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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32/113)



〈 32화 〉32화

정신을 차렸을 때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영화관을 바라보며 유서연은  다시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꿈속에서 이런 영화관을 재현해서 이용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하지만 지금 유서연이 이렇게 흥분한 이유는 영화관 입구에 서서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한 중년 여인 때문이다.

“엄마!”

“그래 서연아, 엄마야 엄마.”

“엄마 너무 보고 싶어서 한 달이 1년, 아니 10년보다 더 길게 느껴졌어요.”

“응? 조금 전에 너랑 같이 있다가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깬 것 같은데 그렇게나 지났어?”

“엄마는 그렇지만 나는 현실에서  달을 기다려야 해요.”

“그렇구나...그래도 이렇게 죽어서도 우리 딸을 볼 수 있으니, 이 엄마는 너무 행복하단다.”

“나도 엄마를 이렇게 다시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엄마, 시간 아까우니까 얼른 들어가요. 살아있을 때 그렇게 나랑 영화 보러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미안...”

“괜찮아. 엄마는 우리 서연이가 말썽도 안 부리고 너무 착하게 자라준 것만 해도 고마워.”

유서연과 그녀의 엄마는 손을 꼭 잡고 영화관 안으로 입장했다.
영화관 안에는 팝콘과 콜라를 비롯해서오징어 버터구이까지 실제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각종 군것질 거리가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도록 쌓여있었다.
유서연은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종류별로 하나씩  챙겨서 상영관으로 입장했다.
두 사람이 입장하는 순간에 맞춰서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유서연의 엄마는 살아 있을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영화를 보면서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엄마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유서연은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금방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며 생각에 잠겼다.

‘너무 행복해...영원히 깨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너무 행복해...’

지금 유서연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엄마가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제 엄마의 영혼이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이렇게 엄마를 마주하고 있으니 더더욱 헤어지기가 싫었고, 혹시라도 앞으로 강민철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서 엄마를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겁이 났다.

‘안 돼! 어떻게든 과장님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돼.’

유서연은 지금처럼 강민철에게 봉사하고 순종적으로 행동하기만하면 평생 엄마와 함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이 느껴졌다.
워낙 강민철이라는 인간이 변덕도 심하고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는인간이기 때문에 약속 따위는 언제든지 무시하고도 남을  같았다.

‘그래,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서 확실히 과장님의 마음을 얻자. 예쁜 옷도 좀 사고, 미용실 가서 머리도 더 예쁘게 하고...특히 성관계에서 더 만족 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어.’

유서연이 고민에 빠져있을 때, 그녀의 엄마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서연아, 무슨 걱정이라도 있니? 표정이 어두워.”

“걱정은 무슨, 엄마랑 이렇게 있으니까 너무 좋아서 잠시 넋 놓고 있었던 거지. 엄마, 우리 영화보고 이제 뭐할래요? 엄마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그럼, 영화보고 우리 벚꽃 구경 갈까?”

“버, 벚꽃...?”

“아참, 여긴 현실이 아니구나. 엄마가 잠시 죽기 전의 현실로 착각했네.”

“잠시만 엄마.”

유서연은 잠시 영화관 밖으로 나가서 휴대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무슨 일이야?

“과장님, 혹시...벚꽃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 알았어. 영화 다보고 건물에서 나오면 오른쪽으로 쭉 이동해.

“정말 감사합니다.

유서연은 꿈속에 들어와서 자신에게 연락할 일이 있으면 사용하라고 강민철이 준 휴대폰으로 요구사항을 말했고, 그는 흔쾌히 허락했다.
유서연은 꿈속에서 강민철이 못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다.

‘확실히 몽신이란 존재는 강 과장님이 맞는 것 같아. 앞으로는 진짜 대들거나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

강민철이 슬슬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눈치 챌 수 있도록 단서들을 많이 흘렸기 때문이다.
어차피 앞으로 민지와 함께 지내다보면 어설프게 감추는 것도 힘들  같고,  정도의 관계에서 굳이 감출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

잠에서 깨어난 나는 온 몸에서 느껴지는 몽롱한 기분과 쾌락에 흠뻑 젖었다.

쪼옥 쪼옥.

“음...하아...”

특히 자지에서 느껴지는 짜릿함이 너무 기분 좋다.
대충 무슨 상황인지는 알 것 같지만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있으니 슬쩍 고개를 들어 아래를 바라봤다.

