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음계록(蔭界錄) - 1999[판타지](4)
지금의 수루치가 지닌 파라브라자가 10의 6435제곱ton 만큼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시간이 흐른다.
지구의 단위론 2.018423초다. 동혁이 말한다.
“ 지구의 물리학에는, 음계를 없다 하는 그 무엇도 없어. 물론 그런 건 과학다운 여김이 아니야. 반박할 수 있어야 과학이니까. 어쨋든 그런 눈길을 가지고 있다니 다행이야. 너랑 나는 서로 조금씩은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너의 아비디야들을 놀리지 말아. 알맞게 그들을 다스려서 스스로에게 깊이 도움될 수 있는 이들로 만들어야겠지. 설령 그렇더라도 우리의 조건이 바뀌는 건 아니야. 그 사실을 확인하는 건 그저 눈길의 바뀜을 가져 올 따름이겠지. 하지만 그런 눈길은 끝내 니 얼개의 끝없는 드넓힘에 지나지않아. 스스로보다 큰 얼개도 같은 방식으로 짜여져 있으리라는 착각. 제 살이는 자그마하더라도 스스로의 얼개 만큼은 으뜸이라는 자부심에서 나 온 속임수스런 자기 사소화라 이거야. 종교라는 것도 그런 식의 사고 방식이지. 아직 종교는 증명된 것이 아니므로 그런 눈길로 볼 밖에 ”
참다운 자기 사소화는 대우주에서 사람의 위치를 제대로 보는 것일 것이다. 가장 무거운 무게 앞에서 사람은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가 마침내는 제대로된 풀이에 이를 수 있기를.
수루치가 말한다.
“ 디도 님, 동혁 님은 동혁 님을 위해 만든 우주를 끊임없이 지키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
“ 알았어. 그 우주는 내 지바가 사라질 때까지 끝맺지 않을 거야. 음계에서 지바가 없어진 적은 없없지. 물론 불멸성이 곡두가 아니어야 설 수 있는 것이겠지만 ”
디도가 갑자기 엎드린다. 자세가 별나서 머리 아래로 유방이 눌린 채 삐져 나와 있어, 두 젖꼭지가 코보다도 더 앞으로 나와 있다.
“ 동혁이는 안 그래도 돼 ”
수루치도 그러지 않았다. 큐티에호비호렙과 계약을 맺은 건 디도 카젤이지 수루치가 아니니까. 보아하니 사람의 주종관계로 가늠할 수는 없는 사이인 것이다.
디도가 콧소리를 섞어 말한다.
“ 이제부터 큐티에호비호렙을 큐비라고 부를게요~~ 괜찮지? ”
“ 응, 디도 ”
큐비가 제 가슴을 쪼여댄다. 그러자 앙가슴에 있는 음경에서 고체 같은 좆물이 샘 솟듯이 뿜어져나간다. 디도가 달라붙어 큐비의 귀두를 핥다가 가끔 그녀와 혀를 감는다. 두 쌍의 유방이 서로 부벼지자 그 사이로 침이랑 좆물이 섞인 채 뚝뚝 떨어진다.
디도가 몸을 눕혔다가 허리를 구부려 윗몸과 아랫몸을 덧포겐다. 그녀의 사타구니에 있는 세 구멍이 큐비 앞에 드러난다. 큐비가 가슴을 디도의 엉덩이에 붙인다. 큐비의 터질 듯한 유방이 디도의 언덕 같은 엉덩이 위로 솟아오른다. 큐비의 젖꼭지는 발딱 서있다. 큐비의 앙가슴 페니스가 디도의 오리지널 음부에 박혀 있다.
큐티에호비호렙이 힘차게 움직인다. 디도도 끊임없이 볼기를 돌리고 밀어붙인다. 두 여체의 숨 소리가 끊임없이 거칠어지고 신음도 더욱 감칠나게 흘러나온다.
수루치가 말한다.
“ 이제 안정이 깃든 거예요 ”
“ 끝없는 거야? ”
그럴 리는 없겠지.
