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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10/113)



〈 10화 〉10화

평소에 추위를 많이 타서 보일러를 세게 틀고 잤는데도 갑자기 몸이 부들부들 떨려올 정도로 강한 추위가 느껴져서 정신이 번쩍  배지영은 보일러가 고장났나 싶어서 확인하러 가려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침대의 느낌이 조금 이상했다.

“응? 침대가 왜 이렇게 딱딱하지?”

등에서 느껴지는 딱딱하고 거칠거칠한 느낌에 손으로 바닥을 더듬어보던배지영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뭐야...내가 왜 맨바닥에 누워 있는 거지...?”

분명 침대에 누워서 새벽 1시반 까지 회사의 친한여직원들과 단톡방에서 수다를 떨다가 그대로 잠 들었는데.
배지영은 왜 자신이 차디찬 바닥에 잠들어있는지 이해할  없었다.

“몸부림을 심하게 치다가 굴러 떨어졌나?”

평소에 몸부림은 고사하고 정자세로 미동도 없이 자는  스스로  알고 있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뭔가 바닥도 자신의 방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고, 기분이 이상했다.
일단 너무 어두워서 방에 불부터 켜자는 생각으로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형광등 스위치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콩.

“아아!”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벽이 앞을 가로 막고 있어서 머리를 살짝 박았다.
배지영은 아픈 머리를 손으로 문지르며 주변을 더듬더듬 거렸다.
역시나 뭔가 이상했다.

“벽지의 느낌이 아닌데...마치 시멘트 같은...”

의문이 드는 순간 아주 미약한 빛이 들어오면서 주변이 조금씩 보였다.
여전히 어둡긴 하지만 육안으로 방안의 모습이 보일 정도는 되었다.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이곳은 침대는 물론이고 방에 있어야 할 그 어떤 가구도 없었다.
그리고 벽에는 벽지하나 없는 시멘트 상태로 구석구석 거미줄이 쳐져있었다.
심지어 거미줄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거미가 꿈틀거리고 있는 꼭 폐가를 연상케 했다.

배지영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할 말을 잃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자신의 복장을 점검했다.
잠들기 전에 입고 있던 잠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게 다였고 휴대폰이나 지갑 같은 것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이건 분명 납치를 당한거야....!”

배지영은 처음 박민지가 강민철의 꿈속으로 영혼을 소환 당했을 때와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내일이 되면 이 현상이 꿈속이라는  알게 되겠지만, 처음에는 누구나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당연했다.

자다가 일어나보니 자기 전에 입었던 복장 그대로 낯선 장소에 갇혀있다면 그 누구라도 자는 도중에 납치당했다고 착각할 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현실적인 감각을 꿈에서 느낄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

배지영 뿐만 아니라 나머지 3명 역시도 배지영과 똑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꺄악!

4개의 방에서는 여성들의 비명소리가 한동안 계속 들려왔다.
하지만 서로의 방에서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게 방음처리가 되어있었다.
이들의 소리가 전달되는 곳은 오직 한 군데 밖에 없었다.

***

나는 꿈속에서 만든 화려한 호텔방에서 시원한 과일주스를 마시며, 스크린의 화면에 집중했다.
스크린에서는 호러영화에서 나올 법한 폐가에 여성들이 갇혀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질러대고 있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어느새 내 옆에는 민지가 다가와 있었고 스크린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나를 한  쳐다봤다가 다시 화면으로 눈을 돌리는 민지의 모습에는 약간의 떨림이 보였다.

“저 여성들이 오빠가 말한 게임에 참가 할 사람들인가요...?”

“어, 맞아.”

“말을 안 듣는다는 그 사람들이요?”

“응.”

“그렇구나...그런데 저 방이 서바이벌 게임의 장소에요?”

“아니, 저긴 그냥 대기 장소일 뿐이고, 본격적인 게임의 무대가 될 장소는 이제부터 만들어야지. 일단, 오늘은 대기 장소에서 워밍업이나 시켜주려고.”

“진짜 무섭겠다...”

“장르는 다르지만 너도 많이 겪어 봤잖아. 그 때 어땠어?”

“....다시 겪고 싶지 않아요.”

양팔로 나를 꼭 껴안고 있는 민지는 그때의 기억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치는지 가늘게 몸을 떨었다.
나도 지금의 민지에게는 다시 괴롭힐 생각이 없다.
원래 내 취향은 반항하는 상대를 강제로 굴복시키는 건데, 이렇게 복종하는 것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보던 영화 계속 봐. 여긴 신경 쓰지 말고.”

