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화 〉음란 실락원 2002[패러디] (4/84)



〈 4화 〉음란 실락원 2002[패러디]

대문호로 이름 높은 밀턴의 서사시 '실락원'을 패러디한 겁니다. '실락원'에는 야설로 윤색해도 좋을만한 대목들이 있죠. 제우스와 아테네의 일화를 떠올릴만한 대목이 있는데 밀턴이 그리스 신화를 살짝 베꼈다죠.  삼위일체를 뒤집은 것 같은 내용도 있답니다. 이 야설은 작가인 밀턴의 허가를 안 받아도 저작권엔 걸리지 않아요. 벌써 200년 전인가 300년 전인가에 죽은 사람이거든요. 저작권 허용 기간은 70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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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왕 야훼는 우주를 창조하기 전 천국과 천사들을 먼저 창조했다.


그런  야훼는 암흑 위로 날아 그곳 위에 기운의 형태로 휘돌았다. 암흑 속에는 혼돈왕 카오스, 밤의 여왕 뉙스 등등의 혼란의 무리들이 살고 있었다. 야훼는 그러한 혼돈이 지배하는 암흑에 질서를 부여했다. "빛이 있으라"라는 말씀과 더불어 말씀(그리스도)이 생성되었고 우주가 탄생했다. 야훼는 말씀을 자신의 오른편에 앉히고 그가 삼위일체의 일각임을 알렸다.


이것을 시기하는 한 천사가 있었다. 한때 치천사(세라핌)들 가운데 가장 높았고 가장 강했으며 또한 가장 아름다웠던 자. 아직 인류의 원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곧 될 자. 구약에 나오는 "너, 빛나는 샛별이여, 어찌하여 떨어졌으며"라는 탄식의 주인공인 자. 이제는 영원히 천국의 명부에서 지워져 천사일 때의 이름을  길이 없으나 그리스식 번역을 통해 루시펠이라 알려진 자였다.


온 몸을 휘덮은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하며 강렬한 휘광, 갸름하면서도 강인한 턱선이 느껴지는 얼굴, 크고 서글서글한 눈과 시원하게 내리뻗은 콧날, 언제든지 멋진 미소를 지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입술, 단단하면서도 육감적인 몸매를 소유한 루시펠은 천사들 가운데서 인기가 높았다. 막강한 권능을 지녔음을 나타내는 12개의 날개 또한 눈부셨다.


말씀 즉 그리스도는 본디 야훼와 더불어 있었으나 루시펠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  체 말씀의 높은 지위는 천사들에 대한 모욕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이 불만은 반역하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고 이는 오만에 의해 뒷받침되어 승리에 대한 확신으로 변해 자신의 창조주인 전능한 야훼에게 반역하기로 했다.

루시펠을 따르는 천사들은 천사 전체 숫자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방대한 것이었다. 자신의 거대한 궁전의 로비에 모인 바닷가의 모래알 보다도 많은 천사들을 앞에 두고 루시펠은 눈부시게 빛나는 후광 아래 멋진 미소를 지었다. 이 천사들의 대군이 창을 벼리고 칼과 방패로 무장하고 있는 모습은 누구라도 오금이 저리게 할 만한 모습이었다.

갑자기 루시펠은 머리에 심한 두통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너무나도 커다란 통증에 루시펠은 고함을 지르며 훗날 지옥의 건축가로서 맘몬이라 불리게 될 천사에게 자신의 머리를 쪼게 달라고 명령했다. 천사가 루시펠의 머리를 열자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튀어나왔다.


천사의 방대한 군중은 두려움에 질린 체 경악해하며 외쳤다.


"죄여!"


옛 유대교의 잠언엔 이런 것이 있다. 욕망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성숙한 매력을 물씬 풍겼다. 굽이치는 금발은 바다의 파도인듯, 크고 푸르스름한 눈은 천국의 가장 아름다운 별인듯, 도톰한 입술은 섹시하면서도 순결해 보였고, 새하얀 살결은 잡티 하나 없이 깨끗했다. 표정이 조금만 변하거나 보는 각도가 살짝 달라지는 것만으로 소녀의 귀여움에서부터 요부의 요염함까지 느낄 수 있는 죄의 매력은 끝이 없었다. 죄의 아름다움에 아버지인 루시펠은 욕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근친상간이라는 또다른 죄에의 유혹은 훗날 사탄이라 불리게  루시펠에게도 감미로우면서도 배덕한 것이었다.

