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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58화 (659/749)

Chapter 657 - 603화 - 여우는 속았습니다! (2)

“후후... 왔느냐 마왕. 이기지도 못하는 주제에 또 잘도 왔구나. 쿠후훗.”

보기만 해도 즐거워 보이는 시건방진 미소를 지으며, 감히 이 마왕을 내려다보고 있는 발칙한 암컷.

3연승으로 건방짐이 하늘을 뚫고 올라간 요화가, 나를 환영하는 것처럼 꼬리를 살랑거렸다.

“3일 연달아 그리 마셨는데, 속은 좀 괜찮으냐? 술도 못 마시는 어린 것과 주량으로 대결해야 하다니. 괜히 괴롭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구나.” “그래~? 그럼, 이 참에 종목 좀 바꿔볼까?” “후후. 그럴 수는 없지. 본녀가 우위에 있는 능력을 알게 된 이상, 당연히 그 능력을 활용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너무나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제자들을 향해 손짓을 하는 요화.

그러자 첫 날보다 그럭저럭 표정이 밝아진 암컷들이, 술이 가득 채워진 항아리를 두 개씩 나와 요화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본녀를 우롱한 그대를 결코 쉽게 용서해 줄 수는 없지. 이리 된 거 그대가 술만 봐도 벌벌 떨게 만들어 주겠노라.” “큭큭. 건방진 년 같으니라고. 지고 나서 과연 무슨 변명을 할지 기대되는데?” “푸훗.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주제에 말은 잘하는구나. 쿡쿡...”

요요요 건방진 여우가... 몇 번 약한 모습 좀 보여줬더니 아주 신나셨네 이거.

그래. 한 번이야 운일 수도 있지만, 세 번을 연달아 이겼으니 자신감이 붙을 만도 하겠지.

굳이 이런 상황에서 일부러 져주고 있을만한 이유도 없고 말이야.

근데 그거 아냐 요화?

너처럼 쉽게 건방져지는 거만한 암컷은, 그 건방짐이 하늘을 찌를 때 꺾어줘야 더 따먹는 맛이 있는 법이거든?

내 음수들은 물론이고 모든 암컷들이 그랬으니까. 여태까진 널 맛있게 따먹어주기 위해 잠깐 희망을 안겨줬을 뿐이라고.

과연 지고 나서도 그렇게 건방진 미소를 보여줄 수 있을지... 오래 사신 신수 님의 여유를 한 번 보여달라고. 큭큭.

“그럼 시작해 보자꾸나. 네 놈의 패배가 결정되어있는, 즐거운 주량 승부를 말이다.”

나에게 시작하자고 신호를 주는 것처럼, 꼬리와 손으로 술잔을 집어 드는 요화.

그렇게 요화의 뒤에서 승리를 믿고 있는 듯한 암컷들의 시선과, 내 뒤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음수들의 시선을 받으며.

나의 승리가 확정되어 있는, 요화와의 네 번째 술 게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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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노홈...! 마, 말도 안되느니랴...! 대체 무슨 짓을 해서, 이러헌...!”

술잔을 바닥에 떨구면서,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로 외치는 귀여운 모습.

술 항아리를 완전히 비운 나와는 달리, 아슬아슬하게 술이 남아있는 패배자 암컷의 모습이었다.

“부, 분명 중간까지는 내가 이기고 이썼는데에...!! 도대체, 무슨 수를 써서허...!” “크으...! 설마 그게 내 진짜 실력인줄 알다니. 이거 신수주제에 통찰력이 좀 부족하시구만. 크흐흐...”

중간까지는 그럭저럭 여유롭게 진행된, 요화와 나의 주량 대결.

두 번째 항아리의 절반 정도를 비울 때까지, 나는 버거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술을 쭉쭉 들이키는 요화를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앞선 세 게임에서 보여준 한계에 가까운 시점이 되자, 느긋하게 여유를 보이며 천천히 남은 술을 즐기던 요화.

