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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11화 (612/749)

Chapter 610 - 557화 - 장난감으로 덤비는, 엘프 용사의 발악! (4)

“뭐... 라고? 지금, 무슨 말을...”

라피나의 모습에 당황하며,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 멍청한 엘프.

단순히 장난 삼아 던져본 선택지일 뿐인데. 그것이 꽤나 저 엘프 수컷의 마음을 동요하게 만든 모양이다.

큭큭... 새끼. 이제 본격적인 지옥을 맛볼 시간인데. 벌써부터 저리 멍청한 모습을 보이다니.

좋아. 그러면 지옥을 맛 보여주기 전에, 알아볼 것도 알아보면서 좀 더 가지고 놀아 볼까?

“이게 그 라피나의 핵심 부품인, 영혼석 이란거지?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대충 엘프 공주의 영혼을 담은 물건이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원래는 밝은 푸른색을 지녔다고 들었던, 주먹만한 크기의 보석 같은 돌덩이.

하지만 지금은 그 푸른 보석 안에서, 무엇인가 사악하게 느껴지는 거무칙칙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느껴진다. 나눠져 있기는 하지만, 이 안에 있는 것은 확실한 암컷 한 마리 분의 영혼이란 것이.

아마 이 전체를 물들이려는 듯이 꿈틀거리는 사악한 영혼이, 아마 한 마리 분의 영혼에서 떨어져 나온 라피나란 거겠지.

그리고 영혼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푸른 영혼이, 저 멍청한 수컷 엘프가 되살리려고 한 엘프 공주...

라피나와 동일한 영혼이면서도 또 다른 존재가 되어버린, 라피엔느의 영혼일 것이다.

“큭...! 저 정신 나간 인형이 그런 것까지...!”

마치 소중한 연인을 빼앗긴 것처럼 분노하는 표정을 지으며, 라피나를 매섭게 노려보는 라플라스.

너덜너덜해진 수컷이 부들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에서 만족스러운 감정이 넘쳐흐른다.

푸흐흐. 어디 보자... 이걸 라피나의 언니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면 엄마라고 불러야 하나?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 엘프 공주의 영혼까지 타락시켜야 라피나가 온전히 나의 음수가 될 수 있겠지?

저 새끼가 찾아오기 전에 라피나의 신체에 이런저런 시도는 해봤지만, 한 걸음을 놔두고 뭔가 막힌 것처럼 진행이 안됐으니까 말이야.

영혼석을 손에 쥐어보니 대충 어찌해야 하는지 감은 잡히지만... 그러기 전에, 한 가지 제대로 확인은 해봐야지.

이 시건방진 수컷 엘프를, 좀 더 철저하게 괴롭히려면 말이야.

“큭큭. 라피나한테 너무 뭐라 하진 말라고. 라피나는 그저, 나랑 이야기 좀 나누면서 친해졌을 뿐인걸. 그렇지? 라피나?” “아핫...♡ 네♡ 그렇습니다 마왕님♡” “큭... 저 썩을 인형이...!”

내가 눈빛을 보내자 자연스럽게 내 품에 들어와, 자신의 커다란 폭유에 내 손을 잡아 이끄는 귀여운 인형.

그 천박할 정도로 커다란 폭유를 마음껏 주무르자, 라플라스가 분하단 듯이 험악한 표정으로 날 노려본다.

“그보다... 아까 말한 선택지 말인데. 그거 어떻게 생각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완성이란 게 무슨 의미냐?”

선택지에 대해 상기시키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날 올려다보는 라플라스.

그냥 바로 도망친다면 지옥을 맛볼 일이 없을 텐데. 완성이라는 단어가 뭔가 신경 쓰이긴 한 모양이다.

“그게 말이지~ 이런 말을 하긴 뭐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라피나가 꽤나 마음에 들었거든? 내 암컷으로 받아들이고 싶을 정도로 말이야.” “......” “처음엔 날 암살하려 한 게 건방져서 그냥 빼앗을 생각이었는데~ 이 영혼석, 라피나와 이어진데다 네 소중한 암컷... 아니, 연인의 영혼이라며?” “큭...!”

