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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01화 (602/749)

Chapter 600 - 547화 - 공포를 전송하는 인형의 영상! (3)

라피나가 전송한 열등 수컷의 처형식을,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입을 벌린 채 바라보던 라플라스 일행.

그 처형식이 끝이 났건만, 라플라스 일행은 바울이 몸을 떠는 것 이외에 그 어떤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아름다운 각선미를 지닌 다리를 선보이며, 마치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수컷을 성기를 으깨던 성녀.

그리고 그렇게 고문당하는 수컷의 모습을, 진심으로 즐거워하며 깔깔거리던 여자들.

거기에 벌레를 죽이는 것 마냥 가볍게, 사람의 머리통을 움켜쥐는 것 만으로 터트려버린 몬스터까지.

그 모든 것이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장면들이었지만, 라플라스 일행에게 가장 충격을 준 것은 그런 장면들이 아니었다.

지금 라플라스 일행이 가장 충격 받은 것은, 영상에 나타난 그 어떠한 인물도 비명을 내지르는 수컷을 전혀 불쌍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사실.

몬스터는 물론이고 영상에서 보인 모든 여자들이 모두, 일말의 죄책감이나 동정심이 보이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진심으로 수컷의 고통을 기뻐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설령 부모의 원수라고 할 지라도 그렇게나 괴로워하며 비명을 지른다면, 인간으로서 조금이라도 거북하거나 안쓰러워 하는 감정이 엿보여야 할 텐데.

그런데 한 명도 아니고 수십 명이 넘는 여자들이, 고통 받는 수컷의 모습을 진심으로 즐거워하다니.

같은 종족간의 최소한의 공감대조차 없어 보이는 여자들의 모습은, 인간인 그녀들이 마치 엘프나 마족조차 아닌 별개의 다른 종족처럼 보이게 만드는 모습들이었다.

[...공간 내에서 생명체의 반응이 사라진 것을 확인. 지금부터, 목표인 마도구 파괴를 개시합니다♡]

그렇게 잠시 동안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할 말을 잃은 라플라스 일행이 처참한 수컷의 시체를 멍하니 바라보던 도중.

조용하던 영상에서 들려온 들떠 있는 듯한 라피나의 목소리에, 라플라스 일행은 벌리고 있던 입을 다물고 다시 제어 박스의 스크린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응?”

천장에서 내려가는 것 때문인지, 흔들리는 라피나의 시야 영상.

거기서 얼핏 보인 무언가에, 라플라스는 자신이 뭘 본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두컴컴한 천장 위로 올라오는 흐릿한 빛이 비춘, 순간적으로 보였던 라피나의 다리.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간 그 다리가, 라플라스에겐 어째서인지 수컷의 성기를 짓밟던 성녀의 다리와 비슷하게 꾸며져 있던 것처럼 보였다.

[따각!!]

라피나가 깜깜하던 천장을 벗어나 아래로 내려온 순간, 영상에서 무엇인가 부딪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리 높다곤 하지만 라피나에게 주었던 구두로는 만들어내지 못할, 날카로운 무언가가 단단한 바닥과 부딪치는 소리.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소리는, 성녀가 수컷의 성기를 짓밟던 때 나던 소리와 비슷한 소리였다.

[...과연...♡ 가까이서 보니, 마왕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느껴집니다...♡]

그렇게 라플라스가 지금 라피나의 신발이 무엇인지, 조금 의문을 느끼던 순간.

라피나는 파괴해야 될 마도구를 놔두고, 아직 의자에 속박되어 있는 머리가 사라진 시체를 자세히 응시하기 시작했다.

[턱만을 남기고 머리를 완전히 으깨버렸습니다♡ 에너지 반응이 없었으니 스킬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단순한 완력만으로, 이렇게 열등한 수컷의 머리를 터트릴 수 있다니...♡]

의자의 주변을 천천히 돌면서, 그 참혹한 시체를 굳이 클로즈업 해가며 바라보는 라피나.

그렇게 라피나가 천천히 걸을 때마다, 어째서인지 여자들이 움직일 때 들리던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엄청난 근육답게 압도적인 신체 능력입니다...♡ 이런 신체 능력을 가졌으니 암살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됩니다♡]

자신의 암살이 실패했던 것에 대한, 이유라도 알아보는 것일까.