거기서 나는 아예 술 항아리를 들어올려, 단숨에 남은 술을 모조리 위장 속으로 들이부어 버렸다.

내 모습을 본 요화도 다급하게 술을 들이키긴 했지만... 준비를 하고 있던 나와는 달리, 요화는 승리를 확신하고 여유롭게 즐기고 있던 상황.

순식간에 벌어진 내 폭주를 따라오지 못하고, 마침내 첫 패배의 순간을 맞이하여 버렸다.

“마, 말됴 안대...! 여태까지흐 주량이, 연기여따고...!?” “술 맛이 꽤나 좋아서 말이야~ 좀 더 얻어 마시려고 장난 좀 쳐 봤지~” “이, 이 사악한 거시...! 나, 나를 속였꾸나!!”

설마 두 세 번 이긴 걸로 이렇게나 마음을 풀었을 줄이야. 신수 치고는 너무 긴장감이 없으셨는걸? 큭큭.

역시 내 생각대로 이 술 두 항아리 정도가 요화의 한계였나? 혀 꼬부라진 목소리가 상당히 귀엽네. 큭큭.

뭐, 천천히 마셨다면 조금은 더 마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막판에 날 따라오느라 허겁지겁 들이켰으니...

큭큭. 요화. 이게 바로 우월한 수컷의 주량이라는 거다! 우월한 수컷은 간도 아주 튼튼한 법이라고!

...우웁. 이런... 그렇다고 해도 나도 아슬아슬하네. 여기서 더 마시면 정말 쏟아버릴지도 모르겠는걸.

“이건 사기야아! 바, 받아드릴 수 없어!!” “큭큭. 자신만만하시던 신수 님은 어디 가셨나? 얌전히 패배를 인정하시지? ...오?”

버둥거리듯이 꼬리를 흔들며, 잠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던 요화.

하지만 그런 요화에게 승부의 판정을 알려주려는 것처럼, 그녀와 내 목의 문양이 빛나더니...

오늘의 패배자는 너라는 것처럼, 요화의 문양에서 빛이 사라졌다.

“아, 아아... 아아아아...!” “큭큭. 이게 승리했을 때의 감각인가... 어쩐지 간질간질한걸~?”

무엇인가 움직이는 듯한 간지러운 감각을 전하다가, 이윽고 빛이 꺼지며 가라앉는 주술의 문양.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내 목에는, 요화의 목에 3이라는 숫자가 표시된 것처럼 1이라는 숫자가 나타났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요화의 목에서 저 숫자가 올라갈 일은 없겠지. 큭큭... 어때 요화. 3일간 즐긴 승리의 맛은 달콤하셨나~?

이젠 패배의 맛을 그 몸에 새길 시간이니까. 과연 어떤 맛이 더 달콤한지, 잘 비교해 보라고.

“자, 그럼... 규칙대로 승리 보상을 받아야겠지? 우리 신수님과 두 시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볼까?” “이, 이익...!? 어, 어딜 만지느냐!? 어딜 만지냐고!?” “만지긴 뭘 만져~ 그냥 부축해 주는 것 뿐인데. 푸흐흐...” “이, 이놈, 내갸 얌전히 모욕을 당할 거라 생갹... 으, 응히익...!?”

비틀거리는 요화에게 다가가 끌어안듯이 부축하자, 마치 치한에게 저항이라도 하는 것처럼 발버둥치던 그녀.

거기서 요화가 날 밀치려던 순간, 목에 새겨진 문양이 빛나며 요화의 몸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요, 요화 님!!” “크, 크윽...! 이, 이건...!”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요화를 부르는 제자들과, 술이 확 깬듯한 표정을 지으며 식은땀을 흘리는 요화.

아무래도 나에게서 벗어나려던 방금 전의 행동이, 주술의 규칙에 위배되어 그녀의 심장을 조인 모양이다.

푸핫. 이거 혹시, 심장에 고통만 가하는 게 아니라 반항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뭐 그런 건가?

혹시 제자들을 무시하고 나와 교미할 바에 죽음을 택하겠다 이러면 어쩌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이걸 보니 그런걸 걱정할 필요는 없겠어.