루시펠은 창조주 야훼의 권능과 도덕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야훼가 전능하다면 모든 것은 야훼의 뜻대로일 것이다. 따라서 죄의 탄생도 야훼의 뜻일 것이니 그러하다면 악 또한 야훼의 속성이 된다. 만약 야훼가 악을 배제한다면 야훼는 전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천사에게 처음 주어지고 나중에 인간이라는 새 종족에게 주어질 자유의지라는 것은 죄악의 탄생을 방조한 야훼의 책임 전가용 술책일 뿐이다. 야훼가 전능하다면 자유의지란 것은 의미가 없고 자유의지가 의미가 있으려면 야훼는 전능하지 않아야 한다. 훗날 수많은 무신론자들에 의해 회자되게  논리를 처음으로 완성한 이는 루시펠이었다.

루시펠의 마음 속에 어두운 욕망이 더욱 크게 또아리틀던 순간이었다. 결국 루시펠은 인류 전체를 원죄라는 불행 속에 밀어넣을 터였다. 부모에게서 자식을 통해 원죄는 세습되고 인류는 원죄의 굴레 속에서 죽음의 포로가 된다.


천국의 밤은 지상의 그것과는 달리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는다. 밤의 천사가 아름다운 어둠의 베일을 천국의 빛나는 별들 위로 흩뿌릴  죄는 부드럽고 뽀얀 발을 천국의 온천에 담그고 있었다. 푸르스름한 밤의 빛깔이 온천을 물들이고 죄는 그 찰랑거리는 물 위에 깨끗하고 하얀 어께를 드러낸 체 아름다운 눈을 감고 있었다. 루시펠의 반역에 의해 자신에게 닥쳐 오게 될 엄청난 불행을 짐작조차 못한 체로.

루시펠은 300헥타르나 되는 거대한 가슴을 당당하게 앞으로 내밀고 자신의 궁전으로 들어섰다. 천사들은 다들  몸집을 가지고 있고 변신이 자유자재다. 들어서자 마자 루시펠의 빛나는 눈에 죄가 온천에 몸을 담근  쉬는 모습이 들어왔다.

루시펠이 지나치려 했을 때 죄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세요, 아빠. 제가 오늘 아빠 휘하의 천사들 가운데 반과 섹스했다는 걸요. 내일은 나머지 반을 해치울 작정이에요"


죄의 음성은 끈적끈적하면서도 귀여웠다. 죄의 재잘거림은 계속되었다.

"그들은 저의 매력에 홀딱 빠져  온 몸에 정액을 진득하게 쏘아주었죠. 그 번들거리는 정액을 피부로 흡수하며 저는 쾌락에 정신없이 메달렸어요. 입과 보지와 항문 모두  틈도 즐겁지 않을 틈도 없었어요. 그들은 이미 저에게 물든 것이죠. 환락과 방종이라는 죄"

죄는 대담하게도 온천에서 벌떡 싱싱한 몸을 일으켜 아버지인 루시펠 앞에 알몸으로 섰다. 별빛을 받아 반짝이는 눈빛을 한  루시펠을 바라보는 죄의 표정은 너무나도 청순했다. 죄의 커다란 가슴은 숨결에 따라 위아래로 둔중하게 흔들렸다. 죄는 루시펠에게 입술을 내밀면서 속삭였다.

"아빠를 위해 몸을 씻은 거예요. 저, 예쁘죠? 만약 제가 사랑스러우시다면 키스해주세요"

루시펠은 잠시 머뭇거렸다. 죄와의 교합은 결코 되돌아킬 수 없는 길로 자신을 인도할 것이라는 확신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올랐다. 루시펠과 죄는 입을 맞추었다. 죄의 혀는 매끈하면서도 싱싱하게 루시펠의  안에서 엉켜왔다. 어떻게 키스해야 최고의 감도를 얻을  있는 지를 정확히 아는 자의 혀놀림이었다.


이렇게 하면 루시펠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리라는 걸 죄는 알고 있었다. 죄에겐 어느 정도의 예지력이 있었고 그것에 의지해 하는 행동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 하는 건 아니었다.


루시펠의 입술에서 입술을 떼며 죄가 속삭였다.


"천사들과의 섹스는 지금을 위한 연습이었어요"

순간 전기가 찌르르 하고 루시펠의 뇌리를 스쳤다.