“ 예 ”
뭐? 동혁은 놀라며 수루치를 바라본다.
“ 마하 지바는 모든 지바가 멈춰진 상태에서 아주 적은 사귐만을 맺는 쪽으로 가고 있고, 그렇게 가는 쪽은 오늘날 거의 깡깡하게 맺히게 되었어요. 이 계약은 끝모를 거예요. 이제 동혁 님과 나는 디도 님이 큐비에게 마침없이 따먹히기만 하면 맺히지 않는 삶을 복스럽게 누릴 수 있어요. 마하 지바가 지켜주고 있지요 ”
“ 마하 지바는 바뀌었겠군. 바뀜은 끝없는 것이 없다는 앞선 외침으로부터 나아가는 거 아냐? 바뀔 수 있으면 벌써 끝없는 건 아니지 ”
“ 끝없는 것이 없다라. 바뀜은 끝없음의 거스름틀인데, 끝모름이 없다면 바뀌지도 않겠죠. 하지만 바뀜은 거스름틀이 있는 낱말 같은 게 아니라, 물리 현상이예요. 동혁 님이 사람의 아들(People's son)이라는 빗금 때문에 얻어낸 속임수스런 자기 사소화 가운데 하나가 그지없음이 없다는 것이죠. 스스로의 자그마함을 누리 모두로 드넓혀, 그지없음에서 오는 무서움을 조금이라도 잊어보겠다는 것이죠. 지구인의 마음은 그런 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어요 ”
사람의 아들? 그건 메시아아냐. 아니지. 수루치는 그저 낱말 그대로의 쓰임새로 썼을 뿐이다. 그냥 사람 수컷이라는 뜻.
“ 그같은 마하 지바에 대한 믿음도 음계의 딸이기에 맞이하는 빗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들어? ”
이렇게 토론하다 사이라도 틀어지면 곧바로 죽을 것이란 생각이 언듯 스친다. 하지만 동혁은 잔뜩 올라간 느낌에 실려 그런 생각에 머무르지 않는다. 수루치가 말한다.
“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건 사례도 증명도 전혀 없기에 얼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우리는 살아있는 알만을 믿어야 합니다. 당신도 지구에서 살 때 땅이 꺼질 거라 여기며 살지는 않았겠죠? 실제론 수많은 물리력의 씨앗들이 땅을 꺼지게 할 수 있지만요. 그러기에 전 마하 지바의 가이없음을 믿습니다 ”
“ 옳은 말이야. 아직 생기지 않은 일이라 이거군 ”
“ 그렇습니다. 아직 나타나지도 않은 일은 단지 시름에 잠길 수 있을 뿐입니다. 대비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을 지레 겁낼 것은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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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의 어느 한구석.
수루치는 엎드려 뻗친 채 다리를 넓게 벌리고 디도의 샅에 코를 박으며 혀로 항문을 빨고 핥아댄다. 디도는 신음을 내며 몸을 용수철마냥 튕겨 수루치의 달콤한 혓바닥에 응전한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둘은 함께 동혁의 페니스에 달라붙는다. 뜨거운 두 입이 느껴진다. 두 음계의 딸은 어머니의 젖을 빠는 갓난아기처럼 동혁의 좆을 쪽쪽 빨아대다가 가끔 서로 입을 맞추기도 한다. 그가 신음한다.
“ 끄으응 ”
수루치가 디도의 젖을 빤다. 디도랑 수루치가 손가락으로 서로의 음부를 문지른다. 디도가 말한다.
“ 끄으으응, 동혁, 허억 허억~~ 널 잡아 억 먹어줄께. 씹어줄께! 아 그러니 헝~!~! 수루치, 날 잡어 꺄 먹어 줘~~. 동혁~~~, 날 삼켜 줘!”
디도와 수루치의 두 터질 듯한 유방이 크게 찌부러지며 맞붙는다. 수루치가 디도의 엉덩이 뒤로 돌아가 디도의 음부(陰部)를 젖먹던 힘까지 내어 싹싹 핥는다. 디도도 수루치도 동혁에겐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니니까 젖을 먹었을 리는 없다. 동혁의 좆을 거의 젖 빠는 아기처럼 애타게 빨기는 하지만.
