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7화
내가 <영혼의 쉼터>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에 민지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런저런 요구를 많이도 했다.
아직 내 꿈속이 단순한 자각몽인지 영혼의 쉼터라는 이상한 이름의 시스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여기서 나의 권한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민지의 요구가 제법 까탈스럽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내 능력에서 가능한 것들이다.
“몰디브 현지에서 판매하는 모히또 한 잔부탁해요~”
아니, 모히또 종류가 얼마나 많은데 어떤 게 몰디브 현지에서 파는 건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상태창에 보이는 모히또 종류마다 하나씩 생성해서 민지에게 보여주었다.
“후우, 이거 맞아?”
“어어, 그거 맞아요! 인터넷에서 본거랑 똑같아요. 오빠 고마워용~”
나름 내 노력에 감사한지 민지는 살짝 애교를 부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거의 고문에 가까운 괴롭힘을 당했으면서도 금세 현실에적응한 민지의 멘탈도 참 대단하다.
“오늘 서비스는 여기까지. 나도 좀 쉬자.”
“알았어요.”
이제 슬슬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기도 했다.
민지와 나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잠에서 깨어났다.
끼익.
끼익.
그리고 동시에 각자의 방에서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나와 민지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서로를 바라봤다.
잠시 후, 민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잠자리는 안 불편했어요?”
“우리 집보다 편했어.”
“다행이네요. 아침 안 드신다고 했죠? 저는 보통 빵 한 조각 먹고 출근하는데, 오빠도 드실래요?”
“주면 고맙게 먹을게.”
“그럼 씻고 나올 동안 제가 식빵에 쨈 발라놓을게요.”
민지가 항상 잠옷으로 입는 핑크색 핫팬츠와 나시 차림으로 식빵에 쨈을 바르는 모습을 물끄러미 치켜보다가 욕실로 들어갔다.
나 혼자만의 느낌이겠지만 꼭 신혼부부가 된 것 같다.
나는 민지가 만들어 준 빵을 대충 먹고 옷을 갈아입었다.
민지 역시 정장차림으로 거실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어디서 근무하는지는 모르지만 대충 서비스 업계인 것 같은데.
나와 민지는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왔는데 민지는 곧바로 차키를 꺼내서 버튼을 눌렀다.
삑삑.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런데 민지의 차를 보고 나는 살짝 놀랐다.
“너 BMW 타고 다녀?”
“제 차는 아니고,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거예요.”
“존나 좋은 회사 다니나보네.”
“뭐, 그냥 그래요. 나중에 보고 옮길까 싶어요.”
배부른 소리하는 민지의 말에 혀를 차며, 나는 내 돈 주고 직접 구매한 평범한 국산차에 올랐다.
오늘은 20분이나 여유 있게 회사에 도착했다.
그래서 난리가 났다.
“와아...강 과장님, 혹시 오늘 집에서 쫓겨나셨어요?”
“나 유부남 아니다.”
“지금까지 과장님 기록이 3분 일찍 온 거였는데, 그 기록을 무려 17분이나 앞당겼어요. 대박!”
“너 할일이 그렇게 없냐? 뭔 그딴 걸 다 기억하고 있어?”
“할일은 많은데 하기 싫을 뿐 인거죠.”
“너도 그러냐? 나도 그런데.”
회사에서 나를 좋아하는 인간들이 많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밑에 직원들에게 꼰대짓을 안 해서 나름 친하게 지내는 남자 부하직원들은 좀 있다.
안 좋게 말하면 챙겨주는 거 없이 방목한다는 말이지만.
“역시 강 과장님은....큼큼...”
그렇게 평소에 나와 잘 어울리는 무능력한 부하직원 놈과 실없는 농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 새끼가 말을 더듬으며 눈치를 살피는 게 분위기가 쎄하다.
“얼씨구, 일이 그렇게 하기 싫으세요?”
“헛, 부, 부장님 오셨습니까...”
“강민철 씨, 일하기 싫으시면 저기 보이는 저 문으로 그냥 나가시면 됩니다.”
부장이 나에게 존칭을 쓰면서 직책도 안 붙이는 걸 봐서 화가 많이 났다는 증거다.
그런데 이 정도 가지고 이렇게 열 받을 사람은 아닌데, 아무래도 오늘 아침부터 와이프한테 왕창 깨지고 나온 게 틀림없다.
이런 날은 무조건 사려야한다.
“죄송합니다!”
나는 큰소리로 죄송하다고 외치고 곧장 내 자리로 뛰어가서 앉았다.
부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푹푹 쉬었고, 주변에서 지켜보던 여직원들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며 나의 뒷담화를 했다.
“강 과장, 저 변태는 인간이 왜 저래?
“끼리끼리 논다고, 친하게 지내는 인간들 보면 룸쌀롱 같이 다니는 무리들이잖아.”
