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29 - 668화 - 상황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수컷 두 마리! (2)
당장이라도 나에게 달려들 것 같은 시건방진 표정을 보이며, 성큼성큼 나에게 다가오는 두 마리의 수컷들.
그렇게 나에게 다가온 청야와 호월은 매우 건방지게도, 내 앞에서 날 똑바로 노려보면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 쓰레기 새끼...! 다른 것보다도 저 어린 아이들을 건드리다니, 그러고도 네가 인간이냐...!?”
내 반절 정도밖에 안되어 보이는 조그마한 덩치로, 까치발까지 들어가며 내 옷자락을 붙잡는 호월.
무례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날 보고 주눅들지 않는 건방진 태도에, 나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큭큭. 신수님들께서 다짜고짜 욕을 하시다니. 이거 왜들 이러실까? 뭐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으셨나~?” “이 뻔뻔한 새끼가...! 모르는 척 하지 마라! 네놈 따위보다 훨씬 먼저 이 세상에 적응한 우리들이다. 지금 아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네놈의 더러운 기운을, 눈치채지 못할 것 같아!?” “아니. 갑자기 욕질에다 더러운 놈 취급이라니. 정말 너무 하시네 이거. 이래뵈도 매일 씻고 있는 깔끔한 수컷이거든?”
아이고~ 이 분들이 정말 왜들 이러실까~?
애들한테서 더러운 기운이 느껴진다니. 그거 뭔가 착각한 거 아니야~?
난 아직 쟤들한테 직접적으로 뭘 하지는 않았거든? 가장 가까워진 키아라나 소우마조차, 나랑 교미해보진 못한 상태라고?
하여간 이래서 오래 산 꼰대들은 피곤하다니까~ 전후 사정을 제대로 알아본 것도 아니면서. 다짜고짜 지들 멋대로 오해를 해버리니...
생각이 꽉 막혔다는 게 바로 이런 건가? 으음~ 오래 사는 것도 생각해 볼 일 같네 정말~
“적어도 내가 뭘 했는지는 말해줘야 알지~ 다짜고짜 내가 뭘 저질렀단 식으로 몰아붙이다니. 이거 신수씩이나 돼서 이래도 되는 거야~?” “이 자식이 진짜...! 끝까지 시치미를 뗄 생각이냐!? 도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뻔뻔하게 굴 생각이지!?” “그러니까 내가 뭘 했는지나 좀 말해 보라니까~? 무슨 떼쓰는 꼴페미들도 아니고 말야. 사람을 의심하려면 증거부터 가지고 와야 하는 거 아니야?” “큭...! 이 새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정작 내가 뭘 했는지에 대해선 말을 꺼내질 못하는 호월.
나는 피식 웃으며 내 옷자락을 움켜쥔 호월의 손을 쳐낸 뒤, 옷깃을 매만지며 건방진 두 수컷들을 내려다 보았다.
“그냥 애들이랑 좀 친해진 것 뿐인데. 신수씩이나 돼서 그런 거에 질투를 하다니... 방에 쳐박혀서 술이나 빨고 있던 주제에. 너희야 말로 너무 뻔뻔한 거 아닌가?” “뭐라고...? 이 자식... 지금 우리가 너 따위를 질투하는 줄 아는 거냐...!?” “아냐? 지금 너희 모습은 누가 봐도 그렇게 보이거든? 너희 마음에 들질 않는 내가 애들이랑 친해지니까. 그게 눈꼴 시려서 괜히 시비나 터는 거잖아? 안 그래?” “이 쓰레기 자식이...!? 지금 그딴 걸 말이라고...!?”
내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선 헛웃음을 내뱉는 청야와 호월.
그렇게 두 신수를 앞에 두고 잠깐 주위를 둘러보자, 아이들과 백설이 내 뒤에서 날 걱정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모여 있었다.
누가 봐도 내 편처럼 보이는 저 표정들. 그리고, 그런 표정들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멍청한 수컷들.
