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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78화 (679/749)

Chapter 677 - 621화 - 신수들의 확인!

“...그러니 우리 카발로니아는, 암컷들에게 있어선 낙원이나 다름없는 곳이거든? 심지어 수컷들도 나름대로 행복하게 지내는 중이라고? 뭐, 안타깝게도 그 수컷들은 결국 처분될 운명이긴 하지만...”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친 놈이로구나. 그딴 걸 진심으로 구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니... 하아.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미친 놈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다.”

인상을 쓰면서 기분 나쁘단 듯이 말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불쾌하다는 감정은 보이질 않는 요화의 모습.

내 음수들이 소우마를 데리고 사라진 동안, 나는 요화와 마주보고 앉아 서로에 관해 솔직하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몇 가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뭔가 괜찮겠다 싶은 느낌이 있어서 나름대로 우리 카발로니아를 홍보해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요화는 살짝 눈을 찌푸렸을 뿐. 암컷들이 어찌 생활하고 있는지를 듣고서도 그리 역겨워 하는 듯한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큭큭. 역시... 확실히 암컷에 관해선 내 감이 정확하다고 해야 하나? 단순히 상태창만 봤을 땐 지금 단계에서 이런 얘기를 들려주는 건 좀 위험해 보였는데 말이야.

물론 적당히 순화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모든 암컷이 나만을 진정한 수컷으로 받아들인다거나 나에게 스스로 보지를 벌린다는 부분은, 아무래도 지금 들려주기엔 조금 이른 부분인데 말이야.

아마 이건 요화가 자기 제자들을 위해, 우리 카발로니아가 어떤 곳인지 알아둘 생각이라 그런 거겠지?

멸망을 막을 수가 없거나 날 어찌할 수가 없다면, 결국 본인의 제자들 역시 우리 카발로니아의 암컷들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니까 말이지.

물론 그건 요화에게 있어,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인 경우의 일일 테지만... 그래도 뭐, 본인과 암컷 제자들 만이라도 살리는 길이 있다는데. 일단 알아는 둬야 하는 거 아니겠어?

뭐, 그렇다고 해도... 요화가 카발로니아의 이야기를 꽤 진지하게 들어준 부분은 좀 놀랍기는 하네. 듣는 건 듣더라도 어떻게 질색하는 모습은 좀 보게 될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미 망해버린 열등 수컷들은 멸종시키고, 내 씨앗만으로 신인류를 만드는 게 목표란 것도 알려줬는데. 그것도 의외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 같고...

음... 하긴. 현재로선 유일하게 이 우주와 인간들을 이어갈 방법이기도 하니까. 최악이어도 뭐 별 수는 없을려나?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뭐가 됐든, 진지하게 생각해 봐 주는 건 나쁘지 않네. 큭큭.

“...하아. 어지럽구나... 도대체 여신은 무슨 생각으로 그대와 같은 자를...” “뭐어, 그래도 성욕만 유별나니 오히려 다행 아니야? 너랑 백설이 알려준 대로라면, 다른 놈이 마왕이었을 경우 정말 대학살을 벌였을 가능성도 있는 거잖아.” “...그건, 확실히 그렇기는 하다만... 하아. 조금 욕심을 버리고 남자들에게도 자비를 베풀 생각은 없는 게냐?” “전혀? 내 성욕은 오로지 암컷들을 마주할 때만 생겨나는 욕망이라고. 수컷들은 걸어 다니는 것만 봐도 기분이 나빠진다니까?”

흐음. 아무래도 요화는 날 어떻게 잘 설득하면 본인이 바라는 쪽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모양인데...

절대 받아들일 수 없지 그건. 애초에 이 육체를 가지게 된 순간부터, 난 그런 식으로 바뀔만한 상태가 아닌걸.

말 그대로 암컷을 마주한 그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이 무한하게 끓어오르는 이 느낌...

지구에서 지낼 적의 기억만 가지고 있을 뿐. 지금의 나는 이 에센티아의 암컷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태어난 마왕님이라고.

“애초에 수컷들은 구해줄 방법도 없어~ 보지나 자궁이 없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수컷 새끼들한텐 이 녀석이 서질 않거든. 푸흐흐.” “...쯧. 그래... 아예 방법 자체가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요화. 너도 그냥 이대로 날 받아들이는 쪽이...” “절대 거절이니라. 아직, 그대와의 계약이 끝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단호하게 내 말을 끊으며, 조금 굳은 표정으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요화.

어쩐지 그 표정에선, 조금 믿는 구석이 있는 듯한 느낌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제아무리 그대가 싫다고 하더라도, 내기 기간이 끝난 뒤에 본녀가 선언하면 어쩔 수 없겠지. 본녀가 그대를 마왕이 아닌 이 세상의 영웅으로 만들어 주겠느니라.”

오호라. 이 강제성을 뛴 주술이라면, 내 행동을 제약할 수 있을 거라는 건가?

처음엔 내기 종료시의 선언으로 날 죽이니 어쩌니 그랬었던 주제에. 지금은 날 영웅으로 만들어서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 라...