“큭큭. 주술에 제약당하는 느낌이 어때 요화? 난 아직 규칙을 위반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걸~?” “크, 윽...!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그러게 나처럼 규칙을 잘 지켜야지~ 기껏 주술까지 맺었는데 쓸데없이 힘 빼지는 말자고. 큭큭... 자. 그럼 어디, 첫 승리는 요화 네 침실에서 만끽해 볼까?”

마치 연인을 부축해주듯 요화를 끌어안은 나와, 싫은 표정으로 내게 몸을 맡긴 요화.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거기에 이끌리듯, 요화의 다리가 비틀거리며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자. 요화 씨. 그만 정신차리고, 방이 어딘지 얘기해 보십쇼. 즐기는 건 침실에서 즐기셔야죠. 큭큭.” “자, 잠깐...! 어, 어딜 만지는, 읏...! 이, 이 천박한 놈이...!” “어허~ 앞으로 두 시간 동안 나한테 사용되셔야 하는데. 이거 너무 반항적이신걸~? ...응?”

그렇게 요화의 흉악한 폭유를 은근하게 주무르며, 요화의 침실이 있을 거라 생각되는 미닫이 문에 가까워지던 나.

문 앞에 서 있던 요화의 제자들이 난처한 표정으로 길을 비키던 도중, 한 마리의 어린 수컷이 달려 나와 문 앞을 지켜 섰다.

“이, 이 사악한 마왕 놈이!! 당장 요화님을 풀어주지 못해!?” “소, 소우마! 안돼...!”

당장이라도 내게 달려들 것처럼, 미간을 찡그리며 날 꼬나보는 건방진 꼬마 수컷.

주변에 있던 암컷 제자들이,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어린 수컷에게 얼른 돌아오라는 듯이 손짓했다.

하지만 그런 암컷들의 부름을 무시한 채, 요화를 구하겠다는 듯이 나를 향해 이를 드러낸 소우마.

그런 어린 수컷에게 같잖다는 듯이 피식 웃어주자, 소우마는 눈을 부라리며 소매에서 부적 몇 장을 꺼내 들었다.

“이 자식! 요화님은 내가 지키겠...!!” “소, 소우마! 안 된다! 위험...! ...으, 응기익!?” “요, 요화 님!?”

이 꼬맹이가 날 공격하려 드는 것인데. 그런데 어째서인지 본인이 괴로워하며 몸을 비틀거리는 요화.

쓰러지려던 요화를 붙잡으며 그녀를 부축해주자, 그녀의 목 언저리에 있는 문양이 또다시 빛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큭큭. 야 꼬맹이. 보아하니 네가 길을 막는 것도 규칙에 위배되는 모양인데?” “으, 으윽... 그, 그런...” “우리 꼬맹이는 설마 요화를 죽이려는 건가? 큭큭. 지키려던 제자 때문에 죽게 된다니. 이거 요화가 너무 억울하겠는데~?” “아, 아니야! 그게, 나는...! 으윽...!”

화급히 자신의 부적을 집어넣으며, 분하다는 표정으로 문 앞에서 조금 비켜서는 어린 수컷.

그러자 요화의 목에서 빛이 사라지며, 천천히 요화의 몸에 다시 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소, 소우마. 나는 괜찮으니... 나서지 말거라...” “으, 으흑... 요, 요화 님...” “아직 미숙한 너로서는... 이 마왕을 어찌할 수 없느니라... 후우... 그보단 이 사악한 놈이 너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몸을 사리거라...” “그런... 그런... 하지만, 저는...”

흐으음~ 뭘까. 이 꼬맹이의 건방짐은~?

뭔가 특별 취급하는 듯한 요화의 모습도 그렇고, 어째 이 꼬맹이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좀 더러운데?

뭔가 이 미약하지만 거슬리는 듯한 느낌은... 음, 혹시...