오오. 그래... 반응을 보니 진짜 연인이었던 모양이네?

라피엔느 쪽은 어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반응을 봐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어.

“내가 암컷이라면 사족을 못쓰기는 한데~ 연인을 살리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무리 그래도 그냥 뺏기는 좀 그렇다 싶어서 말이야~” “...뭘 하려는 거냐...? 라피엔느를, 어쩌려고...!” “큭큭. 성질도 급하긴. 일단 좀 들어보라고.”

당장 영혼석을 돌려달라는 듯이 날 노려보는 라플라스.

그런 라플라스를 향해, 나는 목을 가다듬은 후 비웃음을 참으며 영혼석을 치켜들었다.

“내가, 그 라피엔느라는 여자를 되살려주지.” “...뭐, 라고...!?” “그렇다고 딱히 뭘 바라는 건 아니야. 내가 원하는 건 그 라피엔느라는 여자가 아니라, 바로 여기 있는 라피나거든?”

손에 힘을 주며 가슴을 움켜쥐자, 기쁜듯한 표정으로 내게 더욱 달라붙는 사랑스러운 인형.

그 인형의 유두를 움켜쥐면서, 나는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열등한 수컷 엘프를 바라보았다.

“아앗...♡ 앙♡ 마왕님...♡” “큭큭... 듣자 하니 라피나는 네가 마스터로 등록되어 있어서, 내게 푹 빠진 지금도 기동 권한 만큼은 내가 어찌할 수 없다던데... 어때? 굳이 원하지도 않는 라피나는 나에게 넘기고, 라피엔느만 따로 완성해서 가져가는 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잠시 멍한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보던 라플라스.

그리곤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라플라스는 나를 향해 되묻기 시작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네가 어떻게, 라피엔느를 완성하겠다고...!?” “큭큭. 무시하면 곤란하지. 나는 못하더라도, 나한텐 엘프나 마족들도 일부러 공부하러 오는 마법도시의 인재들이 있거든? 인간 왕국의 마법도시가 어떤 곳인진 너도 들어 봤겠지?”

이미 내게 정복된 유르겐의 암컷들은, 날 위해서라면 뭐든지 만들고 연구하는 머리 좋은 암컷들.

그녀들이 각 잡고 연구한다면야, 이미 완성되어있는 라피나를 분석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내가 이 녀석에게 기회를 주면서, 선택지를 제안하는 이유.

그것은 감히 내 목숨을 노린 어리석은 수컷에게 지옥을 보여주기 위한 것과 동시에, 내 사랑스러운 인형을 보다 완벽한 음수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내 암컷들이 이 영혼석을 분석해서, 라피나와 라피엔느를 분리해 완성시킬 거다. 너는 거기에 네가 가진 지식을 좀 알려주면서, 가만히 기다리다 완성된 라피엔느를 가져가면 되는데...” “개소리를! 누구 마음대로 라피엔느를 건드리려고...!” “싫어? 싫으면 어쩔 수 없지. 말리지 않을 테니 그냥 도망가셔~ 이 영혼석은 내가 잘 써먹어 줄 테니까 말이야~” “이런, 빌어먹을 자식이...!!”

큭큭. 본인의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영혼석이 나한테 있는데. 노려보면 뭐 어쩔 건데?

하여간 열등한 수컷 새끼들은 어쩔 수 없다니까~ 주제 파악도 못하고 저렇게 깝쳐대니 원.

맘 같아선 그냥 확 걷어차서 모가지를 꺾어버리고 싶지만... 큭큭. 안되지 안돼. 라피나를 생각해서 참자고.

저 녀석에게 지옥을 맛 보여 주는 것도 그렇지만... 아직, 라피엔느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 하니까 말이야.

