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46 - 683화 - 여우의 결정! (3)
드디어. 본인의 입으로 내 암컷이 되겠다는 말을 내뱉어버린 요화.
그동안 그리 즐기면서도 내 암컷이 되진 않겠다는 듯이 행동해 왔었지만. 결국 이렇게 내게 굴복해 버렸다.
나를 제외한 그 어떤 수컷도 줄 수가 없는 아득한 쾌락. 그 쾌락에 완전히 절여졌으면서도, 최후의 선은 남겨둔 채 내게 저항하던 요화의 이성.
이젠 그 이성조차 완전히 굴복해, 요화의 저항이 의미 없게 끝나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내 정체를 알고서 그리 긴 시간을 보내왔으니까. 이건 변명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본인의 선택.
직접 본인의 머리로 생각해서. 몸도. 마음도. 그리고 그 영혼까지도 나에게 복종하기로 결심한, 요화의 선택이다.
푸흐흐... 제법 오래 걸렸는걸... 어쩐지 요화가 좀 후련해 보이는 건 내 기분 탓인가?
그렇게 많은 기회와 긴 시간을 줬었으니까. 이제 정말 돌이킬 수 없다는 건 요화 본인도 잘 알고 있겠지.
앞으로 내게 쾌락을 얻는 대가로, 인간의 마음을 버리고 짐승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것도 모두 감안하고 말한 것일 테고...
큭큭. 인간을 아껴주던 신수 님께서, 앞으로 이 마왕의 아내가 되어 인간들을 멸망시킨다라...
얼마나 많은 수컷들을 죽이고 많은 암컷들을 내게 바쳐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응?
“...푸흐흐. 방금 그 말 한 마디로, 맺었던 주술 계약이 완전히 종료된 건가... 분명 설정한 규칙대로면, 패배 선언을 해야 끝나는 것이었을 텐데...” “하아, 하아...♡ 으, 으으읏...♡” “뭐, 이건 네가 그 만큼 진심이었다는 뜻이겠지? 마음이 완전히 내게 굴복한 상태니까. 그게 패배 선언으로 받아들여진 그런 거겠지. 푸흐흐...”
감정까지도 규칙에 영향을 받는, 뭔가 까다로우면서도 별거 없었던 계약의 주술.
그런 주술이 패배라는 조건을 받아들인 것이니, 지금 요화의 마음은 완전히 내게 굴복했을 것이다.
절대로 날 이길 수 없다.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요화는 그러한 감정을 느끼며, 나에게 복종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
이렇게 내게 완전히 굴복해 버린 이상, 이제 요화의 마음 속엔 내 암컷이 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만이 남아 있을 것이다.
큭큭. 그 마음이 얼마나 확고한지... 이거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은걸?
“큭큭... 세라.” “네♥ 마왕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단순히 이름을 부른 것뿐인데. 내 음수답게 바로 이해하고선, 차원문을 열고 라디아로 향하는 세라.
그러는 동안 요화는 내가 뭔가 반응해 주길 바라는 것처럼, 가만히 고개를 조아린 채 몸을 떨고 있었다.
이렇게 내 암컷이 되겠다며 머리를 조아렸는데. 어째서인지 가만히 방치되고 있는 자신.
그런 요화가 그 이유를 묻기 전에, 세라가 누군가를 데리고 라디아에서 돌아왔다.
“데려왔습니다 마왕님♥ 현재 처형 예정이던 수컷 중에서, 가장 건방진 수컷으로 데려왔어요♥” “아, 아으, 으으으...! 세, 세라 니임...! 제발, 저랑 섹스 한 번만...!!”
건방지다고 말한 세라의 말대로. 음수에게 이끌려 왔으면서, 그 음수에게 욕망을 드러내는 시건방진 수컷.
