후 그 디저트를 즐기기 시작했다.
“...후후♡ 식후엔 아펠린 님의 피로를 풀어드릴 특별 마사지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아펠린 님의 구릿빛 피부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줄 마사지니, 부디 즐겨주시길♡”
무표정하지만 기쁜 듯한 얼굴로 디저트를 즐기는 라피나를 바라보며, 사악한 미소를 내비치는 안달레나.
분명 저 여자는, 마왕성의 레스토랑에서 보았다는 사고 유닛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말정액 디저트를 맛보는 라피나는, 별로 상관 없다는 듯이 희석되지 않은 말정액을 삼키며 안달레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
“아...♡ 앗♡ 아앗...♡” “후후...♡ 아펠린 님의 피부는 정말 아름답네요~♡ 이런 멋진 구릿빛 피부라니♡” “보는 것 만으로도 발기해버릴 것 같은 이런 피부♡ 아펠린 님과 교미하는 수컷은, 정말이지 행복하겠어요~♡” “아, 앙♡ 그, 그런, 건...♡ 오옷♡”
그리고 식후에 이어지는, 라피나만을 위한 특별한 마사지.
암컷의 쾌락에 대해 인간과는 이해도가 다른 짐승들이, 눈을 가린 채 알몸이 된 라피나에게 달콤한 쾌락을 경험시켜주기 시작했다.
라피나의 구릿빛 피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기름을 칠하면서, 절정에 도달하진 못하지만 올라가기만 하는 감미로운 쾌락을 선사하는 짐승들.
그 쾌락에, 라피나의 감각 유닛은 모든 신경을 피부에 집중하며 그 쾌감을 즐기고 있었다.
“으흣...♡ 아...♡ 이런 거, 이상...♡ 앙♡” “거절하지 마세요 아펠린 님♡ 이건 그저, 라디아가 얼마나 암컷들에게 멋진 곳인지를 알려드리기 위한 서비스일 뿐이니까♡” “아펠린 님은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시면 된답니다♡” “열등한 수컷에게서 벗어나, 암컷만이 누릴 수 있는 쾌락을 즐기는 삶...♡ 후후♡ 정말, 즐겁지 않나요? 아펠린 님?” “아, 아니...♡ 나아, 는...♡ 읏♡ 응햐악♡”
제작된 이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유닛들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아득한 쾌락.
원래의 라피나였다면 임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 이런 쾌락을, 굳이 즐기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라디아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라피나는 왠지 모르게 이런 쾌락을 즐기고 싶다는 욕구가 커져가고 있었다.
인형인 자신이 이런 욕구를 가질 이유가 없는데.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거부할 수가 없는 이 암컷으로서의 욕구.
주인에게 상처받은 자신의 감정과 신체를 달래주는 듯한 이 쾌락에, 라피나의 기억 유닛과 감정 유닛이 마치 기록하는 것처럼 중독되어가고 있었다..
“아펠린 님은 아름다워♡ 아펠린 님은 아름다워♡ 아펠린 님은 아름다워♡ 아펠린 님은 아름다워♡ 아펠린 님은 아름다워♡ 아펠린 님은 아름다워♡” “아펠린 님은 우월한 수컷이 어울려♡ 아펠린 님은 우월한 수컷이 어울려♡ 아펠린 님은 우월한 수컷이 어울려♡ 아펠린 님은 우월한 수컷이 어울려♡ 아펠린 님은 우월한 수컷이 어울려♡ 아펠린 님은 우월한 수컷이 어울려♡” “아펠린 님은 즐기기만 하면 돼♡ 아펠린 님은 즐기기만 하면 돼♡ 아펠린 님은 즐기기만 하면 돼♡ 아펠린 님은 즐기기만 하면 돼♡ 아펠린 님은 즐기기만 하면 돼♡ 아펠린 님은 즐기기만 하면 돼♡” “옷...♡ 오홋...♡ 응히익...♡”
곁에서 후덥지근한 체온을 전하며, 음란한 짐승들이 라피나의 몸을 애무한다.
향로에서 마치 색이 보일 정도로 자욱하게 깔린 음란한 연기가, 창문 하나 없는 밀폐된 공간을 채워나간다.
그리고 그런 연기 속에서도, 마치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 마냥 라피나에게 음란한 암컷의 체취를 풍겨오는 암컷들.
방에 가득 채워진 끈적하면서 달콤한 짐승의 냄새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라피나의 암컷 신체에 스며들고 있었다.
“읏, 아...♡ 응힉♡ 읏, 으하아앙...♡”
눈이 가려져 시야는 안보이겠지만, 분명 소리는 전달받고 있을 텐데.
하지만 라피나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못하고, 아득히 올라가기만 하는 감미로운 쾌락에 빠져 있었다.
그런 라피나에게, 쾌감에 빠진 유닛들이 이 곳의 진한 공기에 영향을 받아 지직거리는 노이즈만 라플라스에게 전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인 것일까 아니면 불행인 것일까.
어느 쪽이건 주인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지금의 라피나는, 달콤한 목소리를 내면서 그저 쾌락을 즐길 뿐이었다.
“아, 아...♡ 옷♡ 오... 오호오오오오오오옷♡♡♡”
그렇게 아득하게 올라가기만 하는 쾌감을 전해주다가, 서로 뭔가를 느낀 것처럼 눈빛을 주고 받던 짐승들.
그 짐승들이 마치 라피나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라피나를 어루만지던 손길에 약간의 힘을 더해주었다.
