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113)



〈 50화 〉50화

지금  눈앞에 펼쳐진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나는 얼빠진 표정으로 거실을 둘러보고 있다가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서 정신을 차렸다.
나름 귀인이라는 신분으로 방문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서 존나 쪽팔렸다.
그래도 나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한없이 공손했다.

“나름 신경 쓴다고 썼는데도 여전히 누추한 곳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 정도면 누추하진 않은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얼른 저녁 준비하러 가볼게요. 유림이 너도 여기 있지 말고 엄마 좀 도와줘.”

중년의 여성이 나를 위해 저녁식사를 대접한다고 주방으로 향했고, 나와 중년의 남성은 계속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 옆에서 이유림은 아무런 말없이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유림은 다시 거실로 온 중년 여성에게 이끌려서 주방으로 갔다.
지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충분히 예상된다.
지금까지 자신의 부모님이 집안의 어른들을 제외하고 누군가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처음일 테니까.

나는 꿈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했었지만 그래도 이유림의 부모님이기에 다시 한  설명했다.
당연히 전부 내가 지어낸 말이다.

내가 당신의 가문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영적인 힘을사용해야하는데, 그 기운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운을 품고 있는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유림은 그런 기운을 품고 있는 여성 중 한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그리고 가문의 윤리적인 규정 때문에 나와 성관계를 맺은 이유림과 일단 약혼이라도 하겠다.

정리하면 뭐, 대충 이런 말이다.
아, 그리고 이유림 만으로는 그리 많은 기운을 회복  수 없으니, 기운을 품고 있는 다른 여성들과의 성관계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선조님께 이미 그 내용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당연히그래야지요. 저희 집안의 종교에 재앙이 온다는 건 곧 가문의 위기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런 사사로운 일을 귀인께서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귀인께서 저희 딸아이와 약혼을 해주신다고 하니, 정말 영광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저도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기운을 회복하는 일에만 집중하겠습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내가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소환했을 때,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가장 집중적으로 살펴  인물이 바로 이유림의 아버지인 이유명이었다.
이유명은 집안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종교적 신앙심이 깊은 인물이기에 종교의 앞날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했다.
그리고 또 하나, 형제들과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이유명을 비롯해서 형제들은 그의 아버지인 이유권의인정을 받기 위해서 나름대로 치열하게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고 재산의 증여나 상속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 이유명의 얼굴을 보면 계속해서입 꼬리가 올라간 상태인데, 존나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바로  때문인 게 확실하다.
선조인 이유한이 직접 나를 귀인이라 칭송하며 자신과 동등한 대우를 하라고 명령을 내렸는데, 그런 내가 자신의 딸과 약혼을 한다면 당연히 가문에서 자신의 입지는 최고가 될 테니까.

“이왕 약혼을 하기로 했으니 약혼식을 서둘렀으면 하는데...”

“저녁 드시면서 구체적인 날짜를 한 번 정해 보도록 하죠.”

저녁을 먹으면서 나눈 대화는 전부 나와 이유림의 약혼에 관한 것들이었다.
결국 이들이 원하는 대로 존나 서둘러서 다음달로 날을 잡았다.
나야 어차피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기 때문에 딱히 초대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연고지인 부산에 살고 계시는 친척 분들이 있긴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왕래조차 하지 않아서 그냥 남이나 마찬가지다.
결혼식도 아니고 요즘 거의 하지도 않는약혼식에 친하지도 않은 친척들을 초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허어, 그러시군요. 앞으로 저희를 가족처럼 생각하시고 편하게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아,  그러도록 할게요.”

내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니까, 이유림의 부모님은 뭔가 더 좋아하는 눈치다.
나와 가까워질수록 가문에서 자신의 입지는 계속 올라갈 테니 싫어할 이유가 없다.
나도 손해 볼 건 없다.
나 역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신분과 권력을 마음껏 이용하면 되니까.

“약혼을 하게 되면 결혼은...”

“그건 천천히 생각해 보는 걸로 합시다.”

“크흠, 알겠습니다...”

이유림의 아버지는 완전히 나를 사위로 삼아서 가문의 중심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사위가 되면 현재 가장 어른인 이유권의 권력을 뛰어넘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가문은 선조에 대한 권위와 더불어 광적으로 종교에 대한 신앙심이 강하다.

