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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72화 (673/749)

Chapter 671 - 막간 ~ 마왕과 음수들의 흔적 ~

“하아... 싫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런 마물을 시중들어야 하는 거야...?” “요화님께선 최대한 빨리 보내겠다 하셨지만... 아무래도 그렇게는 안될 것 같지?” “외모라도 좀 멀쩡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외모에다 사악한 기운까지 느껴지니, 근처에만 가도 소름이 돋는 느낌...” “그 마왕이 세상을 멸망시킨다는데 그걸 함께하고 있다니. 그 여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본관의 옆에 있는 귀빈 접대용 객사. 그 곳의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언니와 동생들.

오늘 당번으로 오게 된 저의 사저와 사매들은, 모두가 그렇듯 오늘도 마왕님의 불쾌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미리 요화님께 세상을 멸망시킬 마왕이 나타났다는 것을 듣고서, 요화님을 보좌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저희들.

하지만 실제로 본 마왕은 생각 이상으로 흉흉해서, 저희 모두 그 앞에 서면 몸을 떠는 것 외엔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두렵기 그지 없는 존재였습니다.

요화님께선 저희가 사악한 기운에 민감해서 더욱 그런 것이라고 하셨지만... 결국 그 말은, 마왕이 확실히 사악하기 그지 없는 존재란 뜻이겠죠.

그러니 지금 제 사형제들이 끔찍하단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릅니다.

“백설. 넌 요리하지 말고 쉬고 있어. 우리야 돌아가면서 시중든다지만, 너는 쉬지도 못하고 매일 상대해야 하잖아.” “그래 백설. 요화님의 주술 덕분에 우릴 건드리진 못한다지만... 그런 마물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깎여나간다구.” “아하하... 그렇게 힘든 건 아닌데...” “자. 그런 말 하지 말고. 어차피 곧 올라가봐야 하잖아? 들고 있는 건 이리 주고 가서 쉬도록 해.”

제가 들고 있던 식재료가 담긴 바구니를 가져가시면서, 조금이라도 더 쉬어두라며 배려해 주는 언니와 동생들.

아무래도 제 사형제들은 마왕에게 지목 당해 그를 전담하게 된 제가 아주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는 정말 그리 힘들지는 않은데.

오히려 제 사형제들이 배려해 주고 있는 만큼, 이전보다 더 편해진 듯한 기분입니다.

이건 아마... 마왕에게 느끼던 두려움이 상당히 사라졌기 때문이겠죠?

분명 처음 만났을 땐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두려웠었는데. 이상하게 대화를 주고 받을 때마다 그 두려움이 사르르 녹아 내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을 멸망시키니 뭐니 했었지만. 의외로 대화가 통화는 분이라서 그런 걸까요?

처음엔 절 가볍게 죽일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 흉악한 몸까지도, 지금은 어쩐지 묘하게 매력적인 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그런 남성의 몸은, 태어나서 난생 처음 보는 몸이었거든요.

남자 사형제 중에선 주술은 대충 배우면서 늘 운동만 하는 사형제도 있었는데. 그 사형제의 근육이 평범해 보일 정도의 근육이라니...

아무래도 몬스터이다 보니 그런 근육을 가지고 있는 거겠죠? 인간이나 엘프는 아무리 노력해 봤자, 그런 육체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 몸을 가지고 있어서 세상을 멸망시킬 존재라고 하는 걸까요...? 요화님의 말씀이니 틀리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대화가 통하는데다 의외로 얌전하신 분이라. 어쩐지 대화를 통해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설아! 슬슬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 방에서 소리가 줄어든 걸 보니, 이제 곧 나올 때가 된 것 같거든? ...자. 방 청소해야 되는 사람들. 다들 모이자~” “나다 싶으면 움직이렴~ 아직 어린 홍야랑 선희는 빼고~”

위층의 상황을 보러 다녀온 사매가, 기분 나쁘단 표정을 지으며 사람들을 불렀습니다.

오늘 당번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엘프 사매의 말에,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매와 사저들.

저를 포함해 다섯 명 정도가 모이자, 저희는 곧 나올 마왕의 침실을 정리하기 위해 2층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어? 모란 언니... 언니는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으응. 아니야 설아. 계속 배려만 받고 있는데. 이 정도는 도와야지.”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침실 정리를 담당할 인원에, 움직이는 것조차 불편해 보이는 모란 언니가 끼어있었습니다.