전신에 미쳐버릴 것 같은 쾌감만을 더해가다가, 그 쾌감을 폭발시키는 듯한 자극에 도달할 수 없었던 절정에 이르는 라피나.
신품이라서 꽉 닫혀진 라피나의 보지에서, 마치 분수와도 같은 애액이 솟구쳐 짐승들의 얼굴에 뿌려지기 시작했다.
“아핫...♡ 이게, ‘라피나’ 님의 맛...♡” “골렘인데도 이런 달콤한 맛을 내시다니♡ 후후♡ 역시 마왕님께서 맘에 들어 하실만한 암컷이셔♡” “어떻게 이런 골렘을 만들 수 있었던 걸까...♡ 라피나 님을 만들었다는 엘프, 정말이지 놀라운 수컷인걸♡” “뭐, 그래 봤자 열등한 수컷이란 건 매한가지만 말이야~♡”
비명 같은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절정의 쾌감에 몸을 떨어대는 라피나.
황홀함에 빠진 짐승들이, 그런 라피나에게 들리는 것을 생각지도 못하고 라피나의 애액을 맛보며 감격스럽다는 듯이 떠들어댄다.
모든 유닛의 감각이 절정의 쾌감에만 집중되어 있기에, 그런 짐승들의 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아득한 쾌락에 몸을 떨 뿐인 라피나.
인형인 라피나조차 감당하기 힘든 쾌락이, 한동안 계속해서 이어져 나갔다.
“하악...♡ 하악...♡ 읏, 으흐으으읏...♡” “...후후♡ 아펠린 님♡ 오늘의 마사지는 만족스러우셨나요?” “아, 아히이...♡ 괴, 굉장...♡ 해슴, 니다아...♡” “쿡쿡...♡ 만족해주셔서 저희도 정말 기쁘답니다 아펠린 님♡ 그런데...♡ 오늘은 여기서, 한가지 더 제안해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으, 으힉...?”
간신히 절정이 가라앉기 시작한 라피나를, 여운을 이어나가듯이 어루만지며 무엇인가 사악하게 느껴지는 미소를 내비치는 짐승들.
안구에서 체액까지 흘려가며 바들바들 떨고 있는 라피나에게, 짐승들의 대표인 것 같은 암컷이 키득거리며 제안을 건넸다.
“실은 말이죠~♡ 라디아에선, 몸에 문신을 새기는 게 유행이거든요~♡ 아펠린 님의 구릿빛 피부를 정~말 예쁘게 꾸며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해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으, 으힉...♡ 무, 문신...?” “네에♡ 문신이요♡ 전 이 라디아에서, 암컷 분들의 몸을 꾸며드리는 문신 장인들의 대표를 맡고 있거든요♡ 이 라디아의 특별한 분들께는, 모두 제가 문신을 새겨드렸답니다♡”
확실히 다른 암컷들보다 문신이나 피어싱이 과하게 느껴지는, 이 암컷들의 대표인 것 같은 암컷.
이 암컷의 얼굴을 자세히 인식하자, 라피나의 사고 유닛이 그녀를 마왕성의 문신 가게에 있던 암컷이라고 판단했다.
어째서 그녀가 이 호텔에 있는 건지 의문을 느끼며, 절정의 여운에 빠진 채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는 라피나.
마왕과 음수들의 문신을 담당하는 제니퍼가,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하는 것처럼 라피나에게 속삭였다.
“이 라디아의 암컷들, 정말 아름답지 않던가요? 문신이 그녀들에게 음란한 아름다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랍니다♡” “하아, 하...♡” “암컷이라면 자신의 몸을 꾸며야 하는 법이죠♡ 그래야 ‘씨앗’을 품을 수컷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겠어요?” “으흣, 아...♡” “열등한 수컷들이 아니라, 자신을 지배해 줄 수 있는 우월한 수컷...♡ 그런 수컷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준비가 필요한 법인데...♡” “읏, 으흐읏...♡ 아, 아항...♡”
끝없이 올라간 뒤 내려가던 쾌감을, 다시 그대로 높아진 상태로 고정시켜버리는 달콤한 애무.
그 감미로우면서 황홀한 애무를 받으며, 라피나의 사고 유닛은 라디아에서 본 암컷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마치 누군가를 유혹하는 것처럼 외설스럽기 그지 없는 옷차림들과, 드러난 피부를 꾸미는 것처럼 새겨져 있던 문신들.
그런 암컷들이 가득한 이 라디아의 길거리는, 어떠한 수컷이 오더라도 흥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작 도시에 살던 수컷들은 보여주지 않겠다는 듯이 가둬둔 채, ‘누군가’만을 위해 자신들을 음란하게 꾸민 라디아의 암컷들.
어째서인지 지금 라피나의 사고 유닛은, 자신이 암살해야 할 그 몬스터를 떠올리고 있었다.
“어떠신가요 아펠린 님♡ 아마도 곧, 아펠린 님이 우월한 수컷을 만나게 되실 것 같은데...♡ 그 전에, 자신을 꾸며보시는 건?”
마치 라피나가 무엇을 할 지 알고 있다는 것 마냥, 묘한 미소를 내비치며 라피나에게 속삭이는 제니퍼.
그런 제니퍼의 속삭임에, 암살 대상과 라디아의 암컷들을 떠올리던 라피나는...
“...네에. 해보겠, 습니다...♡”
어차피 자폭할 신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