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94 - 541화 - 쾌락을 쫓아 달리기 시작한, 음탕한 인형! (3)
“이제 신체 제작은 3번... 아니, 재료의 소모량이 많아졌으니 2번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군. 그 안에 신수를 강화한다는 그 마도구를 파괴해야 한다. 알겠나? 인형?” “네. 마스터.”
또다시 라디아로 향할 준비를 마친 라피나를 바라보면서, 재차 라피나가 수행할 임무에 대해 상기시키는 라플라스.
그 표정은 자신이 원하던 외형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인형에 대한, 혐오감과 불쾌함이 가득 담겨있는 표정이었다.
“통신 유닛은 어느 정도 기본 출력을 높여두긴 했지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알 수가 없다. 혹시나 통신이 끊긴 것이 감지된다면, 직접 출력을 높여서 영상을 전송해 보도록.” “네. 마스터.”
타인이었다면 무례하게까지 느껴질 정도의 표정인 주인과는 다르게, 인형다운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라피나.
하지만 그녀의 감정 유닛에선, 라플라스의 표정을 능가할 정도의 불쾌하단 감정이 끓어오르는 것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짜증납니다 정말... 주인이면서 잘 다녀오란 말 한 마디 없이, 저렇게 기분 나빠지는 표정이나 보여주다니...’
자신을 불쾌하단 듯이 대하는 주인의 태도에, 마찬가지로 불쾌함과 짜증을 느끼며 얼른 라디아에 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라피나.
이미 그녀의 사고 유닛은, 주인의 지시를 따르는 인형이 아닌 무엇인가의 즐거움을 원하는 암컷의 뇌로 바뀌어 있었다.
‘하아... 얼른 라디아에 가서, 맛있는 말정액을 마시면서 몸을 꾸미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월한 수컷을 만나서, 그 분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분명 기억은 가지고 있지를 않은데. 라피나는 들어본 적 없는 말정액이란 단어를 기억해내고선, 라디아에서 즐겼던 누런 음료와 매칭시켰다.
심지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라디아에 자신을 즐겁게 해줄 우월한 수컷이 있다는 것만큼은 기억해내는 라피나.
이해할 수 없는 정보가 사고 유닛에 각인되어 있는데도, 라피나는 어째서인지 그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신수를 바로 암살할 수 없다는 걸 안 이상, 자폭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다. 최대한 신체를 아끼면서, 그 마도구란 것들을 파괴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마스터.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말을 끊는 것처럼 대답하고선, 도망이라도 치는 것마냥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는 라피나.
마침 할 말이 끝났던 라플라스는, 그런 인형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것처럼 째려볼 뿐이었다.
“...라플라스 님.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어쩐지 느낌이 별로 좋지 않은데...” “...면목없군. 하지만 저 도시의 기운은 아무리 봐도 우리가 들어갈만한 수준이 아니야. 이렇게 인형만 보내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렇긴 하지만... 어쩐지, 라피나 양도 저 사악한 기운에 물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무언가 말하기 찝찝한 것을 말하는 것처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라플라스를 바라보는 클라리스.
하지만 라플라스는 말없이 의자에 앉더니, 절대 그럴리가 없다는 것처럼 고개를 내저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영향을 받는다 하더라도, 신체를 파기하고 새로운 신체로 옮기면 그만이니까. 이전에도 말했듯이, 저 인형의 핵심은 신체가 아니라 인형의 영혼석이야.” “...그렇긴, 하지만...” “정 상황이 풀리지 않는다면, 그냥 내가 직접 나설 생각이다. 내 능력상 아무래도 전쟁이라도 하는 모양새가 되겠지만... 이제 와서 저 신수를 내버려둘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도록.”
그렇게 말한 라플라스는 손을 움직여, 땅에서 작은 골렘 몇 마리를 만들어 클라리스에게 보여주었다.
무한한 에너지를 가진 용사. 그렇기에 가능한, 비효율적인 골렘의 무한한 생성.
그것을 확인시켜주듯이 보여준 뒤, 라플라스는 무엇인가 생각하듯이 라피나의 시야 화면이 띄워진 제어 박스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만약 남은 신체로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기억을 라디아에 도착하기 전으로 되돌리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군...”
