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14 - 655화 - 짓밟히는 희망, 믿었던 백선의 배신! (3)
“오홋♡ 응홋♡ 옷♡ 아♡ 오호오오오오오오옷♡♡♡”
익숙한 암컷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어본 적 없는 방식으로 터져 나온다.
요화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교미를 시작한 마왕과 백선.
앉은 채로 서로를 끌어 앉은 두 사람의 모습에, 요화는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히♡ 앗♡ 이 무슨 쾌감...♡ 오홋♡ 본녀의 자궁잇♡ 아♡ 난소가♡ 계속 강간당해서엇♡ 오호옷♡”
마왕의 손이 자신을 붙잡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백선과의 교미하고 있는 만큼, 지금 마왕은 백선에게 집중하고 있는 상태.
자신의 폭유를 주무르는 손길이 느슨해져 있는 만큼, 요화는 지금 원한다면 얼마든지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있었다.
나가고 싶다면 얼마든지 보내주겠다는 마왕의 의도.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잘 느끼고 있는 요화인데.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요화는, 교미중인 두 사람의 옆에 앉아 얼굴을 붉히며 술을 홀짝이고 있을 뿐이었다.
“응호오오오오오옷♡ 아히♡ 터, 터무니 없구나...♡ 이렇게나, 무시무시할 정도의, 오홋♡ 행복함이 밀려오다니이...♡ 수천 년 동안 마모되어 버린 본녀의 감정이♡ 아히♡ 녹아내려서...♡ 오호옷♡♡”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오로지 마왕에게서만 체험 가능한 지고의 쾌락.
모든 것을 내던지고 마왕의 암컷이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일까?
그 쾌락을 경험하는 백선의 모습이, 요화에겐 뭔가 자신이 경험했던 쾌락보다 더 강렬한 쾌락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암컷으로서 자신이 도달한 영역보다 더 먼 곳에 도달해, 그 쾌락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듯한 백선의 표정.
그 표정을 보아버린 요화는, 암컷으로서의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교미의 관전이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 밖에 없었다.
“응힛♡ 아♡ 오호옷♡ 마왕♡ 옷♡ 나의, 주인♡ 오호옷♡” “큭큭... 어때 백선. 무의미하게 죽는 것보다, 내 암컷이 된 게 훨씬 행복하지?” “아히...♡ 그렇느니라아...♡ 이런 행복을 모른 채로 죽으려 했었다니...♡ 오홋♡ 정말이지, 너무나도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도다...♡” “지금에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 푸흐흐... 음~ 그럼, 여기서 더 백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줘 볼까?” “앗♡ 응후훗♡ 여기서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니...♡ 자살이 아니라 행복에 짓눌려 죽어버리겠구나♡ 츄웁♡”
그리고 그런 요화에서 과시하듯이, 서로 혀를 섞기 시작한 마왕과 백선.
어느새 마왕의 손은 요화에게서 떨어져, 백선의 엉덩이를 감싸듯이 주무르고 있었다.
그런 마왕의 손길에 보답하듯이, 앉아있는 마왕의 몸에 팔과 다리를 두르며 그 몸을 더 꽉 끌어안는 백선.
두 사람의 밀착된 몸 사이에서 불룩이는 백선의 복부와 혀에서 늘어지는 타액이, 요화에게 무언가 참기 힘든 욕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으흡♡ 쯉♡ 츕♡ 쮸웁♡ 쪽♡ 하읍...♡” “......꿀꺽...”
도대체 무엇일까. 이 감정은.
무언가 형용하기 힘든 감정이 치밀어 올라, 괜시리 술만 넘기게 만든다.
마치 마왕의 말자지 전용 옷이라도 된 듯한, 저 부풀어오른 백선의 복부.
저렇게 자궁까지 범해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더욱 더 지금의 백선이 부럽게 느껴진다.
이 무례하고 천박한 수컷 따위, 그저 아이들을 위해 억지로 받아들이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데 어째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마왕의 암컷이 된 백선의 표정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여서. 요화는 술일 들이키는 와중에도 연신 백선을 힐끔거릴 수 밖에 없었다.
“쮸웁...♡ 하아...♡ ...후후♡ 요화...♡ 정말이지, 굉장하다 생각되지 않느냐?” “읏... 배, 백선... 갑자기, 무슨...?” “이렇게나 엄청난 수컷이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신수인 우리 마저 거부할 수 없는, 이 강렬한 쾌락...♡ 지구의 수컷이든 에센티아의 수컷이든, 그 어느 수컷과도 비교가 안 되는구나♡”
무언가 요화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라도 있는 것일까.
