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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45화 (646/749)

Chapter 644 - 590화 - 기대하던 신수와의 조우! (3)

“허억, 헉...! 이, 씨앙...!”

도대체 저 암컷 신수가,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일까.

내가 온 힘을 다해 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 암컷과의 거리가 도무지 좁혀지지를 않는다.

제길... 분명 마법이나 뭔가의 결계 따위의 잔재주를 부린 거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거기에 한계는 있을 텐데...

아오! 뭐라도 있는 것처럼 뛰었는데! 이거 개쪽팔리네 진짜!

“하아, 푸흐...! 후우우...!” [...헛수고 하지 마라. 사악한 존재여. 그런다고 하여도, 너는 이 결계를 어찌 하지 못할 테니...] “그런다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 얌전히 있겠냐? 건방진 년 같으니라고... 금방 그 커다란 궁뎅이랑 풍성한 꼬리를 즐겨줄 테니까. 닥치고 기다리고 있어.” [......]

멀어서 표정은 잘 보이질 않지만, 내 말에 뭔가 기분이라도 나빠진 걸까?

살랑거리던 요화의 금색 꼬리가, 마치 기분 나쁘단 듯이 그녀의 엉덩이 뒤로 사라졌다.

푸흐흐. 저 꼬리... 저 풍성한 꼬리 뒤쪽에서 박으면, 과연 어떤 기분 이려나?

엉덩이도 상당히 빵빵해 보이는 걸 보니, 박을 때 떡감이 예술적일 것 같은 느낌인데?

거기에 저 길쭉하게 느껴지는 신장... 아마 상당히 크겠는데? 아무리 못해도 제네시아, 아니 그 이상인 것처럼 보이는걸?

옷 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가슴도 상당해 보이고... 큭큭. 이거 혹시 드디어 내 체격에 어울리는 그런 암컷이 나온 거 아니야?

여자 치곤 상당히 큰 편인 제네시아 라고 해도, 내 커다란 몸뚱아리 옆에 붙으면 어깨 근처에 닿을까 말까 한 수준이었는데 말이야.

쓰읍. 얼른 가까이서 살펴보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저 암컷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거리를 좁히는 게 안되니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보아하니 단순한 방법으로 벗어날만한 그런 결계는 아닌 모양이고...

마신구현화로 숲을 다 부숴버리면... 음. 아니야. 세계수의 에세르도 견뎌야 하고 요화가 뭘 더 준비해놨는지도 모르는데. 괜히 벌써부터 힘 낭비 하기는 좀 그렇지.

음... 일단, 이 결계부터 좀 더 자세히 파악해 볼까?

“푸히히힝!!” [...!? 무슨...!]

내가 땅을 박찬 순간, 요화가 화들짝 놀라며 나를 올려다본다.

바닥에서 만들어낸 거대한 말 다리. 그 말다리가 스프링이 펴지는 것처럼, 나를 걷어 찬 그 순간.

내 말 몸뚱아리는 페가수스라도 된 것처럼, 숲의 거대한 나무들을 뛰어넘어 하늘로 솟구쳤다.

[소, 소용 없다! 이 결계는 위로 간다고 해서 뚫을 수 있는 게 아니니라!] “그러십니까아~ 거 대단한 결계를 만드셨습니다 그래~”

요화에게 늘어지는 대답을 건네며, 나무들을 뛰어넘어 상당히 높은 위치에 도달한 순간.

확실히 요화가 말하는 것처럼, 내 몸이 투명한 막에 막힌 것처럼 더 이상 솟아오르질 않았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일정한 경계선을 기점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방식인가?

그렇다는 얘기는 어디 다른 공간으로 넘어온 게 아니라, 수왕국 어딘가에 붙잡혀 있다는 말인데...

그럼 내 음수들도 이 근처에 있는 게 아닐까? 위치만 파악되면, 마신구현화로 신호를 줘서...

...음? 저기는...

“...끄흐아압!! 푸흐...!”

