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02화 (603/749)

Chapter 601 - 548화 - 공포를 전송하는 인형의 영상! (4)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 너는?” “...하아? 무엇에 대해 묻는 겁니까? 마스터?”

다시 생산되어 나온 인형의 앞에서, 무엇인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인상을 쓰고 있는 라플라스.

이제 막 제어 박스에서 나온 라피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그런 라플라스를 마주보고 있었다.

“무엇에 대해 묻고 있냐고...?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건가?” “당연히... 대상을 알려주시지 않으면,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몸을 드러낸 것이 전혀 부끄럽지도 않은 것처럼, 몸을 가리지도 않고 서있는 인형.

여전히 인형다운 반응이지만, 하지만 지금 라피나의 태도는 어딘지 모르게 이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있는 자세가 아니라, 제어 박스에 몸을 기대며 삐딱하게 선 자세.

이번에도 과할 정도로 음란하게 만들어진 그 신체는, 어제 라피나가 전송했던 영상에 나왔던 성녀처럼 사람 머리보다도 커 보이는 폭유와 커다란 엉덩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심지어 남자의 허리와 비교될만한 두꺼운 허벅지와, 그런 허벅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평균 이상의 신장과 긴 다리.

또다시 주인의 설정을 무시하고 재료를 낭비한 인형은, 이전과 달리 그 표정에서 너무나도 지루하단 감정이 느껴지고 있었다.

“...장치 파괴 전에 했던 네 행동에 대해서다. 어째서 굳이 남자의 처형 장면을 계속 지켜 본거지? 왜 굳이 시체를 모욕해가며 성녀의 행동을 따라 해 본거냐?” “...아. 그거 말입니까?”

주인이 바로 앞에서 묻고 있는데도, 다리를 꼬고서 자신의 손톱을 확인하며 딴짓을 하던 인형.

라플라스가 짜증을 내듯이 말하자, 라피나는 이제야 알았다는 듯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주인에게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거야...♡ 마스터께서,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영상 전송에 집중하라고 명령하셨으니까요♡ 통신 유닛의 출력 제한도 그것 때문에 높여주신 것 아니었습니까?” “그것도 정도가 있다는 얘기다! 굳이 시체를 확대하질 않나, 재차 시체의 모습을 확인하지 않나! 바울은 또 발작해서 아직도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잔혹한 장면이었어! 수위를 조절해야겠단 판단도 못하는 거냐 너는!?” “그렇습니까? 저는 그저 이미 죽어서 쓰레기가 된 인간이니, 잔인하니 뭐니 그런걸 따지는 것보다 마왕의 힘을 가늠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단 판단이었는데... 아무래도 그 판단이 바울님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모양이군요♡” “큭...! 이런 멍청한 인형이...! 도대체 그 뛰어난 연산 능력은 다 어디다 쓰고 있는 거냐!?”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전혀 못 느끼는 것처럼, 가볍게 웃어넘기며 딴청을 부리는 인형.

그런 인형의 모습이 거슬리기라도 하단 듯이, 라플라스는 목소리를 높이며 라피나의 뺨을 후려갈겼다.

“...하아. 그렇게 보기 힘드셨다면 마스터께서 제어 박스를 종료시키시지 그러셨습니까. 저는 그저, 영상을 전송하는 것 밖에 하지 못합니다만...”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기동되고 있는 제어 박스를 종료해버리면, 너와의 연결도 완전히 끊어지고 준비되던 신체도 폐기해야 한다는 건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아무리 그래도 저로선 별 수가 없습니다. 다음부터는 바울님이 그런 잔혹한 장면을 보지 않게 눈을 가려 주시거나, 제어 박스에서 영상을 차단할 수 있도록 개량을 부탁 드립니다.”

자신의 뺨을 때린 손목에 맞춰 고개를 돌렸다가, 가렵지도 않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돌리는 인형.

고개를 숙인 채 꼼지락거리는 자신의 발가락을 바라보는 인형의 표정은,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그런 표정이 아니었다.

“이 한심한 인형이...!! ...큭. 그래.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도대체 그 남자의 시체는 왜 모욕한 거냐!?” “...마스터께서 라디아의 여성들이 어째서 마왕을 따르는지 궁금해 하시는 것 같길래... 그녀들의 행동을 따라 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습니다.” “말이 되는 소리냐!? 그딴 행동을 따라 한다고, 여자들이 왜 그 신수를 따르는지 알 수가 있다고!?” “의외로 감정 유닛에서 즐거운 감정이 생성되었습니다만? 그런 즐거움에 빠지면 누구나 마왕을 따르며 수컷들을 짓밟을 것 같은, 그러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제길...”

