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 (12/113)



〈 12화 〉12화

하품을 하며 모니터를 바라보던 나는 이제야 자세를 바로잡았다.
지금까지는 너무 루즈해서 지겨웠는데 귀신의 집이라면 말이 달라질 테니까.
대형 놀이공원에 존재하는 귀신의 집을 불러와서 내가 나름대로 뜯어고치고 여러 가지를 추가했다.
분명 저년들이라면 이 놀이공원의 귀신에 집에 가봤을 테니까 구조를 바꿔줄 필요가 있었다.
나는 빵빵하게 사운드를  더 올리고 모니터에 집중했다.

네 사람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장식 된 각종 해골 인형과 불그스름한 조명을 보고 귀신의 집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 귀신의 집 진짜 싫어하는데...”

“하아, 얼마나 더 있어야 잠에서 깰 수 있을까...”

“근데 저 여기가 어딘지 알  같아요. 예전에 가봤던 놀이 공원에 있던 귀신의 집인데, 대충 모형 귀신들이 나타나는 위치랑 출입구도 알고 있어요.”

“불행중 다행이네. 그럼, 지수가 앞장서서 빠르게 탈출하자.”

“제, 제가 앞장서요...?”

“지수 너만 길을 알고 있으니까 어쩔  없잖아.”

“알았어요...”

리더격인 배지영의 말에 이지수는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수긍하며 앞장서기로 했다.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현실에 존재하는 귀신의 집을 생각하고 움직이면 그 녀석과 만나게 될 테니까.

너무 어둡기도 하고, 이상한 배경음악까지 나오고 있어서 분위기는 더욱 으스스했지만, 이지수를 앞세우고 나머지 세 명도 천천히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었다.
지켜보는 내가 오히려 더 긴장 되네.
왜냐하면 곧 이들에게 일어날 일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몇 초 후의 일을 상상했다.

내가 속으로 0을 외치는 순간 모니터에 비치는 네 명의 입에서 동시에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꺄악!”

“뭐, 뭐야...원래 여기서는 아무것도  나오는데...길도 좀 이상한 것 같고...”

“어, 언니...그런데 저거...인형 맞아요? 계속 움직이면서 여기로 오는데요?”

- 으어어어....

팔은 기형적으로 꺾여 있고 한쪽 다리를 절면서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며 네 사람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나와 민지가 만든 귀요미가 저들의 코앞까지 다가갔을 때까지도 저 네 사람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움직이는 인형인가...?”

“아, 근데 진짜 시체같이 생겼어요. 퀴퀴한 냄새까지 나고...”

“아무튼, 무시하고 다시 출발하자.”

“길이 조금 이상한  같기는 한데  기억에는 저쪽....꺅!!”

- 캬아!

촤아악.

단순히 움직이는 인형이라고 생각했던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손톱을 휘둘렀고 이지수의 상의가 그대로 찢겨져 나갔다.
그 바람에 이지수는 바닥에 넘어졌고, 좀비는 그런 이지수를 향해서 다리를 절면서 다가왔다.
다른 세 사람은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면서 감히 도와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기들 끼리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지수를 내버려두고 뛰어갔다.

“얘, 얘들아! 언니! 살려줘!!!”

이지수는 자신을 버리고 도망가는 세 사람을 향해서 도움을 요청하며 소리를 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저년들이 그럼 그렇지. 남 씹을 때는 아주 똘똘 뭉치더니 위험하니까 바로 버리고 튀네.
어차피 나도 예상은 했었다.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빨라서 놀라긴 했지만.
그럼, 이제 나도 슬슬 움직여 볼까.
나는 이지수에게 다가가고 있는 좀비에게 [영혼 빙의]를 시전 했다.

동료라고 생각했던 세 사람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렸고, 이지수는 넘어진 상태로 점점 다가오는 좀비를 보며 절망했다.
이 좀비의 몸속에는 내 영혼이 들어가 있으니 현재 이 좀비는 나라고 봐도 된다.

“저, 저리가!! 제발...저리가...흑흑...”

- 어차피 꿈인데 죽으면 어때서?

“아...! 다, 당신은...?”

갑자기 좀비의 입에서 사람 목소리가 나와서 이지수는 상당히 놀란 듯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꿈속에서 안내 방송을 하던 내 목소리를 바로 인지했다.
당연히 이 목소리는 음성변조 된 기계음이다.

- 이거 어떡하나? 동료들에게 버림받았네?

“사, 살려주세요...제발....”

어차피 꿈속인데 죽어도 상관없잖아?

“그, 그래도...고통이....”

-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아아....”

- 너는 타인에게 고통을 준 적이 없어?

“어, 없어요...정말입니다...”

-지랄.