민지와 서연이가 경쟁하듯 하나 뿐인 내 자지를 동시에 핥고 있었다.
민지라면 이해하지만 서연이도 짧은 시간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우움...과장님 일어나셨어요?”

“오빠, 굿모닝~”

“어, 그래 다들  잤어?”

“네~”

“네, 과장님.”

내가 몸을 일으키자 내 자지를 빨고 있던 서연이와 민지도 같이 일어났다.
그리고 내가 씻으러 욕실로 가는데 함께 들어왔다.

“오빠, 내가 목욕 서비스  줄게요.”

“과장님 저도 같이 하겠습니다.”

“그래, 싸우지 말고 역할분담 해서 씻겨줘.”

나는 민지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주자마자 들어가서 다리를 쭉 펴고 누웠다.
보통 일요일은 워낙 늦게까지 자기 때문에 일어나면 거의 점심시간이다.
하지만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목욕을 하는 것도 나름 상쾌한 기분이다.

민지와 서연이는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더니 나에게로 다가왔다.
서로 역할을 정한 모양이다.
서연이가 내 팔과 상체에 바디워시를 발라주면서 마사지를 했고, 민지는 내 자지를 비롯해서 다리를 만져주었다.

역시 최고의 서비스는 자신의 몸으로 내 몸을 비벼주는 것이다.
양쪽에서 나에게 안기며 몸을 위아래로 비벼대는데 홍콩을  번이나 다녀 온지 모르겠다.
마무리로 시원하게 서연이의 질내에 사정까지 해주고 목욕을 끝마쳤다.

서연이는 내가 자지로 쑤셔 댈 때마다  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뿐만 아니라 내가 사정하고 나서 귓속말로 이런 말까지 했다.

“과장님께 제 순결을 바쳐서 너무 다행입니다.”

와, 씨발... 그 말을 듣는데 흥분해서 또  뻔했다.

민지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름 체계가 잡혀가는 듯 보인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 까지도 서로 신경전을 벌이던 유서연과 민지는 서로 규칙을 정하고 협의를 했다.
각자의 역할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
그렇다고 아직 친한 사이까지는 아닌 것 같다.

***

최근 나름 만족할만한 회사생활을 해오던 나는 오늘따라 출근하는 게 너무 싫었다.
이런 나의 기분을 알아차렸는지, 조수석에 앉아서 내 꼬추를 열심히 빨아주고 있던 서연이가 고개를 들었다.

“과장님,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세요? 표정이 안 좋으신데...”

“오늘 진세희 차장이 부임하는 날이잖아.”

“아, 저도 소문은 들었어요.”

“아무튼, 오늘 바짝 긴장해야  거야. 완전 미친년이란 소문이 있으니까.”

“여직원에게는 친절하다고 하던데요?”

“반대로 남자직원들에게는 완전 개지랄을 떨지. 특히 과장급 이상에게는  심하게.”

소문에 의하면 진세희 차장은 여직원들과는 잘 지내지만 과장급 이상의 남자 직원들에게는 존나 싸가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대리 이하의 남자직원에게는  지랄은 안한다.
그 이유도 존나 웃긴다.
그냥 윗대가리들이 시키는 대로 할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겠냐면서, 불쌍한 노예들이라고 건들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서 신입사원 시절에 나와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출근길에 운전하면서 유서연의 입안에 시원하게 사정하고 나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유서연과 함께 동거하면서 그녀는 내 차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그리고 항상 이렇게 내가 운전 중일  입으로  자지를 빨아주며 사정을 시켜준다.
물론 그 뒷처리도 깔끔하다.

꿀꺽 꿀꺽.

“과장님, 기분 좋았어요?”

“존나 좋았어. 근데 이제 정액  삼키네?”

“네, 먹다 보니까 익숙해지기도 했고, 이게 뒷처리도 깔끔해서 편해요.”

유서연은  정액을 모두삼키고 입가에 묻어있는 한 방울까지도 혀로 핥아먹었다.
그녀는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후우,  좋은 기분을 오늘 계속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역시나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시끌벅적했다.
화가 난 듯한 박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거기에 맞서듯 한 여성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그 외, 다른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박명호 부장과 진세희 차장의  싸움에 다들 숨죽이고 있을 뿐이었다.

“진세희 차장, 누가 자리를 그렇게 마음대로 바꾸라고 했지?”

“제 마음인데요?”

“이미 정해진 자리를  자네 마음대로 바꿔? 우리 사무실의 자리 배치는 아무렇게나 정해진 게 아니고 나름대로 직책에 맞게 구상해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년 동안 바뀐 적이 없었다.”

