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화 〉102화
옷장을 열어둔 상태로 전신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벌써 30분은 넘은 것 같다.
교수가 되면서 내가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기업의 총수들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었기 때문에 복장은 주로 정장일 수밖에 없었다.
몇 년 만에 편안한 옷을 입고 외출을 하려니 고민이다.
신채영의 부모님을 만나서 인사하고 첫 과외를 시작하는 날이기에 나름 예의는 갖춰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차려입고 가면 신채영의 눈에는 존나 꼰대로 보일 텐데.
씨발, 존나 어렵네...
벌컥.
갑자기 옷 방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노크도없이 이렇게 경박스러운 행동을 할 사람은 한 명뿐이다.
“아저씨! 옷 입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아영이 너, 마침 잘 왔다. 20대 여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옷 좀 골라 봐.”
“어휴, 그냥 나이에 맞게 입으면 되지.”
“씨발, 안 그래도 공부하기 싫다는 애 설득시켜서 가르쳐야 하는데 선생님의 첫 이미지가 꼰대면 좋겠냐?”
“하긴, 그것도 맞는 말이네. 음... 그나마 아저씨 옷 중에서는 이 니트랑 베이지색 면바지가 가장 무난해요. 괜히 청바지 입어서 억지로 젊어 보이는 척하면 별로예요.”
“이런 옷은 오랜만이라 좀어색한데.”
“오, 이렇게 입으니까 아저씨도 제법 괜찮네. 오히려 나이 들면서 인상이 조금 더 선해진 것 같기도 하고.”
“너한테 칭찬 듣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엄청 잘 생겼다는 말은 아니거든요. 아무튼, 늦었으니까 빨리 출발!”
마당에 있는 차고에는 제법 많은 차량들이 일렬로 줄지어 있다.
아영이가 빨간색 페라리를 가리켰지만 차는 내가 직접 고르기로 했다.
고민 끝에 무난하게 검정색 마이바흐를 선택하고 운전석에 올랐다.
아영이가 조수석에 앉자마자 투덜거린다.
“내가 저 페라리 운전해서 가면 안 돼요?”
“너 아직 차선 변경도 제대로 못하잖아. 나 몰래 운전하다가 사고내서 나온 수리비만 벌써 몇 억이다.”
“칫, 사랑스러운 아내가 사고 좀 냈다고 치사하게 그럴 거예요? 돈도 많으면서...”
“이럴 때만 내가 남편이지?”
“에잇, 몰라요!”
“도착할 때까지 자지 빨아주면 저 페라리 두 달 빌려줄게.”
“세 달.”
“좋아, 대신 사정까지 책임져. 당연히 정액은 다 삼켜서 깨끗하게 정리해 주고.”
“으윽, 생각만 해도 벌써 토하겠다.”
“싫으면 하지 마.”
“에이~ 누가 싫다고 했어요? 성격도 급하셔라~”
내가 말을 바꾸기라도 할까봐 아영이가 얼른 내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자지를 손으로 쥐었다.
혀로 귀두를 핥아주는 것을 시작으로 입에 삼켜서 쪽쪽 빨아먹는다.
그리고 가끔씩 불알을 사탕처럼 우물우물 거리는데 제법 잘한다.
이미 나와 함께 지낸 시간이 많기 때문에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
“이렇게 잘하면서 자발적으로 좀 해주면 안 되냐?”
“우움...움...이 짓을 자발적으로 왜 해요. 우우움...움...”
“남편이 나 아니고 다른 남자였으면 너는 벌써 쫓겨났어.”
“우움...움...제발 쫓아내 주세요. 소원이니까.”
“당연히 그건 안 되지. 첩이 어디서 버릇없게 그런 생각을 해.”
“아우! 됐으니까 빨리 출발 좀 해요. 이러다가 진짜 늦어요!”
지금까지 아영이는 가출을 여러 번 시도했었다.
하지만 내가 꿈속에서 ‘진실의 눈’을 사용해서 그 위치를 한조에게 알려주면 하루 만에 잡아온다.
이제는 아영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나름대로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중이다.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신채영의 집 주소대로 찾아와서 이미 주차까지 한 상태였지만 아영이는 여전히 내 자지를 빨고 있었다.
아직 사정을 못 시켰으니 계속 해야지.
마음이 급해진 그녀가 입에서 내 자지를 빼내고 대뜸 소리를 질렀다.
“이 변태 아저씨야, 빨리 좀 싸!”
“흥분을 시켜야 싸지. 더 노력 해봐.”
“....씨, 턱 아파 죽겠네.”
페라리를 빌리고 싶기는 했는지 투덜거리면서도 아영이는 다시 내 자지를 물고 빨았다.
억지로 참아내고 있던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에 다다랐고 결국 엄청난 양의 정액을 아영이의 입에 뿜어냈다.
아, 조금 더 버텼어야 하는데 아쉽네.
“우웁!”
“뱉으면 무효.”
꿀꺽!
아영이는 인상을 찡그리며 입에 머금고 있던 내 정액을 결국 삼켰다.
“우웩....토할 거 같아...너무 비려...”
“유림이는 맛있다고 샐러드에도 뿌려 먹는데.”
“어우, 상상해버렸다. 너무 싫어.”
