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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698화 (698/749)

Chapter 697 - 638화 - 신수의 소중한 제자와, 늘어가는 마왕의 즐거움! (3)

음수와 비견될만한 음란한 가축이 될 백선을, 준 음수로 대우하기로 결정한 뒤.

나는 백선과 내 음수들에게 여태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몇 가지 의문과, 요화의 수컷 제자들에게 생긴 묘한 감정을 공유했다.

“어머. 확실히... 저희도 다른 수컷들은 안 그런데. 요화의 수컷 제자들은 죽이기가 좀 찝찝한 느낌이네요...?” “그러네? 필요하면 어떻게 죽일 수는 있을 것 같지만. 그러기보단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괴롭혀주고 싶은 느낌인걸? “음수가 된 이후로 마왕 이외의 수컷들은 모조리 찢어버리고 싶은 느낌이었는데... 이거 참 신기한 느낌이군...”

일단 다른 의문들은 둘째치고, 내가 수컷들을 죽이고 싶지 않게 되었다는 것에 놀라워하던 음수들.

심지어 나뿐만 아니라 내 음수들 역시, 요화의 수컷 제자들에 대한 감정이 약간 달라진 모양이었다.

이건 아마 나와 영혼이 맺어진 음수들이라, 내게 생겨난 이 감정이 음수들까지 영향이 간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음수들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건 조금 놀라운걸? 아니, 그러면 이 감정은 내 영혼에 새겨진 거란 말이야?

“흐음. 과연... 그대를 변화시키긴 상당히 어려울 거라 생각했었다만... 요화의 제자들로만 한정된 변화가 나타난 것인가...” “이게 그 영혼을 다듬는 그거 때문이지? 아직 미완성이긴 하지만 준 음수가 될 너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이게 나한테 좋은 것 같아? 아니면 나쁜 것 같아?”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던 이전과 달리, 이젠 나에게 애정과 충성심이 생겨버린 백선.

아직 준 음수로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의 상태 만으로도 백선이 나를 위험에 빠트릴 일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0번 정도 더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 가축화 교미. 그렇다는 건 지금, 백선은 1/10 정도밖에 완성되지 못한 것이지만...

그래도 내 음수들이나 가축들이 나에게 가진 애정을 생각해보면, 그 1/10의 애정조차 나를 사랑하는 연인으로 여길만한 어마어마한 애정일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내게 찰싹 달라붙어서, 진지하게 내 질문을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

그 동안 얼마나 속에 숨겨두고 있는 게 많았는지, 어디 한 번 공개해 보라고. 백선.

“글쎄... 일단 이것부터 확인해 봐야겠구나. 청야나 호월에 대해선 뭔가 생각이 달라진 게 있느냐?” “흐음... 그 두 새끼라...”

본인도 아직 뭔가 확실하지 않은지, 백선은 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청야와 호월에 대한 감상을 물었다.

그 두 녀석도 내게 수성력을 날려댔으니, 아마 두 녀석에 관해서 변화된 점이 있는지 묻는 것일 터.

하지만 글쎄... 청야와 호월. 그 별볼일 없던 두 새끼라...

...별로? 딱히 그 놈들에 관해서는 크게 생각이 달라지진 않은 것 같은데?

암만 같은 지구 출신의 영혼이라고는 하지만.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크게 의미는 없고...

그 새끼들은 긴 세월을 살아온데다, 나를 포함해 서로 인간이 아니게 되었으니까. 이건 오히려 에센티아의 인간들보다 거리감이 있는 듯한 느낌이지.

마치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방과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된 그런 기분?

공통점에 약간의 반가움을 느낄 법도 하지만. 너무 미묘한 공통점이라 별로 친근감을 느끼기는 어려운 그런 반가움이지.

오히려 그것보단 날 위협할만한 수컷들이 있다는 게 거슬리는데? 다른 수컷들이야 정말 손에 꼽히는 용사가 아닌 이상 벌레나 마찬가지지만. 그 새끼들은 그런 손꼽히는 용사들이랑 비교될만한 신수잖아?

물론 기습이라도 당하지 않는 이상 그놈들 역시 그냥 좆밥새끼들일 뿐이지만. 그래도 기습이라도 노려볼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게 영 거슬려.

상관만 없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죽여버리고 싶은데... 음. 아무래도 그 두 새끼에 대한 건 별달리 달리진 게 없는 모양인걸?

