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강원장도 탐하다 (1)
- 제 21 화 -
적막감이 가득한 지수와 유경의 숙소. 그곳의 침실에서는 지수가 고급 와인을 음미하며,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래,내가 너를 샵으로 보낸 이유가 바로 그거야. 네가 전기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연습할 공간이 바로 그곳이지.”
‘그렇군요... 그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너에게 우호적이라 해도 모든 것을 다 떠먹여 줄 수는 없어. 나는 그 정도로 한가한 존재가 아니란 말이야.”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
“그래, 그건 그렇고... 언제쯤 우리 집에 들어올 생각이지? 유경이에게 듣기론 경훈이 집에 얹혀있다던데... 그런 곳보다는 우리 집이 더 좋지 않을까?”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곳에 갔다가는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아서요. 지금은 경훈이 집에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저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요.’
“호오... 네 아버지보다는 네 녀석이 훨씬 이성적인 것 같구나.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마음에 들지 않다고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 못했으면 그냥 넘어가. 짜증나게 굴지 말고...”
왠지 성진에게 적대적인 태도로 말하는 지수이다.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무언가 찝찝한 마음이 생긴 성진.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계속 캐묻다가 끈질긴 질문 끝에 결국 그녀에게서 대답을 듣게 되었다.
“무, 뭐... 별 건 아니고, 요즘 욕구불만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지. 아~! 갑자기 짜증나네? 내가 왜 이런 소리까지 이야기 해야 해!”
‘죄송합니다. 사장님... 큭큭...’
그녀의 귀여운 투정에 살짝 웃음을 짓던 그는 빨리 자신의 상황을 마무리 짓고 그녀를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는 헤라에게서 자신을 지켜줄 가장 큰 우군이기에 놓칠 수 없는 존재였다. 더구나, 그녀라면 자신이 마음껏 능력을 활용하여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볼 수 있을 터. 성진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대화의 주제를 돌리려고 하였다.
‘사장님, 제가 여쭤볼게 있는데요.’
“뭔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과연 옳은 길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렇게 하면 저의 저주받을 굴레를 벗을 수 있나... 그런 고민이 요즘 들고 있거든요.’
“흐음... 나는 모르겠는데? 아니, 내가 알아도 가르쳐줘야할 이유가 없어.”
‘아, 아니... 제가 성장해서 잘 되는 것이 헤라에게 가장 큰 복수가 아닌가요? 그러면 제가 옳은 길을 갈 수 있게 도와주셔야죠.’
“몰라, 지금은 당장 알려주기 싫어. 오늘은 보니까 유경이랑 신나게 즐긴 것 같더만...”
지수는 그의 말에 혼잣말을 하더니, 유경의 다리 사이에 있던 딜도의 강도를 더욱 높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배신(?)하고 성진과 놀아났다는 이유에서 침대에 묶인 채, 몇 가지 자위 기구를 성감대에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된 그녀였다. 지수의 행동으로 인해 열심히 그것을 참고 있던 유경은 이내 비명을 지르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어, 언니...! 하앙!!”
‘사장님!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 그건, 유경이 누나의 목소리 아닙니까?’
“얼씨구? 유경이 누나...? 벌써 그렇게 친해졌단 말이지... 유경이 넌 벌을 더 받아야겠어. 성진아, 다음에 통화하자~!”
그가 말한 대답으로 유경의 운명은 정해지게 되었다. 급하게 통화를 종료한 지수는 직접 딜도를 잡아 그녀의 몸 안을 빠르게 휘저어 갔다. 그러자, 그녀는 몸을 강하게 비틀면서 애처롭게 그녀에게 사정하기 시작했다.
“언니! 하앙...! 그만해주세요! 그러다 저 진짜 죽어요!”
“유경아... 그렇게 성진이 것이 좋았어?”
“아, 아니요! 언니가 더 좋아요...!”
“언니가 항상 거짓말하지 말랬지...! 지금 네 마음속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잖아! 솔직히 말해. 어서!”
“흐윽... 사, 사실은 성진이 꺼가 더 좋아요...”
“그래... 계속 이야기해봐.”
“굵고 단단한 게... 제 밑을 쑤셔주니까 너무 좋았어요. 나를 꽉 안아주면서 키스해 줄때... 그, 그 땐...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그 좋은 걸, 혼자 즐겼단 말이야? 언니 생각은 안 났어?”
“났어요! 언니랑 같이 이 좋은 걸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네가 앞으로 할 일은 뭐야?”
“서, 성진이를 집으로 데려와서 어, 언니랑 같이 즐기는 거요... 흐읍!”