아직 한 달 정도 남았다고 들었지만, 얼마 후엔 출산을 해야 하는 모란 언니.

부풀어 오른 배 때문에 움직이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그런데 모란 언니는 저희만 보낼 수는 없다는 듯이 바구니와 걸레를 들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움직여도 괜찮으니까. 다른 건 못하더라도 침실 정리 정도는 도와줄게.” “하, 하지만 언니... 그게, 침실 정리는...” “나도 알아. 마왕이 여자들이랑 밤을 보낸 흔적을 남겨둔다며? 그런 걸 치우는데, 미혼인 아이들을 보내기는 좀 그렇잖니.” “아니 그게... 으, 거긴...”

이걸 도대체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모란 언니가 조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제 당번이었던 사형제들로부터 이야기는 들었지만, 지금 모란언니는 그 흔적이 평범한 흔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절대 평범한 흔적 같은 게 아닌데... 그걸 도대체 뭐라 설명해야 할지...

언니가 너무 놀라면 큰일날 수도 있을 텐데. 그런데 그 엄청난 광경을 표현할 말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어, 언니. 괜찮으니 내려가 있어요. 아마 언니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 “오~ 청소야? 이야. 부르기도 전에 딱 찾아오다니. 이거 다들 자세가 되어있는데?”

도저히 그 광경을 언니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늦기 전에 언니를 내려 보내려고 했는데.

그런데 저희가 도착하자마자 침실의 문이 열리며, 뿌연 증기와 함께 마왕님이 복도로 나왔습니다.

“히익...!?” “꺄악!? 저, 저건...!?”

하기 싫다는 표정이 식겁하는 표정으로 바뀌며, 비명을 내지르는 제 사매와 사저들.

이미 본 적이 있던 저 역시도, 지금 나타난 저 광경엔 신음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몸에서 후끈후끈해 보이는 증기 같은 것을 뿜으면서, 알몸으로 나타난 인간이 아닌 수컷.

무언가 흉흉해 보이는 문신이 새겨진 그 수컷의 하반신에선, 누런 젤리 같은 것이 늘어진 거대한 흉물이 자신을 과시하듯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다들 성인인 만큼 용도는 짐작할 수가 있지만. 하지만 도저히 그런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 않는 거대한 크기.

하지만 그런 저희들에게 실제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마왕님을 뒤따라 많은 여자들이 묘하게 황홀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나타났습니다.

“하아...♥ 오늘도 정말 훌륭하셨어요♥ 마왕님♥” “역시 마왕님의 말자지는 최고입니다♥ 이젠 음수의 육체에 걸맞게 된 제 유닛들조차 버거운 쾌락이라니...♥” “아앙♥ 오빠~♥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이기도 힘들어 보일 정도로 마왕님에게 달라붙으며, 아양 떠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많은 여자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인원이 아니라, 보고서도 믿기지가 않는 그 모습들이었습니다.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커다랗게 배가 부풀어 올라, 마치 임산부처럼 보이는 알몸의 여자들.

그 가랑이 사이에는 마왕님의 성기에서 늘어지고 있는 누런 액체가, 마치 무엇이 있었는가를 알려주듯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피부와 요염하게 헝클어진 머리카락들. 그리고, 마왕처럼 그녀들의 몸에서 피어 오르고 있는 후끈후끈한 증기.

누가 보더라도 저 모습들은, 저 믿기지 않는 거대한 성기와 관계를 가진 여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백설은 내 전담이라서 같이 청소하는 거야? 푸흐흐. 이거 좀 미안한걸~?” “어, 그게... 네, 네에. 맞아요...” “그래. 그럼 미안하지만 수고 좀 해줘. 어제처럼만 해주면 딱 좋을 것 같으니... 오? 잠깐. 거기 백설 옆에 있는 암컷은...”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 많은 여자를 데리고서, 저희들 곁으로 다가온 알몸의 마왕님.

뜨겁게 느껴지는 거대한 손을 제 어깨에 올리면서, 마왕님은 잘 부탁하는 듯이 제 어깨를 주물렀습니다.

그리고 그 손을 떼기도 전에, 제 옆에 있던 모란 언니를 발견하고 묘한 느낌으로 목소리를 늘리는 마왕님.

