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화 〉공주기사 젤다 - 1999[판타지]
공주기사 젤다
젤다는 황금빛 머리카락을 넘실거리며 침대 위에 반듯이 누워 있다. 크고 깊은 파란 눈은 아쉽게도 눈꺼풀 속에서 스스로를 달래고 있다. 아주 조금 진화의 흐름을 앞서가 있어 너무도 세련되게 보이는 멋진 얼굴은 가려진 눈 때문에 덜 아름답게도 더 아름답게도 보인다. 새하얀 살결은 거의 오롯하게 몸매를 둘러싸고 있어, 압도적인 알몸을 얌전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누워 있음에도 유방은 거의 흐트러지지 않은 채 우아한 생김새를 탄력 있게 유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벌려진 다리 아래엔 구겨진 이불자락이 말려 있어 사랑스런 몸매를 감상하는 데 감칠맛을 제공하고 있다. 19살 소녀의 장난스러운 잠버릇이 어지럽혀진 침대 위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젤다에게선 너무도 향긋한 내음이 흘러나와 일단 그것을 맡은 이를 호감의 포로로 만드는 힘이 있다. 좋아하되 그 감정이 지나쳐서 젤다를 곤란하게 만들 정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대 의지가 호감을 이겨버릴 정도로 낮지도 않게. 이러한 미묘함은 젤다의 평소 모습과는 약간 어울리지 않을 지 모르나 잠들어 있는 모습에서는 드러나고 있다. 미묘함의 포로가 된 한 사내가 젤다를 바라보고 있다.
젤다가 몸을 뒤척인다. 섬세한 젤다의 손 하나가 통통한 허벅다리 사이에 사뿐히 놓인다. 사내는 알몸이며 대단한 근육질의 소유자다. 목은 앞에서 보면 머리 보다도 굵고, 팔뚝은 젤다의 허리 보다 조금 가늘다. 넓은 턱과 광대뼈는 잘 다듬어 기른 황금빛 수염과 긴 머리카락에 가려져,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한다. 서글서글한 검푸른 눈이 떨리며, 젤다의 고운 배 위를 살짝 스치듯 지나가는 스스로의 손가락들을 바라본다.
그가 원망 섞인 눈초리로 창문을 바라본다. 서서히 새벽빛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주의 방 안을 채우려 한다. 촛불을 불어 끄고 찬찬히 젤다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가 젤다의 황금빛 거웃을 헤치곤 귀두로 자그마한 음핵을 건드린다. 젤다의 음부가 따뜻한 붉은 빛으로 달아오르며 한 방울의 물을 수줍은 듯이 내민다. 젖꼭지와 유방도 희디 흰 새벽빛 아래서 더욱 부풀어 오른다.
젤다, 옛날부터 알고 있던 일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홀리도록 만든 내음과 웃음을 가지고 있던 아름다운 아기였지.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딸에게 성욕을 육체적으로 관철시킨다는 건 오랜 옛날에 금지되어버린 일이지. 그, 헤르만 왕이 일어난다.
침대 앞에서 가서 선다. 헤르만이 젤다의 엄지 손가락을 공주의 입가에 가져 간다. 아기 때처럼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젤다가 제 엄지 손가락을 입술과 혀로 빨아댄다. 헤르만이 젤다의 엄지 손가락을 빼고는, 페니스를 깊숙히 밀어넣는다.
젤다의 입 안은 언제나처럼 따쓰하고 촉촉하며 예민하다. 헤르만은 서둘러 정액을 젤다의 입 안 가득히 쏟아낸다. 그리고는 방을 도망치듯 떠난다.
젤다는 닭 울음소리에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 입 안에 조금 쓴 게 엉켜 있다. 또 이러네. 거의 매일 아침 그런단 말야. 젤다는 침을 뱉어 코 가까이로 가져간다. 새로 돋은 가지를 꺽었을 때 나는 것이랑 비슷한 냄새가 끼쳐온다. 좋은 냄새야. 젤다가 침을 겨드랑이랑 가슴에다 문지른다. 그러고나면 젤다의 몸에서는 더욱 좋은 냄새가 나곤 한다.
