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42화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해서 진세희의 슈퍼카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직 출근시간까지 여유가 많아서 그런지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자동차가 더욱 눈의 띄는 것 같다.
주변을살짝 둘러보고는 얼른 조수석 문을 열고 그녀의 차에 탑승했다.
운전석에 앉아서 싱글벙글 웃고 있는 진세희의 모습이 보인다.
“너는 주인님을 봤으면 인사부터 해야지.”
“좋은 아침입니다. 주인님.”
“그래, 오늘부터는 사무실에서 사고치지 말고 얌전히 있도록 해. 박 부장이랑도 좀 싸우지 말고.”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이 차에 탔을 때는 중요한 대화를 나눈다고 제대로 내부를 살펴보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까 진짜 고급스럽긴 하다.
나는 팔짱을 끼고 천천히 차 내부를 둘러봤다.
“이 차 얼마?”
“결혼할 때 남편이 사준 건데, 3억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존나 비싸네...”
“필요하면 차 빌려드릴게요. 대신 주인님은 이걸 빌려주세요.”
진세희는 바지위로 살짝 튀어 올라온 내 자지를 만지작거렸다.
이년이 내가 허락도 안했는데 마음대로 지퍼까지 내리고 있다.
어제 저녁부터 그렇게 내 자지를 원하더니 급하긴 급했나보다.
츄르릅~후룹~
진세희는 내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들이 박고 미친 듯이 내 자지를 물고 빨았다.
나는 여전히 팔짱을 끼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상태로 다른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하면 20억을 빠르게 구할 수 있을까?
‘진실의 눈’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게 되면 존재감 조절 능력과 상성이 아주 좋다.
조금이라도 나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이 있는 대상은 존재감을 낮춰서 현실의 나를 인지하지 못하게 만들면 되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20억을 당장에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민지와 서연이에게 명품 옷과 가방을 사주기로 했던 돈마저도 ‘진실의 눈’ 체험판을 구매하는데 홀라당 써버린 상황이다.
나는 고개를 아래로 내려서 내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는 진세희를 바라봤다.
“잠시만 고개 들어 봐.”
“우움...?”
진세희는 아쉽다는 듯 내 자지를 입에서 빼내며 고개를 들었다.
“너 쇼핑하는 거 남편이 간섭 심해?”
“관대한 편입니다.”
“보통 남편 카드로 결제하지?”
“네.”
“한 2천만원 긁어도 돼?”
“최근에 가방 하나 산거 말고는 없으니, 그 정도면 가능할 겁니다. 좀 불안하면 할부해도 되니까요. 뭐 필요한 물건이라도 있으세요?”
“괜찮은 브랜드의 여성용 코트랑 가방 좀 사다줘. 똑같은 걸로 2세트.”
“사다드리는건 할 수 있는데, 왜 2세트나...?”
“주인의 사생활에 너무 관심 보이지 마라.”
“네네~그러지요. 이만 신경 끄고 열심히 주인님의 자지를 빨겠습니다.”
확실히 출처를 숨겨야하는 현금을 모으기는 힘들어도 사용 출처가 분명한 카드깡은 진세희 입장에서 활용하기 편한 수단인 것 같다.
나는 잠시 이런 식으로 구입한 명품들을 중고시장에 팔아서 현금화 시킬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한계는 있을 것 같다.
옷 한두 벌 정도는 무시할 수 있겠지만, 20억에 달하는양이라면 분명 그녀의 남편이 확인을 하고자 할 게 뻔하다.
갑자기 내 머릿속의 모든 생각들이 지워지면서 몸이 부르르 떨려온다.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짜릿한 쾌감이 전신을 뒤덮었다.
잠시 후 내 몸에서 뭔가가 시원하게 배출되는 느낌이 들었다.
진세희는 내가 사정한 정액을 쪽쪽 빨아들이며 입안에 머금었다.
고개를 들어 입을 벌리며 나에게 정액을 잠시 보여주더니 그대로 꿀꺽 삼켰다.
“음~역시 우리 주인님 좆물은 양도 많고 너무 맛있어~”
“존나 변태같은년이네.”
“아잉~주인님, 제 꿀도 좀 드셔보지 않을래요?”
진세희가 자세를 뒤로 뒤집어서 엉덩이를 흔들며 나에게 내밀었다.
존나 풍만하고 탐스러운 엉덩이가 나를 유혹했지만 아쉽게도 벌써 7시 55분이다.
찰싹!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한대 때려주며 그만 차에서 내리자고 손짓을 했다.
“아아잉...”
“시간 없어서, 담배나 한대 피고 들어가야겠다. 넌 먼저 들어가라.”
