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화 〉누나는 간호사 (3)
누나는 간호사 (3)
나는 병원을 나오자마자, 서둘러 애인인 하늘과 만나기로 약속한 공원으로 향했다. 민우의 맹장 수술은 어제 오후 무사히 끝났다. 경과가 양호해서, 나는 마음을 놓았다.
내가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는 하늘의 연락이 왔을 때, 나는 너무나 기뻤다. 동생의 제모를 했을 때의 달콤하면서도 긴장된 순간이 머릿속에 박혀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손바닥 안에 쥐었을 때, 느껴지던 남동생의 뜨거운 페니스의 꿈틀거림과 턱에 닿았던 음모의 감촉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금기의 늪 속으로 발을 내딛어 버릴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계속 욕망을 참는 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하늘을 만나면 그 모든 걸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원 옆에 주차된 하늘의 차를 보자마자, 나는 종종걸음으로 다가갔다.
"미안, 기다렸어?"
그 말과 함께, 나는 곧장 차에 올라탔다. 차 안은 약하게 에어컨이 커져 있었다. 살짝 뿌린 향수 냄새가 차 안에 감돌았다.
"아니, 신경 쓰지마. 나도 지금 막 왔으니까."
짙은 눈썹에 베테랑 영업사원의 풍모를 한 하늘은, 살짝 웃어 보인 뒤, 곧바로 차를 출발시켰다.
"하늘 씨, 오늘은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
나는 한껏 기대를 담아 물었다.
"밤을 새는 건 힘들고, 자정까지는 괜찮아. 내일 일찍 나가봐야 하거든."
'다행이야. 대여섯 시간은 같이 있을 수 있어.'
2주 만이었다. 동생의 우뚝 솟은 음경에 저도 모르게 끌렸던 것도 오랫동안 하늘을 만나지 못한 갈증 탓은 아니었을까.
'오늘은 마음껏 하늘 씨에게 안기고 싶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몸이 욱신거리면서, 짜릿한 소름이 돋았다. 몸 깊은 곳에서 뜨겁고 끈적이는 체액이 솟아나, 살틈새의 살꽃잎을 순식간에 적시기 시작했다.
좁은 길을 벗어난 차가 국도로 빠져나왔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식사를 끝마친 우리는 다시 교외로 차를 몰았다. 저녁놀이 깔리기 시작한 하늘이 보라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면서 그 동안의 일을 서로 이야기했지만, 남동생인 민우가 맹장으로 입원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민우를 의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농밀하게 압축된 시간의 무계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갑자기 하늘의 손이 살색 팬티 스타킹으로 감싸인 내 허벅지에 닿았다.
무릎 위까지 오는 원피스라 앉으면 위쪽까지 치켜올라가, 내 허벅지는 꽤 드러나 있었다. 나는 허벅지에 닿은 그의 손 끝에서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흠칫 몸을 떨렸다. 하늘의 손은 화끈거릴 정도로 뜨거웠다.
팬티 스타킹과 팬티는 직장에서 신고 있던 것을 새 걸로 갈아 입은 상태였다. 근무시간이 끝난 뒤, 나는 가방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가방 안에는 언제 하늘과 만날지 몰라, 늘 새 팬티와 팬티 스타킹을 넣어두고 있었다.
비좁은 화장실에서 입고 있던 팬티 스타킹과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 새 팬티를 입기 전에, 나는 가방에서 작은 향수병을 꺼냈다. 하늘과 만날 때는 늘 병원의 소독약 냄새를 지우기 위해 살짝 향수를 뿌렸다. 하지만 병동에 있을 때는 치모가 나 있는 곳에만 살짝 뿌렸다. 금방 냄새가 퍼지는 곳에 뿌리면 동료들이 데이트하는 것을 눈치채고 짓궂게 놀리거나 가쉽거리로 삼기 때문이었다.
나는 작은 향수병의 주둥이에 손가락을 대고, 향수로 촉촉하게 적신 뒤, 살틈새 주변의 수풀에 스며들게 했다. 은은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이 정도로 티가 나지는 않겠지.'