그렇게 나를 씹어대면서 기분을  엿같이 만들어놓고 그런 적이 없다고?
어디서 구라치고 있어.
이지수의 대답을 들은 나는  이상 이년과 대화를 나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곧장 상의가 찢어진 채 바닥에 넘어져 있는 이지수에게 다가갔다.
와, 존나 답답하게 느리네.
괜히 리얼하게 만든다고 한쪽 다리를 절게 만들었다.
이지수가 정상의 상태에서 도망간다면 쫒아가기 힘들었을 테지만, 이미 이년은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아서 일어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너무 느리게 다가와서 이지수의 입장에서는 공포가 배가  듯싶다.

“오, 오지 마!!!!”

나는 어설프게 찢어진 이지수의 상의를 마저 모두 찢어버리고 잠옷 바지도 손톱을 이용해서 쭈욱 찢었다.
손톱이 길고 튼튼해서 면으로 된 소재 정도는 아주 쉽게 찢을 수 있었다.
오? 몸매는 제법 괜찮네.

팬티와 브래지어만 겨우 걸친 상태로 미친 듯이 뒷걸음치던 이지수는 막다른 길에 가로막히며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자 무릎 꿇고 나에게 살려달라고 빌었다.
아마 내가 말이 통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저, 저를 죽여 봤자 아무런 이득이 없잖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 듣고 보니 그러네. 그럼, 이득이 되는 행동을 해야겠지?

손톱으로 간단하게 이지수의 브래지어 끈을 끊어버리자 젖가슴이 출렁하며 드러났다.

“꺄아아아!”

동굴로 만들어진 귀신의 집은 이지수의 비명이 크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닌데 어떡하나?
팬티까지도 찢어버린 나는 이지수의 몸매를 느긋하게 감상했다.
그녀는 양 손으로 자신의 보지와 가슴을 필사적으로 가렸다.

아주 좋은 구경을 시켜준 대가로 나도 좋은걸 보여주지.

비록 너덜너덜하긴 하지만 나는 걸치고 있던 옷을 모두 뜯어내어 크고 우람한 자지를 선보였다.
좀비의 외형을 제작할  내가 가장 신경  부분이기도 하다.
아랫배에 힘을  때 마다 껄떡대는 좀비의 자지를 보자 이지수는 거의 실신 직전이 되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피부는 썩어문드러져서 살점이 뜯어져 있는 이 물건이 자신의 보지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저런 반응이 나오겠지.

“아아악! 제발! 제발! 제발!!! 뭐든지 다 할게요!”

이지수는 넙죽 엎드리며 절까지 하면서 좀비에게 빙의 한 나에게 애원했다.
그 동안 나를 존나 씹어대던 년에게서 이런 반응을 보게 되니까 통쾌해서 미치겠다.
조금  즐겨볼까.

- 네년이 하는 걸 봐서 내 행동을 결정하겠다.

“제, 제가  하면 될까요....흐윽..흐윽...”

- 일단 자리에서 일어서라.

내 말 한마디에 이지수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양손으로 보지를 가렸다.
어차피 다 못 가릴 거라면 가슴 쪽으로 노출시키기로 한 모양이다.
근데, 누구 맘대로.

 치워.

“하지만....”

- 싫으면 이거 넣어줄까?

“아, 아니요!!!”

내가 좀비의 자지를 가리키며 말하자, 이지수는 바로 자신의 손을 치우고 어정쩡한 자세로  있었다.

- 다리를 살짝 벌리고 서라.

이지수는 더 이상 내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했다.
이지수에게 한 발짝 다가간 나는 먼저 그녀의 젖꼭지 부분을 손가락으로 살살 건드려 봤다.
부드러운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정말 빙의를 하는 순간 좀비의 모든 감각은 나에게로 오는  했다.
손톱이 워낙 날카로워서 아주 조심스럽게 젖가슴을 주물러봤다.

“흐으읍...흐윽...”

이지수는 울면서도 이를 악물고 새어나오는 비명을 참고 있었다.
하지만 거칠거칠한 좀비의 손으로 보지를 만질 때는 자세가 무너지며 저항했다.

“아아아! 그, 제발 그만해 주세요. 흑흑...”

- 어차피 너희 들은 매일  이 고통을 겪게  것이다. 차라리 일찍 적응하고 모든 걸 내려놓는 게 좋지 않아?

“매, 매일 밤!?”

- 이제 이틀째지? 앞으로도 영원히 너희들에게 자유로운 잠자리는 없을 것이다.

“어, 어째서 이런 일이...”

- 그보다 너를 버리고  동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

네년이 생각해도 충격적이지? 현실에서 꽤나친한 사이였잖아 그치?

“현실이라니...당신은 도대체 누구세요....?”

이지수의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나는 그녀를 최대한 이용해 보기로 했다.

