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89 - 630화 - 요화의 변화, 백선의 선택! (4)
다짜고짜 교미하자고 들이대는 불쾌할법한 내 요구에, 원하는 대로 하라는 듯이 스스로 다리를 벌리는 백선.
그렇게 다리를 벌린 백선의 표정에선, 교미에 대한 아주 약간의 기대감조차 보이질 않고 있었다.
흐음... 그래... 이 마왕님이 말자지도 과시해 주면서 교미하자고 한 건데. 흥분은커녕 전혀 기대되지도 않으신다...?
이 말자지에 범해져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단 말이지? 흐응... 과연, 언제까지 그런 태도가 유지될까?
어디 한 번 보자고 백선. 네가, 신수가 아닌 나의 가축이 되어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말이야.
“후후. 설마 본녀가 말의 성기와 관계를 가지는 날이 올 줄이야...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구나.” “...생각해보니 말에 해당하는 짐승이 없는 동네니까. 이런 수간 비슷한 경험은 처음이겠네? 그래도 6000년씩이나 살았는데, 그 동안 몬스터랑 하고 싶은 욕망 같은 건 없었어?”
반쯤 누워 다리를 벌리고 있는 요화 앞에 말자지를 과시하며 다가가자, 내 말자지를 바라보며 재미있다는 듯이 살짝 미소를 짓는 백선.
그런 백선을 자극하고 싶은 마음에 다소 모욕적인 질문을 건넸는데. 그런데 백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가만히 고개를 내저었다.
“글쎄... 애초에 우리 신수의 몸은 성욕 자체가 약하니 말이다... 몬스터는 물론이고 인간이나 신수들이 상대여도, 그리 하고 싶다는 욕망은 생기지 않더구나. 본녀가 이렇게 관계를 가지는 건, 신수의 몸이 된 이후로 처음... 아니, 두 번째로 경험하는 것이구나.” “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조금... 설마 자위 같은 것도 안 했던 건 아니겠지?” “후후. 본녀는 지구인이었던 시절에도 시대가 그렇다 보니, 자위 같은 것은 그리 한 적이 없다만?”
실화냐 이거... 아무리 그래도 6000년이 넘도록, 교미를 단 한 번밖에 안 해봤었다고?
전생에서 해봤던 경험이 전부? 그것도 자위 같은 것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하아... 이럴 수가... 백선이 이렇게나 불쌍한 암컷이었다니...
이러니 정신병이 생기는 게 당연하지. 아니, 완전 지옥 같은 삶을 살고 계셨네 이 누님은.
“하아. 세상에... 신수들 중에선 아이를 가진 신수도 있다던데. 근데 너는 왜...” “후후. 그것도 뭔가 오해를 하고 있구나. 아이를 가졌던 신수들은, 다들 본인의 의도로 아이를 가졌던 것이 아니니라.” “...뭐? 그건 또 무슨 얘기...” “상대방 쪽에서 그 신수를 과하게 사랑해, 흥미가 없던 상대방을 억지로 범한 것이니라. 그렇게 억지로 관계를 가졌던 신수들은, 상대방을 배려해 별 수 없이 아이를 가졌던 것이지.”
오 세상에 여신이여... 이건 또 뭔 정신 나간 얘기가...
그럼 신수의 자식들은 거의 강간에 가까운 관계로 만들어진 것이다...? 아니, 그걸 또 가만히 낳아준다고?
“그마저도 남자인 신수들은 상대방에게 제대로 욕정을 하지 못해 사례가 거의 없었지. 어느 집착이 심한 엘프가 그 신수를 위한 발정제를 만들어서 간신히 아이를 얻었다던가?” “...하아. 그런 미친년이...” “헌데 그것도 먼 과거의 이야기일 뿐. 지금 신수들은 애초에 자식을 가지지 않기로 합의한 상태이니라... 어째서인지, 아느냐?” “응? 아니, 모르겠는데...”
다리를 벌린 채 나를 바라보는 백선과, 그런 백선의 팬티 위에서 시동이 걸린 채 꿈틀거리고 있는 내 말자지.
끈적한 액체가 늘어지고 있는 내 말자지를 힐끔 살펴보더니, 백선은 무심한 느낌으로 곰방대를 입에 물었다.