동혁이 말한다.
“ 예쁜 짓을 하는구나. 나도 끼워 줘 ”
동혁이 디도의 뿔을 잡고 민다. 디도의 목구멍까지 동혁의 페니스가 깊숙히 들어간다.
“ 정말 멋져 ”
동혁은 황홀해한다. 때마다 뿜어지는 가멸진 씹물과 따뜻함은 이를 부채질한다. 디도랑 수루치가 서로의 입 안에 담긴 동혁의 좆물과 침을 얻어내고자 입술을 맞붙여 혀를 서로에게 들이미는 모습을 보는 것은 동혁에게 나른한 기쁨을 불러일으킨다.
디도의 궁둥이는 뒤쪽에서 보면 잘 자란 웬만한 젖통보다도 솟아올라 있고 탄력이 넘쳐나 애액이 흐르는 홈통에 동혁이 제 음경을 끼우고 부벼대는 일이 적잖은 즐거움으로 다가 올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위에 수루치가 동성애로 단련된 꼼꼼한 혀로 디도의 음부 및 항문과 동혁의 불알 및 항문을 핥고 빠는 데서 오는 느낌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디도의 허리는 튼튼하면서도 몹시 가늘어, 운동으로 튼튼해지지 않은 동혁의 허벅다리 보다도 조금 밖에 굵지 않았다. 포동포동하면서도 양감 있는 느낌을 즐기고자 동혁이 디도의 허리를 감아안는다.
“ 너한테는 뼈가 없구나 ”
“ 이제 알았어? 사람의 생김새를 취하는데 뼈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힘살이랑 기름만으로도 족하다구 ”
“ 그러면 넌 글자 그대로 맛있는 고깃 덩어리인 셈이네 ”
“ 물론. 목숨붙이란 건 고기 아니면 야채니까. 아, 수프도 있군. 내 씹 어때? 기름이 많아서 윤활감 죽이지 않냐? 따쓰하게 쪼여붙이는 충족감은 또 어떻고. 내 맛이 으뜸으로 좋지, 그치? ”
“ 몰라 ”
디도가 볼멘소리를 내지른다.
“ 왜에! ”
“ 나한테는 니가 첫 여자거든, 짝짓기에 있어서나 사귐을 강조한 뜻에서나 흘레를 강조한 뜻에서나. 난 지구에 두고 온 여자가 없기에 비교 대상이 없어. 수루치는 너랑 거의 비슷한 느낌이라 알맞는다고 할 수가 없어. 수루치는 좀 가볍고 넌 깊은 느낌이지만 그 뿐이거든 ”
“ 내가 진짜 첫 여자야? ”
“ 음계엔 사기꾼도 없는데, 왜 그러니. 속고만 산 애처럼 ”
동혁이 잠깐 말을 멋는다. 거짓말이 있어야 저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아니, 무슨 수로 나랑 이야기한단 말인가. 아무리 여겨봐도 답이 안 나오니 말을 이을 도리 밖에.
“ 기껏해야 짝사랑 아니면 미팅 때 몇 번 만났다가 시들해져 헤어진 여자애 빼고는 없었어. 그애들이 날 버렸거나 내가 버렸거나 똑같은 것이지. 난 쌩아다였다구. 지금이야 너 때문에 후다지만. 히야, 반콩은 커녕 쪼가리 하나 없던 내가 이제는 빠꾸리까지 하게 되다니 ”
“ 동혁아! 쪼가리 니 페니스에 만들어줄께~~! ”
“ 내 입에다 해 ”
디도의 입술은 말 그대로 달콤하다. 밑바탕엔 조금 새콤한 맛도 깔려 있어 알맞은 어울림을 끝까지 지켜내고 있다. 디도의 음부랑 항문에도 별나면서도 아주 좋은 맛이 스며들어 있다. 아니 디도의 온몸을 맛덩어리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수루치 또한 핥고 빨았을 때 맛의 충족이 대단하다. -좋은 맛-이라는 샨스크리트어의 뜻이 잘 어울리는 수루치였다.