“좋아, 합격이야.”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지수는 유경의 주위에 있던 진동기구와 딜도를 모두 벗겨 내주었다. 그녀는 성진과의 정사로 인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행위들은 위험할 수가 있었다. 이에, 지수는 수건을 가져와 차분하게 그녀의 땀을 닦아주며 유경의 몸을 진정시켜간다.
“언니...”
“피곤하지? 이제는 좀 쉬어.”
지수의 따뜻한 말에 유경은 그녀의 품속으로 파고들어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러자, 다시 찾아온 정적. 그 정적 속에선 피곤에 지친 유경의 코고는 소리만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
다음날, 은평구에 위치한 경훈의 집. 새벽하늘의 푸름이 가실 때 쯤, 침대에서 잠을 자던 경훈은 요의를 느끼고 화장실에 들어간다. 그는 시원하게 물을 빼고다시 잠자리에 들기 위해 침대로 향하는데... 거실 쪽에서 비쳐지는 불빛을 느끼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경훈이 거실 쪽으로 이동하자, 넓은 탁자 위에선 두꺼운 서적과 열심히 필기된 공책이 널브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노트북을 이용해 무언가를 열심히 검색하는 성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하암~ 야, 너 어제 그대로 밤 센 거야?”
“으응...”
“와... 너도 참 징하다. 사장님이 좋은 숙소를 구해준다는데도 그것을 마다하고 우리 집에 얹혀살더니, 여기에서는 계속 주구장창 공부만 하고 있네. 내가 술을 마시자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미안, 그래도 이 일이 우선이라... 나도 먹고는 살아야 하잖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놈이 무슨 이상한 과학책을 쳐다보고 앉아있어. 네가 요즘 배우는 일은마사지라며.”
“지식이란 건, 다 쓸모가 있는 거야. 모두가 돌고 돌아서 사용되는 것이지.”
“참나... 난, 그런 건 모르겠다. 얼쓰야, 사실 우리 나이 때는 즐길 때 즐기고 놀 때는 놀아야 하는 법이야. 여자도 좀 만나고... 형이 인마, 네 동정 딱지를 떼어주려고 쌈박한 곳까지 알아 놨더만.”
“말만으로도 고맙다. 하지만, 내 얼굴로 그런 곳에 드나들긴 힘들 거야. 상대편도 배려는 해줘야지.”
“크큭... 그건 그래.”
친한 친구라 생각하지만, 유경과 지수의 일은 경훈에게 말하지 않는 그였다. 괜히 귀찮아질 일을 미연에 차단하고자하는 생각으로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성진이 경훈의 집에 얹혀사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공부를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성진아, 잠도 다 깼는데, 우리 나가서 국밥 한 그릇 하고 올까? 너도 좀 출출할 거 아니야.”
창을 통해 바깥을 보던 경훈이 기지개를 펴면서 성진에게 밥을 먹자는 말을 한다. 그러자, 성진의 배 안에선 마침 꼬르륵 소리가 들려 시장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의 제안에 약간의 출출함을 성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곤 읽고 있던 책과 자료를 정리한다. 그런 뒤, 분신과 같은 마스크를 쓰며 밖을 향해 나갈 준비를 하였다.
*
“성진아, 너 언제 우리 숙소로 들어올 거야? 나... 어제 사장님한테 죽는 줄 알았어. 너랑 요즘 같이 붙어있다고 엄청 괴롭히는 거 있지? 또 어떻게 아셨는지, 내가 너랑 섹스 했던 것까지 들켜선 죽는줄 알았다니까. 하읏! 거, 거기...”
‘Venus Beauty Shop’ 강남점의 VVIP실. 성진과 유경은 교육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마사지 수업을 위한 예습을 하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하얗게 빛나는 유경의 살결 위로 성진의 손길이 닿고 있는 모습.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마사지를 받는 그녀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쉴 틈 없이 재잘대며 성진의 귓가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누나...그럼 몸 상태는 어때요? 많이 피곤하지 않아요?”
“응! 엄~청 피곤해. 이게 다 너 때문이니까, 네가 다 풀어줘야 돼. 알았지?”
“알았어요.”
성진의 걱정과 달리, 유경의 몸 상태는 거의 최상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전날에 있던 성진과의 섹스와 지수의 에로틱한 고문이 그녀의 몸을 매우 지치게 만들었지만, 한숨 자고 일어나니 그런 피곤함은 말끔히 없어진 것이다. 오히려 그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속이 꽉 차올라 힘을 주제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는 성진의 앞에서는 그것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피곤하다는 것을 드러내어 가녀리고 연약해보이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의 따뜻한 손길을 받기 위해, 포근히 자신을 감싸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하윽... 흐응... 성진아, 또 달아오르는 것 같아... 나, 어떡해...?”
“누나, 이제 곧 원장선생님도 들어오실 거고...”
“하앙... 그, 그럼... 키스만이라도 하자. 마스크 빨리 벗어.”