루시펠은 딸 앞에서 허리를 굽혀 자신의 얼굴 앞에 죄의 유방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다. 루시펠이 딸의 부드러운 젖꼭지에 입술을 대자 죄의 순백의 나신이 발그스름하게 물들었다. 루시펠은 죄의 가슴을 할짝 할짝 핥아대거나 잡아당기듯이 빨면서 다른쪽 유방도 주물렀다. 죄는 새로운 배덕에 물든다는 흥분에 몸을 떨면서 신음을 흘렸다.

루시펠은 이미 수많은 천사들의 페니스가 쑤셔박혔을 죄의 질구멍으로 손을 옮겼다. 손가락  개도 가까스로 들어갈만치 좁은 구멍이었다. 죄가 수많은 천사들과 섹스했다는 사실은 보고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보고가 믿어지지 않을만치 죄의 보지는 조임이 대단했고 따쓰하면서도 청량했다. 단지 손가락 한 개를 넣었을 뿐임에도 죄는 헐떡거리며 몸을 루시펠 쪽으로 무너뜨려왔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들만 모아서 만들어진양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묵직한 탄력이 느껴지는 가슴이 루시펠의 이마를 눌러왔다.

"아, 아빠아~!"

루시펠은 더욱 몸을 수그렸다. 죄의 탄탄하면서도 새하얀 허벅다리를 벌렸다.


죄의 보지는 분홍빛을 유지하고 있었고 소음순이 늘어지는 등의 보기 흉함도 없었다. 코를 대어 부벼대자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루시펠이 혀를 대는 것만으로도 보지는 방울져 떨어질 정도의 애액을 방류했다.


만악의 근원인 루시펠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로 작정했다. 이미 페니스는 아플 정도로 발기되어 있었다. 죄가 온천 속에 발가벗고 있는 걸 목격했을 때부터 욕망은 일렁이고 있었다.

루시펠은 죄가 궁전의 기둥을 붙잡고 뒤돌아 있도록 했다. 둥글게 뒤로 튀어나온 희디  엉덩이는 크면서도 맵씨가 있었다.

루시펠은 죄의 엉덩이를 붙들었다. 확인을 위해 루시펠은 죄의 보지를 만졌다. 충분히 젖어있어 이만하면 고통을 참아낼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루시펠은 딸의 엉덩이를 열 손가락으로 붙들어 고정시켰다. 차가운 밤의 너울 속에서 뜨겁게 김이 나는 루시펠의 페니스가 죄의 보지 속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어억~"


죄는 감미로운 비음을 내지르며 하체에 힘을 빼갔다. 조금씩 루시펠의 페니스는 죄의 엉덩이 속으로 사라져갔다. 마침내 뿌리까지 들어가자 루시펠은 달라붙어 오는 질 근육의 끄트머리에서 작은 도드라기들을 귀두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죄는 뒤돌아보며 말했다.


"자궁까지 닿았어요. 저는 아빠를 위해서 자궁을 열지 않았었죠. 하지만 아빠의 씨앗이라면 자궁에 얼마든지 받아들일  있어요"


"좋아, 얼마든지 받아들어 보렴"


루시펠은 페니스를 격렬하게 진퇴시켰다. 그때마다 죄의 풍만한 엉덩이와 루시펠의 강인한 아랫배가 부딪쳐 철썩 철썩하는 시원스런 소리가 났다.


루시펠은 마침내 정액을 죄의 자궁 속 깊숙히 뿌렸다. 그 속에서 어떤 존재가 탄생할지를 루시펠과 죄는 조금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루시펠은 다음날 천사들의 대군을 움직여 반란을 일으켰다.

두 군단은 처절하게 싸웠고 루시펠은 패배를 맛보아야 했다.


루시펠과 그의 군단은 천국에서부터 거꾸로 떨어져 우주와 혼란의 세계를 지나 무저갱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처음으로 수감자를 받아들인 지옥은 거대한 울음소리를 냈다.


오랫동안 그들은 잠들어 있었다. 아마도 그 기간은 야훼가 우주를 창조하던 7일간이었을 것이고 또는 150억년 간이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 영원히 저주 받을 무리들은 이제는 사탄이  루시펠을 필두로 하여 깨어나버렸다.

사탄은 사방을 둘러싼 붉은 어둠을 바라보았다. 이곳이 지옥임을 사탄은 인지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다. 들어가 살려고 야훼가 창조한 것이 아닌 이상 빼앗길  있는 곳도 아니었다.

