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부 조교해서 타락 시켜버립니다-179화 (179/275)

EP.179 178.손이 실수로 미끄러졌네 ㅎㅎ;;

"왜 갑자기 걸음을 멈추시는 겁니까! 무림맹이 위험합니다.“

무림맹으로 뛰어가던 중 남궁연이 갑자기 멈춰 서자, 천마가 왔다고 알린 남자가 소리치며 말한다.

“이제 그만 본색을 드러내라.”

“그게 무슨...”

“천마가 무림맹을 침입 할 동안 내가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있던 남자의 몸의 핏줄이 도드라지고 몸집이 커지더니 갑자기 내게 달려든다.

“끄욱.. 끄어욱....!”

저게 뭔...

갑자기 기이하게 변하면서 달려드는 남자를 향해 주먹을 뻗으려 하자.

“고개를 숙여라.”

뒤에서 남궁연이 달려와 남자를 발차기로 차버려 하늘로 날려보낸다.

하늘로 날려보내진 남자의 몸은 계속해서 팽창하고 점점 사람이 아닌 공 같은 모양새가 되며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로 징그러워지더니.

콰아앙-

꽤나 큰 폭발과 함께 하늘에서 그대로 터져버린다.

“인혁. 그대는 첩자가 아닌 것 같군. 방금 공격은 명백히 그대를 노리고 한 공격이었으니.

“지금 이게 무슨 일이죠..?”

천마가 온 줄 알았더니 갑자기 웬 인간폭탄이 나를 죽이려 들었다.

첩자가 아니라고 알아준 것은 좋다만.. 당체 무슨 일인지 파악이 제대로 불가능 했다.

“천마가 왔다는 것은 단순 그대와 나를 잠시 떨어지게 하려는 속셈이었던 것 같고. 이런 더러운 술수를 쓰는 것은..”

슈수숙-

어디선가 수십개의 암기가 날아와 남궁연을 공격했고, 남궁연이 그 암기를 전부 튕겨내서 암기가 땅바닥에 박히자 박힌곳 주변의 땅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키히히.. 오랜만입니다 누님.”

“당운. 네놈밖에 없지.”

입이 귀까지 찢어지도록 웃으며, 꼭 만화에 나오는 실눈 캐 같은 모습의 노인이 뒷짐을 진 채 튀어나온다.

저 모습으로 남궁연한테 누님이라고 부르다니..

인지부조화가 올 것 같은 장면에 머리가 아파질 지경이다.

“천마신교의 대장로인 네놈이, 왜 여기 있는 거지?”

“별 것은 아니고, 누님 옆에 그 놈. 그 놈만 죽이면 조용하게 떠나겠습니다.”

나를 갑자기 왜 죽여.

노인이 노망이라도 들었나 생전 처음보는 나를 왜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남궁연도 저 당운이라고 하는 노인이 나를 죽인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지, 인상을 쓴 채 물었다.

“이 남자를 죽이려는 이유가 뭐지?”

당운은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하늘을 가리키더니.

“천마. 천마께서 저 남자의 죽음을 원하십니다.”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붉게 물들여진 흰자와 어두운 초록빛의 눈을 번뜩이며 말한다.

“천마가 왜 이 남자를 죽이라 명령한 것이지?”

“저는 천마님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대답하지 않겠다는 건가.”

남궁연이 허리춤에 끼고 있는 두개의 검 중에서, 번개와 같은 무늬가 장식된 길고 아주 날카로운 도검을 뽑는다.

뽑은 검을 확인하고는 당운이 놀란 듯 식은땀을 흘린다.

“천뢰검까지 뽑다니..”

“당운. 너와 길고 길었던 악연을 끊을 때가 된 것 같구나.”

“그 자를 넘길 생각은.. 없는 건가요?”

“그럴 생각 따위 추호도 없었다.”

“그런.. 정말 아쉽게 되었군요.”

당운이 작게 손짓하자, 주변에서 갑자기 수십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달려와 아까처럼 몸이 팽창하며 공처럼 되며 터지려한다.

“키히히히... 제가 미쳤다고 누님과 싸우겠습니까.”

“당운..!”