================================================== 이름 : 소우마 종족 : 인간 레벨 : 15 ( 3760 / 12000 ) 칭호 : 신수의 자식과도 같은 어린 제자 나이 : 12세 수컷 기록 : [용사] ==================================================

오호홋? 뭐야. 이 꼬맹이가 용사라고~?

이거 혹시나 했는데 진짜였네? 어째 영 느낌이 거슬린다 싶더라니~

성은 없는데다 요화의 자식과도 같은 제자라고? 흐음? 혹시 어디선가 주워와서 요화가 엎어 키운 그런 녀석인가?

큭큭. 이거 갑자기 재미있어지는걸? 그래. 내 음수가 되려면, 곁에 소중한 용사 한 마리는 자리잡고 있어야지.

요화는 어째 외모 원툴인 느낌이고 누군가에게 빼앗는 느낌이 부족했는데. 마침 아주 잘 됐다는 느낌이야.

그럼 보자... 너무 어리기도 어린데다, 주술 때문에 어떻게 육체적으로 괴롭히는 것도 좀 애매하지?

그렇다면... 큭큭. 이 녀석은 여태까지와는 달리, 정신 쪽만을 집요하게 괴롭혀줘야겠는걸.

“...큭큭. 거기, 소우마 라고 했던가? 넌 따라와라. 요화가 많이 걱정되는 모양이니 함께하게 해주지.” “자, 잠깐! 소우마는 안되느니라!!” “마, 마왕님! 어린 아이입니다! 부, 부디 용서를...!”

내가 소우마를 지목하자마자, 내게 안겨있던 요화와 주변의 암컷들이 화들짝 놀라며 날 바라본다.

자신이 찍혔다는 것을 느낀 것처럼 식은땀을 흘리는 어린 수컷과, 가족을 지키려는 것처럼 내게 무릎 꿇으며 간청하는 주변의 암컷들.

나는 내게 기댄 요화의 폭유를 받치며, 걱정 말라는 의미로 사악한 미소를 내비쳤다.

“큭큭. 누가 잡아먹는대? 요화랑 두 시간을 함께할 텐데. 근처에 심부름이나 뒷정리를 해야할 시종 하나는 있어야 하잖아?” “자, 잠시만요...! 그렇다면, 소우마 대신 제가...!” “아니. 너희는 여기서 내 음수들의 수발을 들도록. 9명씩이나 되니 손이 많이 필요할거야.”

내가 음수들 쪽을 향해 고개를 까딱이자, 미소 짓고 있는 내 음수들을 보고서 침을 삼키는 암컷들.

교체 따윈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 의지를 느낀 것인지, 암컷들은 난처한 표정으로 몸을 떨기 시작했다.

“큭큭. 걱정 마. 그냥 혹시나 잔심부름 시킬 일 필요할까 봐 데려가는 것뿐이니까. 어차피 규칙 때문에 건드릴 수도 없다고? 그렇지? 요화?” “크, 크윽... 네, 녀석...” “큭큭... 다들. 잠시 여기서 간식이나 먹으면서 기다려 줘. 두 시간 있다 올게~” “네에~♥ 이쪽은 잘 지키고 있을테니, 다녀오세요 마왕님~♥”

다른 제자들을 보내지 말라는 내 생각을 읽은 것인지, 믿으라는 눈빛을 보내며 고개를 끄덕이는 내 음수들.

나는 유일하게 나와 요화의 수발을 들게 된 소우마를 바라보며, 녀석을 비웃는 듯한 느낌으로 지시를 내렸다.

“자 그럼 꼬맹이. 일단 앞장서서 요화의 침실로 안내해 봐.” “크, 크으윽... 너, 너...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흐으음~? 계약으로 손님 대접을 받아야 할 나인데. 이거 어째 손님에게 무례한 꼬맹이인걸~ 이러다 요화가 또 아프겠어~” “크, 크윽!? 아, 알겠, 습니다...”

분하다는 듯이 이를 악물면서, 떨리는 손으로 미닫이 문을 여는 소우마.

