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화 〉98.옷 벗어
“도마뱀 년이라니.. 그게 누구지?”
“나랑 내기했던 유적에 기사 데리고 와서 시끄럽게 굴던 용 있잖아.”
자세히 설명해주니 그제서야 아하! 하는 표정을 짓고서는 다시 고개를 갸우뚱하고서는 말한다.
“난 모른다. 애초에 관심도 없었기에.”
아르엔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 내가 바보지, 뭐 어디 있는지 모르더라도 아마 저 유적 때문에 멀리서 찾아온 것 같은데.. 델가른을 떠나지는 않았겠지?
아직 도시에 있다면 나를 찾아올 수밖에 없게 만들면 되는 거잖아?
“아르엔 일단 얼른 따라와,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생겼어.”
“해야 할 일?”
일주일을 유적에서 지냈는데 쉬는 것이 아니라 할 일이 생겼다는 인혁의 말에 멀뚱멀뚱하게 서서 인혁을 쳐다봤다. 음흉하게 미소 짓던 얼굴이 더욱 음흉해지는 것을 보며 인혁이 빠르게 유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
“후릅.. 홀짝.. 흐흥~”
자신한테 어울리는 검정이 주가 되어 아름답게 치장된 방에서 향기로운 차를 마시고 있는 엘로시아 델 아달라츠 시어든.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등한 인간 때문에 심란했던 마음이, 어느새 전부 진정되어 이렇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애초에 위대한 용인 자신이 인간 때문에 마음 고생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짜증도 나지만, 그 하등한 인간이 일주일 째 유적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는 그런 생각도 사라질 정도로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허약하고 하등한 인간이 우리 용의 유적에서 아무것도 없이 일주일을 버틴 다, 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딸랑딸랑
자신의 책상 위 놓여있는 노란 종을 살짝 흔들어 딸랑 소리를 내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 하나가 문에 똑똑 노크를 하고서는 들어온다.
“실례합니다 아가씨. 부르셨습니까?”
“유적의 문이 열리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오도록.”
이미 오늘은 3번 이상을 확인했지만 늦은 저녁에도 혹시 그 남자가 죽어 유적이 열렸을 수 있으니 기사를 시켜 확인한다.
“네 알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아가씨.”
자신의 말에 어떤 불평하는 기색도 없이 기사가 대답하며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천천히 뒷걸음질 치며 방에서 나간다.
그 인간의 겁 없는 도발 때문에 그 때는 깜빡했지만, 용언 마법을 사용한다면 그 알 수 없는 조건 또한 알아낼 수 있을터.
어서 빨리 죽어버렸으면.. 인간 하나 때문에 고귀한 이 몸이 이딴 하등한 종족이 넘치는 지하도시에서 일주일이나 머물다니..
그 남자를 생각하니 으득 하고 자기도 모르게 다시 이를 갈아버리는 엘로시아는, 천천히 차를 홀짝이며 다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인간이 죽은 다음 유적 공략을 끝내고 어서 빨리 위대한 자신의 부모님의 레어로 가 두 분께 칭찬을 받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선 기분 좋게 웃음 짓고 있었다.
-텅 텅 텅 텅
“뭐지?”
복도에서 시끄럽게 뛰는 소리가 들리기에 무슨 소란이 생긴 건가 싶더니 텅 텅! 하고 복도에서 뛰는 소리가 더욱 가까워지더니 자신의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아까 유적의 문이 열리는지 확인하라고 보냈던 기사가 숨을 헉헉대고 있었다.
“지금 뭐하는 짓이지?”
인간이 자신의 임시 보금자리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닐 뿐만 아니라 내 방문을 함부로 벌컥 열고 들어와 천박하게 숨을 헉헉대는 모습에 분노한 엘로시아.
“미친 것인가?”
마나를 담아 위압감을 넣어 말하자 기사가 괴로운 듯 머리를 한 번 붙잡더니 헉헉대는 숨을 겨우 고르고 엘로시아를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유적이.. 유적이..”
숨을 계속해서 고르며 유적이.. 하고 말하는 기사의 말에 분노했던 엘로시아가 눈을 크게 뜨고선 말하는 기사를 쳐다봤다. 유적이...? 유적의 문이 드디어 열린 것인가? 그렇다면 그 남자는 죽은 것이고..?
기사의 말을 지레짐작하고서는, 빠르게 달려와 이야기를 하러 온 기사가 기특하여 특별히 자신의 앞에서 그런 짓을 한 것을 봐주기로 하려고 마음먹은 순간, 기사가 천천히 유적이.. 의 뒷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유적이.. 공략 되었답니다..!”
“....뭐.. 뭐라고?”
“아가씨와 내기를 했던 그 남자가 고대룡의 유적 공략을 성공해서 돌아왔다고 합니다.”