“큭큭... 이해됐겠지? 선택지를 주긴 했지만, 사실 너에게 선택권 따위는 없어. 이 영혼석이 내 손안에 있는 이상 고를 수 있는 답은 하나 뿐일 테니까 말이야.” “크, 윽...!!”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말라고~ 라피엔느란 그 암컷, 되살려 준다니까? 널 죽이지도 않을 거고 부려먹지도 않을 거야. 너는 그냥 묻는 거에 답하면서 얌전히 기다리다가, 완성된 라피엔느를 데리고 꺼지면 돼.”

협박당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뭘 어쩔 수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연인을 살려준다는 것에 혹하는 것인지, 라플라스는 미묘한 표정으로 날 노려보며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정말, 라피엔느를... 살릴, 생각이냐...?” “그래~ 어차피 라피나를 내 것으로 만드는 김에 말이야~” “큭... 그러고서, 날 어찌 하지도 않겠다고...?” “그렇다니까~ ‘나는’ 딱히 아무것도 안 할거야~ 뭐,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선 믿기 힘들겠지만... 큭큭.”

새애끼. 의심만 많아가지곤... 큭큭.

이 마왕님이 뭐가 아쉬워서 너 같은 열등한 수컷한테 거짓말을 하겠냐?

어차피 뭐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말이야. 정 못 믿겠으면 영혼석 놔두고 그냥 튀시던가?푸흐흐.

어차피 다른 선택지도 없는데. 그냥 조용히 고개나 끄덕여 보라고.

“...제길...! 이딴, 마물의 말을...” “큭큭... 그럼, 받아들인 거지? 좋아. 그러면 아주 극빈 대우를 해주도록 하지... 세라. 열등종 구속구를 가져오도록.” “네♥ 마왕님♥ 이미 가져 왔답니다♥”

싸우던 동안 물러나있던 세라가 이미 다녀왔다는 듯이, 에세르 흐름 차단 구속구를 가져와 내게 건네준다.

페이엔의 제자였던 수컷을 시켜 만들어낸, 에세르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대단한 마도구.

아무리 용사라고 해도 이 마도구를 착용해 버리면, 무한한 에세르를 사용하지 못하는 열등한 육체만 남게 된다.

이것저것 결합 부위가 많아 은근히 내구성이 약하지만, 어차피 열등한 수컷들의 육체는 에세르가 없으면 돌맹이 하나 쪼개지 못하는 한심한 육체.

육체만 따지면 5살짜리 어린 가축들보다 못한 열등한 수컷들에겐, 이 열등종 구속구는 스스로는 절대 벗어나지 못할 확실한 제압 도구다.

“라피나. 네가 너의 마스터에게 직접 장착해 주도록.” “네 마왕님♡”

목부터 가슴까지를 감싸는 커다란 열등종 구속구를 들고서, 키득거리며 자신의 마스터에게 다가가는 라피나.

자신이 만든 인형이 곁으로 다가오자, 라플라스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라피나를 바라보았다.

“...이 빌어먹을 불량품 같으니... 너만 아니었다면...!” “쿡쿡♡ 너무 원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스터♡ 이건 모두, 마스터를 위해서 내린 판단입니다♡” “이 상황이 어디가 날 위해서라는 거냐!? 네 사고 유닛은 장식이냐!?”

분한 듯이 부들거리는 라플라스의 목에, 열등종 구속구를 채우며 키득거리는 인형.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지만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주인을, 인형은 비웃는 것처럼 키득거리며 구속구를 채워간다.

그렇게 한동안 묘한 웃음만 내비치며, 말없이 라플라스에게 구속구를 채우던 라피나.

구속구를 완전히 결합시킨 뒤, 인형은 아직 자신의 ‘마스터’인 수컷을 향해 사악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저는 사랑하는 마왕님의 인형이♡ 마스터는 실패작인 제가 아니라, 원하시는 라피엔느를♡ 이것이 제 사고 유닛이 판단한, 저와 마스터 모두가 행복해지는 올바른 길입니다♡”

그 사악한 미소는, 누가 보더라도 인형이 아닌 즐거워하는 암컷의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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