허접한 실좆이 바지를 부풀리고 있는 그 수컷은, 뭔가 죽기 전의 마지막 바램 같은 느낌으로 세라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히, 히이...!? 음수 님들 전원이...!? ...으, 음수 님들...! 누,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절 죽이기 전에 마지막으로 섹스를...!” “큭큭. 감히 내 음수와 교미하려고 하다니. 아주 시건방진 놈인걸? 잘 골라왔어. 세라.” “허, 헉...! 마, 마왕, 님...!”
내가 있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것인지,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는 수컷.
뭔가 억지로 존칭을 붙인 듯한 그 말투는, 조금도 존경심이 느껴지질 않는 그런 느낌의 말투였다.
푸흐흐. 아직도 이런 건방진 수컷이 남아있었다니. 여태까지 잘도 우리 눈에 안 걸렸는걸?
암만 수컷들에게 관심이 없었다지만 말이야. 벌써 수만 단위의 수컷들을 처형한 시점에, 이런 녀석을 살려두고 있었다니... 혹시 중간에 포획된 그런 녀석인가?
뭐, 그런 거야 아무래도 상관 없지... 그보단 이 건방진 놈도 써먹을 데가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
자. 그럼, 어디... 우리 요화가 얼마나 내 암컷이 되고 싶은지, 그 마음을 한 번 확인해 보도록 할까.
“...푸흐흐. 요화. 고개 들고 저 새끼 한 번 봐봐.” “...으, 읏... 저, 자는...” “저 녀석은 지금 세라가 라디아에서 데려온, 처형 예정이던 인간 수컷이야. 암컷들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말을 듣지 않아서, 철저하게 고통만을 주며 죽이려던 녀석이지.” “그, 런... 어찌, 그리... 가혹한...” “뭘. 요 며칠간 그런 놈들 처형하는 걸 잔뜩 구경시켜 줬잖아? 재미있다는 듯이 잘 구경해놓고. 이제 와서 뭘 그러시나~?” “으, 으읏... 아니, 그게...” “하긴. 멀리서 네 아이들이 봉사해주는 걸 즐기며 구경했으니, 수컷들의 죽음이 그리 와 닿지 않았겠지... 뭐, 그건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자고.”
기원제에서 쓰러졌던 이후, 며칠간 라디아에서 데려온 수컷들의 처형을 재미있게 잘 즐겨왔던 요화.
헌데 이제서야 뭔가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이 생각난 것인지, 요화는 몸을 떨며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왜 그런 것을 즐겁게 구경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요화의 저 표정.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표정에선, 별로 죄책감이 보이질 않고 있었다.
“지금 중요한 건... 내 암컷이 되기로 결심한 네가, 어디까지 준비되었나 확인해 보는 것... 저 녀석은 그것을 위한 실험 재료야.” “...그, 그 말은... 설마...” “큭큭. 그 설마야 요화. 저 녀석은, 네 손으로 직접 처형해 줘야겠어.”
내 암컷이 되고 싶다면, 직접 저 열등한 수컷을 죽여봐라. 그런 내 제안에, 데려온 수컷을 복잡해 보이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요화.
그렇게 놀란 것 같은 표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화의 표정에선 올 것이 왔구나 라고 생각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느껴지고 있었다.
나에게 복종할 때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설마 이 타이밍에 자신을 시험할 줄은 몰랐다는 듯한 요화의 저 표정.
뭔가 불편한 감정이 생겨나고 있는지, 요화는 살짝 애원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 그대의... 음수란 것으로, 만들어주고 나서 하면 안되겠느냐... 지금 내 손으로 직접 누군가를 죽이기엔... 너무...” “큭큭. 그렇게는 안돼. 미안하지만 내 음수가 되려면, 그에 맞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거든. 열등한 수컷들을 벌레처럼 여길 수 있는 게, 그 준비 중 하나지.” “...으, 으흣... 윽...” “가장 중요한 건 진심으로 날 사랑해야 한다는 건데~ 그건 내게 복종하겠다는 네 모습을 보니, 이미 충족된 것 같고... 이제 이것만 통과하면, 널 내 음수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거든?” “하아, 하... 으, 으읏, 으으읏...” “뭐어, 정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으니, 널 내 암컷으로 만드는 것은 취소하고...” “아, 알겠다. 알겠느니라! 보, 본녀가 진심이라는 것을, 그대에게 보여주겠다!”