그렇게 턱만이 남은 남자의 상반신을 바라보며 의자 주변을 돌던 라피나는, 시체의 정면에 멈춰 서서 가만히 그 시체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후후♡ 왜 암컷들이 이 수컷을 열등하다고 말한 것인지 이해됩니다♡ 마왕의 그런 우월한 신체 능력을 알고 있으니, 당연히 이런 약한 수컷은 열등하게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라져버린 시체의 목을 응시하다가, 조금 시야를 내려 으깨져 버린 수컷의 성기를 바라보는 라피나.

도대체 뭘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던 라플라스 일행에게, 갑자기 하이힐을 신은 라피나의 다리가 의자 위로 올라오는 장면이 보여졌다.

[성녀가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면, 왜 암컷들이 마왕을 따르는 것인지 파악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잠시, 열등한 수컷을 처형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확인해보고 가겠습니다♡]

착용하고 간 복장은 어디로 간 것인지, 과할 정도로 매끄러워 보이는 스타킹이 신겨진 라피나의 다리.

그 스타킹 끝에 보이는 라피나의 발에는, 길고 날카롭기 그지 없는 무시무시한 굽을 자랑하는 하이힐이 착용되어 있었다.

그 성녀가 신던 하이힐과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광택과 너무나도 긴 굽이 달린 라피나의 하이힐.

심지어 얼핏 보이는 그녀의 허벅지에는, 성녀와 비슷한 느낌의 외설적인 문신이 화려하게 그 구릿빛 피부를 꾸며주고 있었다.

[아♡ 지금 복장은 그저 라디아에서의 편한 활동을 위해 꾸민 것이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쿡쿡♡ 그럼, 빠르게 체험 후 임무를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인가 즐거운 듯한 묘한 웃음소리와 함께, 이미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으깨진 수컷의 성기에 하이힐을 가져다 대는 라피나.

납작해진 성기를 하이힐 앞쪽으로 가볍게 짓누르더니, 라피나는 성녀가 했던 것처럼 시체의 성기를 거칠게 짓밟기 시작했다.

[앗♡ 아핫♡ 아하핫♡ 이해했습니다♡ 이게, 열등한 수컷을 괴롭히는 느낌이군요♡]

즐거운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반응 없는 시체의 성기를 난폭하게 짓밟는 라피나.

알은 이미 혈흔과 뒤섞인 뭉글뭉글한 덩어리가 되었고, 성기는 압착된 것 마냥 납작해져 있는데.

그런데도 어째선지 라피나는 너무나 즐겁다는 듯이, 수컷의 성기를 난폭하게 짓밟았다.

[이 꿈틀거리는 감촉♡ 뭉개진 실좆에서 피 냄새와 같이 느껴지는 열등한 수컷 냄새♡ 남성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신체 부위를, 이렇게 벌레 밟듯이 가지고 놀 수 있다니♡] “으, 흐, 으...! 으, 아아아...!!”

금속 재질의 의자를 울리는 날카로운 하이힐 소리.

그렇게 하이힐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클라리스에게 안긴 바울이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통스럽다는 듯이 신음을 내뱉었다.

[암컷들이 어째서 열등한 수컷을 고문하며 즐거워한 것인지, 이해가 됩니다♡ 이렇게 실좆을 괴롭히는 행위♡ 예상보다도 훨씬 즐겁습니다♡] “...꿀꺽...”

그렇게 자신에게 안긴 바울을 진정시켜야 하는데. 어째서일까.

클라리스는 자신에게 안긴 바울이 두려움에 발작하고 있는데도, 어째서인지 라피나의 시야 영상에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클레아의 변화와 더불어, 너무나도 참혹한 저 행위에 충격 받아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는데.

그런데 어째서인지 라피나의 설명을 듣게 되자, 가슴 속에서 무어라 말하기 힘든 묘한 감정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금기의 영역. 그 금기의 영역에 들어가 느껴서는 안될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은 라피나의 목소리.

그것은 암컷으로서 진정한 쾌락을 맛본 적이 없는 클라리스에겐, 너무나도 자극적이라 가슴이 떨릴만한 광경이었다.

[하아아...♡ 이거, 중독적인 즐거움입니다♡ 내성이 없는 암컷이 이런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아마 평범한 암컷으로는 되돌아 갈 수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저 미친 인형이... 굳이 시키지도 않은, 쓸데없는 행동을...”

만족했다는 듯이 시체의 훼손을 멈추고, 피와 수상한 액체가 묻은 다리를 의자에서 내리는 라피나.

그렇게 라피나가 다리를 치우자, 뭉개진 채로나마 붙어있던 수컷의 성기가 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되어 떨어져 나가 있었다.

그런 불쾌한 장면을 계속 전송하고 있는 인형에게, 극심한 짜증을 느끼며 주먹을 움켜쥐는 라플라스.