네 다리를 허우적 거리며 공중에 머물러 있다가, 나는 다리에 힘 꽉 주고 다시 숲 안으로 내려왔다.

내려오기 직전 멀리 떨어진 곳에 보이던, 그 장소...

내 생각이 맞다면 거긴 아마... 요화의...

...큭큭. 이거, 잘 하면 통할지도 모르겠는데?

[쓸데없는 짓... 힘을 빼는 건 그대의 자유이지만, 그런다고 벗어날 순 없을 게다. 마왕이여.] “이봐 요화. 저 너머에 집 같은 게 좀 모여있던데? 거기, 네가 사람들을 모아 지내고 있는 곳. 맞지?” [뭣...!? 네놈, 지금 뭐라고...!?]

푸흐흐. 당황하는 목소리를 보아하니 확실하구만.

그래. 순식간에 날 이런 결계로 끌어들였는데. 그 잠깐 사이에 어디 먼 곳으로 끌고 갈 순 없었겠지.

즉 여긴 우리가 향하던 요화의 거처 근처란 거니까. 집 같은 게 보이면 거기가 요화의 거처 아니겠어?

그리고 요화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모아, 자기 제자처럼 대하며 키우고 있는 신수라고 했었으니...

즉... 공중에서 보였던 요화의 은신처엔, 요화의 제자인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거겠지?

[그, 그게 어쨌다는 거지...!? 그래 봤자, 너는 이 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아니 뭐, 내 몸이야 빠져나가진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뭘 어찌할 수 없다는 건 아니거든?” [허세부리지 마라 마왕이여! 아무리 내 거처를 발견해 봤자, 이 거리에선 뭘 어찌할 수 없을...!]

요화의 말이 마치기도 전에, 나는 마신구현화를 써서 요화의 옆에 거대한 말 다리를 만들어 내리찍었다.

땅을 울리며 요화의 몸을 비틀거리게 만드는 거대한 말 다리. 그 말 다리가 흐물거리며 사라지는 것을, 몸을 가누며 바라보는 요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한껏 평정을 유지하면서,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방금 그건 이 마왕이 만들어 낸 마신구현화 란 기술이지. 내 몸에서 직접 방출하는 게 아니라, 특정 공간에 직접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무어, 라...] “이게 또 대단한 건 내 의지대로 크기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거거든? 거대한 다리가 나타나 네 거처를 짓밟는다... 어때? 지금 집에 아무도 없으신가~?”

허세다.

방금 요화의 옆에 마신구현화를 쓴 것 만으로, 전신에 기운이 쫙 빠져나가 버렸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마치 몸에 가득하던 테세르를 한꺼번에 쏟아낸 듯한 이 느낌.

아마 세계수의 에세르 때문에, 급격하게 내 테세르의 효율이 떨어진듯한 그런 느낌이다.

그리 큰 힘이 담기지도 않은 마신구현화 였는데. 그게 이렇게나 효율이 나빠지다니.

당연히 요화보다도 훨씬 멀리 떨어진 요화의 거처 쪽에는, 망아지 다리만한 마신구현화 조차 쓰지 못할 것이다.

“나야 뭐, 사실 가만히 이 결계 안에 있더라도 큰 문제는 없어. 내 음수들이라면 신수 한 두 마리 정도는 문제 없을 것 같은데다, 위급할 땐 탈출할만한 수단도 가지고 있거든.”

내가 전투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세라를, 괜히 데려온 게 아니다.

물론 세라 역시 어지간한 열등종들 정도는 잡아 찢을 수 있게 된 상태지만, 세라는 전투보다는 복종의 대가를 이용한 서포트 역할.

위기의 순간에 모두를 긴급 탈출 시키거나, 아니면 라디아에 있는 다른 음수들을 데려올 수 있는 유일한 음수다.

거기다 히어로 나이트와도 맞대결이 가능한 라피나라던가, 오랜 시간 내 테세르를 받아들여 라피나 못지 않게 강해진 리즈벳이나 세실리아도 있으니... 내 음수들은 위험에 처할래야 처할 수가 없지.