혹시나 라디아에서의 기억이 인형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무심한 표정으로 라피나의 기억 삭제를 고려해보는 라플라스.
그렇고 고민하는 라플라스의 표정은, 인형의 기억을 삭제하는 것에 대해 전혀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는 차가운 표정이었다.
라피엔느가 아닌 저 인형은, 그저 라피엔느의 모습을 한 도구일 뿐.
그런 도구의 기억 따위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라피나를 전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라플라스.
신체를 준비했는데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영혼석 안에 담겨있는 라피엔느의 영혼만을 소중히 여기는 라플라스였지만...
하지만 그런 라플라스는 지금,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깨어나지 않는 라피엔느를 대체해, 그 신체를 차지하듯이 나타난 라피나.
실은 그 인형의 영혼이, 라피엔느의 영혼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란 것을.
그렇게 떨어져 나온 일부가,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신체에 깃들며 라피엔느와는 별개의 자아가 생긴 버린 것이란 것을.
그리고 그런 라피나와 라피엔느의 영혼이 서로 선을 이은 것처럼 연결되어 있는 영혼이란 것을, 광기 속에서 인형을 만들었던 라플라스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신체가 파괴될 때마다 다시 영혼석으로 돌아와, 비록 분리된 상태이긴 하지만 라피엔느의 영혼과 서로 교감하듯이 어우러지던 라피나의 영혼.
그렇게 라플라스가 모르는 사이에, 라피엔느의 영혼석은 탁한 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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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다시, 라디아의 검문소에 도착해 늘 하던 서류 작성을 시작하려던 라피나.
서류를 받자 마자 라피나는, 익숙한 것처럼 펜을 넘겨받아 거기에 적힌 질문들에 대답을 써내려 가려고 하고 있었다.
“아♡ 잠시만요♡ 쓰시기 전에, 해야 할 게 있거든요♡” “네...? 해야 할 것... 입니까?” “네♡ 여기...♡ 이 스위치, 이쪽으로 와서 직접 눌러주시겠어요?”
이전과는 다르게 라피나를 성문 안쪽까지 데려가더니, 서류를 작성하기 전에 묘한 스위치를 눌러보라고 말하는 여병사들.
갑자기 늘어난 검문 과정에, 라피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스위치를 직접 작동시켰다.
“...옷...!!? 오, 오호오오오오옷...!!”
그리고 그 순간, 사고 유닛에 강제로 주입되는 라피나가 잊어버린 기억들.
간신히 검문소에 설치된 기억 복구 장치가, 라피나의 사고 유닛을 해킹해가며 그녀에게 강제로 마왕과의 교미에 대한 기억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강렬했던 교미의 쾌락. 그리고, 아양 떨듯이 마왕에게 말해선 안될 정보들을 알려주었던 기억들.
주인을 배신하던 자신을 기억하게 된 순간, 라피나는 그제서야 자신이 왜 그렇게 라디아로 오고 싶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아, 아하아...♡”
풍만한 신체를 가린 타이즈 위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던 음문이 마치 새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강한 빛을 내뿜으며 떠오른다.
마왕의 사악한 기운에 물들어버린 영혼이 기억을 통해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자각해버린, 영혼과 기억간의 동기화 과정.
일단은 지금 이 자리에 마왕을 암살하러 왔던 인형이, 자신의 역할을 마왕의 장난감으로 인식한 순간이었다.
“...쿡쿡...♡”
라플라스가 보지 못하게 잠시 통신을 끊어버리고, 마왕의 장난감으로서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한 라피나.
서류의 작성을 마치자 거기엔, 더 이상 가명이 아닌 라피나의 이름과 마왕을 만족시킬만한 암컷으로서의 대답이 적혀있었다.
“...네에♡ 라피나 님♡ 좋아하시는 건, 너무나도 우월한 수컷인 마왕님이시군요♡ 그런데 싫어하는 건 열등하고 짜증나는 자신의 주인이라...♡” “그렇습니다♡ 너무나도 짜증나는 열등한 수컷이라, 얼른 그 혐오스러운 마스터에게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아하핫♡ 그렇네요~♡ 분명 마왕님께서, 그 수컷에게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실 거에요~♡”
서로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처럼, 키득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인형과 여병사들.