바알세붑, 베르제브브, 몰록, 맘몬, 벨리알 등등의 대군주들을 시작으로 모든 타천사들을 깨웠다. 침통한 원한과 대책 없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 속에서 사탄의 무리는 야훼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 맘몬의 무리는 지옥에서 광물을 캐내어 마궁을 건설했다. 일단 사탄은 그 마궁 안에 모든 타천사들을 모아들였다.

아직도 사탄은 천국에서의 화려한 빛을 모조리 잃고 있지는 않았다. 석유로 불 밝힌 회의장 안에서 사탄은 인간이라는 새로운 종족이 천국에서 계획되고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을 불행에 빠뜨려 야훼의 계획을 틀어지게 함으로서 우리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야겠군"


사탄은 홀로 우주를 향해 모험을 떠났다. 지옥은 너무나도 넓었다. 천국과 마찬가지로 우주 보다 넓었다.



이때 사탄의  죄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사탄은 죄가 잘 천국에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탄의 소망과는 반대로 죄는 사탄의 무리가 지옥으로 떨어질  함께 지옥에 떨어졌다.


"거기 아무도 없나요. 나요. 나요. 나요"


아무리 애절하게 불러봐도 돌아오는 건 붉은 어둠으로 가득찬 광막한 영역의 메아리 뿐. 죄는 이빨을 딱딱 부딪치며 공포에 잠겨갔다.  곁에게는 지옥문의 열쇠가 떨어져 있었다. 죄는 허겁지겁 떨리는 손을 움직여 자물쇠에 열쇠를 꼽고 지옥문을 열려 했다.


그렇지만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는 무리였다. 죄는 하염없이 움직이지 않는 지옥문을 바라보며 야훼를 저주했다.

갑자기 매서운 고통이 엄습해왔다.


자궁에서 밀려드는 아픔이었다. 너무나도 처절한 아픔에 죄의 다리는 꺽어지고 휘감기고 꼬여 마치  마리의 구렁이가 서로를 칭칭 감은 것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철갑 같은 흉직한 비늘이 거침없이 여리디 여린 피부를 뚫고 솟구쳐올라 이젠 다리라 부를 수 없는 죄의 다리는 피로 물들었다.

"아빠아~!"

죄는 사탄을  놓아 부르며 지옥의 차가운 바닥 위를 뒹굴었다. 보지가 찟어지면서 사탄과 죄의 저주스러운 자식이 튀어나왔다. 거대하고 흉폭한 몸집에 있는 지 없는 지 알 수 없는 머리 위에 왕관 비슷한 것을 걸치고 날카로운 창을  죽음이었다.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을 앞으로 그 창으로 빼앗아갈 사악한 왕의 탄생이었다.


순간 온 지옥이 전율했다. 너무나도 거대한 두려움이 지옥 전체를 휘감고 돌며 한 목소리로 지옥이 울부짓게 만들었다.


"죽음이여!"

그 소리는 거대한 메아리가 되어 죄의  몸을 강타했다. 공포감이 죄를 엄습해왔다. 죄의 예지력은 죽음이 자신에게 큰 불행을 주리라는 걸 알도록 해주었던 것이다. 죄는 미친듯이 죽음으로부터 달아났다. 결코 피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죄는 달아났다.
죽음은 자신의 어머니이자 누나인 죄에게 욕정을 느꼈다. 지옥문 둘레에는 단 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것은 고독을 씻기 위한 동작이었을 지도 모른다. 죽음의 보폭은 너무나도 컷고 발걸음은 너무나도 빨랐다.


금새 죄는 죽음에게 따로잡혔다. 죽음은 죄를 낚아채어 몸을 앞으로 돌리게 만들었다.

"하, 하지마"


두려움에 떠는 죄의 모습은 죽음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비록 하체는 흉직한 쌍구렁이로 변해버렸으나 보지를 비롯한 엉덩이 부분 및 상체는 여전히 천국에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죽음은 어머니의 허리를 붙잡고 단숨에 페니스로 보지를 꿰뚫었다. 방금 죽음을 낳느라 피곤죽이 되었던 보지였다. 너무나도 아파 죄는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금새 재생되었긴 했지만 고통까지 금새 사라지지는 않았다.


죽음의 페니스는 두꺼우면서도 길어 죄의 자궁 입구를 뚫기에 충분했다.


