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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13/113)



〈 13화 〉13화

한 달 사이에 내 삶의 질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살맛난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다.
예전 같으면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씨발이나 좆같은 단어들을 내뱉으며 출근준비를 했을 텐데.
이제는 눈 뜨는 그 순간부터 입가에 미소부터 지어진다.

츄릅~츄릅~할짝~할짝.

아침부터 침대에서 열심히  자지를 물고 빨고 있는 민지의 머리를 몇  쓰다듬어주었다.
내 손길을 느낀 민지가 고개를 살짝 치켜들었다.
민지는 천천히 입에서내 자지를 빼내면서 반달 눈웃음으로 아침인사를 했다.

“오빠, 잘 주무셨어요?”

“꿈에서 좀 바쁘긴 했지만 잘 잤어. 근데 너, 새벽 5시에 사라져서 내가 6시 까지 계속 소환 시도했는데도 수면상태가 아니라고 하던데?”

“그게...갑자기 쉬가 마려워서 깼는데, 그 뒤로 잠이 안와서요...”

“그랬구나.”

현실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으로 잠에서 깨어나면 당연히  꿈속에서도 영혼이 사라진다.
그걸 막을 방법은 없다.
대신, 내 꿈속,  에서 내가 지정한 대상의 영혼을 추방시키는  가능하다.
그렇게 추방당한 영혼은 다시 원래의 평범한 수면상태로 돌아간다.

눈은 떴지만 포근한 침대에 누워서 민지의 속살을 만지다보니 어느새 7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민지가 먼저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더니 여전히 일어나기 귀찮아하는 나의 팔을 잡아당기며 일으켜 세웠다.

“읏차~! 빨리 회사 갈 준비해요. 안 그러면 또 부장님한테 혼나잖아요.”

“아, 귀찮아...”

막상 회사에 출근하면 그나마 괜찮은데, 이렇게 자리 털고 일어나는 과정이 너무 귀찮고 싫다.
그나마 민지가 계속  팔을 잡아당기고 어깨도 주물러줘서 정신 차리고 욕실로 향했다.
나 때문에 민지도 출근시간이 조금 늦어졌는지 빠르게 움직이며 준비를 했다.
급하게 현관문을 나서면서 정장 단추를 채우는 민지의 모습을 보고 내가 말을 걸었다.

“나 때문에 늦었지?”

“조금 늦긴 했는데, 상관없어요.”

“회사에서 입지가 꽤 좋은가봐?”

“나름 승률이 잘나오거든요. 요즘 제가 회사 옮기려는  눈치 챘는지 대표가 신경 많이 써주고 있어요.”

“나랑은 완전 다른세상이네.”

“...오빠도 능력 좋잖아요.”

“좋긴, 학벌 조금 괜찮다는  빼면, 회사도 그저 그렇고 업무 능력도 평균이하인데.”

“오빠 그 능력 잘 이용하면 그 누구보다 크게 성공할 수 있어요. 예쁜 여자들도 오빠가 원하면 얼마든지...”

“그건 그렇지. 그래도 나는 아주 소박한 남자라서 크게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예쁜 여자들 품에 끼고,내가 원하는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정도의 돈만 있으면 되니까.”

“그게 소박한건가요....?”

“이런 능력을 가진 것 치고는 소박하지.”

“하긴...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능력이죠.”

민지와 잡담을 나누는 사이에 엘리베이터는 이미 지하주차장까지 내려왔고, 서둘러 회사를 향해 달렸다.
BMW를 타고 출발하는 민지를 보고 있자니 괜히 나도 차를 바꾸고 싶어졌다.
아파트 팔고 그 돈으로 괜찮은 외제차  대 사는 것도 괜찮겠는데?
예전 같으면 감히 이런 생각을 못했겠지만 지금은 내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결국, 20분정도 지각한 나는 조심스럽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부장님에게 좀 깨지긴 하겠지만,  정도 늦는  자주 있는 일이라서 대충 삿대질 몇 번으로 끝날 걸로 예상된다.
그런데 사무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보통 업무가 시작된 오전의 사무실은 아주 조용하다.
내가 부장님에게 깨지는 소리가 아니라면 말이다.

“배 대리, 평소에 자기 할 일 잘하고 해서 내가 딱히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은데 좀 심한다고 생각 안 해?

“죄, 죄송합니다. 부장님...”

“내가 조금 전에 좋게 넘어갔잖아. 그런데 5분도 안 돼서 또 잡담을 해?”

“주의하겠습니다...”

“할 말이 있어서 단 둘이 소곤소곤 대화하는 것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단체로 모여서 그렇게 떠들면 어떡하나? 조금 있으면 회의 들어갈 텐데 준비도 안하고 말이야.”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없도록 하겠습니다...”