한참 고민하듯이 신음을 흘리다, 내 암컷이 되지 못한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는 요화.
그 표정은 마치, 뭔가 엄청난 두려움을 느낀 귀여운 동물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꺼낸 귀와 꼬리의 털을 세우는 것처럼 부풀리며. 뭔가 눈에 보일 정도로 기겁했다는 것이 얼굴뿐만 아니라 꼬리와 귀에서도 나타내고 있는 요화의 저 모습.
요화는 그렇게 꼬리와 귀를 부풀린 채, 각오를 한 듯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큭큭.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저 새끼는 어차피 살려 둘 필요가 없는, 열등한 수컷일 뿐이거든.” “후, 후우... 후우우...!” “네 아이들도 보고 있으니까. 시범을 보이듯이 잘 처리해 봐. 그 처리가 마음에 들수록, 오늘 네게 아주 커다란 행복을 느끼게 해줄 테니까 말이야.” “...꿀꺽...♡ 아, 알겠, 느니라...♡”
힘내라는 듯이 엉덩이를 툭툭 건드려주자, 요화가 심호흡을 하면서도 살그머니 얼굴을 붉힌다.
이미 진작에 몸과 마음이 내 것이 되었지만. 신수라는 것 하나 때문에, 아직 마음 한 켠에 쓸데없는 감정을 남기고 있었던 요화.
본인도 내 암컷이 되기로 결심한 이상 그런 감정을 남겨놔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지, 요화는 각오를 다진 듯한 얼굴로 수컷을 무릎 꿇려 둔 세라의 근처로 다가갔다.
“...후후♥ 일단 열등 수컷 구속구가 장착되어 있기는 하지만...♥ 다리는 움직일 수 있어서 갑자기 달려들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세요. 요화 씨♥” “하, 하아... 읏... 그, 그래. 고맙구나. 세라...”
손을 흔들며 세라가 멀어지자, 뭔가 불쌍하다는 느낌으로 눈 앞에서 떨고 있는 수컷을 바라보는 요화.
나 때문에 시건방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수컷이, 세라가 자신을 놓고 멀어지자 뭔가 기운을 되찾은 것처럼 요화를 올려다 보았다.
“...미안하구나... 그, 고통 없이 보내줄 테니, 조금만 참거...” “아, 아흐, 으으! 으으으...! 그, 그 옷차림...! 이 자지가 터질 것 같은 느낌...! 다, 당신도, 음수, 님이신가!?” “으, 읏? 뭐, 뭐라...? 갑자기, 무슨...” “아, 아아아! 음수, 음수우! 제, 제발...! 나랑, 한 번만 섹스르을...!!”
열등한 수컷들에겐 너무나도 강렬한, 내 음수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암컷의 페로몬.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이미 음수에 가까워진 요화 역시, 진작에 그런 암컷 페로몬이 풀풀 풍겨져 나오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아주 약간의 체취 만으로도 수컷들을 발정 나게 만드는, 극상의 암컷만이 풍기는 암컷 페로몬. 본래라면 그것에 발정을 하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못해야 하지만...
하지만 아직 요화가 음수가 아니기 때문일까. 수컷은 뭔가 성욕이 공포를 이겨낸 것처럼, 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 제발! 죽여도 좋으니까! 최고의 암컷과, 섹스 할 수 있게 해줘!!!” “하, 하아...? 그대... 지, 지금 무슨 소리를... 주, 죽여도 좋다니? 진심인가...?” “아아아아아!! 제발, 제바알! 섹스! 섹스으! 아, 암컷과, 교미이이이!!!”
