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1화 (81/113)



〈 81화 〉81화

갑작스런 내 키스에 혜주는 정신이 나가서 멍하니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혀를 받아주었다.
사람의 입술이 이렇게 촉촉하고 달콤할 수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정신없이 혜주의 입술을 탐하는 동안에도 내 손은 열심히 가슴을 만졌다.
혜주는 살짝 몸을 비틀기는 했지만 그다지 큰 저항은 없었다.

꽤 오랫동안 키스를 하고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자 혜주는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져 있었다.
혜주도 그렇겠지만 나도 조금 민망하긴 했다.
그래서 얼른 다른 멤버들을 소환했다.

그렇게 하나  씩 소환된 겨울소녀들의 멤버들은 나에게 다가와서 업히고 안기고 난리도 아니었다.
역시나 다들 혜주처럼 일단 행동을 하고나서 자기가  그랬을까 싶은 표정을 지었다.
겨울소녀들은 얌전히 서 있는 혜주를 향해 물었다.

“응? 혜주 너, 얼굴이 왜 그래?”

“어, 어...?  얼굴이 왜...?”

“완전 빨개져서 터질 것 같아.”

“어, 어...그게...오늘 컨디션이 좀 안 좋나봐...”

“그럼 오늘 혜주는 그냥 마을에서 쉴래? 어차피 사냥에 한 번 빠졌다고 파티를 같이 못할 정도로 레벨이 벌어지지는 않을 테니까.”

“아니야...나도 사냥 갈래...”

혜주와의 키스는 제법 의미가 있었다.
일종의 매력 수치에 대한 테스트 결과라고 볼 수 있으니까.
이제 다른 멤버들 역시 내가 키스를하거나 가슴을 만지는  까지는 허용 된다는 말이다.
나는 상상만으로도 흥분해서 발기가 되고 말았다.

이제 여기서 매력 수치가 증가되는 장비를 하나만 더 구매하면 끝장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사냥에 박차를 가했다.
그런데 문제는 점점 사냥의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어서 문제다.
현질  장비로 내가 거의 70%의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긴 한데, 나도 점점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흥분을 전혀 안한 평범한 상태  때의 기준이다.
내가 원할 때 마다 겨울소녀들을 통해서 전투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  많이 쉬워질  같은데...

힘들긴 했지만 오늘도 크게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던전을 공략했고 레벨도 많이 올렸다.
당연히 겨울소녀들의 갑옷이 찢어지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기에 눈도 제법 즐거웠다.
그런 상태로 마을로 복귀 하다가 혜주가 슬쩍  곁에 다가와서 귓속말을 했다.

“삼촌, 아까 키스는 그렇다 치고...제 가슴은  만졌어요?”

“매번 보여주기만 하니까, 괜히 한 번 만져보고 싶었어.”

지금도 역시 혜주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겨울소녀들은 가슴 부위가 다 찢어져서 젖꼭지를 나에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내 말에 혜주가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귓속말을 이어갔다.

“혹시 느낌이 별로라라서 실망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아니야, 완전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어. 삼촌이 원하면 나중에 또 만지게 해 줄래?”

“으음, 부끄럽긴 한데...삼촌한테만 특별히 허락 해 줄게요.”

“현실에서도?”

“헛, 그, 그건...생각 좀 해보고....”

싫으면 절대  된다고 했을 텐데, 이렇게 애매하게 말하는  보니 허락한다는 뜻이다.

혜주와 너무 붙어서 계속 귓속말을 하고 있으니 멤버들이 조금씩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혜주도 일부러 나에게서 떨어져 걷기 시작했다.
혜주가 떨어져 나가자마자 이번에는 승연이가 내 옆에 착 달라붙었다.

“삼촌, 저 아까 다리를  다쳐서 좀 아픈데 업어주면 안돼요...?”

“당연히 되지. 자, 엎여”

나는 승연이가 쉽게 업힐 수 있도록 몸을 숙여주었다.
승연이는 폴짝 뛰어 오르며  등에 업혔다.
나에게 업힌 승연이는 양팔로 내 목을 감싸며 얼굴을 바로 옆에까지 가져왔다.
그리고는 혜주의 모습을 따라하듯 귓속말을 했다.

“삼촌, 아까 혜주랑 귓속말로 무슨 대화 했어요?”

“승연이 너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었지.”

“네? 제 이야기요...?”

요즘 나와 혜주가 부쩍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승연이는 과연 귓속말로 무슨 얘기를 했을까 궁금해서 그냥 물어본 것이다.
그런데 대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좀 많이 당황한 표정이다.
나는 승연이를  더 당황시켜보기로 했다.

“혜주가 목욕할 때 보니까 승연이의 몸매가 너무 성숙해 보여서 부럽다던데?”

“지, 진짜요...?”

“어, 진짜.”

“아, 아닌데...우리 멤버들 전부 운동 열심히 해서 다들 군살도 없고 몸이 예뻐요.”