나는 굳이 과시라도 하려는 것처럼, 백설을 바라보며 지금 이 두 녀석의 행동에 대해 물었다.
“어때 백설?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 않아? 이 새끼들. 내가 애들이랑 친해진 게 보기 싫다고 괜히 와서 시비 터는 것 같지?” “네, 네? 으, 으음. 그게... 아무래도, 조금... 그렇긴 하네요... 하하...”
음... 신수를 모시고 사는 백설이라서 그런가? 어째 말하기가 좀 난처하다는 느낌이네~?
큭큭. 하긴. 요화의 제자들은 아직 내 가축이 된 건 아니니까. 요화의 친구들이자 신수인 이 두 새끼와의 관계가 아직은 신경이 쓰이겠지.
그런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 가축이 되면 그딴 사정 같은 건 신경 쓰이지 않게 될 테니까. 적극적으로 날 변호하지 않더라도, 여기선 그냥 넘어가 줘야겠지?
거기에 적극적으로 변호하지만 않을 뿐이고, 다들 딱히 신수들의 편을 들 생각은 없어 보이니... 음~ 그래. 마침 잘됐어.
방구석에서 술이나 쳐먹는 꼴이 영 거슬렸는데. 이 새끼들도 정리할 겸, 이번 기회에 백설이나 꼬맹이들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확실히 인식시켜 줘야지.
“큭큭. 봐라 새끼들아. 요화의 제자가 봐도 너희가 괜히 시비 터는 걸로 보인다잖아? 그러니 이 마왕님의 너그러움을 시험하지 말고, 그냥 얌전히 방구석에 처박혀 있으시라고.” “하...!? 이 새끼가 정말...! 말로 해선 안될 놈이로군...!?” “뭐어? 말로 안 하면 어쩌시게? 혹시 신수씩이나 되어서 폭력을 쓰시려고? ...큭큭. 뭐야. 자신 있어? 나한테 깝치다가 얻어 터진 수컷들이 한 두 마리가 아닌데 말이야~” “이 자식이...! 정말로 우리랑 해보자는 거냐!?”
계집애마냥 말로만 떠들다가, 내가 도발하자 이를 드러내며 날 노려보는 호월.
하지만 호월은 그렇게 주먹을 움켜쥐고 이를 드러낼 뿐. 나에게 함부로 덤벼들지를 않았다.
날 두려워하는 듯한 그런 모습은 아닌데. 뭔가 폭력만큼은 참으려는 듯한 그러한 모습.
그 뒤에서 청야가 파란색의 긴 머리카락을 넘기더니, 한 숨을 내쉬며 날 노려보는 호월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만하지 호월. 이 놈에겐 말로 하는 건 무의미해 보이는군.” “큭. 제기랄... 그래. 말로 끝날 거였다면 이 놈이 마왕이 아니었겠지...”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굳은 표정을 내보이며, 호월을 뒤로 물리고 내 앞에 서는 기생오래비 같은 수컷.
그렇게 날 마주보고 선 청야는, 팔짱을 끼더니 내 존재 자체가 불쾌하다는 듯이 인상을 쓰면서 나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네 놈이 변할 거란 백선의 완전히 말을 믿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고 참고 있었는데. 그것도 오늘까지로군.” “큭큭. 아니 새끼야. 진짜 내가 뭘 했다고 그러는 거야?” “굳이 그렇게 시치미 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이젠 말로 할 생각은 없으니 말이다.”
뻔히 보이는 연기는 그만 두라는 것처럼,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청야.
그런 청야가 눈을 뜬 순간, 청야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피어 오르며 뱀의 눈 같은 날카로운 눈동자가 나타났다.