“으으~ 생각 만해도 소름끼쳐.”
“그러니까.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싫어.”
씨발년들이 내 욕 할 거면 좀 안 들리게 하던지.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가 자기들한테 피해준 것도 아니고 뭔 상관이야?
아침까지만 해도 좋았던 내 기분이 확 더러워졌다.
그래도 집에 가면 나를 즐겁게 해줄 미녀가 있으니 퇴근시간만을 기다렸다.
퇴근시간이 되자마자 오늘도 술 마시러 가자는 부하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곧장 집으로 갔다.
물론 우리집 말고 민지의 오피스텔로.
동거인이 되면서 오피스텔의 스마트키도 받았기 때문에 바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민지의퇴근시간은 보통 5시였기 때문에 먼저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관 앞에 민지가 아침에 신고 나갔던 구두가 있는 것만 봐도 확실하다.
그런데 거실에는 안보이네?
오피스텔의 거실에도 민지는 안보이고 인기척이 없어서 무심코 민지가 사용하기로 했던 방문을 열어봤다.
“엄마야! 아니, 오빠! 노크도 없이 뭐에요!”
“아, 옷 갈아입고있었구나.”
“빨리 나가요!”
정색하는 민지의 반응에 얼른 문을 닫아주고 나와서 나도 옷부터 갈아입었다.
그리고 거실에 먼저 옷을 갈아입고 나온 민지가 살짝 인상을 쓰며 소파에 앉아있었다.
“숙녀의 방을 그렇게 막 들어오면 어떡해요?”
“아직도 우리 사이에 그런 에티켓이 필요해?”
“아, 아무튼 지킬 건 지켜주세요...”
“까탈스럽기는. 오늘 영 기분 별로니까, 빨리 와서 기분 좋게 만들어 봐.”
“왜요...? 오늘 기분 안 좋은 일 있어요...?”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내 말에 민지는 조금 전까지 자기가 화를 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긴장하며 내 눈치를 살폈다.
혹시라도 내가 약속 따위 다 무시하고 꿈속에서 자신을 괴롭힐까 두려워하는 표정이다.
“너한테 화풀이 안할 테니까 걱정 마.”
“아까 저 오빠한테 화낸 거 아니에요~ 생각 해 보니까 옷 갈아입는 모습 본 게 뭐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쵸~?”
내 말에 민지가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썼다.
나는 그런 민지의 모습을 보며 말없이 바지와 팬티를 벗고 빨딱 서 있는 자지를 민지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입으로 빨아주면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 같은데.”
“지금요?”
“나에게 할당 된 3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잖아. 빨리,시간 없어.”
“....씻지도 않았잖아요.”
“아, 그렇네. 빨리 양치하고 와.”
“아니, 제가 양치하는 거보다이거 씻는 게 우선이죠.”
민지는 정색하며 내 자지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건 네 사정이고, 난 나에게 할당 된 시간이 더 중요해.”
“시간 연장 해 줄 테니까 씻고 나서 해요.”
“귀찮아.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빨리 해.”
“그러지 말고...제가 그럼 목욕 서비스 해드릴게요.”
“같이 목욕하자고?”
“네,제가 욕조에서 거품 마사지도 해드리고 할게요.”
“오케이.”
나는 민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지금은 가슴만 만지기로 했다.
거기다 민지가 눈치 빠르게 손으로 내 자지도 만져주었다.
이렇게 워밍업만 살짝 하고, 나와 민지는 함께 욕실로 입장했다.
우선 욕조에 물을 가득채우고 거품을풀었다.
민지가 내 손을 잡고 욕조 안으로 이끌었고 곧바로 마사지를 시작했다.
지난번에 내가 시원하지는 않지만 야릇한 느낌은 좋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는지 아예 그쪽으로 나가려는 듯 했다.
민지는 내 팔을 잡고 풍만한 자신의 가슴으로 마구 비볐다.
“어때요? 느낌 괜찮아요?”
“이걸 싫어할 남자가 어디 있겠냐.”
만족한다는 내말에 민지는 내 몸 구석구석을 자신의 가슴을 이용해서 비벼댔다.
너무 만족스럽다.
그런데 살짝 아쉬운 게 하나 있어서 특별히 주문했다.
“가슴도 좋은데 사타구니에 내 팔을 끼우고 보지로도 좀 문질러 봐.”
“아, 이건 좀 민망한데....”
슥삭슥삭.
민지는 민망하다고 말하면서도 보지를 내 팔에 문질렀다.
털 대문에 까칠까칠한 느낌도 들면서 보지 안의 속살과 닿을 때는 한 없이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내 자지는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서 목욕 끝날 때 까지 참기가 힘들어졌다.
“그냥 여기서 하자.”
“여기서요...?”
민지의 양손을 세면대에 잡도록 하고 뒷치기를 시도했다.