“네. 오빠.”

민지는 내 입술에 쪽 소리 나게 입맞춤을 하고는 다시 옆 자리로 건너가서 영화를 보기시작했다.
나는 현실에서 원할 때 마다 민지와 섹스 할 수 있게 되면서 부터 꿈에서는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아무리 꿈에서도 현실과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현실이 더 좋은 법이니까.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극한 상황에서 보여주는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4명의여성들은 자신이 납치돼서 폐가에 감금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비명을 지르고 벽을 치며 살려달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1시간 정도가 지났을 무렵에는 추위와 함께 찾아온 극도의 공포심을 이기지 못해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묻은  울기만 했다.
그리고 또 다시 시간이 흐르자 지금은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대외업무가 많은 영업부 특성상 여직원을 뽑을 때는 은근 외모에 대한 비중이 높았고,  4명의 여성들 또한 모두 괜찮은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몰골은 눈뜨고 못 봐줄 정도였다.

지금 시간은 6시30분.
그리고 저들이 수면상태를 살펴보니 현실에서 깨어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조금 있으면 잠에서 깰 테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그리고 저들이 잠에서 깨기 전에 마지막으로  일이 남아있었다.

나는 잠시 목을 가다듬고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오늘은 편하게 쉬었으니까,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도록 하지.

“이게, 무슨...”

“누, 누구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흑....”

기계음성으로 변조되어 전달 된 내 음성에 4명의 여성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점점 사라져갔다.
이제 현실에서 깨어났으니 지금까지 겪은 현상이 꿈속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근데 어쩌지.
현실과 똑같은 감각이 느껴지는 이 꿈속에서 매일 밤,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할까?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민지가 스크린을 보며 말했다.

“내일부터 지옥이 시작되겠네요. 그러게 왜 우리 오빠를 씹고 다녀.”

우리 오빠?
나에 대한 애칭은 그렇다 치고 결코 내 행동이 정상적인 건 아닌데, 민지는 내 편을 들고 있다.
속으로는 욕을 하고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기분이 나쁘진 않네.
내 품에 안겨있는 민지를 보고 있자니 아랫도리가 씰룩씰룩 거린다.

“민지야 오늘 조금 일찍 일어나자.”

“네에?”

“출근 전에 모닝떡 한  치고 싶어서.”

“아아, 그러고 보니까 어제 저녁에 못하고 잤네요. 알겠어요. 오빠.”

시스템의 힘을 빌려서  수면상태에 자극을 주어 잠에서 깨도록 만들었다.
현실에서 눈을 뜬 나는 아직 잠들어 있는 민지의 잠옷을 벗겨내고 가슴을 조물조물 만졌다.
뒤척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잠에서 깨지 않는 민지의 보지를 혀로살살 핥아주니까 이제 천천히 잠에서 깨는 중이다.

“.....하아...하아...민철 오빠....”

할짝 할짝.

민지는 잠에서 깨자마자 느껴지는 감각에 신음소리를 내면서 내 머리를 감싸 쥐었다.
열심히 민지의 보지를 빨고 있는데 혀에 끈적이는 뭔가가 느껴졌다.
미끌미끌거는 확실히애액이다.

“혹시 너 흥분했어?”

“하아...하아...조, 조금...”

이런 적은 처음이라서 나도  얼떨떨한 기분이다.
나를 상대로 흥분하기 쉽지는 않을 텐데.
잦은 섹스로 인해서 나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이 사라진 탓일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혀를 놀렸다.
역시나 민지의 보지는 달달하니 완전 꿀맛이다.
나는 69자세로 바꿔서 내 자지를 민지의 입안으로 밀어 넣고 다시 보지를 쪽쪽 빨았다.
평소에 보기 힘든 민지의 애액은 남김없이 쪽쪽 빨아먹었지만 여전히 줄줄 흘러나오고 있어서 삽입에도 문제 없어보였다.

“하읏~!”

내 자지가 민지의 보지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민지의 입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야릇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철퍽 철퍽.

거칠게 허리를 흔들며 쑤실 때 마다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뒤덮었다.
보통 한 여자랑 이정도로 잦은 섹스를 하면 질릴 법도 한데 오히려 그 반대인걸 보니 민지의 보지는 명기가 확실하다.
색깔이 핫핑크일 때 알아봤지.
그건 그렇고 오늘따라 민지의 반응도 조금 이상하네.
신음소리도 평소보다 더 야하고, 흥분해서 액도 흘리고, 나를 부르는 호칭에서도 살짝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고, 내 착각인가?