새하얗게 투명한 빛을 발하는 나신이 상체를 떨며 강간당하는 모습은 꽤나 먹음직스러웠다.

죽음은 여러 차례 죄를 범하고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죄는 어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옥문 자물쇠에 열쇠를 꼽고 돌려 열려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죽음이 옆에서 거들고 있었지만 지옥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얼마못가 죄는 자신의 뱃속에서 또다른 것이 자라나고 있음을 느꼈다. 죄는 사색이 되었다.

"아, 아버지..."


해산은 힘들었다. 죽음이 옆을 지키고 있으면서 죄가 지옥문 옆에서 한 시도 떠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가운데 이루어진 해산이었다. 다리가 엉켜 구렁이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지를 제대로 열  없는 체로 큼직한 괴물을 낳아야 했다.

이번에 죄가 낳은 것은 으르렁거리는 지옥의 번견이었다. 개의 머리가 셋이나 달리고 피막으로 이루어진 날개가 등에 나있고 꼬리엔 불 뿜는 드래곤이 또아리를 튼 괴수였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였다.

거듭되는 불행에 죄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느꼈다. 게다가 그것들은 먹이를 원했다.

괴물들은 번갈아가며 죄의 몸을 탐했다. 입, 보지, 항문에 한꺼번에 괴물들의 좆을 받아들인 체 수없이 헐떡여야 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섹스였다. 도망치는 방법도 고통을 덜하게 할 방법도 없었다. 괴물들은 먹이를 원초적인 뜻 그대로 원했다. 이곳에 먹이라고는 죄의 끊임없이 재생되는 육체 밖에 없었다.

괴물들은 어떻게 하는지 죄의 입, 보지, 항문을 통해 죄의 몸 속으로 들어가 창자를 뜯어 먹고 컹컹 짖으며 마음대로 튀어나오곤 했다. 그때마다 정액을 싸질러 새로운 괴물들을 낳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처참하게 무너져 가는 죄 옆에서 죽음은 그저 버티고 서있기만 했다.


이즈음 사탄은 지옥문에 도달했다.


사탄은 지옥문을 밀어 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쳇, 열쇠가 필요한가"

사탄이 그렇게  있는 것을 죽음은 눈치챘다. 죽음은 강력한 몸을 움직여 사탄에게 다가갔다.


"네 놈은 누군데 이곳에서 얼쩡이고 있는 것이냐"


사탄은 비웃음을 흘렸다. 야훼 아래 모든 피조물을 같잖게 여기는 그였다. 지옥 속의 물체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죽음이 이에 노했는지 창으로 사탄을   갈겼다.

사탄은 뒤로 흠짓 물러섰다. 강력한 타격이었지만 그 정도로 쓰러질 사탄은 아니었다. 사탄은 함성을 지르며 창으로 찔러가려 했다. 이때 죄가 그 둘 사이로 뛰어들어왔다.

"멈춰요!"


사탄은 죄를 바라보았다. 죄는 사탄에게 윗모습은 아름다우나 아랫도리는 쌍구렁이인 괴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너 누구야?"


"저를 잊으셨단 말인가요, 아버지. 천사의 군중 속에서 저는 당신의 머리 속에서 태어났어요. 그때 무리는 죄라고 두렵게 외쳤었죠. 곧 아버지와 전 사랑에 빠졌고 저는 임신했어요. 당신의 무리가 천국에서 떨어졌을 때 저도 함께 떨어졌었어요. 저는 얼마못가 저 원수 놈의 자식을 낳았죠. 지옥은 저 놈이 태어날 때 죽음이라고 외쳤어요. 놈은 저를 강간하고 이 흉직한 괴물들을 낳도록 만들었어요. 이것들은 때때로  뱃속에 들어가 창자를 뜯어먹으며 끊임없이 괴롭힌답니다"


사탄의 얼굴에 한순간 비통한 표정이 스쳤다.

죄가 말을 이었다.

"제겐 다행히도 열쇠가 있어도 셋이서 힘을 합친다면 열 수 있을 지도 몰라요. 만약 열린다면 저는 아버지의 사랑스런 딸로서 오른편에 앉을 수 있을 지도 모르죠"


죄는 열쇠를 지옥문 자물쇠에 꽂아 넣었다. 사탄, 죄, 죽음은 함께 지옥문을 열어보았다. 거대한 소리와 함께 지옥문은 활짝 열렸다. 드러난 것은 광활한 혼란의 세계였다.