“하아아읏읏~”
이제는 민지의 신음소리를 들으면 대충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지금 내는 이 소리는 고통 쪽은 아니었다.
비누거품 때문에 미끌미끌하니까 내 자지가 민지의 보지 안으로 들어가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민지는 요즘 나와 자주 섹스를 하면서 은근 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후아~”
“오빠, 다 쌌어요?”
“시원하게 쌌다.”
민지는 보지에서 흘러내리는 내 정액을 바로 물로 씻어냈다.
“욕실에서 하니까 의외로 편하네요. 우리 여기서 자주 할래요?”
“한 곳에서 너무 하면 질려. 테마는 다양한 게 좋지.”
“어휴, 맘대로 하세요.”
나와 민지가 계약한 시간은 딱 하루에 3시간.
노력하면 3시간에 2번 정도는 섹스를 할 수 있지만, 회사 갔다 와서 지친 몸을 이끌고 그렇게 하기는 사실상 버거웠다.
내가 20대 청춘도 아니고 하루 한 번도 민지 정도의 미인이 아니라면 힘들었을 것 같다.
근데, 동거를 하고 있다 보니까 3시간이 지나도 민지는 나와 함께 있다.
그 시간에 서로의 관계가 참 애매하다.
대략 10시 이후가 그렇다.
민지도 나와 마찬가지로 예능방송을 좋아하는지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
물론 나도 옆에 같이 앉아 있는 중이다.
민지는 어느새 과자 하나를 손에 쥐고 오물오물 거리며 TV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집중한 상태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민지의 과자봉지 안에 손을 집어넣고 한 움큼 꺼냈다.
“아! 오빠! 저도 아까워서 하나씩 먹고 있는데 한 번에 그렇게 많이 집어가면 어떡해요.”
“너도 대단하다. 군것질 거리를 이렇게 좋아하는데 운동도 안하면서 이 몸매가 어떻게 유지돼?”
“타고 난거죠 뭐. 그런데 지금 제 허벅지랑 배는 왜 만지고 있어요?”
“응?”
“이미 3시간 훨씬 지났잖아요.”
민지는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어우 씨, 무섭네.”
나도 모르게 아무 생각 없이 민지의 배와 허벅지를 만져보다가 그녀의 말에 손을 떼어냈다.
근데 사정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상태에서 민지가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하고 있으니 자꾸 발기가 되고 있었다.
“너도 앞으로 내게 할당 된 시간에는 무슨 짓을 하더라도 협상 같은 거 할 생각 하지 마.”
“와! 이 변태, 쓰레기, 색마 새끼 또 더럽고 치사하게 나오시네.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다해라!”
최근에 꽤나 순종모드를 잘 유지하더니 이렇게 광분하는 모습은 오랜만이다.
동거를 할 줄 알았으면 나도 첨부터 3시간을 제시하지 않았을 텐데.
같이 살면서 정해진 시간에만 건드릴 수 있다는 건 내 상식으로는 말이 안 된다.
어쨌든, 민지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으니 해야지.
민지를 소파에 눕히고 나도 같이 누웠다.
그래도 재밌게 보고 있던 TV는 계속 볼 수 있게 세로 방향으로 눕혔다.
나는 민지의 뒤에 위치한 상태에서 누워있었고, 한 손으로는 상의를 파고들어 젖가슴을 만지고 한 손으로는 핫팬츠 안으로 들어가서 보지를 문질렀다.
“만지기만 할 거니까 TV는 계속 봐.”
“....넌 진짜 나쁜 새끼야.”
민지의 독설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계속해서 손장난을 쳤다.
이제는 사실상 3시간이라는 조건은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민지도 포기한 것 같다.
그렇게 거의 2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민지가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하고 자러 가요.”
“벌써 12시가 넘었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꿈에서 보자.”
“저도 이제 모든 걸 포기하고 오빠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꿈속에서는 확실히 쉴 수 있게 지원해 주세요.”
“진짜 다 포기하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기로 마음먹었어?”
“어차피 이딴 계약이나 약속 따위는 의미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오빠가 마음만 먹으면 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 헛된 희망은 이제 안가지려고요.”
“응, 잘 생각했어. 그럼 앞으로 너도 침대 있는 방에서 나랑 같이 자자.”
“.....그래요.”
민지는 먼저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머리위에까지 덮고 누워버렸다.
나도 침대로 올라가서 민지가 덮고 있는 이불속을 파고 들어갔다.
나는 민지를 품에 꼭 안고 귓속말로 속삭였다.
“말 잘 들으면 나도 알아서 잘 챙겨줄게.”
내 귓속말이 민지에게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들렸는지 몸을 부르르 떨며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드디어 민지가 현실에서도 완전히 내 것이 된 날을 기념해서 오늘 밤 꿈에서 확실히 서비스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