이유림은 선조에 대한 내용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나를 냉대할 줄 알았던 부모님이 오히려 귀인이라는 유치한 용어까지 쓰면서 환대를 해주니 은근히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래도 부모님은 이렇게 넘겼지만 가장 어른인 이유권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잠시 이유림의 방을 구경한다고 나와 둘만 있게 되었을 때, 걱정스런 눈빛으로 말했다.

“아빠가 무슨 좋은 꿈을 꾸셨는지 민철 씨를 귀인이라 여기고 환대를 해줘서 다행이긴 한데, 할아버지가 문제네요...다른 친척들의 시선도 그렇고...”

“할아버지라면 아마도 아버지보다도 더욱 나를 환대할 거야. 그리고 친척들도 마찬가지로 서로 경쟁하면서 나에게 잘 보이려고 하겠지.”

“휴우, 정말 그러면 소원이 없겠네요.”

“쓸데없는 걱정은 그만하고 방문이나 잠그고 와.”

“바, 방문은 왜요...?”

“여자 방에 들어오면 떡 한번 치고 나가는 건 상식이잖아.”

“밖에 부모님 계신데....”

“그러니까 더 꼴리고 좋잖아.”

“알았어요. 이제 정식으로 약혼자가 될 사이니까, 민철 씨가 원한다면...”

이유림은 얼른 방문을 잠그고 와서 입고 있던 옷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속옷은 벗지 않고 침대로 가서 누웠다.
아마도 속옷은 나보고 벗겨달라는 그런 뜻인  같다.

일단 나는 팬티까지도 모두 벗어던지고 이미 발기된 자지를 흔들며 이유림이 누워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이유림은 내 얼굴보다는 내 자지에 시선이집중되어 있다.
그러더니 침을 꿀꺽 삼킨다.

침대 위로 올라간 나는 이유림의 팬티와 브래지어를 벗겨서 바닥으로 집어던졌다.
그리고는 곧바로 그녀의 위에 올라타며 키스를 했다.
밖에 부모님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행동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거친  행동에이유림이 조금 당황했다.
그녀는 키스를 하면서 계속 문 쪽으로 힐끔 거리며 시선을 주었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들어 올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어차피 문은 잠겨있는데 걱정 할게뭐가 있다고.
문고리를 잡아당겨보고 잠겨있으면 떡치는 줄 알고 물러나겠지.

“아흣...”

내가 이유림의 젖꼭지를 좀 세게 비틀어 꼬집었더니 결국 못 참고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자신이 낸 신음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입을 가렸다.
나는 오히려 이때다 싶어서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힘껏 입으로 보지를 빨았다.

쪽쪽쪽!

엄청난 흡힙력 때문에 쪽쪽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유림은 눈이 커지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흑!”

결국은 짧지만 아주 강력한 신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녀의 보지에  자지가 삽입되고 부터는 신음소리를 통제할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도 손으로 입을 막으며 강제로 소리를  차단하는  같다.

“하앙아~~읍!!”

“으으으,...흐읍...”

이곳은 꿈에서 이진철인 척 연기하며 이유림을 몇 번이나 강제로 따먹었던 바로 그 침대다.
 장소에서 이렇게 실제로 떡을 치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더 흥분되는 것 같다.
요즘 나는 무난한 섹스는 좀 식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자꾸만 더 짜릿하고 스릴 있는 것들이 땡긴다.
그리고 지금 제법 괜찮은 상황이  올랐다.

나는 손으로 입을 막고서 신음 소리를 속으로 삼키고 있는 이유림을 지그시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이유림은 내 눈빛과 웃음에서 뭔가 불안함을 느껴졌는지 고개를 저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제발 그러지 말라는 신호였다.
 반응에 나는 더더욱 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왔다.

나는 일단 허리를 강하게 튕기며 이유림의 신음소리를 유도했다.
그녀는 신음소리를 참지는못했지만 손으로 막으며 삼켰다.
나는 이유림의 신음소리가 목구멍에서 터져 나오는 그 순간에 맞춰서 그녀의 손을 확 잡아당겨 버렸다.

“하아아앙~!!!!”