환하게 웃음 짓던 엘로시아의 얼굴이 기사의 말에 금세 어두워진다. 기사가 한 말을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지만, 기사가 아주 쐐기를 박듯 또박또박 정확하게 얘기하자 기사가 한 말을 되뇌며 그 인간과 일주일 전 했던 내기의 말이 머릿속에 박히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들어간다면 이 몸이 너의 종이 되어주지.
분명 자신의 입으로 직접 내뱉은 말. 인혁이 들어간 순간 내기는 인혁의 승리로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인혁이 일주일 동안 빠져나오지 않아 내기도 무효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선 내기를 아예 잊고 있었기에 엘로시아의 어두워지던 얼굴이 절망 가득한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엘로시아가 다른 종족을 하등하게 여기고 싫어하는 것은, 용과 달리 거짓을 일삼는 종족들이 그저 짐승들과 다를 바 없다고 거의 강박의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이 내기를 지키지 않는다면 위대한 용족인 자신 또한 그저 짐승과 똑같다고 생각해, 자신이 모든 용들을 욕보이는 것이라 여겨 약속을 어길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엘로시아.
그리고 기사들과 다른 종족들도 내기를 들은 것이 있으니 고대룡의 유적을 공략한 그 인간이 만약 소문이라도 낸다면 위대한 용의 권위가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서는..
-풀썩
“아가씨..!”
머리가 완전히 과부화되어 다리의 힘이 풀린 듯 땅에 주저앉자 기사가 달려와서 주저앉은 엘로시아의 팔을 잡고는 괜찮습니까? 만 연신 반복한다. 평소라면 자신의 몸을 건드린 기사를 단숨에 죽이거나 벌을 내렸겠지만 지금 엘로시아는 그럴 겨를도 없이 그저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그, 아가씨.. 그러고 보니 그 남자가 아가씨를 향해서 했던 말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기사가 팔을 붙잡고 일으키려 해도 주저앉은 상태로 움직이지도 않는 엘로시아의 팔을 놓고서 흠흠.. 하며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기사의 말을 듣고 절망한 눈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기사를 바라본다.
“무엇... 이지...?”
하등한 인간의 종이 되는 끔찍한 상상을 하고선 그냥 빠르게 이 지하도시를 벗어나 내기를 지키려했지만 어쩔 수 없이 못 지키게 되었다는 둥 여러가지 변명을 생각하고 있던 와 중 기사의 말에 그 인간이 무엇이라 했을까 궁금하기에 기사에게 물어본다.
나를 향한 말이라면 혹시나 그 인간이 주제를 알고 내기를 없던 일로 하거나 하는 행복회로를 돌려보지만, 기사는 어림도 없다는 듯 그 인간이 한 말을 말하기 시작한다.
“나와 그때 내기를 한 용은 당장 지하도시 정중앙으로 와서 그 때의 내기를 이행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
“아가씨..?”
“아아아....!!!!”
“아가씨 정신 차리십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기사의 말을 듣고서는 도망 갈 방도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절망에 가득차서 포효하는 엘로시아. 엘로시아가 머물던 저택의 창문이 전부 깨지고, 저택 전체가 엘로시아의 포효로 진동하기 까지 한다.
바로 옆에 있던 기사는 손으로 귀를 가리고 마나로 보호해보지만, 고막이 아예 파열되며 귀에서 피를 흘리더니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한다.
포효소리가 어찌나 큰지 정중앙 근처 여관에서 엘로시아를 기다리며 아르엔과 쉬고있던 인혁의 귀에 살짝 들릴 정도.
-ㅇ.......!!!!! ㅇ!!!!!!!!“
“방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아르엔?”
“쪽♡ 쪼옵..♡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왜 그러지..? 하웁...♡ 쮸웁♡”
“아니야.. 잘못 들었나 보네.”
포효소리 같은 게 들린 것 같은데 착각인가? 환청이라도 들렸나 싶어 귀를 한번 긁어준 다음, 자신의 다리 사이에서 자지를 빨고 있는 아르엔의 머리를 스윽스윽 쓰다듬어준다.
인혁이 머리를 쓰다듬자 행복이 가득 차서 풀어진 얼굴로 맛있게 자지를 쪼옵쪼옵♥ 소리를 크게 내며 자지를 빨아댄다.
흐.. 시련이 진짜 같긴 했지만.. 역시 진짜와는 비교할 수가 없지. 거기다 지금 이 눈이라면..
황금색으로 눈이 살짝 빛나더니 상태창은 아니지만 아르엔을 바라보니 아르엔의 대한 정보가 눈에 훤히 보이는 것 같다.
상태창처럼 수치화가 되어있지는 않지만, 자신과 비교해서 얼마나 강한지, 약한지 등이 눈에 보이고, 그리고 어디를 만져줘야 기분 좋아하는지.. 와 같은 것 부터해서 마나의 움직임, 근육의 움직임 등 여러 가지가 전체적으로 보인다. 이게 고대룡의 권능이라면.. 고대룡이 보는 세상은 이런 것이겠지?