승연이의 말이 사실이긴 하다.
체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보는 시각에 따라서 느낌이 다를 수는 있지만 몸매가 예쁘지 않은 멤버는 한명도 없었다.
그래도 본인 앞에서는 본인 칭찬을 해주는 게 예의지.

“혜주가 보기에는 승연이 몸매가 젤 예쁘다고 하더라.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그러면서 나는 손으로 승연이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승연이가 잠시 움찔하긴 했지만 별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적극적으로 만졌다.

“삼촌한테 업혀 있으면 계속 이렇게 만질 건데, 그래도 계속 업혀 있고 싶어?”

“....삼촌은 특별히 허락  줄게요.”

“어이쿠, 영광입니다.”

“헤헤.”

좋아. 혜주에 이어서 승연도 이런 반응이라면 다른 멤버들도 문제없다.
이제 매력 옵션에 대한 의심은 싹 사라졌다.

***

한 달 동안 이런저런 기회를 만들어가며 모든 멤버들과 키스를 나누고 가슴까지 정복했다.
그런데 이런 행위를 하다가 다른 멤버들에게 발각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들 처음에는 자신과만 이런 은밀한 행위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내가 모든 멤버들과 이런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알고 나서 겨울소녀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겨울소녀들 모두를 공평하게 사랑하고 아껴줘야 하는 매니저이기 때문에 특정한 한명에게만 애정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런 핑계 하나로 겨울소녀들이 이해를 하고 공감할 리는 없지.
그래서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매니저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자 나를 차갑게 바라보던 겨울소녀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 그만두신다고요...?”

“가수와 매니저 사이에 불신이나 앙금이 있는 상태로 같이 지내는 건 불가능하잖아.”

“에이, 저희 그, 그런 생각해본 적 없어요...그치 얘들아?”

“다, 다연하지!”

순식간에 내가 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나에게 ‘진실의 눈’이 있는 이상 이런 결과는 당연했다.
겨울소녀들이 화를 내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호감 상태라는  알고 있기 때문에 그만둔다는 강수를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강력한 한방을 준비했다.

“후우,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나야 고맙지. 그럼, 앞으로는 너희들과의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매니저로써의 역할에만 충실 할게.”

“.....”

겨울소녀들은 잠시 말없이 저마다의 생각에 빠졌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내 말이 맞기 때문이다.
한명을 선택하라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말대로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자니 매력의 효과로 인해서 스스로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남은 방법은 모두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뿐이다.

[아, 나는 그렇게라도 삼촌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데...]

[그냥 예전관계가 더 좋았을지도 몰라...어휴, 삼촌 바보! 들키지나 말지...]

[내 의견을 말하면 멤버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나는 ‘진실의 눈’을 통해서 겨울소녀들의 생각을 모두 읽었다.
관계를 정리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모두 함께 나와의 관계를 인정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관념으로 보더라도 절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나는 인벤토리에서 팔찌 하나를 꺼내어 착용했다.
어제 구매 해두었던 <매력의 팔찌>였다.
가격이 무려 50억이나 했다.
존나  나올 정도로 비싸긴 했지만 매력 수치가 50이나 증가된다.

매력의 팔찌를 착용하면서 내 매력 수치는  170이 되었다.
잠시 후, 나와 눈이 마주친 겨울소녀들은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이 달싹 거렸다.
하지만 나는 이 순간 모두를 꿈에서 퇴장시켜버렸다.

***

현실에서 내가 눈을 뜬 시간은 새벽 4시였다.
오늘은 겨울소녀들의 첫 촬영시간이 조금 이른 시간에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서둘러야 했다.
나는 피곤하긴 했지만 오늘 재밌는 일이 일어날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
내가 어제 꿈속에서 매력의 팔찌를 끼는 순간 보였던 겨울소녀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잊혀 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머리에 왁스도 바르고 옷도 좀 더 깔끔하게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나는 겨울소녀들이 나올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도록 맞춰서 출발했는데,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서는 깜짤 놀랐다.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겨울소녀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차를 세우자마자 겨울소녀들은 다급하게 문을 열어젖히고 탑승했다.
그리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삼촌! 상의 끝에 받아들이기로했어요.”

“어? 뭐를?”

“삼촌을 우리 겨울소녀들의 남자로 인정하기로 했어요.”

예상은 했지만 이런 식으로 밀고 들어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50의 매력수치가 추가된 효과가 상상 이상이었다.

내가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 겨울소녀들이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내 의견도 들어봐야지?”

“아, 안돼요!”

혹시라도 거절할까봐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급기야 혜주는 뒤에서 내 목을 끌어안으며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삼초온~~”

아, 씨발. 분위기 좀 잡아보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흐음, 대신 조건이 있어.”

“뭔데요?”

“지금까지처럼 삼촌 말  들어야 돼. 알았지?”

“히힛, 당연하죠! 우린 원래 삼촌 말 잘 들어요.”

“그리고, 삼촌 대신 호칭을 오빠로 바꿔.”

“그건 싫어요!”

“절대!”

“네버!”

“한번 삼촌은 영원한 삼촌!”

씨발,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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