“누, 누나...”
“어서!”
성진이 그녀의 행동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워 하자, 침대에 누워있던 유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마스크를 벗겨버린다. 이내 흉측한 얼굴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오고, 그녀는 지체하지 않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게 되었다.
“허업...!”
‘츄릅... 츄릅... 쪼옥...!’
“하아... 하아... 미안, 성진아... 지금 당장 키스를 못하면 이따가 힘들 것 같아서... 이제 선생님도 곧 오실 테니까 이 정도만 할게.”
“누나...”
아마 그녀는 지금이라도 당장, 그의 품에 뛰어들고 싶을 것이다.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그의 숨결이 느껴질 때마다 흥분되는 그녀의 몸은 이제 그녀의 것이 더 이상 아니었다. 지금도 그녀의 심장은 찌릿한 느낌과 함께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그와 함께있는 것만으로도 였다.
‘이런... 내가 전기를 자주 사용하면 할수록, 상대방에 몸에 축적이 되는 것 같은데... 아마 유경이 누나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것과 연관이 있을 거야. 좋은 방법을 생각해봐야 겠어...’
‘덜컥.’
“오늘은 모두 일찍 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원장님.""
적극적인 유경의 모습에 성진이 여러 가지를 고민해 보고 있을 때였다. 닫혀있던 문이 열리고 평소와 다름없는 혜영이 등장하였다. 성진과 유경은 그녀를 향해 인사를 건네고, 슬슬 그녀의 가르침을 받을 준비에 들어갔다.
‘이거... 분위기가 수상한데...? 성진 씨의 마스크는 벗겨져 있고, 성비서의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해. 둘이 아무래도 내가 오기 전에 또 그 짓을 했을 거야...’
그들이 재빠르게 움직임을 가져가자, 혜영은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혼자만의 생각에 들어갔다. 후텁지근한 공기와 그들 간의 알 수 없는 분위기. 그것은 무언가 달콤하고도 끈적끈적한 느낌이었다. 혜영은 그런 생각과 더불어 저번의 그 음란한 장면이 머릿속에서 점점 오버랩 되는데...
“원장님.”
“...... .”
“원장 선생님, 이제 수업 하셔야죠.”
“아, 그래요. 이제 시작하도록 해요. 그리고 성진 씨, 죄송한 말씀이지만 제 수업에서 마스크는 꼭 써주셨으면 해요. 아직 저는 적응이 어렵군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저도 바쁜 일이 있어서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겠어요. 그러니 성진 씨도 집중해서 잘 따라와 주세요.”
비슷한 말투와 비슷한 분위기. 하지만, 혜영이 성진에게 대하는 태도만큼은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분명 어제만 해도 그녀는 열심히 하는 그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었다. 허나, 오늘은 그런 느낌은 없을뿐더러 자신이 가르칠 부분만 딱 가르치고 수업을 끝내려 하는 그녀였다.
“원장선생님, 오늘은 조금 급하게 수업을 끝내주시네요...?”
“아까도 말했죠? 제가 바쁜 일이 있다고... 그리고 성비서님은 어차피 성진 씨에게 계속 마사지를 받으시니까 상관없을 거예요.”
“아, 아니... 원장님...”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저는 그만...”
그녀는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VVIP실을 떠나가 버렸다. 유경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성진을 불러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성진아, 뭔가 이상하지 않아? 오늘 원장님 분위기 말이야.”
“조, 조금 딱딱하신 것 같긴 한데요. 수업 속도도 좀 빨랐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외는 잘 모르겠어요. 흐음...”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원장님이 마사지를 하면 기분도 좋고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은 느낌은 뭔가... 성의가 없다고 해야 하나? 마치 집의 가스불도 안끄고 나온 사람처럼 급한 느낌이 있었어. 생리라도 시작했나?”
“뭐... 사정이 있겠죠.”
유경의 말처럼 성진도 그러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에 뭔가 조급스러운그녀의 모습으로 성진은 노트에 필기를 하랴, 동작들을 외우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아... 모르겠다. 마사지를 받았는데도 아직 기분이 좋지 않아. 그러니까 성진이 네가 좀 해줘야겠어.”
“알았어요. 그럼 베드에 누워서 발을 제가 있는 쪽으로 뻗어주세요.”
“아니~! 그 쪽 말고...여기에 해달라고...”
유경은 마사지 크림으로 인해 매끄러운 성진의 손을 가져와 자신의 팬티 안으로 집어넣었다. 까슬까슬한 털이 성진의 손에 느껴지고 그 아래에 있는 작은 구멍이 그의 손가락에 닿는다. 만질 때마다 항상 푹 젖어 있는 그녀의 계곡. 그곳은 마치 그를 환영하듯이 뜨거운 애액을 내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