나는 동료 간호사들이 눈치채지 알을까 염려하면서, 전체가 레이스로 된 검은 팬티를 서둘러 끌어올려 음부를 가렸다.
천쪼가리 같은 비키니 팬티는 수풀을 간신히 가릴 정도로 작아서, 지금까지 보통 팬티를 입고 있던 사타구니가 왠지 허전했다.
하늘이 내 팬티를 벗기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았다. 하늘이 내 팬티를 밑으로 끌어내리고, 음부에 얼굴을 대는 순간, 그의 코 속으로 희미한 향수의 향기가 스며드는 순간을 떠올리자, 내 머리 속은 이미 하늘의 생각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 * *
나는 수줍게 눈가에 미소를 띠면서, 내 옆에서 핸들을 잡고 있는 하늘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눈에 남자를 유혹하는 듯한 요염한 색기가 넘쳐흐르고 있다는 것을 나 자신은 눈치챌 수가 없었다.
앞을 쳐다보며 운전을 하면서, 하늘의 손바닥은 계속 내 허벅지를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있었다. 넓적다리 위까지 원피스를 밀어올리면서 허벅지 안쪽으로 손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깃털로 간질간질하는 듯 소프트한 터치로 어루만지던 손이, 허벅지의 탄력을 즐기 듯 가볍게 주무르면서 거침 없이 기어다녔다. 어느새 하늘의 손이 허벅지 사이의 비밀스러운 틈새로 다가왔다.
'아..뜨거워.'
덤불에 던져 넣은 작은 불씨가 점점 사나운 불길로 변하 듯, 수풀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손길에 내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 뜨거운 손길이 허벅지가 하나로 합쳐지는, 두툼하게 육감적으로 불거진 비너스의 둔덕에 이르렀지만, 나는 그대로 몸을 맡기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하늘의 손이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몸에서 힘을 빼고 허벅지를 살짝 벌렸다. 그러자 그 안쪽으로 손이 미끄러져 들어왔다. 더 비밀스럽고 축축한 곳으로 그의 손이 다가올수록, 뜨거운 열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닫혀져 있는 살점의 갈라진 틈새를 그 손으로 벌려 주었으면..
'더 안쪽으로..아, 으응~ 거기..만져주세요..거기의 입을 벌리고..어서...'
숨이 막힐 정도로 욕정이 차오르자, 나는 머릿속으로 응큼한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는 정말 신음을 내지를 뻔했다. 몸이 하늘 쪽으로 기우는 바람에, 간신히 수풀을 덮고 있던 비키니 팬티가 젖혀지면서 갈라진 틈새로 하늘의 손가락이 박혀 들어온 것이다.
간호사는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볼 기회가 많아서, 섹스에 적극적이고 정조관념이 희박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나뿐 아니라 동료들도 술집에게 남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가끔 듣곤 했다. 나는 그럴 때마다 화를 내고 경멸하면서 부인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짓궂은 남자들의 편견 그대로, 내 자신이 음란한 여자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하늘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안으로 파먹고 들어간 비키니 팬티가 자극을 줄 때마다, 이미 젖어 있는 살틈새가 더욱 흠뻑 젖어들어 갔다.
'아..싫어..이런 음란한 내 모습을 하늘 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제 와서 하늘의 손을 물리칠 수는 없었다. 살틈새는 하늘의 손길을 기다리며, 뜨겁게 열기를 띤 채, 욱신거리고 있었다.
나는 원피스 자락을 덮어 허벅지 중심에 놓인 하늘의 손을 가렸다. 젖은 비키니 팬티와 음부가 하늘의 눈에 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갑자기 하늘이 손을 빼고, 핸들에 손을 올려 놓았다.