미친 것처럼 발광하는 수컷의 모습에, 수컷에게 다가가던 요화의 발걸음이 뭔가 기분 나쁘단 듯이 주춤거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살짝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 미안함 보다 혐오감이 커진 듯한 요화의 표정.
그런 요화의 표정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침을 흘리며 몸을 마구 뒤틀던 수컷은...
그대로, 자리를 박차며 요화를 향해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아!! 암컷! 암컷! 교, 교미이이이이!!”
눈에 핏발까지 세워가면서. 이성을 상실한 듯한 모습으로, 요화를 향해 달려들던 수컷.
그런 수컷을 바라보던 요화의 얼굴에서, 한 순간 뭔가가 떠오른듯한 불쾌한 표정이 나타나더니...
요화의 꼬리 하나가, 그대로 요화에게 뛰어들던 수컷을 땅에 내리찍어 버렸다.
“카, 카하아아아악! 끄, 끄어억...!?” “이, 이...! 불쾌하고, 기분 나쁜 놈이...!”
분명 방금 전까진 어쩔 수 없다는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돌변하는 요화의 표정.
요화는 그대로 날카로운 어금니를 드러내면서, 하이힐의 앞 굽으로 수컷의 이마를 걷어차 버렸다.
“아아아악!!? 끄, 하아악...!?” “이 천박한 수컷 같으니! 감히 어딜 만지려고 하는 것이냐!!” “아, 아악!? 끄, 아학, 아악...!?” “곧 죽을 녀석이 이 와중에 성욕을 드러내느냐!? 아니, 도대체 수컷이란 놈들은 어째서 이리 멍청한 것이야!?” “아악! 끄, 아학, 제, 제바알...! 으가아아악!? 자, 자비, 르을...!” “마왕 정도의 성욕과 성기를 가졌다면 이해라도 되지만! 열등한 실좆이나 가진 것들이, 어째서 이리도...! 정말이지, 너무나도 불쾌해서 참을 수가 없구나!!” “끄아아악!! 커흑!? 끄, 끄으윽...!!?”
땅에 처박히듯이 엎어진 수컷의 몸을, 하이힐의 굽으로 마구 짓밟기 시작한 요화.
하이힐에 찍힌 곳에서 피가 터져 나오는데. 그런데도 요화의 발길질은 전혀 멈추질 않았다.
“더러운 것들...! 천박한 것들...! 감히, 감히 내게 그딴 짓을...!!” “끄, 끄아악! 아, 아악! 그마안! 제발,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오...!!” “암컷과 교미하고 싶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란 말이다!! 연인도 남편도 아닌 것들이, 나를 범하려고 들어!? 마왕처럼 쾌락을 주지도 못하고, 불쾌함만 주는 주제에!?” “아아악! 시, 싫어어! 교미 한 번 못해보고, 이대로 죽을 수느은...!!” “마왕처럼 날 소유하고 싶은 것도 아닌 주제에! 자신들의 성욕만 해소하려고 아무 암컷한테나 발정하는 쓰레기들! 정말이지 이 열등한 수컷들은, 살려둘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구나!!” “아악! 끅, 그륵, 끄으윽...!!? 아, 갸아아악...!!” “그렇게도 본녀와 교미하고 싶으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오냐. 그렇다면, 어디 그럴 수나 있는지 확인해 주마!”
땅에 처박힌 수컷을 다시 한 번 걷어차더니, 요화는 꼬리를 휘둘러 수컷의 몸에 걸쳐진 구속구와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요화의 앞에서 피투성이가 된 알몸을 드러낸 수컷.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도 잘도 솟아있는, 10cm 정도 크기의 자그마한 수컷의 성기.