지구인과는 달리 디도나 수루치에겐 세균이 깃들어 있지 않았다. 세균에 곰팡이 씨톨에 먹을거리 찌꺼기가 뒤엉켜 복마전을 이루는 지구인의 입술이나, 세균에 곰팡이 씨톨에 오줌 흔적이 범벅된 지구인의 음부를 떠올리면, 어진 마음씨를 지닌 아름다운 아가씨의 그것이라도 동혁에게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디떼나 수루치는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큐비는 연이어 디도를 따먹고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디도의 껍데기에 미치는 것이고, 동혁이 살고 있는 디도의 어느 한구석에 힘을 스미는 건 아니었다.
어느덧 이뤄진 균형과 질서의 틀은 큐비, 디도, 수루치, 동혁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알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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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혁은 잠이 오지 않아 꿈도 못 꾼다는 것 빼고는 좋다. 음계에서도 닫힌 누리에서 엔트로피가 늘어난다는 법칙은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파라브라자의 움직임에 따른 에너지의 이어지는 늘어남은 세계를 열린 상태로 두도록 몰아친다. 게다가 바라기만 한다면 닫힌 시공에서조차 엔트로피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이다. 디도는 동혁에게 엔트로피 없는 알맞은 에너지를 끊임없이 주었고 이는 동혁의 모든 세포들이 활력을 지키도록 했다. 동혁의 육체는 불사신과도 같은 활력으로 넘쳐 늙지도 죽지도 않는 경지에 과학 기술의 도움 없이도 머무르는 데 어렵잖게 이르고 있다.
더구나 동혁은 그에게 가능한 한도 안에서 디도 카젤의 아비디야를 쓰는 법을 배웠고, 그가 지닌 좁은 상상력의 빗금 안에서 나아가는 곡두는 가끔 전능감을 불러일으키에도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그리움은 이같은 즐거움과 전능감에도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가끔씩 솟구쳐 동혁의 음계에서의 삶 모두에 커다란 발자욱을 드리우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때엔 아직 그리움은 깊은 것이 아니다. 동혁은 옛 누리를 향한 향수가 아직 깊지 않았던 음계에서의 이때를 그리게 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뒷날 일이다.
커다랗고 푹신한 침대엔 갖가지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져 있고 은은한 붉은 빛이 그 위를 누비고 있다. 향긋한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공기며, 싱싱한 다른 누리의 열매와 나물들. 디도 카젤의 아비디야인 -동혁을 위해 만든 우주-로부터 날라 온 것들이다. 이는 동혁의 채워지지 않고 자라지 않은 아비디야를 메워 베낌으로부터 다시 짜맞추도록 시나브로 몰아가고 있다. 디도의 안쪽에 있는 한 이들은 그 한 조각을 모두로 여기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도 느낄 수 없다.
벽에 걸린 달력은 이제 별다른 뜻이 없지만 동혁은 가끔 넘기고 있다. 잠이 없으므로 제대로 때를 잰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세슘 원자 시계가 있어 달력을 넘기는 손에 정당성을 주고 있지 않았다면 그것조차 옛날에 멈추고 말았으리라. 날을 빨리 하는 즐거움의 늪이 그지없는 감옥과 한 줄기 되어 동혁의 눈을 앗아갔기에 달력은 누리에 대한 그리움 아닌 뜻을 지니기 어렵다. 그래서 달력은 때가 갈수록 믿을 수 없는 날짜만을 가리키게 되어 갔다.
동혁은 처음 음계에 올 때와는 비할 수 없을만치 몸이 실팍해졌다. 동혁은 디도의 미끈하고 긴 다리를 벌렸다 쪼였다 하며 땀이 떨어질 정도로 윗몸을 움직이다 디도의 미주알에 대고 말한다.