자신과 마왕을 힐끔거리는 요화를 키득거리며 바라보던 백선은, 요화에게 뭔가를 깨닫게 해주려는 것처럼 마왕이란 수컷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성기의 크기 같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근육, 체형, 체취, 그리고 본능적인 무언가...♡ 이 마왕은 말하자면, 존재 그 자체가 암컷을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궁극의 수컷인 것이니라...♡” “...읏...♡” “그 어떤 암컷이라 할 지라도, 조금이라도 더 우월한 수컷의 씨앗을 품고 싶어하는 암컷의 본능엔 이길 수가 없는 법♡ 그러니 마왕의 암컷이 되는 것은, 암컷이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겠지♡” “다, 당연하다니... 백선 그대가, 그런 헛소리를...” “쿡쿡♡ 매일 마왕과 교미하는 그대이니 그대도 잘 알 텐데...♡ 정말이지, 요화 그대도 참 고집이 센 아이로다♡ 쯉♡”
왜 이 행복을 거부하냔 듯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요화에게 속삭이는 백선.
그렇게 속삭이는 와중에도 계속 허리를 들썩이면서, 마왕을 기쁘게 만드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치 마왕의 암컷은 이래야 한다는 것처럼. 수컷에겐 너무나 기특한 행동을 일부러 선보이는 듯한 백선의 표정.
암컷으로서의 색기가 넘치는 그 행복한 표정을 확인한 순간, 요화의 마음 속에서 무언가 꿈틀대며 꽉 막혀있는 마음의 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대도 암컷인 이상, 당연히 이 마왕의 말자지를 거역할 수 없겠지♡ 지금 그대의 감정이나 생각이 어떻든 간에 말이다♡” “...그건...” “하지만 상관 없지 않느냐? 어차피 이 마왕은 우리가 예측하던 파멸의 존재도 아니었고♡ 조금씩 그대의 수성력에 성질이 온순해져 가고 있는데♡ 그렇다면, 조금은 경계심을 풀어도 괜찮지 않느냐♡” “크, 크흠... 아, 아니. 하지만 나는...” “너무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옥죄이는 것도 좋지 않느니라♡ 어차피 내기가 끝나려면 아직 한 달이 넘게 남았는데♡ 기왕이면 즐기는 동안은 경계를 푸는 것이 어떠한고?” “...흐, 흐음...? ...즐기는, 동안...?”
마왕에게 희롱 당하는 와중에도. 이 마왕이 어떠한 존재인지 잊어선 안 된다며 세워둔 마음 속의 장벽.
그 장벽을 간지럽히는 백선의 목소리를, 관심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린 채 술잔을 홀짝이는 요화였지만...
하지만 시선만큼은 백선의 유혹에 넘어간 것처럼, 요화의 시선은 연신 백선의 얼굴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기자는 것이지...♡” “...크, 크흠... 하지만, 이 녀석은...”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거라♡ 본녀처럼 이 녀석의 암컷이 되는 것도 아니고, 교미하는 동안만 솔직해 지면 되는 것 아니더냐♡” “그게, 본녀는... 그, 이미...”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 지란 것이다♡ 단순히 마왕이 주는 쾌락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본능이 시키는 대로, 마음껏 누리란 것이지♡” “흐, 흠... 글쎄, 그런 것은...”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던, 선생이자 언니와도 같은 암컷의 제안.
또다시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듯한 백선의 태도 때문일까. 어쩐지 지금 요화의 마음은, 백선의 제안을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쿡쿡♡ 본녀를 보거라♡ 6000년 만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진 이 모습...♡ 그대가 보기에도 아주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느냐♡” “......그건, 그렇... 다만...” “이 모든 것은, 자신을 옳아 매던 답답한 것들을 내던진 덕분이지♡ 마왕이라는 우월한 수컷이, 본녀를 구원해 준 것이야♡” “...구, 원...” “아흣♡ 이것이야 말로, 암컷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 후후♡ 그래도 걱정은 말거라♡ 마왕의 암컷이 되었다고 해서, 본녀가 그대와 아이들을 어찌 하진 않을 거니까♡”
마왕의 암컷이 되었으니, 백선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던 와중에도, 마음속 한 켠에서 그런 답답함을 가지고 있던 요화.
하지만 그 답답함조차 걱정할 필요 없다는 듯이, 백선은 부드러운 표정을 보이며 요화의 마음을 좀 더 헤집기 시작했다.
“마왕에게 몸과 마음을 바친 본녀지만, 그대 역시 본녀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 마왕의 암컷이 되었다고 해서, 그대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 것이야♡” “...흐, 흠... 그러, 한가...” “어차피 마왕이 원하는 것은 즐거움♡ 그대와의 내기에 괜히 본녀가 끼어드는 것은 마왕도 원치 않겠지♡ 그러하지 않느냐? 마왕? 쯉...♡” “큭큭. 당연하지. 백선이 내 암컷이 되긴 했지만, 요화와의 내기랑은 별개의 일이라고.” “하읍♡ ...후후♡ 마왕도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본녀는 내기의 기간 동안은 얌전히 있을 것이다♡ 물론 마왕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대가 걱정할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야♡” “...으, 으음...”