그런 수컷의 성기를 보고서 코웃음을 친 요화는, 그대로 연기를 일렁거리며 커다란 구미호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자! 보거라! 본녀와 교미하고 싶으냐!? 이런 모습인데도!? 어디 얼마나 발정난 것인지 보여봐라!” “끅, 그륵...!? 끄아...!? 괴, 괴물...!?”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구미호의 모습에, 피가 물든 얼굴을 새파랗게 물들이며 몸을 떠는 수컷.
요화가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포효하자, 빳빳하게 서 있던 수컷의 성기는 뭔가 겁에 질린 것처럼 슬그머니 고개를 숙였다.
“하...! 쓰레기 같은 녀석...! 네 녀석의 성욕은 고작 그 정도였느냐!?” “으, 으히익...!? 아, 아아...! 아아아...!!” “구멍만 있으면 박고 싶을 정도로 버티기 힘든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니면서, 본녀를 범하려 들었다는 말이지...!?” “으, 으아... 사, 살려...” “마왕은 이런 모습의 본녀도 범할 수 있을 정도로 넘쳐나는 성욕을 가지고 있었거늘! 그 정도도 아니면서 억지로라도 암컷을 범하려고 하다니...! 으음!! 생각하면 할수록, 너희 열등한 수컷들은 괘씸하기 그지 없는 놈들이구나!!”
뭔가 저 수컷에게 누군가를 겹쳐 보고 있는 것처럼. 뭔가 울분을 토해내는 듯한 느낌으로, 수컷에게 소리를 지르는 거대한 구미호.
그 구미호가 짜증난다는 듯이 이를 드러내더니, 그대로 꼬리를 펼치며 그 꼬리에서 불을 만들어냈다.
이전의 투명함이 느껴지던 밝은 색의 불이 아닌, 흉흉하게 느껴지는 거무스름한 불을.
“쓰레기 같은 놈들! 그냥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거라!! 그 더러운 영혼까지도!!” “갸, 갸아아아아아아악!! 시, 싫어어어어어어어!!!”
어찌 만들어 낸 것인지 모를 그 거무스름한 불꽃들을, 그대로 수컷의 몸을 향해 던져버린 요화.
그 불꽃들이 수컷의 몸에 닿자마자, 커다란 불기둥을 만들어내며 수컷의 몸을 태워버리기 시작했다.
“갸아아아아아악!! 아, 아악, 그르륵...!!!”
뭔가 짐승의 멱을 따는 듯한 괴성을 내지르며. 터무니 없이 고통스럽다는 듯이 몸을 뒤틀던 수컷.
30대쯤 되어 보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교미를 못해본 것 같았던 불쌍한 수컷은, 그렇게 처절하기 그지 없는 단말마를 남긴 채...
시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요화의 앞에서 소멸되어 버렸다.
“하아, 하아...! 후, 후우...! 후우우우우...!!”
바닥에 남겨진 그을린 흔적을 바라보면서, 뭔가 진정하려는 듯이 호흡을 고르는 커다란 구미호의 모습.
그 모습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내 옆에서, 페이엔과 세실리아가 재미있다는 듯이 키득거렸다.
“킥킥♥ 뭐야♥ 기껏 약도 주입해 줬는데♥ 아예 사정도 못하고 죽어버렸네♥” “좀 더 주입해 줄 걸 그랬나? 그랬으면 요화 언니의 저 모습을 보고도, 발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핫♥ 암만 조금만 주입했다지만 공포가 성욕을 넘어서다니♥ 요화 언니가 위압감이 굉장하네~♥ 나도 분발해야겠어~♥”
시작하기 전에 발정용 마약이라도 놔줬던 것인지, 키득거리며 수컷의 죽음을 즐거워하는 두 사람.
어쩐지 그 약이 아니었다면, 수컷의 태도와 요화의 반응이 조금 달라졌을 거라는 것을 느끼며.
요화의 본성을 이끌어 낸 두 사람의 행동을 칭찬하듯이, 나는 두 사람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