다시 소리를 지르려던 라플라스가, 혀를 차면서 라피나에게서 고개를 돌린다.

마치 뭔가 짚이는 게 있는 것 같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

너무나도 잔혹하기 그지 없는 행동을 하고서도 즐거움을 느꼈다는 인형의 감상에, 라플라스는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너조차 그랬다면... 역시, 세뇌 따위가 아니라 저 도시를 감싸고 있는 테세르가 감정에 영향을 주는 거로군... 감정을 조종당하니 사고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이고...” “...혹시, 해결책이 떠오르셨습니까?” “...안타깝지만 지금 당장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저렇게 테세르가 흩어지지도 않고 뭉쳐져 있는 이상, 도시 안의 여자들은 24시간 내내 계속 저런 상태일 테니.”

라피나의 감상이 도움이 되긴 된 것인지, 라피나를 책망하다 말고 고개를 끄덕이는 라플라스.

마침내 여자들이 변한 이유를 파악한 것인지, 라플라스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라디아의 여자들이 변해버린 원인을 판단 내렸다.

그런 자신의 주인의 모습에, 뭔가 깜짝 놀란 것처럼 몸을 꼼지락대던 것을 멈추고 라플라스를 바라보는 라피나.

그런 라피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라플라스는 짜증난다는 듯이 머리를 헝클이기 시작했다.

“테세르가 흩어지지 않는 원인을 찾기엔 너무 늦었다. 이젠 마왕의 힘을 증폭시키는 장치들을 마저 파괴한 후, 마왕을 죽이는 쪽이 최선이다.” “...후후♡ 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마왕을 죽인 이후로군. 저 테세르가 저조차 영향을 받을 정도로 감정을 자극할 줄이야... 과연 저 테세르에 장시간 노출된 인간들이, 다시 멀쩡한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지...”

라피나에게서 계속 고개를 돌린 채, 무언가를 계산하는 것처럼 중얼거리기 시작한 라플라스.

그런 자신의 주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인형의 표정엔, 너무나도 사악해 보이는 암컷의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이미 음수들과 함께 마왕을 즐겁게 만들어 줄 계획을 세워두고 왔는데. 여기서 괜히 다른 지시라도 받았다간 그것들이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릴 터.

아직 라플라스라는 열등한 수컷에게서 벗어나지 못해 명령을 수행하는 시늉이라도 할 수 밖에 없는 라피나는, 이대로 계속 장치 파괴를 진행한다는 것에 진심으로 안도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마왕님을 죽인 이후라니.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가 없는데...♡ 정말이지 열등한 수컷답게, 아주 멍청한 마스터입니다...♡’

마치 음수들과도 같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인형이 자신의 주인을 바라본다.

자신이 만든 인형이 자신의 제어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확신하고 있는 라플라스. 만약 지금 라피나의 미소를 확인했다면, 그 확신이 잘못된 것이란 것을 알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주인이 자신에게 그리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라피나는, 생각에 잠긴 주인을 바라보며 옛 엘프 공주의 얼굴로 사악하기 그지 없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어휴. 만들어졌으면 일단 옷부터 입히고 뭘 하라니까요. 민망하지도 않아요?” “...흥. 영혼도 없는 골렘일 뿐이다. 내가 만든 골렘을 민망해 할 필요가 있나?” “보는 제가 다 민망하거든요? 하아, 됐어요. 그냥 민망한 제가 알아서 챙겨야죠 뭐.”

바울과 함께 쓰는 텐트에서 나오자마자, 알몸인 라피나를 보고서 라플라스에게 잔소리를 건네는 클라리스.

클라리스의 모습이 보이자 마자 표정을 감춘 라피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 상태를 유심히 체크해보기 시작했다.

‘얼핏 보인 바울은 잠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클라리스의 옷 차림새... 약하게 감지되는 암컷의 냄새... 아마, 바울을 위로해주었던 모양이군요...’

자신과 라플라스 쪽으로 다가오는 클라리스. 그런 클라리스의 옷 주름 하나하나 세심하게 분석해, 바울과 교미했음을 알아챈 라피나.