“그럼 오늘부터 바꾸는 걸로 하면 되겠네요.”

“아니, 도대체 자리를 왜 바꾸겠다는 거야?”

“위치가 마음에 안 들어요.  옆에 남자 직원들이 있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저는 창문 쪽이 좋아요.”

“아니, 적어도 이런 문제는 회의를 하거나  허락을 받고 해야지 왜  차장 마음대로 결정해?”

“그게 문제가 된다면 부사장님께 허락을 받을게요. 그럼 됐죠?”

“후아! 진짜, 미치겠네. 그래 맘대로 해!”

싸움의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진세희 차장의 자리 문제.
우리 부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회사는 직책별로 자리의 위치가 정해 져 있다.
그래서 당연히  부장은 예전 최창식 차장이 쓰던 자리를정리해서 그녀의 자리로 정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아침 일찍 출근한 진세희 차장이 마음대로 창가 쪽에 앉아있던 직원과 강제로 자리를 바꿔버린 것이다.
우리부서에 온 첫날부터 이러니 앞으로의 생활은 안 봐도 뻔하다.
마음이 급해진 나도 오전 쉬는 시간이 끝나자마자 비상계단으로 이지수를 호출했다.

“과장님 부르셨습니까.”

“내가 지시했던 일은 잘 하고 있어?”

“네, 걱정 마세요. 뒤에서 과장님을 욕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잘 살피고 있는 중입니다. 지영 언니를 비롯해서 2명이 퇴사하고 나서는 크게 과장님을 흉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 근태가 좋아진 것 같아서 좋게 보는 직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뭐, 그건 됐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네, 말씀하세요.”

“오늘 우리 부서로 온 진세희 차장과 친해져라.”

“진 차장님이요?”

“그래, 진세희 차장이 남자 직원들은 싫어해도 여직원들에게는 그래도 잘해주잖아. 그러니까 네가 최대한 가까이 붙어 다니면서 알아내야  정보가 있다.”

“어떤 정보를...?”

“진세희 차장의 신분증을 복사해서 가져와.”

“가, 갑자기 진 차장님의 신분증은 왜...?”

“언제부터 내가 시키는 일에 이유를 물었지?”

“죄송합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기간은 3일이다.”

“헉! 시,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3일이 지난 후에는 진세희 차장의 신분을 가져오기 전까지 매일 꿈속에 불려갈 테니 알아서 해.”

“어떻게든 신분증을 복사해서 가져오겠습니다!”

또 다시 업무평가표를 통해서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내려면 김상우 대리가 다시 작업을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
가장 빠른 방법은 그녀의 신분증을 확보 하는 것.

이지수에게 진세희의 신분증을 복사하라고 지시를 내린 나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진 덕분에 5분 정도 늦었지만 부장님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오전 쉬는 시간은 10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가끔 화장실 갔다가  분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부장님은 거기에 대해서 크게 터치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나를 누군가 불러 세웠다.

“이 봐, 강 과장. 지금 몇 시지?”

“네?”

“내가 알기로 우리 회사는 부서를 막론하고 10시부터 10시 10분까지가 휴식시간으로 알고 있는데 왜 15분에 사무실로 들어왔지?”

“아 그게...배가 아파서 볼일을 보다 보니...”

“그건 강 과장 사정이고. 회사 규칙은  바꿔 먹었어?”

“....죄송합니다.”

“듣기로는 유흥질 잘해서 진급했다지? 그래서 그런지 기본 중의 기본도 모르네. 앞으로는 쉬는 시간마다 강 과장 들어오는 시간  체크 할 테니까 주의해.”

이런 씨발년이 자기도 회사 규칙 따위 다 무시하고 마음대로 자리 옮겼으면서 나한테는 존나 지랄하네.
자기도부사장빨로 진급했으면서, 직원들 앞에서 유흥 어쩌고 그런 말을 왜 하냐고.
그리고 나보다 나이 두 살 더 많은 건 알겠는데 왜 초면에 반말을 찍찍하고 지랄이야.
아 물론, 초면은 아니고 입사했을 때, 영업부에서 2년 같이 생활 했으니까.
그 때도 나한테 반말을 했던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데.
그러고 보니까 이지수도 나랑 같이 늦게 들어왔는데 저 미친년은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나는 일단 죄송하다고 말하고 자리에 앉아서 화를 삭였다.
이지수가 신분증 사본만 구해오면  씨발년, 넌 진짜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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