큭큭. 이거 재미있는걸. 과연 요화의 저 생각이, 단순히 방법이 없다는 사실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도 나와 교미했던 기억이 아른거리기 때문일까?

뭐, 어느 쪽이건 간에. 이걸로 요화에게서 날 적대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어.

“큭큭. 좋네. 내 말자지로 널 함락시킬 수 있을지 없을지. 승부다 이 말이지?” “흥... 그런 크기만 한 더러운 물건에, 본녀가 함락되어 줄거라 생각하느냐? 그 전에 네 놈이... 크흠. 아니, 어림도 없을 것이다. 이 놈.” “글쎄~ 과연 어떠려나? 저번 모습을 봐선 한 달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 음?”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말고, 헛기침을 하면서 표정을 고치는 요화.

그 아차 하는 듯한 모습에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가 생각하던 와중, 멀리 떨어진 서고의 구석에서 내 음수들이 소우마를 데리고 나타났다.

“아. 소우마...!” “오... 다들. 푸흐흐. 어때? 그 녀석이 왜 잠을 못 자는지, 이유는 좀 파악이 됐어~?”

멀쩡한 소우마의 모습에 반갑다는 듯이, 요화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옷차림 등도 가지런하고 그리 달리진 곳이 없기에, 안심을 한 듯한 요화의 저 표정.

저 표정을 보아하니, 요화는 지금 내 음수들과 소우마에게서 달라진 점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큭큭... 눈썰미가 조금 부족하신걸. 요화 씨? 평소에도 윤기가 흐르는 매끄러운 피부이긴 하지만. 지금 내 음수들의 피부가 땀이라도 흘린 것처럼 반짝이고 있는데 말이야.

그런 상황에서 소우마의 저 반질반질한 얼굴은... 푸흐흐. 아마 저건 내 음수들이 껴안아 준 흔적이겠지?

내 음수들과 피부를 접촉하면서, 수컷에게 발정제나 다름없는 체취를 들이마셔 버리다니...

소우마 쟤는 이제 끝났네 그냥. 저런 나이에 내 음수들과 접촉해 버렸으니까. 더 이상 수작을 부리지 않는다고 해도, 올바른 수컷으론 성장할 수 없겠어.

“아... 요화 님...” “그래 소우마. 몸 상태는 좀 어떠냐? 뭔가 이상한 짓을 당하진 않았고?” “...네. 그냥... 누나들이랑, 이야기를 좀 했을 뿐이에요...”

음~ 요화가 다가갔는데도, 세레스와 리즈벳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저 모습...

그러면서도 다가온 요화의 가슴을 빤히 쳐다보다니. 이거 정말 발랑 까진 꼬맹이인걸. 큭큭.

저 꼬맹이.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되려나? 수컷으로서 암컷들의 장난감이 될 수도 있을 거고. 아니면 수컷의 기능을 포기하고 암컷에 가까워 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뭐, 어느 쪽이건 나와 내 음수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면 그만이니까. 어디 오늘 저녁에도 저 꼬맹이에게 교미 시중이나 맡겨야지.

...물론, 이번에도 발기 부전이 오지 않을 경우의 얘기지만...

“아~ 너무하네요 요화 님♥ 저희가 소우마를 어찌 할거라 생각하신 건가요?” “쿡쿡♥ 안심하세요♥ 그냥 몸 상태를 파악해본 것뿐이랍니다♥” “덕분에 임시 조치이긴 하지만, 적당히 마법적인 처치를 좀 해둘 수 있었어요♥ 아마 오늘부터는 잠을 못 자는 일은 없을 거에요♥” “아, 그, 그런가... 으음. 의심해서 미안하구나...”

푸흐흐. 글쎄... 실제로 잠을 잘 수 있을지 없을지는,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뭐, 그래도 내 음수들이니까 적당히 의심사지 않게 잘 처리했겠지?

이걸로 정말 소우마가 잠을 잘 수 있게 된다면, 내 음수들 역시 요화와 제법 가까워 질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비록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줬다지만. 마음의 거리는 정보만으론 좁힐 수가 없는 법.

앞으로 우리들과 더 친해지면서, 쾌락이 무엇인지 배워보라고. 요화.

“뭐어. 임시조치라고 한 만큼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겠지. 만약 효과가 없으면 제대로 준비시켜서 살펴봐줄게.” “...흥. 본인은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면서 잘도 말하는구나. 도대체 왜 이런 놈을 따르는 건지...” “아핫♥ 너무 그러지 마세요♥ 요화 님도 곧 알게 되실 테니까♥” “우월한 수컷에게 지배당하는 기쁨...♥ 그 기쁨은, 암컷이 그 수컷을 위해 뭐든지 해주고 싶게 만드는 법이랍니다♥” “...크흠... 그대들도 너무 쾌락만 쫓지 말거라. 세상엔 더 중요한 것도 잔뜩 있으니...”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애매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음수들에게서 넘겨받은 소우마를 데리고 돌아갈 낌새를 보이는 요화.