이제 표정에서 감정을 내비치진 않았지만, 라피나는 속으로 저런 열등한 수컷과 교미한 암컷에 대한 연민을 느끼며 클라리스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정말 멍청한 암컷입니다...♡ 마왕님이란 우월한 수컷이 바로 저기에 있는데♡ 자신의 적이었던 열등한 수컷. 그것도 망가진 수컷과 교미를 하다니...♡’

음수인 클레아와 대립하다가, 자신과 함께하던 수컷을 자살이나 다름없는 죽음으로 떠밀어버린 암컷.

그러면서 클레아에게 원한을 가진 클라리스의 태도에, 라피나는 그저 그 멍청함을 비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마왕이란 우월한 수컷을 눈 앞에서 보고도, 감히 마왕과 그 음수에게 복수할 생각을 하다니.

암컷이 이렇게나 멍청할 수 있을까 비웃으면서, 라피나는 자신에게 부탁했던 클레아의 말을 떠올리며 클라리스를 바라보았다.

“라피나. 옷을 꺼내줄 테니 이쪽으로 와요. 안 그래도 부탁할 게 있었으니 옷, 입으면서 얘기 좀 해요.” “...알겠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처럼, 알몸인 라피나를 부르며 라피나의 장비가 들어있는 짐으로 향하는 클라리스.

무엇을 부탁하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라피나는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서 그대로 클라리스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클라리스 님. 부탁이라는 건...?” “아. 별건 아니고... 하아. 그냥 앞으로, 그런 잔인한 장면은 좀 조절해 달라는 이야기에요.”

쪼그려 앉은 채로 라피나의 짐을 뒤적거리기 시작한 클라리스가, 부탁을 묻는 라피나의 말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인가 피곤하다는 듯한 느낌의 기묘한 한숨. 계속 짐을 뒤적거리면서, 클라리스는 약간의 불만이 섞인 듯한 목소리로 부탁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어제의 그 영상 때문에, 밤새 바울이 역대급으로 발작했거든요... 달랜다고 꽤 고생 좀 했어요.” “...그렇습니까... 그런 영상을 보고서도, 바울님께선 발기가 가능하셨던 모양이군요♡” “응? 아, 아아~ 그건 뭐...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발작하면 계속 그랬던 거라...”

라피나의 말에, 클라리스가 말끝을 흐리며 몸을 움찔거린다.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튀어나왔다는 것처럼, 얼굴을 붉히며 약간 부끄러운 듯한 반응을 보이는 클라리스.

뭔가 변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클라리스는 짐을 뒤적거리는 속도를 높이며, 라피나를 쳐다보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그, 그런 경험을 했었으니, 싫어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모양이죠 뭐... 그래도 그걸 적당히 잘 달래주면 지쳐서 잠들게 되니, 나름 다행이라고 할까...” “...후훗♡ 그렇습니까...♡” “그런데 이번엔 금새 깨서 다시 발작하거나 해서... 정말이지, 라플라스 님이 방음 마도구를 주시지 않으셨으면 골치가 아팠을 거에요...”

마치 자신이 바울과 교미한 것이 부끄럽다는 것처럼, 빠르게 말을 이어가며 옷을 뒤적거리는 클라리스.

그런 클라리스의 목소리를 분석해보던 라피나는, 클라리스가 바울과의 교미에 만족하지 못했단 것을 파악하고 사악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자신의 뒤에서 인형이 그런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 이제 몇 벌 남지 않은 옷을 한참 뒤적거리다 이제야 찾았다는 듯이 그 옷을 꺼내는 클라리스.

“아. 찾았다... 아무튼 라피나. 모쪼록 부탁... 어...?”

그렇게 옷을 꺼내 뒤돌아선 순간, 클라리스는 조금 당황하며 라피나의 얼굴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어, 어라? 라피나... 당신... 거기가, 원래 그런 모양이었나요...?” “...후훗...♡ 거기라니, 어디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클라리스 님?”

두꺼운 허벅지를 가지고서 다리를 꼰 자세를 취하며, 자신의 주인에게 새로운 교미 유닛을 감추고 있던 라피나.

마찬가지로 라피나의 하반신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클라리스를 향해, 라피나는 과할 정도로 다리를 벌려 자신의 교미 유닛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그...! 성기, 말이에요...!! 아니, 분명 그 동안 그런 모양이 아니었는데...!?” “성기? 아. 아무래도 제 교미 유닛...♡ 즉, 보지를 말하시는 모양이군요♡” “보, 보, 보지!? 당신, 어디서 그런 말을...!?”

인형에게서 들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 보지라는 단어에 기겁하는 클라리스.

그 와중에도 그녀의 시선은, 이전의 모양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라피나의 교미 유닛에 향해있었다.

