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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30화 (631/749)

Chapter 629 - 576화 - 마왕을 건드린 수컷들에게 절망과 죽음을! (6)

“윽... 여, 여긴...?”

주변에서 희미한 빛이 일렁거리고 있는 어딘지 모를 장소.

무언가 나른하게 느껴지는 불쾌한 감각을 느끼며, 라플라스는 눈을 뜨자마자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아... 뭐, 뭐야... 이 족쇄는... 윽...!?”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은은한 불빛이 들어와 있는 수많은 유리관들.

그 은은한 불빛을 통해 자신의 몸을 확인하자, 팔과 다리에 불편하기 그지 없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어째서 이런 족쇄가 채워져 있는지 의문을 가지며, 자신이 뭘 하고 있었는지 떠올리려고 한 순간.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불쾌한 나른함과 함께, 라플라스의 가슴 속에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의 성욕이 솟구쳤다.

“으흑...! 으허억...! 후, 후욱...! 으, 무슨...!?”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성욕이 아닌, 무언가가 강제로 일으키는 듯한 불쾌한 성욕.

이해가 되지 않는 강렬한 충동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있었던 건지를 힘겹게 떠올리자, 라플라스는 그제서야 자신이 여전히 라피나의 생산실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그 라플라스가 묶여있는 곳은, 어째서인지 모르게 비워져 있던 생산실의 중앙 공간...

자신이 그곳에 눕혀진 채 구속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라플라스는 왠지 모르게 이 중앙의 공간이 뭔가의 작업대처럼 느껴졌다.

“후욱, 으, 크윽... 도, 도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크윽...!”

어차피 자신은, 지금 상황에선 반항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그런데도 굳이 넝마 같던 옷까지 벗긴 채, 자신을 이렇게 알몸 상태로 묶어두다니.

죽이려면 얼마든지 손쉽게 죽일 수 있는 상태에서. 그 마왕은 도대체 왜 본인을 죽이려고 한 자신을 살려주고, 그러면서도 이렇게 말도 없이 속박했단 말인가.

그런 의문을 가지며 마왕의 의도에 대해 생각하던 순간, 라플라스는 기절하기 직전에 보았던 서류들의 내용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 아, 아아...! 안돼! 그, 그 방법대로 했다가는...!!”

뭔가 당황할만한 내용이라도 적혀있던 것일까.

서류에 나와 있던 연구 내용들을 떠올린 라플라스는, 참기가 힘들던 성욕조차 잊고서 몸을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마왕과 그 짐승들이 설계한 것처럼 보이는, 라피엔느를 완성하는 데에 쓰일 그 방법들.

본인이 가진 지식으로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해 보이는 그 구상에, 라플라스는 마왕에게 따져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버둥거렸다.

“크, 악...!! 아, 안돼...! 라피엔느가아...!” “오~ 뭐야. 벌써 깨어나 있었네?”

그렇게 잠시 라플라스가 몸을 버둥거리던 도중, 생산실의 문이 열리며 마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자, 무엇인가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라피나와 함께 생산실에 들어오는 마왕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에도 기분 나쁜 미소를 보이던 마왕이었지만, 어쩐지 지금은 한층 더 기분 나쁘기 그지 없는 마왕의 저 표정.

그리고 그런 마왕에게 안긴 채 커다란 배를 과시하고 있는 라피나를 보게 되자, 라플라스는 등골이 서늘해 지는 듯한 오싹함을 느꼈다.

“내가 아주 딱 맞춰 온 모양인걸? 뭐, 슬슬 깨어날 때가 됐다고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이, 이봐! 마왕! 왜 날 이런 곳으로 데려온 거지!? 아, 아니, 그보다! 저 구석에 있던 서류 내용, 정말 그 방법으로 라피엔느를 만들 셈인가!?” “푸흐흐. 진정하라고 라플라스. 버둥거리지 않아도 전부 설명해 줄 거니까 말이야.”

묘하게 불길한 미소를 지으면서 라피나와 함께, 라플라스의 근처로 다가오는 마왕.

그 마왕이 근처로 오자, 무엇인가 업소에서 느껴지던 교미의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업소에서 느껴지던 것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껴지는, 너무나도 지독한 암컷과 수컷의 냄새.

하지만 그런 냄새보다도 더욱 라플라스를 놀라게 만든 것은, 뭔가 신기할 정도로 불룩거리고 있는 라피나의 복부였다.

“음... 먼저 널 여기에 데려온 건, 라피엔느를 완성하는 데에 ‘쓰고’ 그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제 라피엔느를 완성시킬 때가 되었거든.” “뭐...? 쓴다...? 아, 아니. 그럼 왜 날 이렇게 구속해 둔거지...!?” “푸흐흐. 그거야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가장 큰 건, 혹시나 있을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서지.” “뭐, 뭐...? 불상사...?”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길래, 불상사라는 불길한 단어를 쓰는 걸까.

의문스럽다는 표정으로 마왕을 바라보지만, 마왕은 그 이상 알려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턱을 쓰다듬으며 사악한 미소를 내비쳤다.

“푸흐흐. 곧 알게 될 테니까 신경 쓰지 마. 그리고, 구석에 있던 서류 말인데...” “읏...!? 마, 맞아! 그 서류들! 설마 정말 그 방식으로 라피엔느를 완성할 생각인가!?” “뭐 그렇지. 사실 이미 준비도 다 끝나서, 그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되는 상태거든?”

자신의 곁에 있는 라피나를 쓰다듬으며, 별 일 아니라는 듯이 피식 웃는 마왕.