“...아니. 그다지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처음 봤을 때랑 마찬가지로, 눈에 거슬리는 수컷 새끼들이라 그냥 죽여버리고 싶단 느낌이야.” “후후. 정말 그대는 다른 수컷의 존재를 조금도 용납하지 못하는구나. 그래도 같은 고향 출신이라고 조금은 봐주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에이~ 에센티아에서 지구는 무슨... 기억만 있을 뿐, 우린 지구에서 살던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존재잖아?” “흠... 그래. 그리 생각한다면... 일단 그 아이들의 처우는 다음에 얘기하기로 하고...”

그래도 상당히 긴 시간을 알고 지냈다고, 그 녀석들을 죽이기가 꺼려지는 것일까?

백선은 조금 슬퍼 보이는 듯한 아련한 미소를 짓더니, 청야와 호월에 대한 이야기를 뒤로 미뤘다.

...뭐, 지금이야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겠지만... 그래도 걱정은 하지 말라고. 백선.

내 음수들과 비견될만한 준 음수로 완성되는, 바로 그 순간.

그놈들이 얼마나 열등하고 쓸모 없는 존재인지를 깨닫고 네 손으로 그 녀석들을 죽이고 싶어질 테니 말이야.

“그렇다면 지금 그대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요화의 수성력 뿐이란 말이로구나... 흐음... 역시 그런 것인가...” “호오. 역시라니. 뭔가 이거다 싶은 거라도 있어?” “본녀도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만... 이전부터 그렇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라, 아마 확실할 것 같구나.”

내 품에 안긴 채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본인이 생각했던 대로란 듯이 말하는 백선.

잠시 내려놓았던 곰방대를 다시 입에 물더니, 백선은 음수들에게 받은 것 같은 말정액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내 가슴에 손을 올렸다

“수성력이란 것은 영혼을 다룰 수 있는 자... 즉, 신수 이상의 존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영혼에 직접 가할 수 있는 힘이니라.” “음. 음. 그렇지...” “그대의 영혼은 지금 미완성된 원석과도 같은 상태. 때문에 본녀는 저 아이들의 힘으로, 그대의 영혼을 다듬고 있던 것이지.” “그래... 에세르만을 지닌 신성한 신수들인 만큼, 내 영혼에 약간의 에세르가 없었으면 그대로 정화 당했을 거라고 했지?”

내 음수들에게도 설명을 해주려는 것처럼, 수성력이란 힘에 대해 재차 설명을 해주는 백선.

거기서 백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전에 보지 못한 퇴폐적인 느낌으로 또다시 담배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하느니라. 그대가 순수한 에세르의 영혼이었다면 수성력의 힘이 그대의 영혼을 충만하게 만들었을 테지만... 대부분이 테세르에 물든데다 무지막지한 규모의 영혼이라, 조금씩 깎이며 다듬어지는 것이지.” “규모가 작았어도 위험했던 건가... 뭐 그거야 그렇다 치는데. 다른 놈들은 영향이 없는데 왜 요화의 수성력만 내게 영향을 끼친 거지?”

나를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론 결국 내게 큰 해를 끼치지 않은 백선의 생각.

백선이 다른 신수들을 설득했던 말과는 달리 죽지도 선해지지도 않았으니, 결국 백선이 제안한 승부는 내 영혼만을 완성시켜주는 좋은 선택지였단 것이다.

뭐, 요화에게만은 약간 영향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웃으며 넘어갈만한 수준이잖아?

궁금하니 왜 영향을 받은 건지 정도만 확인해 보자고. 그래야 계속 진행해도 될지 판단이 될 테니까 말이야.

“그건 아마, 그대와 요화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니라.” “흠? 요화가 나랑... 비슷하다고?”

수컷과 암컷. 에세르 기반 신수와 테세르 기반의 신수 비스무리한 마왕.

공통점이라곤 짐승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 외엔 없는 나와 요화인데. 백선은 그런 나와 요화를 비슷하다고 하더니, 손으로 내 꼬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넘어온 요화는, 뭔가 찌꺼기처럼 남아있던 에너지로 넘어온 것인지... 영혼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넘어왔느니라. 요화의 기억이 없는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지.” “흠. 흠. 그래서?” “말하자면 요화의 영혼은 그대처럼 미완성인 상태란 것이니라. 물론 단순히 완성되지 못한 그대와 달리, 요화는 영혼이 찌그러진 쪽에 가깝다는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여신이 모종의 이유로 신수 만들기를 그만뒀는데. 신수를 만들 때 이용하던 에너지가 조금 남아있었고...