그렇게 올바른 모습으로 돌아온 라피나를 보면서, 여병사들은 더 검문할 것도 없다는 듯이 라디아 쪽을 향해 팔을 펼쳤다.
“이번부터 라피나 님은 라디아의 어느 장소든 가보실 수 있답니다♡ 거리의 암컷들이, 라피나 님을 안내할 거에요♡” “마왕님은 주말까진 라피나 님의 신체들을 가지고, 제어 방법을 연구하신다고 하셨답니다♡ 급하지 않으시다면, 그 전까지 라디아를 즐기며 몸을 꾸미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그렇습니까♡ 그러면, 잠시... 이 내용만 전달을...♡”
서류 끝에 자신이 라플라스에게 전달했던 거짓 보고에 대한 내용을 적으며, 마왕에게 또다시 정보를 유출하는 라피나.
해서는 안될 행동에 대해 유닛들이 에러를 내뿜지만, 라피나는 그 에러를 가볍게 무시하며 꼼꼼하게 정보를 써내려 갔다.
어차피 이 새로운 신체도, 금방 변질되어서 마왕을 따르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될 터.
점점 에러가 발생하는 빈도가 낮아지는 것에 왠지 모를 기쁨을 느끼며, 라피나는 얼른 말정액으로 유닛들을 오염시키고 싶다는 사고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아하♡ 그렇군요...♡ 네. 알겠습니다 라피나 님♡ 바로 전달해 드릴게요♡” “네. 부탁 드립니다♡ 그럼 저는, 마왕님이 부르실 때까지 라디아를 즐기고 있겠습니다♡” “킥킥♡ 네♡ 그것도 같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라피나에게 고개를 숙이며, 윗사람을 취급하는 것처럼 묘한 태도를 보이는 여병사들.
그녀들의 환대에 무엇인가 기쁜 감정을 느끼며, 라피나는 다시 통신을 켜고 라디아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일단은 마왕성 근처의 호텔에 숙박을...♡ 이번엔 바로 마왕님이 좋아하실 만한 문신부터 새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굳이 호흡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인형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라디아의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공기를 들이마셔 호흡 유닛의 세포가 머금게 만드는 라피나.
음란하고 농후한 짐승의 냄새를 상쾌하다고 느끼면서, 그렇게 인형은 자신의 ‘임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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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하하핫♡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니까요 라피나 님~♡ 하이힐로 잘근잘근 짓밟아주는데, 그걸 어찌나 기뻐하던지...♡ 쿡쿡♡” “열등한 수컷들에겐 우리 암컷들의 다리가 최상의 포상이니까요♡ 내밀어서 냄새만 맡게 해줘도 실좆을 까딱거리며 기뻐한답니다♡”
그렇게 기억을 되찾고서, 라디아에서 3일 가량의 시간을 보낸 라피나.
고작 3일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라피나의 모습은 라디아에 들어오던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전신에 기름이라도 바른 듯한 윤기가 흐르는 구릿빛 피부와, 그 피부 위에 새겨진 외설적인 느낌의 문신들.
어깨나 팔 뿐만 아니라 허벅지나 골반에까지 새겨진 그 문신들은, 이전에 새겼던 문신들보다도 더욱 과감하고 외설적인 느낌이었다.
천박하게 보일 정도인 커다란 가슴과 엉덩이를 부각시키는, 표범 무늬의 타이트한 바디콘 드레스. 그리고, 그 드레스가 전혀 가려주질 못하고 있는 너무나도 작은 팬티.
교미 유닛의 틈새만 가린듯한 그 팬티는, 음부를 가리는 천 이외엔 끈으로만 이루어져 라피나의 커다란 엉덩이 사이에 파묻혀 있었다.
위쪽에 살짝 드레스의 천이 닿아있을 뿐인, 무엇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라피나의 엉덩이.