사정 후에 무기력함이 찾아온 나는 만사 귀찮다는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어차피 민지가 알아서 물티슈와 수건으로 내 몸을 다 닦아주기 때문에 나는 손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었다.
민지가 빠르게 뒷마무리를 하고나서 내 팔을 베고 누우며 생글생글 웃었다.

“민지 너, 오늘 기분 좋은 일 있어?”

“네.”

“응? 그게 뭔데?”

“성과가 조금은 있는  같아요.”

“뭔 성과?”

“오빠가 조금 달라 보이기 시작했어요.”

“달라 보인다니? 꿈에서 여자들 가둬두고 괴롭히는 거 보니까 더 쓰레기로 보여서?”

“아니! 그런  아니고요. 오빠에게서 매력을 조금 느꼈어요.”

“어?”

“원래 제 이상형이 뭐가 하나라도 남들보다 잘하는 게 있는 능력남이거든요. 머리 좋은 의사, 국가대표 운동선수, 유능한 사업가라던가...”

“결국 돈 잘 버는 남자구만.”

“그런 느낌의 이상형은 아닌데 또 그렇게 연결되네요...어쨌든, 오빠의 그 초능력 같은 능력은 그런 사람들 보다 훨씬 뛰어난  같아요. 마음먹으면 돈도 많이 벌  있고요.”

“예를 들면?”

“오빠의 정체를 숨기고, 재벌들을 대상으로 꿈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업을 하는 거죠.”

“그것도 좋은 방법이긴 한데 그냥 고문하고 협박해서 뜯어내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아, 네....그렇긴 하네요...”

“어쨌든, 나한테 매력 같은 거 느껴봤자 좋을 거 없는데.”

“왜, 왜요...?”

“맨날 룸에서 술집여자랑 떡치는 것도 모자라서 꿈에서 여자들 협박해서 강제로 따먹고 하는 남자에게 마음 주면 억울하지 않겠어?”

“그것 또한 오빠의 능력이니까 인정해 주려고요. 그리고 원래 몸과 마음은 같이 주는 거라고 했어요. 그게 마음이 더 홀가분해 질 거 같기도 하고, 오빠도 제 몸만 가지는 거보다 제가 오빠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더 기분 좋지 않아요?”

민지는 멘탈만 강한 게 아니라 취향도  독특하네.
자신의 취향이 그렇다니까 존중은 해줘야지.
그리고 나도 손해 볼  없으니까.

“나쁘진 않지.”

“어제 까지만 해도 납치당해서 매일 강간당하는 느낌이었는데,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오빠한테서 매력이 느껴지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아쉽긴 하지만 다행이네.”

“아직은 매력이 조금만 느껴진다고 해서 아쉬워요?”

“아니, 매일 강간당하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그게 없어진다고 생각하니까 아쉽다고.”

“......취향 존중 할게요.”

***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어디선가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의 나라면 주변에서 떠드는 잡담에 귀를 기울이지 않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달랐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어제 내가 꿈에 영혼을 소환했던 여직원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자리에 앉아서 일하는 하면서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어제 내가 진짜 말도 안 되는 꿈을 꿨는데,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

“어머, 언니도 그랬어요? 저도 어제 자각몽을 꿨지 뭐에요.”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꿈이 자각몽 맞죠?”

“맞아 맞아. 그래도 어제 내가 꿨던 꿈은 자각몽이라고 하기에도 말이 안  정도로 현실감 넘치더라고. 오죽했으면 자는 사이에납치당한 줄 알았다니까.”

“웬일이야...저도 어제 언니가 말 한 거랑 똑같은 꿈 꿨는데...”

“우리가 어제 단톡방에서 수다 떨면서 무서운 이야기해서 그런가봐.”

“으으, 그런가 봐요. 진짜 소름끼쳐서 다시는 그런 꿈꾸기 싫어요.”

“근데...꿈에서 깨기 전에 들렸던 기계음성이 계속 머릿속에  도는데...”

“헉, 방, 방금 기계음성이라고 했어요....?”

“어, 어! 저도 꿈에서 깨기 전에 그 소리 들었는데....뭐라고 하더라...아!”

“오늘은 편하게 쉬었으니까,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도록 하지.”

4명의 여성들은 내가 마지막에 했던  대사를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서로를 쳐다봤다.
뭐라 할 말을 잃었는지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사색이 되었다.

“에, 에이 설마...그런 이상한 꿈을 우리가 동시에 또 꾸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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