“후우, 오늘 회의 내용 중요한 거니까, 그만 자리로 돌아가서 회의 자료 준비 해.”

“네, 부장님.”

내가 입사하고 배지영이 부장님에게 깨지는 모습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특히 그녀가 대리로 승진하고부터는 업무 능력도 좋아서 늘 칭찬만 받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
대충 상황을 보면 배지영이 업무시간에 잡담하는 걸로 반복 지적을 받은  같다.
아, 대충 알 것 같다.

단체로 모여서 잡담을 했다고 했으니, 어제  꿈속에 소환된 그 년들이 모여서 떠들어댄 모양이다.
그리고 그 대표로 배지영이 깨지고 있는 중인 듯싶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꿈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의 추측이 아니라 사실로 인지했을 거다.
그러니 더 흥분해서 소리가 커지고 부장님의 귀에 들어간 거겠지?

어쨌든, 배지영이 부장님에게 깨지고 있는 동안 나는 몰래 내 자리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업무를 시작했다.
다행히 부장님도 나의 존재를 눈치 못 챈 듯, 1시간 후에 있을 회의 자료를 만드느라 바빠 보였다.
나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어제 내 꿈속에서 소환했던  명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다.
모두 죽을상을 하고 있다.
특히, 이지수의 경우는 상당히 혼란스러워 보였다.
나의 심복으로 임명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고민도 되고 걱정되기도 하겠지.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저들을 지켜보고 있으니 나름 재밌었다.
그런데 문득,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 때문에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 시선이 멈춘 곳에는 피부가 백옥처럼 희고, 큰 눈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오직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 예뻐서 자꾸 쳐다보게 된다.
업무상 대화를 나눌 때도 단답형으로 딱, 필요한 말만해서 개인적인 대화는 그다지 나눠보지 못했다.
민지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그녀를 한  동안이나 지켜보고 있던 나는 못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바로 우리 부서의 외모 에이스 유서연이다.
최근에는 업무능력까지 인정받으면서 후임, 동료, 선배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일색이다.
그런 그녀가 나를 씹어대는 배지영과 어울리고 있다니...
어제 이지수에게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래도 배지영과 어울렸다고 해서 무조건 나를 씹고 다닌다고 할 수는 없으니, 자세히 알아보고 처분하기로 했다.

오전 쉬는 시간이 찾아왔고 배지영을 포함해서 그녀를 따르는 년들이 빠르게 모여서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지수가 저들에게 배신당하긴 했지만, 내 지시대로 대충 넘어가기로 했는지 잘 어울리고 있었다.
이번에도 유서연은 저기에 합류를 하지 않네?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유서연을 바라봤다.
역시나 쉬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꿈에 불려오지 않았으니까 크게 관심 없는 것 같다.
내일은 유서연도 죽을상을 하면서 저 대화에 합류하겠지?

휴식시간이라고는 하지만 배지영 일행의 목소리는 제법 커서 다른 직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뒤늦게 자신들의 목소리가 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다시 조용해졌다.
나는 저들의 대화 내용이 궁금해서 슬쩍 근처로 가볼까 하다가 그냥 저녁에 이지수를 통해서 저들의 상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나는 평상시처럼 대충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 준비를 했다.
다른 직원들은 나와 다르게 여전히 책상에서 일어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처음부터 업무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바이어 접대 외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는 나에게 많은 업무를 맡겨봤자 본인만 손해인 걸 부장님이 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빠르게 승진시켜준  보면 바이어를 접대하는 영역의 비중이 꽤나  것 같다.

집에 도착하면 대략 7시가 되고, 씻고 민지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나면 8시 정도 될  같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시간이 제법 많이 있으니까 그 동안 민지와 떡도 치고 TV도  보면 되겠네.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동안 금세 민지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오피스텔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좋은 냄새들이 나의 굶주린 배를 자극했다.
식탁위에 한상 가득 차려진 반찬들을 보고 있으니 배에서 꼬르륵소리가 났다.

“오빠, 배 많이 고프신가 봐요. 얼른 씻고 와서 앉아요.”

“그래, 너 먼저 먹고 있어.”

“아니에요. 오빠랑 같이 먹어야  맛있죠.”

“기특하기는.”

나는 민지의 볼을 한 번 꼬집어주고는  장 욕실로 들어갔다.
이미 내가 사용할 샴푸와 세안제까지 바로 앞에 놓아두고 새 수건까지 걸어두었다.
진짜 민지는 나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건가?
지금 민지의 행동은 조금이라도 호감이 있어야 가능한 것들이다.
단순히 강요에 의한 관계에서는 이 정도까지의 디테일한 정성이 나올 수는 없을 텐데.