진세희를 먼저 사무실로 올려 보내고 나는 건물 밖으로 잠시 나왔다.
우와, 씨발...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는지 존나 춥다.
그래도 담배는 피워야지.
나는 손을 덜덜 떨면서도 빠르게 담배를 한대 피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 로비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몸이 떨려왔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순간 따뜻한 공기가 너무나 포근하게 느껴진다.
그러데 너무 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따듯한 곳으로 들어와 몸이 적응을 못하는지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내가 기침을 하며 자리에 앉자마자 누군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머그잔을 내 책상위에 올려주었다.
굳이 고개를 들어서 누군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아침 마다 나에게 커피를 타다주는 사람은 정해져 있으니까.
“과장님, 감기 걸리신 것 같아서 오늘은 커피 말고 제가 먹으려고 가져온 생강차 타왔습니다.”
“아, 쓴 거 싫어하는데.”
“그래도 몸에 좋은 겁니다. 얼른 드세요.”
“그래...”
그래도 나를 위해서 가져온 건데, 싫어도 참고 다 마셨다.
확실히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면서 감기가 나은 것 같다.
“콜록! 콜록!”
씨발, 그냥 기분일 뿐이었다.
오전에는 계속 기침만 나왔는데, 점심시간 이후로는 열도 나기 시작하고 머리도 어지러웠다.
그리고 3시가 넘어가서는 진짜 버티기 힘들어서 결국 부장님께 조퇴를 신청했다.
“집에 가는 길에 병원 들러서 주사 한방 맞고 가.”
“네, 부장님. 그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강 과장님, 감기에는 역시 소주로 속을 깨끗하게 소독 해주시는 게...”
팍!
“김상우 대리,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얼른 자리에 앉아서 일해.”
“넵.”
김상우 대리는 헛소리 하다가 부장님에게 서류더미로 대가리 한대 맞고 신속하게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나도 자리로 돌아가서 짐을 챙겼다.
그때 서연이가 다가와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과장님, 많이 아프세요...?”
“열은 좀 나는데 그냥, 하루 푹 쉬면 낫겠지 뭐.”
“PC방 가지 마시고 꼭 병원만 갔다가 바로 집으로 들어가세요.”
“그래, 알았어. 그럼 내 업무 마무리 잘 부탁해. 먼저 들어 가 볼게.”
오늘은 나도 나름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었는데, 조퇴를 하게 되면서 누군가 대신 처리를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런데 서연이가 자진해서 부장님께 자기가 하겠다고 말했다.
나도 서연이라면 마음이 놓인다.
부장님이 대신한다고 하면 신경 쓰이고,다른 직원들은 자기일 아니라고 너무 대충할 것 같아서 은근 걱정이었는데.
***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 독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3일 정도는 집에서 푹 쉬면서 약을 꼬박꼬박 챙겨먹으라고 했다.
씨발, 독감예방주사까지 맞았는데 존나 재수가 없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 뭐? 독감? 그거 전염성 강하잖아. 그냥 5일정도 병가처리 해 줄 테니까, 푹 쉬어. 어차피 강 과장이 맡고 있는 업무도 별로 없으니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절대 사무실 나오지 마. 알았지?
“넵!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부장님...콜록! 콜록!....”
- 어어, 그래 얼른 전화 끊고 쉬어.
부장님으로부터 5일 병가를 받고 나니까 갑자기 뭔가 몸이 가벼워지고 열도 내려간 느낌이다.
뭐, 열이 내려간 건 약을 먹어서겠지만 아무튼 갑자기 존나 기분이 좋아졌다.
잠도 별로 안 오는데 뭘 하면 좋을까?
지금 시간은 4시인데 주말도 아니면서 이런 시간에 집에 있는 것도 참 오랜만이라서 약간 어색하다.
나는 침대에 엎드려서 뒹굴 거리며 노트북을 켰다.
습관처럼 괜찮은 신작 야동이 있는지 검색도해보고 게임도 했다.
몇 시간이나 정신없이 게임에 빠져 있을 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으로 들어온 민지가 깜짝 놀란 것 같다.
“오빠, 오늘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독감 걸려서 5일 쉬기로 했어.”
“네?! 그러면 좀 쉬던지 해야지 게임을 하고 있으면 어떡해요!”
“난 야동 보는 거랑 게임하는 게 쉬는 거야.”
“그래도 오늘은 게임 그만하고 제가 밥 차려 드릴 테니까, 밥 먹고 나면 약 먹고 바로 주무세요.”
“알았어. 그럼 밥 차릴 동안만 하고 끌게.”