뭔가 묘한 웃음과 함께, 마왕님은 모란 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푸흐흐... 그 부풀어 오른 배... 백설분명 얼마 뒤에 출산한다던, 모란인가 하는 애지?” “아, 으... 저, 그, 그게... 아, 아아...” “큭큭. 안 잡아먹으니까 그리 겁먹지 말라고. 근데 그런 배로 움직이다니. 괜찮은거야?” “아, 아니, 저... 괘, 괜찮...”

마왕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요. 아니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이 뜨겁고 비릿한 열기 때문일까요.

모란 언니는 힘겨운 것처럼 몸을 떨면서, 마왕님께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보아하니 한 달 정도면 출산할 것 같네요? 저 정도면 제법 안정되어서 살짝 움직이는 것 정도는 괜찮답니다♥” “마침 저희도 배가 커졌는데 똑같이 배가 커진 암컷을 만나다니♥ 어쩐지 동질감이 느껴지는걸요? 쿡쿡♥”

무엇인가 재미난 것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모란 언니를 바라보는, 요화님 수준으로 가슴이 커다란 금발과 푸른 머리카락의 여자들.

모란 언니보다도 커다란 배를 지닌 두 사람은, 마치 모란 언니에게 자신들의 배를 과시하듯 언니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는 말도록 해요♥ 모처럼 생긴 소중한 아이인데, 잘못되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요?” “혹시 몸 상태가 나쁘거나 하면 말해~♥ 우리가 좋은 약을 구해다 줄 테니까♥”

부드럽게 느껴지면서 왠지 모르게 오싹한 목소리로, 모란 언니에게 흥미를 나타내던 많은 여자들.

잠시 키득거리더니 여자들은 몸을 돌려서, 마왕님과 함께 계단으로 향했습니다.

“그럼, 수고들 좀 해줘~ 침실엔 중요한 물건 같은 건 없으니, 참고들 하고~”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인 다그닥 거리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는 마왕님과 여자들.

마왕님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도, 저희는 한동안 말문이 막힌 채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묘한 기분과 함께 가슴이 뛰는 수준이지만... 모란 언니와 다른 사형제들은, 다들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상태.

한동안 그렇게 떨고 있던 저희들은, 10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간신히 진정돼서 말을 꺼낼 수 있었습니다.

“...자, 자... 처, 청소하자...”

부끄러움에 새빨갛게 물든 얼굴과 충격에 빠진 표정을 보이며, 먼저 나서서 청소를 하자고 말을 꺼낸 모란 언니.

하지만 그 모란 언니는, 침실의 모습을 본 순간 또다시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히익... 어, 언니, 이건...” “아, 아아... 맙소사... 이걸, 정말 그 마왕이...?”

제법 많은 인원이 같이 쓸 수 있는, 꽤나 널찍하게 만들어진 커다란 침실.

하지만 그 넓은 침실이 마치 누런 액체에 침수되었던 것처럼, 사방에 마왕님의 누런 정액이 흩뿌려져 있었습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많은 이불들은, 어떻게 세탁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누런 정액에 뒤덮인 상태.

이 처참하기 그지 없는 침실을 보게 되자, 경험이 있는 모란 언니와 다른 사매들이 경악하는 것처럼 신음을 내뱉었습니다.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런...” “이, 이게 정말... 하룻밤, 만에...? 어, 어디서 일부러 가져오거나 한 게 아니라...?” “아, 아니, 이런 건... 세상에. 그이랑은 너무...”

터무니 없는 광경에 한참 동안 신음하며, 멍하니 방을 바라볼 수 밖에 없던 저와 언니들.

인원이 늘었기 때문인지 어제보다도 더 심해진 광경에, 저 역시 언니들과 마찬가지로 멍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침실을 바라보다가, 제가 문득 이 머리가 어질어질한 냄새를 깊이 들이마시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쯤.

무엇인가 얼굴이 붉어진 모란 언니가, 고개를 숙이며 걸레를 들었습니다.

“...자. 다들... 어차피 해야 하는 거니까... 빨리 치우자...”

그렇게 저희들은, 무엇인가 충격에 빠져 다들 조용해진 상태로.

하나같이 붉게 물들은 얼굴을 하고서, 마왕님의 침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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