분명 이제 막 만들어진 새로운 신체인데. 그럭저럭 경험이 있는 자신의 것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경험이 많아 보이는 라피나의 음부.

단순히 경험이 많다고 말하기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외설스러움을 가진 음부가, 미끌거리는 듯한 액체를 흘리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리 특이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라디아의 암컷들은, 모두 이런 모양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 하아!? 그게, 특이하지가 않다구요!?” “아... 그렇군요. 아무래도, 클라리스 님은 ‘우월한 수컷’을 경험해보지 못하신 모양이군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자신의 주인을 힐끔 살핀 후, 클라리스를 향해 자신의 음부를 벌려보이는 라피나.

그러자 그 안에서 보이는 반짝이는 핑크빛 속살이,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 것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제가 라디아의 암컷들에서 배운 바로는, 우월한 수컷의 커다란 자지를 삽입하게 되면 이런 모양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너무 멋져 보여서, 저는 그저 흉내를 내본 것뿐입니다♡” “아, 아...? 그, 그게 무슨...” “듣자 하니 열등한 수컷들의 실좆으로는, 아무리 교미해봐야 이런 모양이 될 수가 없다더군요♡ 오로지 우월한 수컷과의 교미를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하, 하아...!? 우월한, 수컷...!?” “그렇습니다♡ 여기서 우월한 수컷은 마왕님♡ 열등한 수컷은 영상에서 보셨던, 그런 실좆을 가진 수컷들을 말한다고 하더군요♡”

그저 벌리고만 있을 뿐인데 음란한 물소리를 내면서, 외설스럽게 꿈틀거리는 라피나의 교미 유닛.

마왕과의 교미를 통해 이런 모양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자, 클라리스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스물스물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컷을 처형하던 영상을 보며 느꼈던, 뭔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기묘한 감정.

그것은 암컷만이 가질 수 있는, 쾌락을 갈구하는 욕구불만의 감정이었다.

“물론 저도 그 우월한 수컷을 경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근사하지 않습니까♡ 어째서 라디아의 암컷들이, 다른 수컷들을 열등하다고 부르는지 이해될 정도로 말입니다♡” “하, 하아... 아, 아...?” “암컷의 보지를 이렇게 만들 수 있다니♡ 과연 우월한 수컷이라는 마왕님의 자지는, 얼마나 대단한 걸까요...♡ 쿡쿡♡ 어쩐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클라리스 님?” “아, 아니... 나는, 그게...” “물론 저도 임무가 임무인 만큼 흉내만 내봤을 뿐♡ 딱히 경험해 보겠다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암컷의 보지를 이런 모양으로 만드는 우월한 수컷의 자지라니♡ 구경만 해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무엇인가 유혹하기라도 하는 것 마냥, 클라리스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라피나.

그렇게 기분 나쁘게 다가온 인형과 눈을 마주치는데. 어째서인지 클라리스는 그 인형의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어째선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암컷의 미소.

그 미소가 클라리스의 내면에 있는 암컷의 감정을, 교묘하게 자극하고 있었기에.

그렇기에 클라리스는 묘하게 수상해진 인형의 얼굴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저는 이제 임무를 진행하면서, 그 우월한 수컷이 무엇인지...♡ 어떤 자지를 가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아, 아니... 그건... 그러니까...” “클라리스 님도 궁금하지 않습니까? 어째서 성녀가, 어째서 라디아의 암컷들이...♡ 저렇게나 즐거워하면서 마왕이란 수컷을 따르는지?” “아, 아니... 그게... 나는...” “클라리스 님은 그냥 지켜봐 주십시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영상으로 전송해 드릴 테니까요♡ 물론, 클라리스 님의 의뢰도 있으니 임무는 성실하게 수행할 생각입니다♡”

마치 자신에게 맡겨두라는 듯이, 키득거리며 클라리스의 귀에 속삭이는 인형.

그 속삭임을 들은 클라리스의 가슴이,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두근거리고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클라리스 님의 의뢰를 수행하는 도중 즐기는 여흥일 뿐♡ 클라리스 님은 그저, 영상에 충격 받을 바울님을 잘 달래주시면 됩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클라리스 님은 이해하시겠죠?”

자신만 믿고 있으란 듯이 말하며 키득거리는, 여태까지 듣지 못했던 인형의 사악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클라리스는 고개를 돌리고 한동안 몸을 움찔거리더니...

마지못해 승낙하는 것처럼, 라피나의 옷을 움켜쥐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