음수들이 멀쩡할 텐데 내가 뭐 하러 무리를 해? 그냥 여기 가만히 있으면, 내 음수들이 알아서 신수들을 정리하고 찾아올걸?

하지만 그러면 너무 재미없잖아? 난 요화 널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고?

그러니까 요화. 괜히 머리 굴리지 말고, 내 도발에 넘어오도록 해.

“하지만 감히 이 마왕을 귀찮게 만들었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네 거처와 그 곳에 있는 놈들을, 모조리 짓밟아서 뭉개주마.” [이, 이 사악한 놈이...! 그만두지 못할까!!] “싫은뎅? 내가 왜? 결계에 갇혀서 짜증나는데. 짜증도 풀 겸 싸그리 다 짓밟아 버려야징~” [이, 이놈!!]

자신의 거처를 파괴하겠다는 듯이, 다리를 굽히며 뛰어오르려는 자세를 취한 순간.

지팡이 같은 것을 붙잡고 자리에 고정되어 있던 요화가, 내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오옷...!?” “이 사악한 것! 감히 내 아이들을 건드리려고 해!?”

결계가 사라진 것처럼 순식간에 좁혀진 거리. 그리고, 옷과 함께 흐물거리며 연기가 된 요화의 신체.

일렁이던 요화가 내 앞에 도달한 순간, 그 곳에는 꼬리를 지닌 암컷이 아니라...

내 덩치의 10배는 되어 보이는, 9개의 꼬리를 지닌 거대한 여우가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누가 그 여신의 대행자가 아니랄까 봐 사악하기 그지 없구나! 청야와 호월을 기다릴 것도 없이, 내가 상대해주마!!” “큭큭. 누가 그런 수상한 여신의 대행자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좋아. 에센티아에서 만들어진 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이 마왕이 직접 확인해주지!”

시간을 끌며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럭저럭 다시 채워진 나의 테세르.

세계수의 에세르에 짓눌리면서도, 퍼져오는 달콤한 암컷 짐승의 체취에.

나는 말자지를 불끈거리며, 내 덩치보다 훨씬 큰 여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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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아아아아아악!!” “하! 이 뱀 새끼, 어디서 아가리를 벌려!?”

푸른 비늘을 지닌 거대한 뱀이, 세실리아를 집어 삼키려는 듯이 입을 벌리며 달려든다.

그 거대한 몸으로는 있을 수 없어 보이는 놀라운 속도로, 세실리아의 주변을 감싸며 뒤를 노리는 거대한 뱀.

하지만 세실리아는 그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처럼, 땅을 박차며 뛰어올라 하이힐로 그 뱀의 머리를 걷어차면서 검을 찔러 넣었다.

“호염파!” “이클립스 플레어!!”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거대한 불덩이를 내던지는 호월과, 그 불덩이와 비슷한 크기의 검은 불덩이를 내던지는 리즈벳.

두 불덩이가 충돌하자 두 불꽃이 뒤섞이며, 숲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큭...! 제길, 인간의 반응이 아니군...!” “쳇. 청야! 이건 좀 곤란한데!? 이 마녀들, 세계수의 예상보다도 훨씬 ‘받아들인’ 상태야!”

검에 검은 기운을 모은 세실리아가 그 검을 휘두르는 순간, 흐물거리는 연기가 되어 인간의 형상을 갖추는 청야.

크게 뒤로 물러난 호월이 청야의 곁으로 오더니, 짜증난다는 듯이 혀를 차며 청야에게 외쳤다.

“...설마 이렇게까지 받아들였을 줄이야... 억지를 부려서라도 백선이나 다른 녀석들을 불러와야 했던 건가...” “쯧. 다 내던진 놈들을 불러봤자 방해나 안 하면 다행이지... 그보단, 지금 억지로라도 힘을 가져와야 하는 상황 아닌가?” “...아니. 그래도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다.”