“...신수의 피를 이은 자식들은 모두, 육체는 멀쩡했지만 영혼이 불안정한 미숙아들 이었느니라. 아무리 애를 써도 영혼이 육체에 안착되질 않아서, 10년도 채 살지 못하고 영혼이 소멸했었지...” “흐엑... 그런 안타까운 일이...” “그것이 신수로서 세상을 안정시키는 데에만 집중하라는 여신의 뜻이란 것을 알게 되어서 말이다... 그걸 알게 된 뒤로 우리 신수들은, 불쌍한 생명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인간들과 조금 거리를 두게 되었지. 신수 각자의 영역을 가지기 시작했던 게 그 무렵부터이니라.”
뭔가 여신을 원망하는 것 같기도, 그걸 부질없다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한 백선의 표정.
조금 안타까워하는 내 감정을 느낀 것인지, 백선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 말자지에 손을 뻗었다.
“그렇기에 요화는 신수들 중에서도 특이한 편이니라. 자식을 가질 수가 없다면 버려진 아이라도 키우고 싶다며 계속 고집을 부려서... 결국 요화만이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제자로서 키우고 있는 상태지. 후후. 아이를 원할만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요화는 기억이 없으니 도통 알 수가 없구나.” “...그렇군. 신수들끼리의 합의를 무시할 정도로, 요화가 그렇게나 아이를 원했다는 말이지...” “뭐어, 합의라고 해도 강제는 아니니 말이다. 애초에 요화는 마지막으로 나타난 신수인 만큼, 강제할만한 신수도 없었느니라.”
왠지 모르게 요화를 신경 쓰는 듯한 말을 하면서, 백선은 꿈틀거리고 있는 내 말자지를 확인해보듯이 가볍게 주물렀다.
어쩐지 흘러나오고 있는 수컷의 즙에 관심이 있는 듯한, 기묘한 시선의 위치.
뭔가 암컷으로서의 감정이 읽히지 않는 백선이지만. 왠지 모르게 ‘저 수컷 즙이라면...’ 이라는 느낌으로 내 쿠퍼액을 관찰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선이었다.
어쩌면 백선의 목적은... 단순히 삶이 괴로워서, 자살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런 괴로운 상황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걸지도?
생각해보면 내 영혼이 아무리 불안정하다고 해도, 어차피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백선에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데... 그런데 굳이 내 영혼을 완성시키려 하고 있고...
혹시 백선 얘... 영혼이 완성된 나라면, 요화나 본인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는 거 아니야?
여신이 수작부릴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과는 별개로, 죽기 전에 멀쩡한 아기를 낳을 수 있을지 확인해 보고 싶은 거지.
그러면 그토록 임신하고 싶어하는 요화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고. 본인도 죽기 전에 색다른 즐거움과 자기 핏줄을 남길 수도 있고...
음... 이거, 뭔가 촉이 오는데...
“...백선. 혹시, 반쯤 억지로 자식을 낳았다는 신수들... 그거, 너도?” “...후후. 의외로구나. 내가 갓 신수가 됐을 무렵의 일이라 저 세 사람도 모르고 있는 것인데. 설마 그걸 알아챌 줄이야...” “아니, 뭐, 느낌이 그렇다 보니... 아무튼 그렇다는 건, 내 영혼을 완성시키려는 게 내가 너랑 요화를 임신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뭐 그런 거야?” “뭐, 비슷하느니라. 그리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만,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 여흥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내 말자지를 주무르는 백선의 손이, 뭔가 감정이 실린 것처럼 힘이 더해진다.
뭔가 허무하게 보이는 듯한 기묘한 미소. 그 미소 속에 들어있는 약간의 기대감.
뭔가 이제서야 요화의 표정에서, 암컷의 본심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설마 단 한번에 임신할 줄은 몰랐다만... 딱히 원하지도 않던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서 그 아이가 죽는 걸 보는 건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지.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괴로워하던, 이젠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상대 쪽도 말이다.” “그래...” “이 괴로운 신수의 삶에서 다른 건 상관없지만, 그때의 기억만이 미련처럼 사라지질 않더구나. 죽을 땐 죽더라도 그 미련을 떨칠 수 있을지, 본녀는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었도다.” “그렇단 말이지...” “물론 영혼이 완성된다고 해서 그대가 본녀나 요화를 임신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임신하지 못할 가능성도, 영혼이 미숙한 아이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 나는 그렇다 쳐도, 그대나 요화는 여러모로 특이한 상태이니 말이다.”
이전 생의 기억이 없는 요화도, 나처럼 영혼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말일까.