하지만 그런 마왕과 달리 라플라스는, 기겁하는 표정을 지으며 마왕에서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 그만둬! ‘한 사람의 영혼을 분리’ 한다니!? 그래서는, 라피엔느가...!!” “에엥~? 뭘 이제 와서? 라피나랑 라피엔느를 분리해 준다고 했잖아?” “설마 영혼을 분리한다는 생각을 할 줄은 몰랐단 말이다! 기억의 복제나 새로운 영혼을 준비할 줄 알았는데, 그냥 영혼석에서 영혼을 분리하겠다고!? 그런 방법은 성공할 수가 없어!” “큭큭큭. 라피나가 라피엔느의 영혼 일부란 사실도 모르던 양반이 어찌 그리 자신만만 하신걸까~? 이거 누가 보면 골렘이 아니라 영혼 전문가인줄 알겠는걸?” “크, 크윽...!!”

달려들 것 같은 기세로 마왕에게 애원하던 라플라스.

하지만 마왕의 말 한 마디에, 라플라스는 할 말을 잃고 분한 표정을 내비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영혼에 대한 지식은 그리 많지 않은데다, 라피엔느를 기반으로 만든 라피나는 여러가지 우연이 겹쳐져서 만들어진 미묘한 완성품.

라피엔느를 깨우려고 이리 저리 노력해 봤었지만, 은둔으로 인한 정보의 한계와 전공이 아닌 지식으로 인해 라플라스는 지금 오랜 기간을 벽에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그 때문에 서류에 나와있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런데도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

그 서류에 나와있던 영혼의 분리라는 것은, 성공 확률이 지극히 희박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 그럼! 차라리 내가 그 연구에 동참하게 해줘! 그런 위험한 방법을 쓸 거라면, 내가 좀 더 연구해서 안정성을...!!” “...큭큭.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성공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영혼의 분리. 그 내용 자체는 확인했지만, 분리된 영혼을 ‘어디에’ 담을 지는 확인하지 못한 라플라스.

단순히 영혼석 같은 매체에 라피엔느를 분리해 옮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라피엔느를 분리할 수 있게 해달라 부탁하는 라플라스지만...

하지만 마왕은 그런 라플라스를 비웃는 것처럼, 괴기하게 불룩거리고 있는 라피나의 커다란 배를 주무르며 미소를 내비쳤다.

“미안하지만, 이미 준비는 다 되었거든~ 여기, 라피나의 뱃속에 있는 것에 라피엔느를 옮겨 담을 준비가 말이야.” “...어? 뭐, 뭐라고...? 그, 뱃속...?”

아직 라피나가 자신의 인형이던 때에, 라피나가 보내온 영상에서 마왕의 암컷들이 무엇을 임신하는지 보았던 라플라스.

그 영상 속의 여자들이 머릿속을 스치자 마자, 라플라스는 안색을 새파랗게 물들이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돼! 무슨 소리야! 지금 그런 짐승에, 라피엔느를...!” “큭큭. 무슨 착각을 하는 거야~”

그런 당황하는 라플라스의 모습을, 뭔가 즐기는 것처럼 웃으며 고개를 내젓는 마왕.

마왕은 주무르던 배에서 손을 떼더니, 라피나를 조금 더 앞으로 보내며 라플라스는 내려다 보았다.

“음조마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음조마는 임신한 암컷 본인의 분신을 만들어내는 거거든~ 거기다 라피나는 내 인형이 된 이후로 음조마를 임신한 적이 없어. 그 동안 항문 보지로 교미하는 거, 보지 않았어?” “아, 아...!? 어...!? 하지만, 그 배는...” “이거 영 못 믿는 눈치인걸~? 라피나. 네 전 주인한테 말보지 안쪽 좀 보여드려~” “쿡쿡♡ 네♡ 알겠습니다 마스터♡”

누운 채로 구속되어 있는 전 주인의 머리위로 올라가, 주인의 명령대로 자신의 말보지를 벌려 안쪽을 보여주는 인형.

그러자 라피나의 보지가 있을 수 없는 움직임으로 꿀렁 이더니, 안쪽에 있던 자궁이 튀어나와 임신하지 않은 형태를 과시했다.

얼굴 위로 인형의 애액을 받아가면서, 인형이 그 무엇도 임신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라플라스.

라플라스는 그럼 저 배는 뭐냐는 듯이, 당황한 표정으로 마왕을 올려다 보았다.

“오오~ 우리 라피나의 자궁 꺼내기에 꽤 놀랄 줄 알았는데. 워낙 음란한 광경을 많이 봐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나 봐?” “아, 아니... 그럼... 잠깐... 라피엔느의, 뱃속이란 건...” “큭큭큭... 라피나.”

무엇인가 불길하기 그지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마왕이 인형을 부른다.

튀어나왔던 자궁을 다시 집어넣고선, 키득거리며 마왕의 곁으로 다가온 라피나.

미리 뭔가 말해두기라도 한 것처럼, 라피나는 그대로 자신의 가슴을 열어 자신의 영혼석을 드러냈다.

“...뭣...!? 자, 잠깐! 어, 어째서 영혼석이...!!”

라피엔느의 영혼이 담겨 있기에, 인형 자체보다도 훨씬 소중하게 여겨왔던 영혼석.

본래는 투명하기 그지 없는 푸른색으로 빛나야 할 영혼석이, 무엇인가 거무칙칙한 색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그 영혼석 전체에서 피어 오르는, 무엇인가 불길하게 느껴지는 사악한 기운.

라피엔느와 라피나의 영혼이 차이가 없을 정도로 타락해 버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혼석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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