상태창이 필요 없는.. 아니 오히려 더욱 간편한 완전 치트나 마찬가지다.
권능 중 하나라 했으니 용왕한테는 이 것 말고 다른 권능도 있다는 것인데.. 이 눈의 능력을 얻으니 용왕과 나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더욱 체감이 된다.
뭐 초조해 할 필요 없이 천천히 하면 되니까 일단은 앞에 보이는 것부터 헤쳐 나가면 되는 것이다.
일단 내기에서 진 그 용을 불러냈으니까 지금 당장은 할 일이 끝났다. 아르엔의 자지 봉사를 받으며 그 도마뱀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쪼오옵..♡ 주인..♡ 자지 냄새가 좋아지는 ‘그것‘을 써줘라...♡ 쪽♡ 쪽♡”
귀두에 입을 오므리고 쪽♥ 하고 키스하며 애교부리며 ‘그것’을 써달라고 말하는 아르엔.
써달라면 써줘야지.. 중독되면 안 될 텐데..
눈이 살짝 반짝이자 인혁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조금씩 달달해져간다. 예전 직업을 봉인 당하기 전과 같이.
“하악...♡ 자지 냄새앳...♡ 주인 냄새 조앗..♡ 학..♡ 헥..♡ 헤엑..♡”
자지를 마구 핥다가 불알에 코를 박고 얼굴을 비비며 냄새까지 맡아대는 아르엔. 권능을 얻으면서 중독성 있는 체취가 돌아올 줄이야.. 그것도 온오프로..
눈의 힘을 쓸 때 나도 모르게 중독성 있는 체취가 켜졌을 때는 매우 놀랐다. 혹시나 다른 스킬들도 전부 써지나 싶어 사용해봤지만 사용되는 것은 중독성 있는 체취하나.
하지만 이게 어디야.. 온 오프로 사용가능한 중독성 있는 체취라니.. 얼마나 그리웠다고.
아카데미에 돌아가서 루아네, 필리아랑 만나서 자지 냄새를 맡게 해주면 아주 좋아 죽으려 하겠지? 레일라와 아이리스한테도 맡게 해주고 어떤 반응인지 확인 할 생각에 부랄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다.
“..진짜 떨리는 거 였네.”
“아그으...♡ 하악...♡ 하으그으으....♡”
입 안에 내 불알 두 개를 전부 넣고 혀를 돌리며 사탕처럼 빨아대는 아르엔, 자지보다 불알쪽 냄새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 도마뱀이 오기 전 까지 나를 기다리며 일주일을 마음 고생한 아르엔을 위로해 줘야겠다.
***
“와.. 정말 저기 있는 미녀, 아니 용을 종으로 부리는 거야?”
“용은 거짓을 하지 않으니까..”
“용조차도 못 들어가던.. 아무도 못 들어가던 유적을 일주일간 공략하고 나온 저 남자는 대체 누구야?”
“데리고 다니는 엘프도 아주 예쁘던데.. 저 미인 용까지 종으로 부리다니.. 남자로서 겁나게 부럽군.”
엘로시아를 부르기 위해 인혁이 아르엔과 함께 지하도시에 내기와 유적 공략을 빠르게 소문내고 다녔더니, 델가른의 중앙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혁과 엘로시아를 감싸서 용을 종으로 부리는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모였다.
“모두의 앞에서 하등한 인간의 종 선언을 하는 기분이 어때?”
“......”
인혁의 말에 이를 악물고 대답하지 않는 엘로시아. 주먹을 꽉 쥐고서는 얼굴이 치욕과 분노로 일그러지고 빨개진 모습이다.
“설마 용이 자신이 건 내기를 지키지 않고 입을 싹 닫고 있을 생각은 아니겠지?”
“위대한 용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서 빨리 내 종이 되겠다고 선언해.”
재촉하는 내말에 윽..! 하고 신음섞인 목소리를 한 번 내더니 고개를 숙이고선 땅바닥을 바라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나 엘로시아 델 아달라츠 시어든은.. 너의 종이 되겠다고... 맹세한다....”
싱글싱글 신나게 웃고 있는 인혁과 달리 완전히 썩어 들어가는 표정을 하고선 구경하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힘없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입을 함부로 놀리면 좆 된다는 걸 깨닫기에는 이미 내 종이 되어버려서 늦었네..
근데 종이면 내가 주인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지?
“엘로시아.”
“..왜 부르는 것이지...?”
“주인한테 말이 짧다?”
“......요...?”
그래도 내뱉은 말은 지키는 게 보기는 좋네. 나는 엘로시아를 향해서 계속 웃음 지으며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옷 전부 벗어.”
내 말을 듣고 얼굴이 완전 사색이 되어버린 엘로시아. 갑자기 이런 곳에서 옷을 벗으라니 제정신인가?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강압적이게 다시 한 번 말한다.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