기분 나쁘게 비웃던 당운은, 남궁연을 무시한 채 그 자리에서 몸을 감췄고, 수십의 사람들은 남궁연과 나의 몸에 들러붙더니 차례차례 몸이 커지며 그대로 폭발했다.

콰앙- 콰아아앙-! 쾅-!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폭발이 겹치고 겹쳐 엄청나게 커다란 폭발이 되었다.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던 남궁연은 갑자기 터진 폭발을 막아내기 위해 빠르게 호신강기를 펼쳤다.

아..!

호신강기를 펼쳐 폭발을 막아내고서야 인혁도 이 폭발에 휩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빠르게 먼지를 걷어내고 인혁을 찾으려는 순간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

폭발에 휩쓸린 틈을 타서 당운이 공격하려는 것인가 싶어 곧바로 손에 들고있던 천뢰검을 뒤로 휘둘렀지만.

“저에요. 저.”

인혁이 자신이 휘두른 천뢰검을 맨손으로 붙잡고서 고개를 까딱이며 말했다.

“멀쩡한가..!”

“보시다시피 아주 멀쩡해요.”

남궁연은 인혁이 멀쩡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인혁이 자신의 천뢰검을 맨손으로 잡은 것과, 이 폭발에서도 멀쩡한 것을 보아, 화경이라고 생각되었던 경지는 더욱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환골탈태나 반로환동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데.. 설마 저 나이에 나와 같은 현경의 경지에 올랐단 말인가..!

남궁연이 인혁을 보며 감탄하고 있는 사이에 인혁의 등 뒤로 독이 묻은 단검들이 날아온다.

카앙- 카가강-

날아온 단검을 인혁이 쳐내자 모습을 드러낸 당운이 말한다.

“누님은 멀쩡할 것을 예상했지만, 네놈까지 멀쩡할 줄은 예상 못했구나.”

“폭발만 요란하고 아프지는 않던데요?”

“시건방진 녀석...!”

인혁이 비꼬듯 말하자 화가 난 듯 몸의 핏줄이 세워지던 당운이 다시금 차분해져서는 말을 이어나간다.

“키히.. 과연 흑란을 가지고 놀았다고 하는 실력은 되는 것 같군.”

흑란.. 맘마통이 아주 대단했던 여자다.

그 커다란 맘마통으로 했던 젖치기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다시 만나서 보지강간 해주고 싶어지네.

“가지고 놀긴 했었죠.”

내 대답에 키히히! 하는 특유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하더니 감고 있던 눈을 뜨고서 말한다.

“지금은 물러서지만, 빠른 시일 내 천마님이 직접 네놈의 목숨을 취하러 올 것이다.”

그냥 지금 자신의 힘으로는 나를 못 죽일 것 같으니까, 천마한테 이르겠다는 거 아닌가?

무림인들은 저런 것도 저런 식으로 포장해서 뭔가 있어보이게 말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누구 마음대로!”

남궁연이 옆에서 갑자기 박차고 나가 손에 들고 있던 도검을 들고 창궁무애검법을 전개해서 당운을 향해 내려찍는다.

“다음에 봅시다. 누님.”

당운은 남궁연의 공격이 닿기전 곧바로 독안개를 흩뿌리고는 모습을 감췄다.

“독무를..!”

독안개속 독을 마시지 않기 위해 펼쳤던 검법을 끝까지 펼쳐서 독안개를 흐트린다.

당운을 놓쳐 분해보이는 듯한 남궁연이, 천뢰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고는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

‘일단 무림맹에 가서 할 얘기가 있으니 나중에 무림학관으로 다시 돌아가겠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나중에 하도록 하지.’

무림맹으로 향하는 남궁연과는 갈라져 나는 혼자 무림학관으로 돌아왔다.

가희와 카르세린이 걱정하고 있으려나?

아무런 말도 없이 무림학관에서 나온 터라 걱정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내 숙소는 어디지?

숙소를 배정받아야 하는데 검후한테 끌려 다니느라 내 숙소가 어딘지도 듣지 못했다.

누구한테 물어볼까 싶어 무림학관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당소혜?”

“너는...!”

혼자 걸어 다니던 당소혜와 마주쳐 가볍게 인사를 건네자, 당소혜는 인상을 쓰고서 나를 바라보며 경계한다.