그녀는 입을 가리고 있던 자신의 손이 내 손에 잡혀서 풀어지는 바람에 그대로 신음소리를 내질러버렸다.
당연히 이유림은 당황했지만, 그 뒤로도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은 상태로 허리를 강하게 찍어내렸다.

퍽퍽퍽!

“하아아윽~ 바, 밖에서 부모님이 들으면...어흑~”

“그래야  재밌지.”

“안돼요...하아아앙~”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이유림의 신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당연히 거실에서도 아주 잘~ 들렸을 거다.
그렇다고 이유림이 예상하는 것처럼 부모님이 문을 열어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누가 봐도 방안에서 떡치고 있는 게 확실한데 미쳤다고 문을 열어볼까.

뭐, 내가 단순하게 놀러온 남자친구였다면 몽둥이를 들고 개 쌍욕을 하며 문을 얼어 젖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존나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  같다.
아무튼 밖에서도 이미 나와 자신의 딸이 떡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자극적이긴 하다.

사정을 하고나서 휴지로 닦아내며 뒷정리를 하는 동안에도 이유림의 얼굴은 불안함으로 가득  있다.

“밖에서 부모님이 제 소리를 다 들었겠죠...?”

“아마도?”

“아아....어떡해...어어! 자, 잠깐....”

걱정하는 이유림과 상관없이 나는 태연하게 방문을 열고 먼저 거실로 나갔다.
이유림도 다급하게 나를 따라 밖으로 따라 나왔다.
거실에는 이유림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떡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방에서 나온 우리와 눈이 마주치고는 살짝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기운을 좀 회복하고 나왔더니 많이 피곤하네요. 혹시 마실 것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 제가 얼른 가서 시원한 꿀물이라도 한  가져올게요. 유림이 너도 마실래...?”

“아, 아니요...저는 됐어요...”

이유림의 어머니는 마실 것을 준비한다며 얼른 주방으로 달려갔고, 나는 다시 이유림의 아버지와 소파에 앉아서 못 다한 대화를 나누었다.
얼굴이 붉어진 이유림은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유림의 아버지는 방에서 있었던 일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기운은 많이 회복했습니까?”

“네, 유림이의 몸에 상당히 많은 기운이 축적되어 있어서 그 기운들을 흡수하느라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이 기운은 앞으로 가문의 종교에 닥치게 될 재앙을 막기 위해서 사용될 것입니다.”

“그렇군요. 딸아이의 몸에 기운이 축적 되는대로 자주 흡수해서 귀인의 기운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이건, 대놓고 자신의 딸과 자주 성관계를 맺으라는 뜻이다.
떡정이 가장 무섭다는 걸  아는 양반인 것 같다.
그러면서 은근히 사위로 삼으려고 하겠지.

술을 좋아하는 이유명과 나는 밤늦게까지 술판을 벌였다.
오랜만에 술로 적수를 만난 나도 신이 나서 존나 많이 마셨다.
이유림이 의외로 술을 마신다 싶었더니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것 같다.
아니지, 선조인이유한 역시도 술을 존나 좋아하고 잘 마시는 걸 보니  집안의 사람들은 피에 알콜이 섞여 있나보다.

나와 이유명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의외로 따분하다거나 지겹지는 않았다.
틈만 나면 이유림과의혼인 이야기가 튀어나왔지만 그것만 빼면 대화의 내용은 괜찮았다.
특히, 술이 잔뜩 취해 있으면서도 나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모습은 높게 평가해 줄만했다.
나를 메이저급 대기업으로 추천서를 써주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무시하거나 하는 발언도 전혀 없었다.
당연히 나는 이직에 대한 제의를 거절했다.
어차피 대기업의 월급이라고 해봐야 회사원인데, 내가 진세희에게 매달 받고 있는 천만원도  된다.
이미 <영혼의 쉼터>라는 이 미친 시스템을 얻게 된 그 순간부터 회사는 나에게 있어서 놀이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이다.

대신, 나는 다른 도움을 요청했다.

“거래처 소개 좀 시켜주세요.”

“음, 가구를 제조하는 회사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거래처를 원하시는지...?”

“병원 쪽에 의료용 침대와 각종 가구들을 거래 해보고 싶은데, 적당한 종합병원이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는 최근에 병원 컨셉의 야동을 많이 봐서 갑자기 이쪽에 꽂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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