더 이상 서고에서 볼 일이 없어진 나와 내 음수들 역시,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푸흐흐. 요화. 앞으로 여기저기 구경해 봐도 되는 거지? 그 왜 온천 쪽을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데 말이야.” “...하아. 싫다고 해도 듣지를 않겠지 그대는... 얌전히 둘러본다고 약조하면 허락해 주마.” “걱정 말라고. 사고칠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아. 허락해주는 김에. 오늘 승부는 점심 먹고 바로 시작하는 게 어때?” “글쎄... 그건 청야와 호월에게 물어보도록 하마.”

함께 서고를 나가며 친근하게 들러붙는 나를, 살짝 표정만 찡그리면서 순순히 상대해주는 요화.

들어올 때와는 달리 제법 친해진 듯한 모습으로, 우리들은 천천히 서고를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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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성염파!!”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렇게 서고를 즐기고 나와서, 점심을 먹고 나서 한동안 여유를 즐기던 나와 음수들.

요화에게서 승부에 대한 대답이 오지 않아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할 때쯤, 요화는 제자 중 한 명을 보내 또다시 날 산의 정상으로 불렀다.

내 대답도 듣지 않고서 산의 정상에 모여있던 요화와 다른 신수들. 건방진 느낌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 바로 승부를 시작했는데...

어째 이번엔 저 키가 작은 호월이란 놈이 나와서, 내게 살짝 붉은빛이 감도는 새하얀 장풍을 연속해서 쏘아댔다.

“호정성염파! 호정성염파!” “키에에에엑! 시끄러 새꺄! 기술명 안 외치면 쓰질 못하냐!?” “흥...! 뭘 모르는 놈 같으니. 네 놈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외쳐주는 것이다! 호정성염파!” “꺄아악!! 그거, 참...! 드럽게 아프고 고맙구만...!!”

새애끼. 그런 깊은 뜻이 있을 줄이야... 난 또 중2병에 걸린 또라이인줄 알았지.

근데 뭐 별로 도움은 안 되는걸. 어차피 피할 수도 없는 공격이잖아 이거.

상쇄조차 못하고 그냥 얻어맞기만 해야 하는 공격이니... 쯧. 계속 이렇게 맞으니 기분은 참 더럽네 이거.

...근데. 어제 청야란 녀석의 공격보단 덜 아픈 느낌인걸. 이 새끼가 청야란 놈 보단 약한 건가?

내 음수들 말론 청야란 녀석보다, 이 녀석이 좀 더 까다로웠다고 하던데... 흐음...

난 더럽게 아픈데 바닥이나 주변이 멀쩡한 것도 그렇고. 도대체 이게 무슨 공격인지 알 수가 없네.

뭔가 내가 아는 방식의 공격인 것 같기도 한데... 으음. 어디서 봤더라 이걸...?

“...하아. 여기까지야. 백선. 이 이상은...” “그래. 수고했느니라 호월.”

한동안 저 장풍을 몇 십 번인가 쏘아내다가, 땀을 살짝 흘리며 백선을 돌아보는 호월.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녀석에게, 백선은 무표정하게 부채를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큭... 수고는 얻어맞은 나한테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후후. 그래. 그대도 맞느라 수고했느니라.” “크아~ 뭐어. 맞다 보니 맞을만한 느낌인데 뭐. 생각보다 저 두 수컷이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양이야? 푸흐흐.” “...흥.”

내가 칭얼대며 칭찬해달란 듯이 말하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눈웃음을 내비치는 백선.

그런 백선을 호월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바라보았다.

쳇. 백선... 도대체 저 녀석들에게 뭘 시킨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맞다 보니 이거 생각보다 버틸 만 하거든? 아무래도 네가 제안한 이 승부론 내가 쓰러질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뭐, 애초에 날 쓰러트리는 게 목적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 찝찝하니까. 오늘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확실히 들려줘야겠어.

“자아. 그럼. 이번 승부도 마왕의 승리로구나. 요화. 이의는 없겠지?” “...그래. 이미 승낙한 일이니 말이다.”

푸흐흐. 꽤나 깔끔하게 인정하는걸. 서고에서 얘기한 것 때문에 조금 내가 친숙해졌기 때문인가?

왜 그리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깔끔하게 인정하면 나야 편하지. 이제 돌아가서 확실하게 즐겨보자고.

...내 말자지의 상태만 좋다면 말이지.

“그래. 그럼 내려가볼까? 마왕 저 녀석이 꽤나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니 말이다.” “...하아. 한심하군... 어쩌다 저런 녀석을...” “푸흐흐. 이봐 청야 형씨. 같은 지구 출신끼리 너무 그러지 말자고. 응?” “쯧. 네 녀석이 한 짓을 보았는데 잘도 그런 말을.... 참으로 뻔뻔한 놈이로군...” “뭐가? 아~ 요화의 성인 제자들? 걔들이야 뭐 멀쩡하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말라고. 큭큭...”

뭔가 불쾌함을 참는 것처럼 날 무시하는 두 수컷과,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마리의 암컷.

앞장서서 내려가는 그들에게 말을 걸면서, 나는 내 음수들과 함께 다시 요화의 거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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