그 에너지가 사용되어서 요화가 넘어왔는데. 불안정하게 넘어오다 보니 영혼이 온전하게 넘어오질 못했다?

지금 말하는 걸 보면 수성력으로도 복구 못하는 손상이었던 모양이지? 흐음... 과연...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겠어...

“본래 신수들은 영혼이 인간이었기에, 몬스터의 육체에 깃들었어도 인간의 모습이 더 영혼에 맞느니라. 그래도 몬스터의 육체라고 짐승의 모습을 갖출 수는 있지만, 뭔가 갑옷을 걸친 듯한 답답함이 있지.” “엥? 그래? 나는 오히려 말 형태가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데... 지금 모습은 갑옷 정도는 아니어도, 팬티에 티셔츠 정도는 입은 것 같다 해야 하나...” “그게 바로 요화와 그대의 공통점이니라. 요화 역시 완벽한 인간형보단, 꼬리와 귀가 드러난 반인반수의 모습을 가장 편안하게 느끼고 있으니까.”

오호라... 그러니까 요화는 나처럼 짐승 모습이 가장 편하다 까진 아니어도, 인간이 아닌 구미호의 모습 쪽을 더 편안하게 느낀다는 말이지?

그렇다는 건 결국 나와 요화의 영혼은, 영혼이 기억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형태보단... 영혼이 깃든, 이 육체의 형태를 더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고?

뭔가 나와 요화의 영혼이 짐승에 가깝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아니, 딱 그건가?

흐음... 그렇다는 건 역시, 내가 추측하던 대로 내가 완벽한 인간이 되지 못하거나 다양하게 육체를 바꿀 수 있는 건... 내 영혼이 외형의 틀을 확실하게 지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가 보네.

“그대와 요화 모두 짐승에 가깝다는 공통점 때문에, 요화의 수성력이 다듬는 정도가 아니라 그대의 영혼에 살짝 깃든 것 같구나. 그 때문에 요화의 감정 일부가 그대에게 전달된 것이고...” “푸흐흐. 하필이면 어린 수컷 제자들을 소중히 여기는 감정이 전달되다니. 암컷들이랑 성인인 수컷들은 별로 소중하지 않은 건가?” “후후. 요화 그 아이가 자기 제자들을 얼마나 아끼는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 그보다는 가장 걱정 되는 것이 어린 남자아이 들이라, 그 감정만 그대에게 깃든 거겠지.”

잠시 내 꼬리를 만지면서, 나와 요화에 대한 거의 확실해 보이는 추측을 말해주던 백선.

백선은 내 의문에 키득거리며 미소를 짓더니, 리즈벳과 세실리아가 한참 봉사중인 내 말자지를 슬쩍 쓰다듬기 시작했다.

“자기 제자들을 본인의 자식처럼 생각하는 요화인데. 그런 요화에겐 어린 아이들이 성인이 된 아이들보단 더 걱정스러울 터... 거기다 그대는 수컷들을 모두 제거하려고 하니, 요화는 그 어린 남자아이들이 가장 걱정이었을 게다.” “큭큭. 과연. 그래도 암컷들 쪽은 크게 위험할 일이 없을 거라 봤던 건가...” “의식하진 않았겠지만 아마 그렇겠지. 그리고 성인인 수컷들 쪽은, 그래도 성인인 만큼 아이들보단 우선 순위가 뒤로 밀려났을 테고 말이다.”

푸흐흐. 과연... 확실히 그렇다면, 어째서 어린 남자애들만 죽이고 싶지 않았던건지 이해가 되네.

어린 남자애들과는 달리 마네킹으로 만들어둔 수컷 놈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부술 수 있을 것 같아 뭔가 이상했는데 말이야.

처음엔 내가 어린 수컷들에게 흥미를 느끼는 쇼타콘이 된 줄 알고, 조금 식겁했거든? 그런데 이게, 그런 감정이 아니라 걱정되는 마음이란 말이지?