자신이 사랑하던 여성을 복제한 신체로 저런 행위를 한다는 것이, 라플라스에겐 마치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한 인형의 도발처럼 느껴졌다.

[...이 정도면, 마스터도 이 도시의 암컷들이 어떠한 상태인지 이해하셨을 거라 판단됩니다♡]

마치 자신의 주인인 라플라스를 위해 즐겨봤다는 것처럼 말하는, 수상쩍기 그지 없는 인형의 목소리.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인형이 다시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마침내 보기 괴롭던 의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방으로 보이는 공간. 그 곳의 구석에 있는 비석 같은 돌을 향해, 천천히 여유를 부리는 것처럼 다가가는 라피나.

그 목표의 앞에서, 라피나는 마치 라플라스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의 단검을 꺼내 들었다.

[이게 바로 마왕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마도구 장치...♡ 무시무시할 정도로 사악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째서일까. 각종 에너지 감지 센서가 장착된 인형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사악한 기운이 감지된다고 말하는데.

그런데 어째서인지 저 비석 같은 돌을 확인한 라플라스는, 왠지 모르게 저 비석이 그렇게 대단한 마도구로 보이지가 않았다.

영상이라서 마도구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없기는 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마도구라면, 영상으로도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자신이 지닌 지식으론 이해할 수가 없는 힘을 증폭시킨다는 마도구에, 라플라스는 무엇인가 찝찝함을 느끼며 계속 영상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럼, 파괴하도록 하겠습니다♡ 파괴 후에는 바로 지하 2층으로 내려가, 다음 장치를 노리겠습니다♡]

그냥 바로 휘두르면 될 텐데. 굳이 단검에서 방출되는 스킬 에너지를 보이며, 마도구의 파괴를 자세히 보여주는 라피나.

그리곤 라피나가 팔을 휘두르자, 바위 같던 마도구가 매끄러운 단면을 보이며 쪼개졌다.

마치 진짜 평범한 돌을 자른 것처럼, 너무나도 손쉽게 갈라져버린 마도구.

그 장면에 라플라스가 뭔가의 어색함을 느끼자마자, 무엇인가 강렬해 보이는 연기가 분출되며 영상에서 커다란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 아앗!? 이건...! 아무래도, 장치가 파괴될 때 뭔가 보안이 발동되도록 되어있던 모양입니다♡]

날카롭기 그지 없는 사이렌과도 같은 소음. 그 소음과 함께 붉은빛이 깜빡이기 시작한 방 안의 조명.

마치 뭔가의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처럼, 마도구에서 심상치 않은 연기가 계속 피어 오른다.

당장 도망쳐야 할 것 같은 긴급한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서 어쩐지, 여유롭게 느껴지는 듯한 라피나의 목소리.

라피나가 뭔가 행동을 하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방의 문이 열리며 암컷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앗♡ 침입자다♡] [어머나! 저건♡ 마왕님의 힘을 증폭시키는 마도구가♡] [꺄아~♡ 안돼♡ 저러면, 마왕님이 약해져 버리시는데♡] [큰일이야~♡ 저 장치, 다시 만들기도 힘든 마도구인데~♡] [이런 난감한 짓을 해주다니♡ 다들♡ 저 침입자를 붙잡아♡ 절대로 놓치면 안돼~♡]

왠지 모르게 연기를 하는 듯한 목소리로 외치며, 하이힐 소리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오는 여자들.

마치 미리 준비라도 하고 있었다는 것 마냥, 여자들 손에는 지팡이나 검 같은 무기들이 쥐어져 있었다.

라피나의 탈출을 막듯이 넓게 퍼진 여자들과, 그런 여자들을 바라보며 손에 든 단검을 흔드는 인형.

마치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라피나는 굳이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주인에게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리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군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대로 이 여자들을 뚫고서, 지하 2층으로 향해 다음 장치의 파괴를 시도해 보겠습니다♡ 혹시 영상이 끊긴다면, 제가 자폭한 것이라고 판단해 주십시오♡ 마스터♡]

그렇게 자신이 무엇을 할 지 선언한 후, 그대로 단검을 든 채 웃고 있는 여자들에게 달려드는 라피나.

그 순간 바로 영상이 끊기며, 제어 박스에서 라피나의 자폭이 확인되었음을 알리는 메세지가 나타났다.

다음 장치의 파괴 실패. 그리고, 마왕에게 패배하여 자폭했다는 것을 알리는 라피나의 자폭 사유.

재료가 얼마 남지 않은 제어 박스에서, 또다시 라피나의 새로운 신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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