“그 동안 얌전히 지내는 척을 하면서, 우리의 눈을 피해 요화의 아이들을 건드린 거겠지. 요화와 백선도 마찬가지일 테고 말이다. 지금 까진 설령 그러하더라도, 네 놈만 변한다면 문제 없을 거라 보았었지만...” “큭큭... 이 기특한 새끼들. 뭐야? 그런 생각으로 방구석에 박혀서 술이나 쳐먹고 있던 거였어?” “...하지만 그건 헛된 희망이었던 모양이군. 확신했다. 네 놈은 이미 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인간성이 사라져버린 사악한 존재 그 자체란 것을.”
내가 얌전히 기다리란 신호를 보내서, 멀찍이 떨어져 미소를 지은 채 구경하고 있던 세라와 백선.
그 중 백선을 힐끔 바라본 청야는, 언짢은 듯이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손에 푸른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사악한 육신에 갇혀 영혼이 타락해 버린 사악한 존재. 마왕이여. 우리의 목숨을 걸고서, 네 놈에게 안식을 주도록 하겠다.”
청야의 손에 뭉쳐진 수성력의 힘. 그 힘으로 무슨 기술을 내보이려나 싶었는데.
그런데 놀랍게도 그렇게 뭉쳐진 청야의 수성력은, 뭔가의 기술이나 스킬이 아닌 반투명한 파란색을 지닌 도검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어이쿠. 뭐야 그거. 꽤나 흉흉해 보이는데. 설마 무기도 없는 무고한 나한테, 그런걸 휘두르시려는 건 아니겠지?” “흥... 네 놈을 상대로 여유를 부릴 수는 없지. 무엇보다 주변에 피해를 늘릴 수는 없으니, 이걸로 네 놈을 죽여주겠다.” “이렇게 애들이 보고 있는데. 그런 애들 앞에서 날 죽이겠다니~ 이거 신수들이 선하니 뭐니 하던 것도 다 구라였던 모양이구만. 큭큭...”
수성력의 힘을 사용해 무기를 만들어 내고서도. 뭔가 상황을 살피듯이 바로 덤벼들지는 않던 청야.
그런 청야를 보며 백설에게 고개를 까딱이자, 백설이 애들을 데리고 멀찍이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마치 싸우기 전에 잠시 주변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처럼. 그렇게 물러나는 아이들을 빤히 바라만 보고 있던 청야.
“걱정 마라. 네 놈을 처리하고 나면 아이들은 우리가...” “결심했으면 바로 시작하지 무슨 대화가 그리 길어! 그냥 바로 쳐!!”
그런 청야의 뒤에서 답답한 것처럼 인상을 쓰던 호월이, 다짜고짜 나에게 달려들며 내 머리에 주홍빛이 일렁이는 주먹을 휘둘렀다.
“어이쿠! ...큭큭. 뭐야 이거. 단순히 수성력의 기운만 담긴 게 아니네? 꽤나 쓰라린데?” “칫...! 잽싸기는...! 그냥 머리를 터트려 버리려고 했는데...”
그 주먹을 피하며 멀찍이 뒤로 물러났는데. 내 뺨에서 저릿한 욱신거림과 함께, 피가 흘러내린다.
상처 입은 날 확인한 아이들에게서, 탄식하는 듯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뭔가가 닿는 느낌은 없었는데. 그런데도 뭔가 날카로운 것에 베인 것처럼 갈라진 내 뺨의 상처.
피를 닦으며 청야의 손을 보자, 주홍빛으로 일렁이던 빛이 반투명하게 클로같은 형태의 무기가 되어 있었다.
큭큭. 뭐야. 저 새끼도 수성력으로 무기를 만들 줄 아는 거야? 뭔가 저게 수성력의 제대로 된 사용법 같은 것인 모양이네?
에너지 덩어리로 무기를 만들어 낸다라... 이거 뭔가 무형검이나 광선검을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인데?
수성력이란 게 단순히 기운을 정제해 방출하는 데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저런 무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다니.