마왕의 암컷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배려해 얌전히 지내주겠다고 선언한 백선.
백선의 그 선언을 듣게 되자, 어째선지 안도감과 함께 백선의 말이 더 마음 속에 파고든다.
이렇게 마왕과 교미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언니와도 같은 암컷. 그러한 암컷의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 그저 즐겨라. 그러한 백선의 말이, 요화의 마음 속 장벽을 조금씩 깎아 내려가고 있었다.
“후후♡ 뭐어...♡ 괜히 걱정되는 마음에 이런 저런 말을 했다만, 선택은 그대 몫이지♡ 본녀는 이대로 마왕의 암컷이 되어, 그대를 지켜보고 있도록 하마♡” “...흐읏...♡” “크훗...♡ 그럼 이제, 본녀는 마왕의 암컷으로서의 역할을...♡ 아앗♡ 마왕도 참♡ 너무 과격하지 않느냐♡”
요화에게 할 말이 끝났다는 듯이, 다시 마왕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허리를 난폭하게 흔드는 백선.
그러자 마왕 역시 백선의 몸을 꽉 끌어안더니, 요화와의 교미에서 느껴지던 것 이상의 사악한 기운을 뿜어내며 말자지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오홋♡ 옷♡ 으호오오옷♡♡♡ 느껴지느니라♡ 본녀를 진심으로 갈구하는, 수컷의 욕정이♡ 아히♡ 전신에, 영혼에, 아♡ 쾌락이 퍼져와서엇♡♡♡” “읏, 크흣...♡ 으읏...♡” “아히이이이이이익♡♡ 안 된다♡ 이런 강렬한 쾌락♡ 응힛♡ 본녀의 모든 것이♡ 마왕이란 수컷에게 정복되어버려♡♡” “하, 하아...♡ 배, 백선...♡” “응히야아아아악♡♡♡ 새겨진다♡ 옷♡ 본녀의 영혼까지, 마왕의 낙인이♡ 아히♡ 영원히 마왕의 소유물이 되어버려어어엇♡♡♡” “아, 아아...♡ 배, 백선이, 그런...♡”
이제는 흥미 없는 척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짐승처럼 울부짖는 백선을 넋 놓고 바라보는 요화.
그런 요화를 신경 쓰지 않는 두 마리의 짐승의 기운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개방한 것처럼 치밀어 오른다.
아직 푸른 기운을 지니고 있던 백선의 기운과, 탁하기 그지 없는 불길한 색을 지닌 마왕의 기운.
마치 마왕의 기운에 물들기라도 한 것처럼, 백선의 기운이 점차 불길한 색으로 변해가더니...
마왕이 사정한 순간, 그 기운이 완전히 마왕과 같은 불길한 색으로 변하며 터질 듯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오, 오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더 이상 신수라고 부르기가 힘든 사악한 기운. 그런 기운을 방출하며, 짐승처럼 울부짖는 암컷.
마왕의 기운을 넘칠 정도로 받아들인 음수에 가까운 가축이 완성된 순간, 요화는 피부를 찌르는 사악한 기운에도 불구하고 멍하니 침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아히이...♡ 오, 오홋♡ 이, 이거언...♡”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배에 밀려, 몸을 떨며 뒤로 젖혀진 백선.
쾌락에 몸을 가눌 수도 없다는 듯이, 백선은 지탱하고 있는 마왕의 팔에 기댄 채 완전히 늘어져 버렸다.
그런 백선과 마왕의 결합부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애액과 뒤섞인 누런 말정액.
그 말정액은 무엇인가, 요화가 알던 것보다 훨씬 짙은 농도로 보이는 말정액이었다.
“...후후...♡ 정말, 굉장하지...♡ 않느냐...♡ 요화...♡”
몸을 가누지도 못할 것 같은 황홀하기 그지 없는 표정인데. 그런 표정으로 멍하니 요화를 바라보는 백선.
백선은 슬그머니 부풀어 오른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더니, 요화를 향해 보란 듯이 중얼거렸다.
“이것이야 말로...♡ 암컷의, 진정한...♡ 행복이니라...♡”
마치 너도 받아들이란 것처럼 들리는, 너무나도 행복한 것처럼 느껴지는 백선의 목소리.
진정한 암컷의 행복을 찾은 백선의 복부에서, 무언가 음수들과는 다른 작은 음문이 사악한 느낌으로 일렁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