혼란의 세계는 늙은 군주 혼돈왕 카오스가 다스리고 있었다. 사탄은 그를 날아서 찾아갔다.


카오스는 야훼가 혼란의 세계의 재료를 강탈하여 우주를 만들었다고 불만이 대단했다.

"그렇다면 본디 우주는 혼란의 세계였다는 것이로군요"


"그렇다네. 사탄이여"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주에 있음을 알고 있나이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는 관계로 그들이 야훼가 정해준 금기 하나를 어기도록 유혹할 수 있다면 우주의 질서를 조금이나마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나의 이득이 될 수 있겠군. 9:1로 이익을 나누세. 9가 나라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을테지"

"너무 짜지 않습니까. 아무리 카오스께서 먼저 우주의 혼란을 통해 이득을 얻으신 후에야 저희가 그 이득을 나눌  있다고는 하지만요. 6:4로 하시죠. 6이 카오스이십니다"


"저기 지옥문 근처에 너의 딸이 보이는군. 그녀의 쌍구렁이 다리의 비늘을 조금씩 치료할 수 있도록 내가 혼란의 요정들을 제물로 제공하겠다. 조건은 9:1이다"

사탄은 죄에게로 달려가 카오스가 샘플로 제공한 혼란의 요정의 피를 죄의 흉직한 하체에 뿌리자 비늘이 조금 작아지는 것이 보였다. 죄는 영문을 몰라 사탄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다.

사탄은 즉시 혼돈왕 카오스에게로 날아갔다. 죄와 죽음은 날지 못 하는 관계로 길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이 길로 악마들이 훗날 우주로 쳐들어가 인류의 영혼을 잡아 오게 되는 것이다.

"좋습니다, 혼돈왕이시여"

사탄은 우주로 갔다.


150억 년 동안 진화한 기억을 가진 체 창조된 우주가 눈앞에 드러났다. 1000억 이상의 은하계와 그 각각의 은하계 마다 있는 1000억 개 이상의 별들 가운데 있는 평범한 별 하나의 3번째 행성에 찾아가는 일은 사탄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초록별 지구를 내려다보며 사탄은 마지막으로 야훼에게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지옥에 여전히 있더라도 좋습니다. 죄가 태어날 때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 체 천국에  수 있게만 해주신다면 저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피조물을 유혹하지 않겠습니다"


사탄은 아직 혼란의 세계에서 길을 만들고 있는 죄를 바라보았다. 여전한 죄의 모습에 사탄은 천국을, 다시는 되돌이킬  없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했다.

지구에 태어난 남성 중 가장 늠름한 아담과 여성 중 가장 아름다운 이브를 사탄은 뱀의 모습으로 변한  바라보았다. 그리고 간사한 세  혀로 이브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먹게 만들고 이를 아담에게도 먹이도록 유도했다.


야훼의 분노가 있었고 우주의 피막이 뚫렸다. 혼란의 세계를 사이에 두고 죄와 죽음이 만든 길을 통해 우주와 지옥이 연결되었다.


암사자가 젖을 주던 새끼 가젤을 물어 죽였다. 곰이 쓰다듬어 주던 다람쥐를 먹어치웠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었다. 혜성이 지구에 위험스럽게 접근할  있도록 궤도가 수정되었다. 태양에 흑점이 생기고 플레어가 일어났다. 초신성이 생겼다. 은하계 중심에 블랙홀들이 들어섰다. 퀘이서가 이글거렸다. 150억 년 동안 존재했던 것으로 되어 있던 우주의 기억 전부가 혼란의 속성을 일부 띄게 되었다. 생명이 있는 우주 말고도 다른 생명 없는 우주들이 생겼다.


사탄은 야훼의 저주를 들었다. 확실히 그리될 터였다. 사탄은 또 다시 자신이 패배할 것이고 그때는 영원토록 지옥에서 헤어나지 못 할 것임을 알았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반드시 죄의 다리를 고쳐 놓고야 말겠다. 처음 태어났던 때와 같은 맑은 모습을 반드시 되찾고야 말겠다.

가장 맛있는 먹이인 인류의 죄악은 아직 인간이  밖에 없는 관계로 많이 오고 있지는 않았지만 지금 오는 혼란의 양만으로도 죄가 낳은 괴물들을 먹이는 데는 충분했다. 죄는 비로소 괴물들에게서 해방되었다며 배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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