해봐야 안다는 듯이 키득거리던 백선은, 뭔가 면적은 넓지만 나름 끈팬티라고 부를만한 팬티를 풀어 자신의 성기를 내게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되지 않느냐?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그대는 여신에게서 벗어나 원하던 대로 신인류를 만들 수 있고, 요화는 그리도 원하던 아기를 가질 수 있지. 겸사겸사 본녀도 미련을 떨쳐버릴 수 있는 것이고 말이야.” “...흥...” “네가 원한다면 몇 명이고 낳아주도록 하마.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은 아니니, 태어난 아기들이 어떻든 간에... 네가 만족한 이후엔, 본녀를 죽여줬으면 하는구나.”
내가 원하는 대로 즐기게 해 줄 테니 자신의 남아있는 앙금을 풀어주고, 이후에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하고 있는 제멋대로인 암컷.
가축도 아니면서 스스로 내게 보지를 벌리고 있는, 건방진 암컷의 이야기였다.
“그대에겐 이득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냐? 그래도 너무 고마워하진 않아도 되느니라. 본녀도 그대를 통해 미련을 떨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아.” “본래라면 지금 그대와 관계를 가지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그대가 하고 싶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 자아. 얼마든지 즐겨 보거라 마왕. 다만 본녀도 이런 짐승의 성기는 처음이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거라.”
수천 년간 제대로 된 교미도 못해본 보지를 벌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핑크 빛 속살을 보여주는 백선.
분명 수컷을 유혹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 모습은 내가 바라는 암컷의 모습이 아니었다.
수컷에게 굴복해서. 그 수컷을 만족시키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는, 그런 암컷의 모습이 아니라...
수컷 쪽이 원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바라는 것만을 채우려고 하는, 참으로 오만하고 건방지기 그지 없는 암컷의 모습.
제멋대로 내가 만족할거라 생각하면서, 자신의 거미줄 친 보지를 들이밀며 원하는 대로 하라는 백선의 모습에...
나는 그대로 말자지를 휘두르며, 보지를 벌리고 있던 백선의 뺨을 후려쳤다.
“이 시건방진 암컷이! 감히 이 마왕님께 명령을 해!?” “꺄악!? 왜, 왜 그러느냐!? 설마 본녀가 그대를 화나게 한 것이야?”
설마 여기서 뺨을 얻어맞을 줄은 몰랐다는 듯이, 화를 내는 나에게 당황하며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백선.
나는 그대로 몸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옷자락을 잡아 뜯으며, 짜증으로 꿈틀거리는 육체를 해방시켰다.
“감히 암컷이 이 마왕님께 말이야...! 뭐!? 얼마든지 낳아줄 테니 원하는 대로 즐기다 죽여달라고!?” “그, 그래... 그대는 어차피... 모든 암컷을 지배할 생각이니, 본녀에 집착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하아. 이 멍청한 암컷이...! 이 마왕님을 다 즐긴 암컷을 내다 버리는, 그런 쓰레기로 보이는 거냐!?”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뺨을 붙잡은 채 멍하니 날 바라보는 백선.
알몸이 되어 거칠게 갈기를 쓸어 넘긴 나는, 그대로 몸을 숙여 백선의 다리를 붙잡았다.
“내가 지배하는 모든 암컷들은! 억지로 이 마왕을 섬기는 것이 아니야! 열등한 수컷에게서 해방되어, 우월한 수컷인 이 마왕을 만나서...! 내게 복종하며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이 마왕의 암컷들이라고!” “하, 하아...? 그대, 지금 무슨 말을...” “감히 내 앞에서 그런 행복을 경험하고도 죽을 거라고 했겠다!? 하! 좋아! 그 생각이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 너의 이 나이만 쳐먹은 몸뚱아리가 확실하게 깨닫게 만들어주지! 어디 이 마왕님이 주는 쾌락이 죽음의 유혹을 능가하는지, 확실하게 비교해 봐라!”
감정이 읽히지 않는 느낌은 온데간데 없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백선의 저 표정.
마침내 읽히기 시작한 백선의 표정을 확인한 나는, 그대로 백선의 가랑이 사이를 향해 머리를 처박았다.
“꺄, 꺄악!? 자, 잠깐 그대...! 지금 무슨...!?” “닥치고 가만히 있어! 오늘 네가 바라는 대로 천국으로 보내줄 테니까!”
아마 백선이 경험한 실좆보다도 더 두꺼울 우둘투둘한 혀가, 6000년간 숙성된 보지에 파고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