꼬르륵.

너무 배가 고파서 더  이상의 잡생각은 집어치우고 빠르게 씻고 나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민지의 요리 실력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주변에 요리책이 있는 걸 봐서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그냥 물어보는 건데, 요즘에도 나한테 대주는 게 더럽거나 불쾌 해?”

“아, 그게...이제는 크게 그렇지는 않아요...아니, 조금 좋은 편이라고 해야 하나...”

“썸타는 남자와 육체관계를 맺는 정도로 보면 돼?”

“잘 모르겠어요. 처음 겪어보는 관계다 보니까...”

“하긴, 어차피 큰 의미는 없잖아.”

“저 신경 쓰지 말고, 오빠는 그냥 원래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그래, 배고픈데 얼른 밥이나 먹자.”

“네, 오빠 여기 이거부터 먹어봐요.”

민지는  밥 위에 자기가 직접 만든 반찬들을 올려주며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진짜로 맛있어서 맛있다고 말해주었더니 민지는 신이 났는지  먹을 생각도 안하고 계속 내 밥 위에 이것저것 반찬들을 올려주기 바빴다.
매일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이런 질 좋은 식사를 할  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더 만족스러운  당연히 식사 이후.

나는 서재에서 우리 부서 직원들의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업무평가지 사본을 꺼냈다.
나의 발기 찬 회사생활을 위한 보물이다.
혹여나 찢어질까 조심스럽게 종이를 뒤적거리며 내가 원하는 인물의 평가지를 찾아서 따로 빼내었다.
오, 거의 만점에 가까운 업무성적.
이 정도면 내년에 대리 승진은 확실하겠는데?
상단에는 증명사진이 부착되어 있는데, 외모는 성적보다 더욱 완벽했다.
바로, 우리 부서의 퀸카 유서연의 업무 성적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유서연의 주민등록번호 암기에 들어갔다.
나는 지난번의 경험을 살려서 민지의 도움으로 빠르게 암기를 끝내기로 했다.

츄릅~츄릅~후르릅~후르릅~

“아우, 딱 좋다. 숫자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

“하아...하아...오빠, 좋아요...?”

“응, 너무 좋다.멈추지 말고 계속 빨아.”

“네, 오빠.”

츄르릅~츄릅~

책상 밑에서 민지가 열심히  자지를 빨아주고 있는 덕분에  집중력은 쭉쭉 올라갔다.
정말로 유서연의 주민등록번호를 몇 번 안보고 다 외워버렸다.
그래도 민지가 입으로 빨아주는 이 느낌이 너무 좋아서 그대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민지는 30분 동안이나 내 자지를 빨면서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있을 때 마침 사정감이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내 정액에 민지가 살짝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침착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민지는  정액을 잠시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꿀꺽 꿀꺽 삼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그렇게 야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내 성적 취향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뱉지 않고, 보란 듯이 삼키는 게 확실하다.
민지는 만족스러워하는 내 표정을 보더니 살짝 웃어 보인다.

내 정액을 모두 삼킨 후에도 민지가 내 자지를 정성스럽게 핥고 빨아줘서 특별히 뒷정리 할 필요도 없어보였다.
그래도 민지는 자신의 침을 닦아내야 한다고 세수대야에 따뜻한 물을 담아 와서 내 자지를 뽀득뽀득 씻겨주고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해 준다.
이건 어디 가서 돈 주고도 못 받을 서비스다.
아니, 돈 주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래봤자 직업여성이니까 민지와 비교할 수는 없다.

이제 유서연의 주민등록번호도 다 외웠으니 업무 평가지는 다시 파일철에 넣어두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민지는 어차피 잠도 오지도 않고 내일 업무관련 서류를 정리해야 한다고 서재에 남기로 했다.
책상에 앉아서 서류들을 살펴보는 민지의 모습에서 정말 변호사다운 지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나는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저절로 들면서 까치발을 하고 조용히 서재를 빠져나왔다.

이제 나도  할 일을 해야지.
나는 침대에 누워서 5분 만에 잠이 들어 꿈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암기해 두었던 유서연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보기로 했다.
아직 10시밖에 되지 않아서 당연히 유서연은 수면상태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냥, 외워둔 그녀의 주민등록번호를 까먹기 전에 등록시켜놓자는 생각으로 입력했을 뿐.
그런데 의외의 메시지에 살짝 당황했다.

[현재 유서연은 수면상태입니다.]
[해당 인물의 영혼을 불러 오겠습니까? YES/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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