“싫다고 하니까 진짜로 먹여보고 싶어지네.”
“에이, 그러지 마세요...”
“어쨌든 삼키긴 했으니까 빨간색 페라리는 세 달 동안 빌려줄게.”
“오예~”
“그런데유지비는 내가 대준다고 말한 적 없다. 세 달 동안 보험 취소 할 테니까 알아서 등록해서 써.”
“와, 이 사기꾼!”
“집에 가서 내 정액이 듬뿍 뿌려진 샐러드 먹으면 보험 들어주고 기름 값도 지원 해줄게.”
“으씨, 그건 집에 가서 생각하고 얼른 들어가요. 벌써 약속 시간보다 10분이나 늦어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너 때문에 늦었잖아.”
“어쨌든! 서둘러요.”
***
신채영의 집도 강남이라서 실제로 이동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아영이가 사정을 늦게 시키는 바람에 조금 늦어졌다.
그렇다고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강남에 거주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잘산다는 의미였고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내 지위는 더더욱 대단해 보일 테니까.
“호호호. 교수님, 어서 오세요.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저희 딸에게 공부를 가르쳐주신다니 너무 감사해요.”
“별말씀을요. 아영이의 친구 동생인데 당연히 도움을 드려야지요.”
“아영이의 형부 되시는 분이 한국대학교의 유능한 교수님이라는 사실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실은 제 남편도 서울에 있는 대학교의 교수로 있거든요.”
“이거, 나중에 남편분과 술 한잔 해야겠습니다.”
“오호호, 아무래도 같은 직종에 계시니까 대화가 잘 통하실 것 같아요. 아차, 과일이라도 좀 내올게요.”
신채영의 엄마는 내가 한국대학교의 교수라는 사실에 살짝 들떠 있는 것 같다.
딸의 과외보다는 오히려 남편과 내가 친하게 지내면서 뭔가 이익을 얻고자하는 의도가 보이는데?
아무래도 상관없다.
신채영의 부모와 친해져서 손해 볼 건 없으니까.
그건 그렇고 신채영이 맏이도 아니고 그 위로 신민영까지 있는데 엄마가 왜 저렇게 젊어 보이지?
신채영의 엄마가 과일을 가지러 간 사이에 내가 아영이에게 귓속말로 슬쩍 물어봤다.
“친엄마 맞아?”
“딱 봐도 아니잖아요.”
“어쩐지 너무 젊더라.”
“재혼이긴 하지만 그래도 친엄마처럼 엄청 친하게 잘 지내요.”
신채영의 엄마, 현지수는 나와 동갑이었고 재혼해서 얻은 딸들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상류층으로 갈수록 이런 구조는 흔하기 때문에 이상할 것도 없었다.
서로 친하게 잘 지낸다는 것이 조금 신기할 뿐이지만.
“강 교수님, 입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대접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오호호. 아영이도 많이 먹으렴.”
“네, 아주머니. 잘 먹을게요.”
과일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딸깍.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영이랑 채영이 왔나 봐요.”
재수학원에 다니는 신채영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도록 신민영이 마중 나가서 데려온 것이었다.
내가 방문하기로 했는데 당사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으니 나름대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모양이다.
“앗, 아영이 왔네.”
“응, 여긴 우리 형부. 인사 해.”
“안녕하세요. 신민영입니다. 전공은 경영학과가 아니지만 저도 한국대학교 재학생이라서 교수님 가끔 봤어요.”
“아, 그래?”
한국대학교 재학생이라는 말을 듣고 내 입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반말이 흘러나왔다.
신민영도 기분나빠하는 기색이 없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집으러 들어온 신채영은 살짝 못마땅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과외 같은 거 없이도 학원에서 공부하고 혼자 복습하면 충분하다니까...”
“너 요즘 학원 마치고 놀러 다니는 거 언니가 모를 줄 알아? 아빠도 엄청 걱정하시더라.”
“그, 그냥 모의고사 망치고 스트레스 받을 때 가끔 바람 쐬러 다닌 것뿐이야.”
자매의 대화는 특별할 것 없었다.
공부가 싫은 동생과 억지로 시키려는 언니의 모습.
평범한 대화보다는 신민영과 신채영의 외모가 나의 시선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씨발, 존나 예쁘잖아?
신채영이 고등학교 시절 퀸카로 불렸다는 건 사실인 것 같고.
언니인 신민영도 동생과 비교해서 부족함이 없었다.
두 사람은 쌍둥이처럼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묘하게 그 느낌이 다르다.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며 침을 꿀꺽 삼켰다.
언니가 동생을 설득하고 있을 때 나와 아영이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이 내기는 무조건 제가 이긴 것 같네요.”
“아직 시작도 안 했거든. 그런데 너, 신민영이랑 벌써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친구지?”
“교양과목 같이 들으면서 친해졌으니 벌써 꽤 됐죠. 그런데 그게왜요?”
“아니다.”
왜긴, 저렇게 맛있게 생긴 친구가 있으면 진작 소개시켜줬어야지.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신채영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고민했다.
강제적인 방법도 있고 유인책을 사용할 수도 있고...
일단 수업을 해보고 신채영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서 맞춤형 교육법을 선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