젤다의 나머지 몸 보다도 머리 하나 만큼 더 긴 다리가 침대 아래로 내려온다. 참나무로 튼튼히 짠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들어 와
새하얀 알몸에 진홍빛 로브 만을 걸친, 동갑내기 아름다운 19세 시녀 에린이 나타난다.
젤다가 말한다.
-에린, 오늘도 늦지 않고 와주었구나
-네. 공주님, 저 늦잠 잤어요. 그래서 눈꼽도 이렇게 붙어 있고 그래요
-그래? 그러면 목욕하면서 수영도 하고 아침 먹자
-좋아요!
-잠깐. 나 아직 오줌도 안 누었어
젤다는 옆에 있는 쪽문으로 나간다. 쪽문 바깥에 달린 작은 베란다 너머로는 성벽을 타고 흐르는 폭포가 있어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진다. 폭포 소리를 막아주는 마법이 쪽문에 걸려 있지 않았다면, 젤다는 방에서 지낼 수 없었을 것이다. 젤다가 베란다의 난간에 손을 대자 폭포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베란다에 난 작고 둥근 구멍 위에 쪼그리고 앉아 맑은 오줌 줄기를 시원스럽게 뿌린다. 젤다의 분홍빛 항문도 뭔가를 밀어내기라도 할듯 뭔가를 말할 것처럼 달삭거린다.
-에린!
에린이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젤다가 일어서며 에린의 로브를 낚아채어 폭포 안으로 내던진다.
-앗!
-괜찮아. 저런 로브 쯤 얼마든지 있다고. 너 참 예쁘다
에린은 젤다 보다 조금 가늘 뿐이지 매우 비슷하다. 젤다가 뒤돌아서며 엉덩이를 내민다. 에린이 젤다의 풍만하고 부르러운 엉덩이에 얼굴을 부비면서, 분홍빛 혀로 항문이랑 음ㅂ를 핥아 깨끗하게 닦는다.
젤다가 돌아서며 에린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게고 서로의 혀를 깊숙히 밀어넣는다. 탄탄한 가슴이 서로 찌부러지면서 맞붙는다.
-에린, 여자 전용 목욕탕까지 뛰는 거야
-네? 궁전에서 그래도 되나요?
-괜찮아. 귀족들도 한동안 없을 거야. 넌 지금껏 보통 개울물에서 목욕을 했으면서. 가자!
젤다가 에린의 손목을 낚아챈다. 두 미녀의 얼굴에 함박꽃이 피어난다. 새벽빛을 받고 푹신한 양탄자를 밟으며 두 건강한 여체가 공기를 가른다. 에린은 재미를 느낀다. 젤다는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스스로에게 죄를 뒤집어씌우지 않을 것이다. 젤다는 공주란 어떤 이에게도 침해받지 않으면서 사랑하고 사랑 받는 존재라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거의 매일 밤마다 하인이나 심지어 아버지인 헤르만의 정액을 입에 담고 있는 것이다. 그건 어이없는 믿음으로, 에린이 답답하게 여기는 점이다. 하지만 젤다는 기사를 모든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강하고 선량한 이로 여겼고, 이 부분은 꽤 당당하-고 요령 있는 믿음으로 지탱되고 있다. 젤다는 인기와 실력이 좋고 의협심 강한 기사다. 같은 여자끼리는 아무데나 만져도 괜찮다고 여기는 점도, 궁전 생활엔 맞지 않지만 에린에게는 마음에 들었다. 법도가 엄한 궁전 생활에 쉴 틈을 주는 젤다가 너무 좋았다.
여러 사내들의 시선을 받으며, 에린은 이곳이 궁전이 아닌 스스로가 태어난 마을로 여겨지는 걸 느낀다. 젤다 덕분이다. 어릴 때부터 늙을 때까지 남녀가 어우러져 개울가에서 물장구치며 노는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그런 곳으로.
여탕은 대리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맑고 따뜻한 물이 쉼 없이 흘러나오는 온천 위에 세워져서 물엔 생동감이 돈다. 인어라도 쉽사리 노닐 법한 곳이다.
199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