“ 큐티에호비호렙이랑 맺은 계약을 부술 수는 없어? ”
디떼 스타가 대음순과 소음순을 잘 달삭거려 이야기한다. 그녀의 음부 속에 있는 도톨한 돌기들이, 따뜻한 씹물을 내뿜어대는 뜨거운 샘처럼 움직이는 것은 짝짓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붉그스름한 꽃잎들이 살랑대며 콧소리가 조금 섞인 듯한 씹소리가 들린다.
“ 그건 할 수 없어. 내게 있어서 계약 불이행은 파라브라자를 부수는 것 만큼이나 할 수 없는 일이야 ”
“ 그 계약은 디도 카젤의 업(Karma)으로 한 거야. 디떼 스타라는 또다른 업을 써서 계약을 어길 수는 없어? ”
동혁이 디도의 다리를 닫았다가 되벌린다. 디도가 다시 입술을 달삭거려 말한다.
“ 그건 되지. 그렇게 하면 큐비를 크게 뒤흔들 수 있어. 하지만 디도 카젤이란 업으로 계약을 맺어 큐비에게 매달린 내 반쪽도 간당간당하게 돼. 너무 위험한 거지. 그런 말 말구, 내 소중한 음부만 열었다 닫았다 하지 말구, 빨랑 따먹어 줭~~. 널 잡아 먹고 싶어엉~~ ”
" 안 돼. 내 말을 계속 들으라구. 니 음부가 뭐가 소중하냐? 애도 못 낳는 주제에 ”
“ 언젠간 니 애기를 낳고 말꺼야! ”
“ 으이구, 무슨 수로. 어떻게 넌 나랑 이야기를 하는 걸까 ”
“ 니가 내 항문에 처음 키스했을 때 니 아니마(Anima)가 내 안으로 들어와 하나로 섞였엉~~ ”
어설픈 가짜 물리학에서 이번엔 얼치기 프로이드 흉내냐. 정도껏하라구, 아니마라니. 그가 혀를 차며 디도의 음부를 어루더듬는다.
디도가 말을 잇는다.
“ 때문에 난 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거고 사랑할 수 있다구. 또 그 때문에 너랑 나랑 의사소통이 되는 건 아닐까 ”
이해할 수 있는 건 아주 적지. 사람끼리도 그러한데 하물며 다른 법칙 아래 다스려지는 파라브라자의 미소녀와의 사귐에서야. 내게는 오로지 개체의 만족이 있을 뿐이다. 세포도 나름대로 만족하며, 나도 나름대로 만족한다. 그러나 나는 세포의 만족을 못 느낀다. 또한 남이나 내가 속한 공동체의 만족도 느끼지 못한다. 고로 오직 내 만족만이 있다고 느낄 밖에 없다. 동혁이 말한다.
“ 아냐. 그것만으론 내 살이를 음계가 받아들인다는 게 조금도 풀이 되지 않아. 음계에 온 건 널 만나기 앞서니까. 또 너랑은 그때부터 의사 소통을 하고 있긴 했잖아 ”
“ 그땐 미안했쩡~~ ”
“ 디도, 너는 남이 지닌 파라브라자는 빨아들이지 않고, 오직 스스로의 파라브라자가 커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다른 지바를 죽인 뒤에도 그 파라브라자를 빨아먹지 않아. 왜지? 특별히 제약이라도 있어? 에너지를 빨아들이지 않는 건 파라브라자로 만드는 게 더 빠르기 때문이지만, 파라브라자를 니 것으로 삼지 않는 건 아무래도 야릇해 ”
디떼 스타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움직임에 따라 묵직한 가슴이 미묘하게 흔들린다. 동혁이 손을 내밀어 디도의 양쪽 유방을 붙잡아 벌렸다 쪼였다를 거듭한다.