큭큭... 어쩐지... 아무리 어리다 해도 수컷들을 거북하게 느끼지 않게 된 게 너무 이상했는데. 그렇게 찝찝하게 여길만한 일은 아니었네.

뭐, 거북함이 사라지면서 내 성욕을 그 녀석들에게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막 암컷처럼 욕정을 느끼는 건 아니니까. 그냥 안심해도 되겠어.

...그나저나, 소우마와 그 꼬맹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이라...

흐음... 그래도 수컷들인데... 이런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곤란하겠지...?

“...백선. 그 영혼을 다듬는다는 거, 꼭 필요할까?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컷들을 남겨놓긴 영 그런데...” “흐음. 본녀는 어지간하면 계속 했으면 하는구나. 본녀도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 역시 여신이 수상하다 느끼고 있지 않느냐?” “흠. 그렇기는 한데... 이거 참. 뭔가 불안 요소를 가지고 가는 것 같다 해야 하나...” “그대는 수컷들을 남기는 걸 불안하게 여기는 모양이다만... 그래도, 여신이라는 불안 요소를 가지고 가는 것보단 낫지 않겠느냐?”

내 영혼이 여신에게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정말 위험하다 여기고 있는 것일까?

여신의 이름을 말하며 진지한 표정을 내비친 백선은, 고개를 흔들며 내 말자지를 주물렀다.

“여신을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알고 있는 세계수조차, 여신에게 수상함을 느끼고 완전히 등졌느니라. 여신의 힘을 조금 넘겨받아, 반신에 가까운 그녀가 말이다.” “...그녀? ...잠깐. 세계수가 반신에 가깝다고?” “후후. 몰랐느냐? 이 행성을 안정시키고 있는 만큼, 세계수는 사실상 반신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있느니라.”

어, 어? 반신...? 고작 해봐야 물질적인 육체를 지닌 생명체 따리가?

여신의 힘을 조금 넘겨받았다고? ...이거 갑자기 세계수가 정말 어마어마한 존재처럼 느껴지는데? 그거 나무 맞아?

“본녀는 죽음을 원하던 때에도, 그대를 보자마자 영혼을 완성시키고 세계수로 인도해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느니라. 아마 세계수는 여신이 버린 이 세계를, 그대가 구원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겠지.” “...그거 괜찮은 거야? 난 일단 수컷들을 절멸시키고, 암컷들만 모아서 새로운 인류를 만들 생각인데?” “후후. 아마 괜찮을 게다. 세계수 역시 이 세상이 위험하단 것을 알고 있으니... 아니, 세계수는 이미 그러한 그대의 생각까지도 알고 있을 테지.”

결국 문제가 되는 인류의 존재를 뜯어고쳐, 세상을 안정시키겠다는 나의 과격하면서도 음란한 사상.

반신이 그런 내 사상을 시험해 본다는 것을 걱정하자, 백선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대가 요화를 음수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느니라. 지금 세계수로 향하기 어려운 것조차, 세계수의 시험일 테니 말이다.” “흐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버겁던 그게 시험...? 요화를 음수로 만들기로 한 게 잘 한 선택이라니?”

수왕국에서 몸이 무거운 것조차 세계수의 시험이었다고...? 으음~ 그 세계수 참 힘겨운 시험을 내시는데...

근데 음수가 될 요화가 내게 도움이 될 거라니? 이건 또 무슨 얘기지?

“영혼이 완성되면 그나마 조금 낫겠지만... 그래도 지금 그대의 테세르를 고려해보면, 엘프 왕국 안으로는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 게다. 아마 죽지는 않겠지만, 아예 한 발도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상태가 되겠지.” “그 정도야...? 으음... 세계수가 너무 무서운데...?” “거기서 요화의 능력이 도움이 될 게다. 요화의 주특기는 공간과 에너지를 다루는 주술... 음수가 된 순간 강해진 능력으로, 그대가 세계수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야.”

음수가 된 요화가 나를 도울 수 있다고, 확실하게 확신을 내비치는 백선.

거기서 백선은 다소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더니, 자신의 손에서 바람 같은 것을 일으켰다.