- 나는 신이다.

“시, 신이요....?”

- 너희 인간들의 꿈속을 관장하는 몽신(夢神)이다. 너희 네 명은 지은죄가 많아서 지금 벌을 받고 있는 중이지.

내가 생각해도 쪽팔리는 작명센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이다.
절대신이나 파괴신은 피했으니까.

“아아...저, 저는 죄를 지은 적이....”

- 존나 뻔뻔한 년이네. 진짜 이걸로 확 뚫어줄까?

“아, 아닙니다! 저는 지은 죄가 너무 많아요!”

내가 좀비의 자지를 들이밀며 말하자 이지수는 곧바로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그럼 이제 협상을 시작해 볼까나.

너의 죄는 무겁지만 특별히 사면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저, 정말입니까?”

-  말에 토를 달거나 되묻는 행동은 하지마라. 마지막 경고다.

“네...”

- 지금부터 너는 내 심복으로 활동하면서 죄 값을 사면 받게  것이다.

“네.”

나는 이지수를 내 심복으로 활용해서 각종 정보를 얻어내기로 했다.
이지수 역시 나를 씹어대던 년들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어차피 주동자는 배지영 그년이다.
나머지는 이지수와 마찬가지로 대충 엿 먹이는 정도에서 끝내고 배지영은 영혼까지 탈탈 털어버릴 생각이다.

- 나는 너희 4명이 뭉쳐 다니면서 많은 죄를 짓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주동자가 배지영이라고 하던데 사실인가?

“...그게 어떤 죄를 말씀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를 이끄는 사람이 지영 언니 인건 맞아요...”

- 일단 지금 배지영이라는 년에 대해서 아는 건 나에게 다 말하고, 앞으로도 계속 친하게 지내는  하면서 나에게 정보를 제공해라.

“저, 저를 버리고 갔는데요...?”

-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고, 다시 친하게 지내는  해.

“네...”

- 어차피  년들이 너를 버리고 갔지만 지금 쯤,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 쯤, 내가 창조한 괴물들이 그 년들을 데리고  놀고 있을 테니까.
첨부터 이곳에 출구 따위는 없었다.

너는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지금 나머지 년들은 이 좀비보다 더 한 녀석들에게 당하고 있을 테니까.

“자, 자비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를 속이거나 네 역할에 충실하지 못 할 시에는 어떻게 될지 말 안 해도 잘 알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아, 일단 이지수는 겁이 많아서 제법 이용해먹기가 쉬워 보이네.
나는 이지수에게 나머지 3명에 대한 정보를 아는 대로 말하라고 했다.
특히, 배지영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빼놓지 말고 상세하게 설명하도록 명령했다.

이지수는 자기가 아는 대로 열심히 나에게 설명했고, 그 과정에서 현실 속의 나에 대한 내용도 섞여있었다.

“작년에 지영 언니가 과장 승진에서 탈락하고 남자 직원이 올라갔는데,  남자 직원은 업무능력도 없으면서 주점에서 바이어들 접대하는 능력으로 승진했다고 욕을 많이 했어요.

- 다른 세 명도  남성에 대해서 욕을 했고?

“지영 언니, 만큼은 아니지만 같은 여자 입장에서 보면 좀 변태 같아서 뒷담화를 하기는 했어요...”

배지영 그년의 능력이 부족해서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생각은 안  봤지?

“그, 그게...그러니까...

됐다. 그 것 만해도 배지영의 죄목은 확실하니까. 배지영이 저지른 비리라던가 너만 아는 비밀이 있으면 말해 봐.

너무 나에 대한 내용만 말하면 혹시라도 의심하게 될까봐 대충 둘러대고 다른 내용들도 말해보라고 했다.
혹시, 배지영의 약점이라도 알게 되면 더 좋고.

“저기, 그런데 왜 4명만 벌을 받는 건가요? 회사에서 지영 언니를 따르면서 단톡방을 공유하는 사람은 다섯 명인데...”

뭐?

“유서연이라고 입사한지는 3년 정도 됐고, 저희와 친해지기 시작한 건 2달 정도 됐습니다. 요즘 서연이의 업무가  많은 편이라서 회사에서는 많이 어울리지 못하고 있지만, 저녁에 단톡방에서는 같이 수다도 떨고...”

내가 유서연을 모를 리가 있나.
서연이가 입사했을 때부터 존나 예뻐서 부서 전체가 난리였는데.
최근에는 내가 워낙 지각을 많이 해서 그럴 일이 없었지만,  개월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출근하면 나름 예의 있게 나에게 인사를 했었다.
그런 유서연이 배지영의 무리에 끼어서 나를 같이 씹어대고 있다고?
나중에 아껴뒀다가 따먹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 내일 유서연도 꿈에서 보게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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