하늘은 늘 이런 식이었다. 병원까지 나를 데리러 오지 않는 건, 나와 하늘의 특수한 관계와 직장에서 소문이 나지 않게 내 입장을 배려해 주는 상냥함이라고 나는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더구나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리는 없는데도 하늘은 그 이상의 것은 하려고 하지 않았다. 솔직이 요즘은 하늘의 그런 행동이 배려에서 나온 상냥함인지, 아니면 단순한 차가움인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호텔 같은 곳에서 단둘이 있을 때면, 하늘은 주저 없이 내 몸을 짐승처럼 탐하며 열렬히 갈구했다. 나 역시 그의 정열적인 섹스가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은 남의 눈 앞에서도, 연인답게 달콤하게 스킨쉽을 해주거나, 내 응석을 받아주길 원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하늘은 마치 남처럼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내게 차갑게 대했다.
* * *
채워지지 않는 욕정에 달뜬 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런 내 눈에 엷은 어둠 속에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기 시작한 모텔의 네온사인은 아찔할 정도로 눈부셨다. 이 교외의 모텔 거리는 이전에도 몇번인가 하늘과 와 본 적이 있었다.
프런트 앞에 서자, 종업원이 형식적인 미소를 띠며 키를 건넸다. 해가 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이라, 룸은 절반 정도 비어 있었다.
우리는 3층의 빈방을 골라,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복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나는 흠뻑 젖은 차가운 비키니 팬티가 살틈새의 입구를 간지럽히면서 문지르는 느낌에 당황했다. 차 안에서 걱정한 대로 흠뻑 배어나온 애액이 사타구니를 적시고 있었다. 그 상태로 살틈새에 자극을 주면서 룸까지 걸어가자, 희열과 괴로움이 뒤섞인 야릇한 감각이 내 몸을 감쌌다.
* * *
룸에 들어가면 우선, 하늘에게 안기기 전에 샤워를 해서 흠뻑 젖은 비키니 팬티를 감추고, 갈라진 틈새를 끈적끈적 적시고 있는 욕정의 음액을 깨끗이 씻어내고 싶었다. 하늘의 손으로 팬티를 벗길 때의 짜릿한 기쁨은 누릴 수 없지만, 그 대신 오늘은 모든 걸 잊고 하늘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열기가 올라와 멍해진 머리 속에는 응큼한 생각들로 가득찼다.
"현아야, 뭐 마실 거 줄까?"
겨우 룸 안으로 들어서자,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들면서, 나는 조금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체하며, 냉장고 앞에 섰다. 실내는 엔틱풍의 인테리어로 통일되어 있었다. 텔레비전과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안쪽에 언뜻 화려해 보이는 캐노피가 달린 침대가 있었다. 투명한 통유리 저편에 욕실 내부가 보였다.
음료수를 꺼내려는 순간, 내 어깨에 하늘이 손을 얹고, 내 몸을 틀어 자기 쪽으로 향하게 했다. 언제나처럼 단둘이 되자마자, 하늘은 대담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아..하늘 씨..좀 기다려.."
샤워 한 다음에...그렇게 말하려는 순간, 입술이 포개지면서 입 안으로 하늘의 촉촉하고 뜨거운 혀가 침입해 들어왔다. 마른 풀에 불을 붙인 것처럼, 불이 붙은 욕정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어떡해..샤워를..'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내 스스로를 억누를 자신이 없었다.
'아, 정말..이 순간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을까?'
나는 갈증으로 메말라 버린 목을 축이기 위해,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고, 내 입 안에 거칠게 날뛰고 있는 하늘의 혀에 혀를 휘감고, 구석구석 핥고 빨았다. 그러자, 하늘은 내 혀를 뿌리째 빨아 들일 듯이 거칠고 강하게 빨았다. 나는 몸에 힘을 빼고 혀를 하늘에게 내맡겼다.
오랜만에 맛 보는 남자의 살맛에, 나는 취하기 시작했다. 머릿 속에서 감미로운 울림이 들리고,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샤워를 해서 음란하게 욕정을 했던 흔적을 지우려고 했던 계획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대신 내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지금 당장 하늘의 페니스를 갖고 싶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