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화 (6/113)



〈 6화 〉6화

인간은 극한상황이 되면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던 한 줄기의 빛이나 물 한 방울에도 아주 감사하게 생각한다.
딱 지금 민지의 상태가 지금까지 자신이 살면서 겪은 가장 극한 상황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던진 달콤한 유혹은 그녀에게 소중한 빛과 물이다.

현실에서 한 번 섹스  주면 꿈에서 하루의 휴가를 준다는 내 조건에 민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지, 진짜죠?”

“에이, 아니다. 생각 해 보니까 내가 너무 손해 보는 거 같아서 그냥  할래.”

“아, 아니 왜요...?”

“꿈에서는 하루에 몇 십번도 섹스를 더 할 있는데 아무리 현실이지만 겨우  번으로 퉁 치려니까 내가 너무 손해 보는 것 같잖아.”

“오빠, 다시 생각해 보세요...아무리 그래도 현실은 꿈이랑 가치가 다르잖아요. 네에? 오빠. 이렇게 부탁할게요!”

이제 민지는 내 앞에서 무릎 꿇는 걸 아무렇지 않게 잘도 한다.
무릎을 꿇고 내 다리를 잡은 상태로 애원하고 있는 중이다.
아주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예쁜 민지가 사정사정하는데 나도 당연히 해주고 싶지. 근데 안 된다는 거 잘 알잖아.”

“왜, 왜요...?”

내가 민지의 볼을 살살 어루만지며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민지 네가 그토록 현실에서 나를 보기 싫어하니까 말이야.”

“아...! 그, 그 말 취소! 취소! 취소!!!”

양팔을 허우적거리며 취소를 외치는 민지를 보며 나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나도 양보할 테니까. 조건을 조금 바꾸자.”

“어떻게요...?”

“현실에서 섹스 한 번이 아니고 3시간 동안 나와 함께 있는 걸로.”

“3시간이면...20번도 넘게 하잖아요.”

“후우, 그건 여기서나 가능하고. 현실에서는 많이 해봐야 2번 정도?”

“아, 그렇지...”

“그럼 콜?”

“알았어요. 근데 이 조건  번만 가능해요?”

“자주 하고 싶어?”

“네. 가능한 많이요...”

먼저 이런 말을 하는 거 보니까, 최근에 힘들긴 많이 힘들었나보다.

“일단 하루  보고 결정할게.”

“알았어요...”

똑똑한 민지라면 내 의도를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첫날의 서비스에따라서 정기구독을 결정하겠다는 내 뜻을 말이다.

“그럼, 내일도 오늘 만났던 그 모텔에서 같은 시간에 보는 걸로?”

“아...모텔 말고 다른데서 하면 안돼요? 누가 볼까봐 겁난단 말이에요.”

“그럼 어디서 해? 우리 집이라도 올래? 여기 완전 오래된 아파트라서 지저분한데.”

“.....오빠가 저희 집으로 오실래요?”

“혼자 살아?”

“네, 직장 근처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어요.”

설마 가족들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부르는 건 아니겠지 했는데 그런 상상을  내가 이상한 것 같다.
이제 대충 한 시간 정도 있으면 꿈에서 깰 시간이다.
원래라면 수면에서 깨는  순간까지도 민지를 괴롭힐 생각이었지만 좋은 거래도 성사됐으니, 서비스를  주기로 했다.

“지금 현실에서 대략 6시 쯤 됐거든. 오늘은  이상  건드릴 테니까 1시간 정도 쉬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며칠 빡시게 굴렸더니 아주 교육이 잘된 것 같다.
나를 향해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한 민지는 꿈속의 호텔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서비스 하는 김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봐.”

“초밥...”

민지도 여기서 먹는 음식은 현실에서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절하지 않고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말했다.
나는 초밥을 키워드로 검색하고 종류별로 각종 초밥들을 생성해서 대령했다.

“와아...잘 먹겠습니다.”

민지는 귀엽게 입을 오물오물 거리며 정말 빠르게 초밥을 집어먹었다.
오히려 시간이 다돼간다는 사실에 살짝 실망하는 눈빛까지 보였다.

“이제 1분 있으면 현실에서  테니까, 그만 먹고 일어나.”

“하아, 오빠만 아니면 여기 진짜 지상낙원일  같은데.”

“난 민지 네가 있어서 여기가 지상낙원이지.”

바로 되받아치는 내말에 민지는 한숨을 쉬면서 점점 사라져갔다.

***

[이제 퇴근하니까 집 주소 불러.]

[서초구 서초동....]

 문자에 즉각 민지의 답장이 날아왔고, 확인한 주소는 우리 회사에서 아주 가까웠다.
오피스텔 위치가 회사 근처라고 했으니까 민지의 회사도 우리 회사 근처라는 말이네?
나중에 점심시간에 불러내서 같이 점심이나 먹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벌써 도착했다.