몸을 가다듬으며 청야의 의견을 묻는 호월과,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흔드는 청야.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두 신수의 앞에서, 음수들이 자신들의 음란한 몸을 과시하듯 골반을 흔들며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아~ 아~ 신수라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이건 열등한 수컷 용사들과 별다를 바 없는걸?” “거기다 수컷들 끼리 쫑알쫑알... 둘이 사귀는 거야? 게이 새끼들 마냥 찰싹 붙어있네?” “쿡쿡♥ 열등한 수컷들이라 암컷에게 선택 받지 못한다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싸우는 도중인데 너무 사이 좋은 거 아닌가요?” “심지어 저의 사고 유닛 추정치보다 훨씬 약합니다♥ 역시 마스터의 힘은, 신수라고 해 봤자 감당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비웃는 것처럼 키득거리는 음수들에게서, 짐승의 붉은 눈동자가 날카롭게 안광을 내뿜는다.

그 빛나는 붉은 눈동자에 맞춰, 음수들에 배 위에 떠올라 있는 음문에서 사악한 빛이 일렁거린다.

그런 음수들의 모습을 질린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청야와 호월.

두 신수는 음수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그녀들을 역겨워 하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꼴을 보니, 신체 쪽은 이미 새로운 종족을 만들 준비가 된 모양이군...” “아핫♥ 뭐야? 잘 아네? 신수라서 뭔가 아는 게 있는 건가?” “쯧. 한심한 여자들 같으니... 너희가 앞으로 어찌 될지 알고는 있는 거냐?” “물론이지♥ 우린 잘못 만들어진 열등한 수컷들을 쓸어버려서, 이 세상에 찾아올 멸망을 막을거야♥ 그 후엔 사랑하는 마왕님의 씨앗으로 올바른 종족을 만들 예정이지♥”

키득거리며 청야와 호월에게 대답하는 세실리아와 리즈벳.

그 뒤에서 세라와 라피나가, 동의하듯이 사악한 미소를 내비친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헛웃음을 내뱉으며 바닥에 침을 뱉는 호월.

호월은 음수들을 손가락질하며, 그녀들에게 비난을 내비쳤다.

“하! 사랑 같은 소리하네! 어차피 본인들의 의지도 아니고, 그 역겨운 여신의 의지를 따를 뿐이면서!”

호월의 외침이 끝난 순간, 음수들에게서 키득거리는 웃음이 사라졌다.

갑작스럽게 뭔가가 바뀐 것처럼, 음수들에게서 스산한 기운이 피어 오른다.

““아니야. 우리는 마왕님을 사랑해.””

마치 감정이 사라진 듯한 오싹한 표정으로, 음수들이 두 신수를 가만히 노려본다.

““우리는 마왕님의 것. 마왕님의 자식을 낳을 거야.””

음수들이 마치 하나라도 된 듯이, 겹쳐진 목소리로 자신들의 뜻을 내비친다.

““우리는 마왕님의 음수. 마왕님의 씨앗으로 올바른 종을 수태할, 마왕님의 암컷.””

신수들의 말이 무언가 거슬린 것처럼, 오싹한 목소리로 자신들에 대해 말하는 마왕의 음수들.

“감히... 마왕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의심해?”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 “이 더러운 벌레들이... 절대로 곱게 죽여주진 않겠어요...” “놀이 모드 종료. 라피나. 열등 수컷 척살 모드에 들어갑니다.”

눈동자에서 날카로운 느낌이 돌아오면서, 두 신수를 향해 분노를 내비치는 음수들.

두 신수는 뭔가 성가시게 되었다는 것처럼, 혀를 차며 다시 자세를 다잡았다.

“...쯧. 성가시군 정말... 요화가 언제까지 묶어둘 수 있을지 모르는데...” “어쩔 수 없지. 빨리 끝날 것 같진 않지만, 요화를 믿고 어떻게든 해 보자고!”

그렇게 신수들과 음수들의 싸움은, 한동안 끝날 기미를 보이질 않고 이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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