무림인이 비무좀 하다가 주먹으로 좀 맞았다고 저렇게 경계하다니, 지도 독 쓰려고 했잖아.

“무슨 일이지?”

“아 그게 아니라 내 숙소가 어딘지 듣지 못해서.”

“남자들의 숙소는 저 곳으로 가면 나와. 너한테 배정받은 숙소 앞에 이름이 새겨진 문패가 있을 거야.”

“여자들 숙소는?”

“여자들의 숙소는 왜...”

“팽가희랑 세린을 만나야 해서.”

경계하는 듯하면서도 생각보다 하나하나 친절하게 답해주는 당소혜에게 감사인사를 하고서, 일단 내 숙소를 확인해보기 위해 뒤도는 순간.

“잠시만.”

“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당신의 목 뒤..”

당소혜는 내 목 뒤에서 뭔가를 발견했는지 내 뒤로 다가와서 목 주변을 살핀다.

“이 독..! 너.. 독에 중독된 상태야. 내 독은 아니고.. 이거 누구한테 당한 거지..?”

심각해 보이는 얼굴로 봐서는 꽤나 강한 독인 듯싶다.

아까 당운과 싸울 때 중독됐나보네.

“맹주님과 있을 때 당운 이라는 사람한테 공격받았는데.”

“당운...?!”

깜짝이야..

당소혜가 당운이라는 이름에 너무나 크게 반응한다.

같은 당씨인 것을 보면.. 가족이기라도 한 것일까?

가족이 천마신교의 대장로야?

“당신이 말하는 것이 독왕 당운을 말하는 거야...?”

“독왕인지는 모르겠는데.. 키히히. 하고 이상하게 웃는 노인이었어.”

“당운님이.. 맞는 것 같네.”

“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인데?”

“내 조부님이야. 당문의 수치.. 정파의 배신자.. ”

당운에 대해 말하는 것이 괴로운지 인상을 쓴 채 씁쓸하다는 표정을 지은 상태로 말한다.

“일단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야. 당신 심각한 상태인 걸 알아? 독왕의 독에 중독된 상태라고..!”

“멀쩡해서 괜찮은데..”

심각한 것 같지는 않다.

독 증상이 몸에 나타나 있기는 한 것 같지만, 조금 따끔하기만 할뿐, 내 몸은 전혀 이상이 없다.

그냥 괜찮다고 하고 숙소에 갈려고 하던 찰나, 당소혜가 내 옷깃을 잡고 말한다.

“따라와. 그 독을 해독해줄 테니까.”

굳이 호의를 거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당소혜를 따라간다.

경계하는 것처럼 보이더니 독을 확인하고서는 곧바로 해독해주려 하다니, 마음씨가 말투와 겉모습과는 다르게 좋은 것 같다.

도착한 숙소는 여자의.. 숙소라고 하기 보다는 온갖 병들이 쌓여있었다.

“여기있는 것들이 전부 독이야?”

“그래. 윗옷을 벗고 앞으로 엎드려.”

“응.”

순순히 말을 따라서 옷을 벗고 앞으로 엎드렸다.

내 목 뒤를 만져대던 당소혜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내 목뒤를 계속해서 손으로 만져대더니.

“뭐야.. 왜 독이 사라졌지?”

“사라졌어?”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독의 중독된 흔적이 선명했는데.. 천독불침이라도 되는 거야 너?”

천독불침이라면.. 독이 안 통하는 무협의 경지를 뜻하는 거였나?

나 같은 경우에는 독이 안 통하는 것보다는 그냥 튼튼해서 이겨내는 것 같지만.

“괜찮으니까 옷 입어도 되는 거지?”

“어.. 어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는 듯한 당소혜를 뒤로하고 방안을 둘러보았다.

독의 이름이 적힌 여러 독이 담긴 병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내 시선을 차지한 것은.

“미약..? 미약이 왜 여기 있어?”

“미약도 독의 종류중 하나니까. 그거 건들지 마. 엄청나게 강한 미약이라서 조금만 사용해도 위험하니까.”

“......”

갑자기 손이 미끄러워지는 것 같다.

미약을 내려놓으려고 했지만 손이 미끄짐과 동시에 뚜껑을 실수로 따버려 그대로 미약을 당소혜에게 쏟았다.

“꺄악..! 뭐하는...!”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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