이거 왠지 멋지잖아? 나도 얼른 연습해서 뭔가 간지쩌는 그런 무기를 만들어 봐야겠어~
“시작부터 그렇게 당해줄 수는 없지. 그보다 이거. 난 공격할 의사도 없는데 선빵을 친 거네? 그렇지?” “흥...! 이제 와서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왜, 겁이라도 먹으셨나!?” “큭큭. 그럴 리가. 그것보단 뭐, 지금부터 벌어질 일은 너희가 먼저 시작한 일이란 거지. 내가 지금부터 뭘 하더라도, 정당방위라는 그런 말이야.” “하...!? 갑자기 무슨 헛소리를...!?”
정당방위라는 내 말이 이해되질 않는다는 듯이, 호월이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자신들이 실수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듯한, 청야와 호월의 저 멍청한 표정.
그런 두 수컷의 표정을 피식 웃으며 비웃은 나는, 떨어져 있는 아이들에게 면목없다는 듯이 외쳤다.
“꼬맹이들~ 너희 앞에선 싸우지 않으려 했는데. 이 놈들이 무기까지 휘두르니 어쩔 수가 없네~ 다소 폭력적인 걸 보게 될 테니까. 미리 사과할게~” “괜찮아 오빠~♡ 오빠한테 무례한 말이나 하는 신수님들 따위, 그냥 확 패버려~♡” “걱정 마세요 마왕님♡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확실히 지켜봤으니까요♡” “히, 힘내 형님...! 저런 난폭한 신수님들에게, 지지마...!” “큭큭. 그래 그래. 너희 쪽으론 피해가지 않게 막아줄 테니까. 너희는 안심하고 구경만 하고 있으라고.”
내가 외치자마자 누가 잘못했는지를 깨달은 것처럼, 나를 응원하기 시작한 백설과 아이들.
신수들과 나의 싸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표정들이, 점차 날 응원하는 암컷들의 표정들로 변해간다.
나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그런데 다짜고짜 공격을 가한 수컷 신수들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는 듯한 저 표정들.
신수들에게 가지고 있던 존경심이 싹 사라져 버린 듯한, 그런 기특하기 그지 없는 표정들이었다.
“네, 네 놈... 지금, 무슨...” “큭큭... 왜. 이제 좀 실수했다는 게 느껴지시나? 그러게 사람이 좀 착하게 살아야지. 왜 주제도 모르고 시비를 걸어~” “허, 헛소리를...! 우리는 그저 사악한 네놈을...!” “증거도 없이 사람을 사악한 존재로 취급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휘둘렀는데. 그러고도 본인들에게 정의가 있다고 믿는 거야? 이거 참. 낯짝도 두꺼우시네~” “이 뻔뻔한 놈이...! 이제 보니 우리를 내버려 두고 있었던 게, 먼저 공격해오길 기다리고 있던 거였구나!”
아. 들켰나? 큭큭. 근데 이제 와서 눈치채봤자 너무 늦으셨는걸?
어디까지나 생각하고 있던 상황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 곳에서 너희 두 마리는 난동이나 피우는 불청객들이 된 셈이란 말이지~
본인들도 결국 제자들 입장에서 보면 손님인 주제에. 그런데 다른 손님인 나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큭큭. 내 입장에선 너희를 제압해도 정당방위이고, 보상까지 받을 만한 그런 상황이란 거 아니겠어?
선빵 때려줘서 고맙다 새끼들아~ 덕분에 난 아이들에게 호감도 사고, 너흴 죽여버려도 괜찮은 핑계거리가 생겼어~
날 위해 이런 판을 깔아준 게 너무 고마우니까. 너희 두 새끼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줄게~
“라피나! 있나!?” “네 마왕님♥ 마왕님의 완구의 짐승♥ 여기 있습니다♥”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몰래 숨어있긴 하지만. 양산기들을 요화의 거처 곳곳에 대기하고 있는 라피나.
분명 이 상황을 눈치챘을 거라 생각하며 라피나를 부르자, 본체인 라피나가 천장을 뚫고 내 곁으로 내려왔다.