“ 넌 진짜 커다란 가슴이야! 젖 큰 년! 진짜로 음탕한 포르노 걸! 넌 너무 섹시해. 어딘지 약해 보이는 수루치와는 달리 그야말로 넘쳐흐르는 목숨의 물을 주체 못하는 니 세 구멍들이야말로 검고 깊은 암컷(현빈, 玄嬪)이라 할만해 . 자꾸 중언부언이 되는 것 같네. 니 젖꼭지는 보기만 해도 딸딸이를 까고 싶어져, 진짜야. 이곳에 너무 잘 어울리는 너야 ”
“ 꺄르르르 간지러워 . 칭찬해줘서 고마웡! 빨아 줘! . 니 구석구석 다 혀로 헤쳐가고 싶허엉. 창자 속이라도. 염통 안까지! ”
“ 끔찍한 소릴! 제발 그러지는 말아줘. 그보다 파라브라자를 먹는 데 제약이 있어? ”
“ 제약 따위는 없어 ”
“ 그럼 지금 갇혀 있는 지바 둘레에서 길을 잃은 채 돌고 있는 파라브라자를 찾아서 먹어치워. 그러면 굳세어질 수 있을 거야 ”
“ 굳세어져서 쓸모가 어디에 있어? 지구의 목숨붙이들이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도 아둥바둥대며 힘을 모아들이는 까닭은 모조리 열역학 3법칙 때문이야. 열역학 3법칙이 없었다면 에너지계의 목숨이 태어날 수 있었을 리 없겠지만 말야. 어쨋든 음계에선 그럴 나위 없다구”
디도가 제 질 안쪽 벽을 집어 늘려 까뒤집으며 말한다.
“ 내가 요드렇게 예쁘고 참으로 착한 건 힘겹게 싸우지 않아도 되어서일 뿐이야. 그래야만 한다면 싸울 수 밖에 없겠지. 지구 생태계도 에너지만 가멸져지면 괜찮을껄. 아차,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벌써 에너지는 모든 사람에게 넉넉할만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그랬지. 제대로 나누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겨난다고. 그렇다고 음계에서 힘 빌려갈 생각은 하덜 말으라 그래 ”
“ 들을 사람도 나 밖에 없네요. 게다가 난 음계에 있다구 ”
“ 파라브라자로는 에너지를 부릴 수 있지만, 에너지로는 파라브라자를 움직일 수 없거든. 너도 날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에너지로 된 지성은 에너지는 뜻대로 하더라도 파라브라자를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지. 에너지의 터부들 가운데 깨질 수 있는 것이 많다 하여 파라브라자까지 쓸 수 있으리라 여기지 마시라! 근데 동혁아, 동혁아, 왜 쓸모도 없는 일을 하라는 거야? ”
어째 안 들어 줄 것 같다. 쓸모가 없으니 하지 않겠다 이건가. 동혁이 잠깐 말을 하지 않자 디도가 채근한다.
“ 말을 하란 말이야~~! 궁금행~~. 니 마음 읽어버리고 싶다앙~~! ”
“ 그 짓만은 하지 말아 줘. 적어도 의식 만큼은 잃고 싶지 않아. 벌써 꿈을 잃어버린 판인데 ”
꿈을 잃은 게 아쉽긴하다. 그러나 그것도 의식의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 것. 사회의 메아리가 울리는 골짜기일 뿐이다. 지금 꿈을 꾼다면 디떼가 나올 지도 모르지. 사람의 의식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하나 밖에 없는 곳인 상상력이 모든 걸 다스렸으면 좋겠다는 어리석은 바람의 목소리인 유신론이나 관념론이 믿을만한 것일 리 없다.
디도가 말한다.
“ 말해줘 잉~~. 해주면 니 똥꼬 빨아줄께! ”
“ 아까도 해줬으면서. 너무 많이 해줘서 신물나 ”
“ 그럼 해줄 때까지 기다릴께 ”
디도가 네 활개를 치며 눕는다. 동혁이 디도 가슴을 베게 삼아 디도 위에 엎드린다. 그의 페니스는 디도의 음부가 따쓰히 감싸고 있다. 참 살가운 느낌이 든다. 졸음 따위는 안 오지만 동혁이 봄날 아침 햇살 아래 고양이 마냥 스르르 눈을 감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