“생각보다 넓고 깨끗하네?”

“여, 여기 앉아요...”

현실에서 나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진 민지는 어색한 표정으로 소파 쪽으로 나를 안내했다.
민지의 안내를 받으며 소파에 잠시 앉아있으니 커피까지 타서 가져왔다.

“아, 나는 달달한 커피만 마시는데.”

“앗! 다시 타올게요.”

 손에  아메리카노를 다시 가져간 민지가 내 취향에 맞는 커피로 가져왔다.
확실히 나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강제물이 내 취향이긴 하지만 이런 순종모드도 괜찮네.

달달한 커피를 홀짝 거리며 시계를 바라봤다.

“7시부터 시작한 걸로 하고 10시까지다.”

“네...”

“우선 내 옷  받아.”

영업팀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정장이 필수인 나는 답답한 외투를 벗었다.
민지는 재빨리 내 옷을 받아 들어서 옷걸이에 걸어주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일했더니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뻐근하네.”

“침대로 가요... 제가 마사지 시원하게 해 드릴게요.”

“그럴까?”

또 다시 민지의 안내를 받으며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나는 푹신해 보이는 침대에 쓰러지듯 엎드려서 팔다리를  폈다.
내가 엎드리고 곧바로 민지가 내 등위에 올라타서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시원해요?”

“시원한지는  모르겠지만 야릇하면서 기분은 좋네.”

“다, 다행이네요...”

마사지에 대한 기술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30분 정도 이리저리 주무르고 나니까 제법 시원하기는 했다.
힘들어서 팔목을 흔들며 마사지를 하고 있는 민지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만 내려와.”

“오빠, 또 원하는 거 있어요?”

“민지 너 완전 열정이 넘치는데?”

“....그래야 계속 이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잖아요.”

“첫날만 이렇게해주고  뒤로 별로다 싶으면 그 즉시 거래는 끝. 알지?”

“아, 알아요...”

이정도 말했으면 이제 민지도 충분히 알아들었겠지.
더 이상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낭비 하기 싫었다.

“오빠 팔 베고 누워.”

“이렇게요...?”

“좀 확 안겨봐. 뻣뻣하게 그러지 말고.”

기어코 내가 힘으로 민지를  잡아당기고 나서야 제대로안겼다.
그리고 내 얼굴을 점점 민지의 얼굴 쪽으로 가져갔다.
어제 모텔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는지 민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정답.

“으으음...”

츄르릅.

나는 탐스러운 민지의 입술을 혀로 핥다가 입술 사이로 집어넣었다.
저항 하면 안 된다는  잘 알고 있는 민지는 내 혀를 나름 적극적으로받아들였다.

“음..하아...”

쪽쪽.

열정적인 키스를 끝내고 민지의 볼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했다.

“어?  손이 언제 여기로 갔지?”

“아까 부터요.”

진짜 몰랐다.
언제부터 내 손이 민지의 상의 안으로 들어가서 맨살의 젖가슴을 만지고 있었는지.
나의 본능은 뇌가 인식해서 명령을 내리는 속도보다 더 빠른 것 같다.
그리고 가슴을 만지다보면 다시 손이 보지 쪽으로 내려가는 것도본능인가보다.
나는 민지의 치마를 젖히고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하아...하아...오빠....살살...”

이제 막 손이 팬티 안으로 들어갔는데 시작부터 민지는 살살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번처럼 사정없이 쑤셔 넣을까봐 겁나는 모양이네.

“알았어.”

솔직히 나도 꿈속에서와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부드럽게 할 생각이었다.
먼저 보지의 주변부터 손끝으로 살살 문지르며 부드러운 살결의 촉감을 느꼈다.

“으음....”

내 손가락이 보지 안으로 조금씩 들어갈 때 마다 민지는 계속 다리를 오므리며 나를 껴안았다.
안 그래도 손가락이 잘 안 들어가는데 자꾸 더 쪼이고 있어서 그냥 입으로 핥으려는 순간  손가락에 뭔가 느낌이 왔다.

“어? 민지 너 오줌 싼 거 아니지?”

“아, 아닌데요...?”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내서 내 눈으로 확인해 보기로 했다.

“민지 너 흥분했지?”

“아니에요...!”

“아니긴, 이거 봐. 끈적끈적하잖아.”

나는 손가락 사이로 늘어지는 점액질의 상태를 민지의 눈앞에서 확인시켜주었다.

“거기를 그렇게 자극하니까 생리적인 현상으로 나온 것뿐이라고요...”

나도 여자의 생리적인 현상에 대해서 잘은 모르니까 일단 넘어가고 흥건하게 젖은 민지의 보지에 내 자지를 집어넣었다.

“하읏....하읏...으으....”

“후우, 기분 최고네.”