“물론 본녀도 돕기야 하겠지만, 그쪽은 그리 재주가 뛰어나진 않아서... 본녀가 요화보다 나은 것은 보는 것처럼 이렇게 바람을 부리는 것이지.” “호오... 과연...” “그런데 수천 년간 단련하지도 않고 그냥 기억하기만 하던 상태라서. 이 조차 그리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게다. 심지어 이건 이제는 케케묵은 주술의 힘이니까. 그대가 데리고 있는 마법사 가축들이라면 얼마든지 흉내 낼 수 있겠지.”

음~ 그런 것 치곤 백선도 상당히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것 같던데...

뭐, 설령 그렇다 쳐도 어차피 준 음수가 되면, 백선 역시 내 음수나 가축들처럼 테세르를 활용하게 될 테니까. 그러면 백선의 능력도 훨씬 강화되겠지?

그러니 너무 겸손해하진 말라고 백선. 잘 되면 그 능력으로, 네가 불쌍하게 여기는 청야나 호월을 처형시킬 테니 말이야. 큭큭.

“흠. 좋아. 아무튼 음수가 된 요화를 데리고 가면 된단 말이지...” “후후. 요화가 음수가 되면 재미있을 게다. 비록 기억은 없지만 그 아이는, 꽤나 다양한 재주를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큭큭. 그렇겠지. 이 마왕의 시선을 사로잡은 암컷이니... 그런데 백선. 이건 그냥 요화 얘기가 나와서 묻는 건데. 혹시 성전환을 시키는 주술은 없어?”

마치 자신의 동생을 내게 바치는 것처럼, 요화를 칭찬하며 그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던 백선.

그런 그녀에게 성전환에 대한 주술을 묻자, 백선은 무슨 의도인지 알아챈 것처럼 슬그머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그래. 요화 그 아이 때문에, 사내 아이들을 성전환 시키고 싶은 것이냐?” “뭐 그렇지. 아예 성별을 바꿔버리면, 죽이지 않아도 전혀 문제 없는 거니까.” “쿡쿡. 과연... 흠. 하지만 어렵구나. 성별을 전환하는 주술이라...”

마법 쪽으론 아무리 찾아봐도 어렵다고 판단된 완벽한 성별의 전환.

단순히 실좆을 떼고 보지 흉내를 낸 구멍을 만드는 것까진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수컷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성전환으론 자궁 같은 것도 없어서 온전한 가축이 되지도 못하고. 가장 중요한 출산조차 하지 못하는, 그냥 가짜 암컷보다도 못한 어정쩡한 성전환일 뿐.

고대의 주술엔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물었지만. 잠시 고민하던 백선은 뭔가 어렵다는 듯이 씁쓸하게 미소를 내비쳤다.

“...일단 그것은 본녀가 좀 더 알아보고 말해주도록 하마. 가능성이야 있을 것 같다만, 그래도 여러모로 어려울 것 같구나.” “가능성은 있는 건가... 큭큭. 아예 방법 자체가 없었는데. 그 정도만 되도 고맙지. 그럼 그쪽은 너무 기대하지 않고 맡기도록 할게.”

만약 요화의 어린 수컷 제자들을 암컷으로 만들 수 있다면, 지금 내게 깃든 그 녀석들을 걱정하는 감정도 전혀 문제될 게 없는 감정.

심지어 수컷들을 학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 만큼, 나는 기대하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말과는 달리 제발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솟구쳤다.

큭큭. 그래도 뭐... 어렵다고 하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않아야겠지.

잔뜩 기대하다 불가능하다고 알게 되면, 그만큼 실망스러운 일이 없잖아?

일단 이쪽은 백선이 알아봐 준다니까. 백선에게 맡기고 다른 것부터 신경 쓰자고. 큭큭...

“푸흐흐. 그럼... 이제 소우마를 포함한 어린 수컷들과, 암컷들에 대해서인데... 이쪽은 이제 교미하면서 논의해 보기로 할까?”

교미를 즐길 시간이 되었다는 듯이 내 음수들에게 말하자, 눈을 빛내며 자신들의 말보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과시하는 음수들.

느긋하게 가자는 백선과는 즐기진 못하겠지만. 아마 음수들과 나의 교미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백선에게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그렇게 모여있던 침실에 교미할 자리를 잡은 후, 항문에서 라피엔느 소드를 뽑으며 다가온 오늘의 첫 상대인 라피나.

그렇게 나와 내 음수들은, 준 음수 후보인 백선과 함께...

요화의 제자들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 논의하며, 짐승과도 같은 교미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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