민지는 엄마처럼 폭풍잔소리를 하고 얼른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20분 쯤 지났을 무렵에 민지가 작은 상에 밥을 차려서 방으로 들고 들어왔다.
야채를 잔뜩 넣은 죽을 끓여온 것이다.
그래도 나름 간이 잘 되어 있어서 맛은 있었다.
나는 민지가 손수 떠먹여주는 죽을 다 먹고 약까지 챙겨먹었다.
이제 진짜 잠이나 자볼까 싶었는데, 마침 서연이가 퇴근해서 돌아왔다.
옷도 갈아입지도 않고 곧 바로 내가 누워있는 안방으로 들어와서 몸은 괜찮은지 물어보며 내 머리에 손등으로 올려보기도 했다.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민지가 서연이를 보며 말했다.
“오늘은 성관계 하는 날도 아니니까, 서연 씨 방에 가서 자도록 해요.”
“안 돼요. 옆에서 과장님을 간호해야 됩니다.”
“그건 제가 옆에서 누워서 해도 되니까 신경 안 써도 돼요.”
민지와 서연이의 신경전은 오늘도 여전했다.
아, 이년들 때문에 약 먹고 괜찮아졌던 머리가 또 아파오는 것 같다.
“무슨 죽을병도 아니고 그냥 오늘은 나 혼자 잘 테니까, 너희 둘이 서연이 방에 가서 같이 자.”
“마, 말도 안돼요...”
“에이, 오빠 농담이죠?”
“농담 아니다. 여기베개 들고 얼른서연이 방으로 가서 자. 둘이 대화도 나누고 좀 친해지도록 해.”
혹시라도 독감이 옮을까봐 나는 두 사람을 안방에서 내보내고 혼자 잤다.
어차피 현실에서 떡칠 컨디션도 아니고, 꿈속이라면 다른 방에 있어도 소환 할 수 있으니 상관없다.
그리고 나름 성과는 있었다.
5일 동안 같이 자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기는 했는지,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씩은 하는 모습이었다.
***
집에서 야동보고 게임하고 TV보는 것도 3일이 넘어가면서 너무 지겨워서 차라리 출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살짝 했었다.
그런데 막상 독감이 다 낫고 출근할 날이 되니까 존나 가기 싫다.
서연이가 내 손을 꼭 붙잡고 지하주차장까지 데려가지 않았으면 그대로 침대에 누워있었을 것 같다.
하아, 그래도 막상 출근하니까 또 금방 적응 되는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들려온 희소식 덕분에 기분이 존나 좋아졌다.
희소식의 출처는 바로 진세희였다.
점심 식사 후, 나와 진세희는 잠시 회사 건물 밖으로 나와서 대화를 나누었다.
“여기, 지난번에 부탁했던 코트와 가방 가져왔어요.”
“수고했어.”
“주인님, 저를 좀 도와주세요.”
“뭐? 노예 주제에 주인님에게 너무 당당하게 도와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물론, 저를 도와주면 주인님도 진짜 이득이라서 그래요.”
“질질 끌지 말고 본론만 말해.”
“큰 돈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왔어요.”
“야, 빨리 말해 봐.”
진세희 입에서 큰돈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 내 머릿속에는 ‘진실의 눈’ 업그레이드가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존나 흥분해버렸다.
“우리 영감이 술 먹고 실수를 좀 했나 봐요. 그래서 지금 기소된 상태인데. 저한테 변호사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 무마시킬 수 있는 유능한 사람 좀 찾아봐달라고 했어요. 근데 솔직히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 어떤 변호사라도 이거 못 뒤집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딱 한 사람, 주인님은 가능할 것 같아서요.”
“기소한 검사를 족쳐서 뒤집어 버리자. 이 말이야?”
“빙고~! 변호사는 대충 제가 아는 사람을 선임할 테니, 과장님이 그 검사를 꿈에서 맡아주시면 됩니다.”
“성공보수 20억 정도 가능해?”
“완전 무죄로 될 수 있다면 충분히 요구 할 수 있습니다.”
“좋아. 너는 최대한 빠르게 검사의 신상정보를 가져와.”
“네. 돈 몇 푼 쥐어주고 인맥을 이용하면 검사의 신상정보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1주일 뒤, 진세희로 부터 몇 장의 서류를 넘겨받았다.
생각보다 검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데 뒷돈 좀 많이 쓴 모양이다.
그래봤자 내가 필요한 건 오직 주민등록번호 뿐.
다른 서류들은 모두 집어치우고 신분증만 유심히 살펴봤다.
나는 이 검사의 신분증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이름은 이유림이고 존나 예쁜 여성의 증명사진이 박혀있다.
당연히 남자 검사라고 생각했는데 씨발, 이게 웬 떡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