라피나가 걸을 때마다 문신이 새겨진 그 엉덩이가, 마치 탐스러움을 자랑하는 것처럼 흔들렸다.
그리고 그 엉덩이 아래에는, 드레스와 같은 표범 무늬를 지닌 뒷꿈치와 발가락을 드러낸 고리 레깅스.
거기에 샌들처럼 만들어진 높은 굽의 하이힐이, 화려한 인조발톱으로 꾸민 라피나의 발을 색기 넘치는 느낌으로 모양을 잡아주고 있었다.
이번엔 기본 머리색인 은회색으로 설정한 라피나의 머리카락도, 대충 묶고 있던 3일 전과 달리 반짝이는 광택과 함께 화려한 형태로 꾸며진 상황.
그런 모습에다 인조손톱으로 꾸민 손에 누런 음료를 들고 있는 라피나의 모습은, 마치 라디아라는 도시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음란한 창녀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그녀의 곁에 있는 라디아의 주민들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창녀처럼 보이는 음탕한 모습인 것은 매한가지.
자신을 외설스럽게 꾸민 라피나는 자연스럽게 라디아의 암컷들과 친해져, 그녀들과 함께 공연이나 식사를 즐기며 라디아를 즐기고 있었다.
“후후...♡ 정말 재미있습니다. 열등한 수컷들을, 그런 식으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다니...♡” “라피나 님도 얼마든지 즐기실 수 있답니다♡ 열등한 수컷들은, 그냥 망가트려도 상관 없는 소모품이나 마찬가지 거든요♡” “어차피 쓸모도 없어서, 나중엔 폐기 처분해야 하는 쓰레기 들이니까요♡ 혹시 관심 있으시다면, 장난감을 랜덤 배정해달라고 신청하시는 방법도 있답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나중에 한 번 즐겨봐야... 아. 잠시만요 여러분...”
꺄르르 웃으며 사이 좋게 거리를 걷던 도중, 무엇인가를 감지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 자리에 멈춰선 라피나.
암컷들에게 손바닥을 펼쳐 잠시 기다려달라 말하더니, 라피나는 이젠 가리지도 않는 엘프의 귀를 매만지며 자신에게 전달된 명령을 수신했다.
[무엇을 하는 거냐. 인형. 다시 라디아에 잠입하고 벌써 3일이 지났다. 신수의 힘을 증폭시키는 마도구는 제대로 찾고 있기는 한 건가? 통신 상태도 양호하지 못하니 최대한 빨리 임무를 수행해라.]
영상이나 음성으로 전달된 것은 아니지만, 짜증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주인에게서의 지시.
그 지시를 수신한 라피나는 마치 꼴 보기 싫은 사람에게서 문자라도 받은 것처럼, 진한 화장을 한 얼굴을 구기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만들어냈다.
“...씨발입니다. 좆 같은 마스터. 열등한 수컷이라서 그런지 참을성도 더럽게 없습니다.”
주변의 암컷들에게서 배운 욕설을 내뱉으며, 라피나는 자신을 재촉하는 주인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3일간, 임무 따윈 내팽개친 채 라디아를 관광하는 것처럼 즐기며 놀기만 했던 라피나.
하지만 그렇게 놀고 있던 와중에도, 라피나는 내키지는 않지만 자신의 시야를 영상으로 만들어 라플라스에게 전송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라플라스에게 자신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한 일종의 조작 영상.
보이기 싫거나 감춰야 할 것 같은 곳에서는 전송을 끊었고, 전송하더라도 수시로 영상과 음성에 노이즈를 섞으며 통신이 잘 되질 않는 것처럼 꾸며내고 있었다.
방금 전의 영상도 노이즈 처리를 통해, 욕설을 들리지 않게 만들어 통신 유닛이 전달할 데이터에 추가하는 라피나.
일단 영상을 안 보내는 것은 아니기에 자신의 임무 조건을 충족한, 라피나의 임무 회피 방식이었다.