“큭, 이놈...! 설마...!” “푸흐흐. 쫄지 마 새끼들아. 너희 상대는 나 혼자서 할거니까... 자. 라피나. 저 놈들이 나한테 시비를 털고 무기를 휘두르는데... 보다시피 내가 빈손이거든?” “쿡쿡♥ 그렇군요♥ 그렇다면, 저를 부르신 건...♥” “그래. 잠깐 네 무기 좀 빌리도록 하지.”
내가 무기를 빌린다고 말하자,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키득거리는 라피나.
이내 라피나는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뒤돌아 상체를 숙이며 나에게 자신의 엉덩이를 내밀었다.
“라피나. 승인♥ 라피엔느. 승인♥ 라피엔느 소드. 배출합니다♥”
팬티까지 내린 뒤 자신의 엉덩이를 벌리며, 쫄깃해 보이는 항문을 보여주던 라피나.
그런 라피나의 항문이 씰룩거리더니, 이내 그 항문에서 길쭉한 손잡이 같은 것이 튀어나왔다.
굵은 핏줄이 불거진 것 같은 검은 색의 손잡이. 그 손잡이를 입맛을 다시며 잡은 나는, 천천히 그것을 라피나의 몸에서 뽑아냈다.
“오, 옷...♥ 오호오오오오오오옷♥” “뭐, 뭣...!? 저, 저건...!?” “큭, 저 놈...! 서, 설마...!?”
라피나의 몸 안에 들어가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계속해서 뽑혀져 나오는 굵은 막대.
두꺼운 내 말자지와 비교될만한 무시무시한 두께의 막대가, 탄력적인 느낌을 과시하며 뽑혀져 나온다.
복부의 형태에선 도저히 상상되지가 않는, 마치 위장의 형태에 맞춰 들어가 있었던 것 같은 굵고 긴 막대.
뭔가 핏줄이 불거져서 생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굵은 막대가 완전히 뽑히자, 그 막대가 그대로 모양이 잡히며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끝부분이 내 말귀두를 본뜬 형태로 되어있는, 누가 봐도 내 말자지를 본뜬 기묘한 막대.
기본 형태인 둔기 형태로 된, 라피엔느의 영혼이 담긴 라피엔느 소드.
그것을 라피나의 몸에서 꺼낸 나는, 미끌거리는 액체가 흘러내리는 라피엔느 소드를 기겁하고 있는 수컷들에게 내밀었다.
“큭큭... 자. 라피나. 너는 이제 백선이랑 세라와 함께 구경하면서, 다른 음수들에게 상황을 전달하도록.” “흐오오오옷...♥ 네엣♥ 알겠, 습니다앙...♥”
라피엔느가 뽑혀 홀쭉해진 배를 어루만지면서, 내 명령에 따라 백선과 세라가 있는 곳으로 넘어가는 라피나.
하지만 내가 손에 쥔 라피엔느 소드에서, 멀어지는 라피나가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서로 하나나 다름 없는 동일한 존재이기에, 떨어져 있어도 영혼이 공명하는 나의 독특한 음수.
그 음수의 영혼이 절반이 담긴 라피엔느 소드에서, 즐거워하는 라피나와 라피엔느의 감정이 느껴지고 있었다.
“미, 미친... 도대체, 그 무기는...” “큭큭. 새끼. 놀라긴. 아직 놀랄만한 건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음. 내 라피엔느도 얼른 너희를 패주고 싶어서 근질근질 하단 느낌이네. 자. 그러니까. 이제 시작해 보자고.”
암컷의 몸에서 뽑혀져 나온 커다란 둔기 형태의 무기. 이 무기에 완전히 질려버린 듯한 표정을 내비치는, 멍청한 수컷 두 마리.
그런 수컷 두 마리에게 내민 라피엔느 소드가, 살아있는 것처럼 불끈거리며 단단함을 과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