그렇게 나는 요화를 부축한 채, 앞장 선 소우마를 따라 은은한 촛불이 드리워진 복도로 들어갔다.

“호오오~ 승부하던 곳만 봐서 크기 체감이 잘 안됐었는데. 이거 안쪽도 무지 넓은걸? 이 본관이란 곳, 요화 너만 쓰는 거야?” “흣... 아, 아니... 내가 쓰는 곳이긴 하지만... 제자들도 돌아가며, 같이 기거를...” “하긴~ 이런 넓은 곳은 관리할 애들도 있어야 하니까. 그럼 제자들은 평소에도 돌아가면서 네 시중을 드나 보네. 어쩐지 익숙해 보이더라~”

느긋한 걸음걸이로 건물 안을 구경하면서, 요화와 함께 소우마를 따라간다.

아직 취기가 남아있는 것인지 걸음걸이에 영 힘이 없는 요화와, 그런 요화의 몸을 즐기는 것처럼 주무르는 나.

뒤에서 들려오는 요화의 신음이 분한 것인지, 앞장서는 소우마가 주먹을 움켜쥐며 부들거리는 것이 보였다.

큭큭. 새끼... 벌써부터 그러면 잠시 후에 있을 일은 어찌 감당하려고...

이 녀석, 교미가 뭔지는 알려나? 알면 아주 눈에서 피눈물이 나겠는걸? 큭큭.

“...여기 다. 아니, 입니다...” “이야아~ 역시 땅 주인에다 신수라서 그런가. 요화는 침실도 엄청나구만. 내 음수들 모두 들어와도 넉넉하겠어.” “큭... 우, 웃기지 마라... 내 침소에, 감히...” “푸흐흐. 뭐, 안심하라고. 이건 너와 나의 내기인 만큼, 억지로 데려오진 않을 거니까 말이야.”

다른 문들보다 거대해 보이는 커다란 미닫이 문. 그리고, 미닫이 문 너머로 느껴지는 은은한 불빛.

어제까지 승부에서 이기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던 걸까? 아무래도 지금 요화의 침실은, 이미 이부자리 준비가 다 되어있는 느낌이었다.

그냥 이 꼬맹이나 부려먹으려고 했더니... 큭큭. 아쉽게도 그건 나중을 기약해야겠는걸.

그럼, 제법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요화를 즐겨보기로 할까.

“큭큭. 너는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언제든지 부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 이익...! 네, 네놈, 정말 그렇게까지...! 크으윽...!” “에엥, 왜에~? 중간에 목마르거나 할 수도 있잖아? 이러는 게 싫었다면 나한테 이기거나 눈에 띄지 않게 제자 교육을 잘 시키셨어야지~” “이, 이...! 정말이지, 지독한 놈 같으니...!”

술에 취한 흔적이 보이는 불그스름한 얼굴로, 분한 듯이 어금니를 드러내는 요화.

내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눈치챈 것처럼, 요화는 선뜻 침실에 들어가려 하지 않으며 잠시 동안 날 노려보았다.

하지만 어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일까. 요화는 너무나도 분하다는 것처럼, 주먹을 움켜쥐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잠시 몸을 떨더니...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서 떨어져 자신의 자식과도 같다던 어린 제자를 마주보았다.

“...소우마. 내가 안에 있는 동안... 귀를 막고 있거라...” “요, 요화, 님...” “...걱정 말거라. 맹약의 주술이 걸려있는 이상, 내가 위험할 일은 없을 테니... 그러니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지만, 소우마에겐 말해주지 못하겠다는 듯이 제대로 말을 꺼내질 못하던 요화.

잠시 그렇게 소우마를 안심시키기 위한 단어를 고르던 요화는, 한동안 무어라 말을 하질 못하더니...

소우마를 쓰다듬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잠시 후에 보자꾸나...” “아, 요화, 님...!”

마치 체념이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숙인 채 나와 함께 침실 안으로 들어오는 요화.

그런 요화에게 손이 닿기도 전에, 나는 소우마의 눈 앞에서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미닫이 문을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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