“어머~? 혹시 어제 말씀하셨던, 라피나 님의 마스터라는 그 열등 수컷인가요?” “그렇습니다. 빨리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랄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좆같이 짜증나는 수컷이네요~ 그렇게 급하면 지가 들어와서 찾아보지, 왜 라피나 님을 재촉하는 걸까요?” “그 말대로입니다. 이 마스터 새끼, 생각만 해도 정말 기분이 좆같습니다.”
라플라스 몰래 자신이 인형이란 것까지 공개할 정도로, 주변의 암컷들과 과하게 친해진 라피나.
꺄르륵 거리며 자신에게 달라붙는 그녀들에게 자극 받아서인지, 라피나는 계속 욕설을 내뱉으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어쩐지 시간이 지날수록 재촉하는 게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데, 벌써부터 이렇게 재촉을 해대다니...” “그냥 무시하시면 안되나요 라피나 님? 어차피 이제 곧, 마왕님을 만나실 것 아니에요?” “마왕님을 만나면 어찌 행동해야 할지 알려주실 테니까요~♡ 그전까진 그냥 무시해 버려요♡”
양쪽에서 라피나의 팔을 끌어 안으며, 라피나에게 짐승들의 뜨거운 체온과 함께 부드러운 촉감을 전달하는 암컷들.
자신을 유혹하는 듯한 그 감촉과 농후한 암컷 짐승들의 체취에, 라피나는 오싹한 기분으로 그녀들에게 미소를 내비쳤다.
“그럴 생각입니다♡ 마스터의 지시, 이대로 수신 거부...♡ 네♡ 됐습니다♡” “아하핫♡ 잘하셨어요 라피나 님♡” “라피나 님은 어차피 수신하지도 않는데♡ 그 마스터란 인간은 그런 것도 모르고 계속 재촉하겠네요♡ 쿡쿡♡”
머리를 짚으며 명령 수신을 차단해버린 라피나와, 그런 라피나를 칭찬하는 것처럼 떠드는 라디아의 가축들.
그렇게 가축들은 방해꾼의 간섭을 차단하고서, 다시 라피나를 데리고 라디아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말자지 딜도 까페로 가봐요~♡ 거기는 공용 말자지 딜도가 설치되어 있어서, 그걸 즐기면서 이야기 할 수 있대요♡” “에이, 라피나 님은 마왕님께 처음을 드려야죠♡ 거기보단 수컷들의 실좆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대딸방이 있는데♡ 거기 가서 장난감들을 가지고 노는 입문 단계를 즐겨보시는 것도...♡” “으음...♡ 어느 쪽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돌아다니는 척은 해야 하니, 기왕이면 가보지 않은 곳에 있는 곳으로... 응?”
그렇게 암컷들과 과하게 밀착한 채, 다음엔 어디로 가서 놀지를 고민하던 도중.
잘 갖춰진 라디아의 도로 저편에서, 음조마에 올라탄 사무원 암컷들이 라피나에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여기 계셨군요 라피나 님♡ 찾고 있었답니다♡” “이제 마왕님께서 하시던 일이 끝나셨답니다♡ 바로 라피나 님과 만나고 싶으시다네요♡” “아...♡ 드디어, 끝나셨군요...♡”
마왕이 자신을 찾는다는 사무원 가축들의 이야기에, 너무나도 기쁜 듯한 미소를 내비치며 몸을 움찔거리는 라피나.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암컷들을 바라보며, 라피나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마왕님께서 부르시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저희랑 노는 것보단, 우월한 수컷이신 마왕님을 만나는게 훨씬 중요한 일이니까♡” “다음에 또 같이 놀아요 라피나 님~♡ 저흰 라피나 님과 만난 곳에서 자주 모이니까♡ 저희를 찾으시려면 그쪽으로 와주세요~♡” “후후...♡ 네. 알겠습니다 여러분♡ 꼭 찾아갈 테니, 다음에도 재미난 것, 많이 가르쳐주시길♡” ““물론이에요♡ 라피나 님♡””
아쉬워하는 암컷들과 또 보자고 말하면서, 사무원 가축들이 태워주는 음조마에 올라 탄 라피나.
라디아의 암컷들과 놀던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부풀어오른 기대감을 가진 채.
그렇게 라피나는, 자신을 기다린다는 마왕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