민지의 보지 속에 자지를 집어넣고 왕복운동을 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쾌감이 전달된다.
역시 과정이 중요한 법.
단지 꿈속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자각만으로도 이렇게 느낌이 다르다.

한쪽은 존나 예쁘고 한쪽은 존나 못생겼는데 보지 모양이 똑같다고 해서 섹스  때 똑같은 느낌이 들까?
절대 아니지.
내 앞에서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미치도록 예쁜 얼굴을 한 민지의 모습과 애기 피부처럼 뽀얗고 부드러운 살결, 예술적인 몸매, 그리고 꿈이 아닌 현실의 민지.  모든 것들이 합쳐진 결과물이 섹스 할 때 느끼는 쾌감이다.

“하압!”

나는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민지의 보지 안에 사정했다.
자지를 빼내자마자 정말 엄청난 양의 정액이 그녀의 사타구니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결국 침대위에 까지 정액이 고였다.

“세탁비는 내가 줄게.”

“하아...하아...아니에요. 그거보다 오빠 그 추가 계약은 어떻게...?”

“이 정도 서비스만 유지해 준다면 할 만하지.”

“진짜죠?”

“그래, 내일부터 회사 마치는 대로 여기로 올게. 그리고 약속대로 오늘 밤에는 꿈에서 안 부를 테니까 푹 자도록 해.”

“근데, 불러주고 안 건드리는  안 되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게...오빠가 저를 괴롭히지만 않으면 거기 엄청 좋은 것 같아서...”

“뭐, 상관없긴 한데...거기서 나오는 음식이랑 이런 건 나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라서 말이지.”

“아...”

“너도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면 휴가 동안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줄게.”

“음...오빠, 10시에 집에 다시 가려면 피곤하죠?”

“30분 정도 운전해야 하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피곤하지는 않아. 근데 왜?”

“에이~피곤하잖아요. 우리 집에서 숙박 어때요? 회사에서도 엄청 가깝고 완전 최고에요.”

민지는 내가 전혀 예상 못한 제안을 했다.
이거 동거 하자는  같은데?

“저기, 다시 말해 볼래?”

“우리 집에서 숙박 제공해  테니까, 오빠는 꿈에서 제가 원하는 서비스 제공 해 주세요.”

“숙박만 가능 한 거지?”

“세탁기, 냉장고, TV 마음대로 이용가능하고요. 밥은 밥솥에 항상 넉넉하게 해놓고, 냉장고에 반찬도 꽉꽉 채워  테니 마음껏 드시면 돼요.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죠?”

무슨 홈쇼핑 광고처럼 아주 논리적으로 빠르게 말하는데 꽤나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그런데 한 가지 추가 됐으면 하는 게 더 있다.

“다 좋긴 좋은데, 한 가지만 더 추가하자. 밥은 네가 차려주는 걸로. 어차피 평일에는 아침 안 먹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으니까 저녁만 차려주면 돼.”

“어휴, 진짜..,손 하나 까딱 안하려고 하네. 알았어요.”

“그리고 침대 있는 안방을 내가 쓴다.”

“저도 맨바닥에서는 못 자는데....”

“그럼, 나랑 같이 침대에서 자던지.”

“그냥 다른 방에서 바닥에 이불 깔고 잘게요.”

“그건 너 알아서 하고, 나는 먼저 씻고 잘게.아, 피곤하다.”

“씻고 나올 동안 침대보 다른 걸로 바꿔 놓을게요.”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침대보가 새 것으로 바뀌어있고 베개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정말로 민지는 다른 방에서 자려는 모양이다.
허리 아프면 알아서 침대로 올라오겠지.

나는 먼저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 감고 머리 닿으면 바로 잠이 드는 이 습관은 민지의 집에서도 적용되었다.
그렇게 먼저 꿈속으로 들어간 나는 민지와 약속한 대로 일단 그녀가 좋아하는 초밥부터 세팅했다.

민지의 영혼을 소환하자마자 그녀는 나를 쳐 다도 안보고 맛있는 음식들부터 시식했다.
한참을 맛있게 배를 채우고 나서야 침대위로 올라와서 누웠다.

“오빠, 이 침대 너무 푹신하고 좋은데 현실에 존재하는 제품은 아니죠?”

“현실에도 있는 거야.”

“어!? 진짜요?”

“여기 대한호텔을 그대로 카피했거든.”

“호오, 한 번 알아보고 바꾸던지 해야지.”

“또 원하는 거 있어?”

“음...혹시 영화도 볼 수 있어요?”

“잠깐만”

나는 시스템의 메뉴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나서 민지에게 대답했다.

“영화제목 말해주면 천장에 영상으로 비춰줄게.”

“와, 진짜 오빠가 저를 괴롭히지만 않으면 여긴 천국이구나.”

민지의 말에 나는 그냥 약속이고 뭐고 덮쳐버릴까 하다가 참았다.
이제 현실에서도 함께 동거하는 사인데 좀 친하게 지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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