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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그의 진정한 능력은 (8) (42/100)



〈 42화 〉그의 진정한 능력은 (8)

- 제 42 화 -



지수와 유경의 숙소 현관에 당도한 성진은 자신의 땀을 훔쳤다. 유경의 통화를 받은 직후, 제대로 뒷정리도 못하고 이곳으로 뛰어왔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수는 뭔가 심사가 뒤틀린 상태였다. 현아와의 뒷정리를 정리하기보다는 빠르게 이곳으로 와 지수의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했다.


‘현아 누나는 알아서 정리하겠지...?’





옷을 갈아입고 퇴근을 하기 직전, 현아를 강제적으로 깨운 것이 그의 머릿속에 남는다. 몽롱한 표정의 그녀는 가 봐야한다는 그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리곤 정액이 쏟아지는 다리사이를 가리지도 못한 채,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지수의 일만 아니었다면 같이 그녀를 도와 VVIP실 정리를 했을 텐데... 왠지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휴... 토사물들이나 여러 흔적들은 잘 처리했을라나? 역한 냄새도 많이 날 텐데, 환기는 어쩌지?’

“성진아, 뭐해? 어서 들어가 봐.”

“아... 그래야지.”




유경의 말에 다시 끔 정신이 깨어오는 것을 느낀다. 지금의 우선순위는 지수가 자신을 왜 불렀는지를 확인해야했다. VVIP실과 현아의 문제는 그 다음 일이다. 성진은 굳게 닫힌 침실의 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고 노크를 하려 했다. 그러자, 안에서 들어오는 그녀의 목소리.





“들어와.”




성진은 지수의 부름에 방문을 열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외출을 하고도 옷을 갈아입지 않았는지, 그녀는 섹시해 보이는 정장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침대에 앉아 무언가를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 성진은 복잡한 마음으로 문을 닫은 뒤, 그녀의 곁에 다가가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다.





“너... 지금 뭐하다 왔어.”

“샵에서 평가를 받다 왔습니다. VIP라운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런 식으로 평가를 받아야한다고 해서...”

“그래? 무슨 평가기에... 네 몸에서 음란한 냄새가 가득한 거지? 무슨 퇴폐 마사지라도 했나보네?”



야한 농담이라면 장난 식으로 했을 것이다. 허나, 그녀의 표정은 무표정해서 전혀 장난 같지 않았다. 성진은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며, 그 저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려한다. 그가 헤라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우군으로 끌어들여야할 그녀였기에 있는 눈치, 없는 눈치를 총동원해서 그녀의 감정을 살펴보려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일단 무릎을 꿇는 것이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





남자의 무릎은 함부로 꿇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순간을 제외하고... 그러나 지수 앞의 성진에게는 매 순간이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는 깃털처럼 가벼운 무릎을 꿇어 무엇인지도 모르는 잘못에 대해서 사죄를 청하고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은 그녀가 자신을 찾았다는 것은... 또, 굳은 표정으로 자신에게 빈정대는 말투를 건넸다는 것은 뭔가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가 할  있는 가장 저자세로 그녀에게 죄를 빌고 있었다.



“휴... 야, 너...! 지금까지  명의 여자들을 건드렸어?”


“여자들이요...?”

“그래,  잘나신 물건으로 몇 명 꼬셨나고.”

“으음... 아직까진 세 명입니다... 사장님 포함하면 네 분이고요...”

“하아... 정말, 나도 미쳤지...”

“네?”






대답은 없었다. 그냥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성진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이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멀뚱멀뚱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던 그는 최대한 다소곳하게 자세를 바꿔 눈을 내리깔았다. 대충 느낌이 왔기 때문이다.지금 그녀가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자신 때문이란 것을...


“내가 성애의 여신인 것... 너도 잘 알지?”


그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다. 그녀가 신의 몸으로 현현한 것도 몇 번 보았을 뿐더러, 섹스에 통달한 그녀의 지식과 움직임은 그녀가 성애의 여신이란 것을 증명해 줬기 때문이다.



“그, 그럼요...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내가 관장하는 것이 성애였던 이유는  것이 없었어. 신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기도 했지만, 내가 섹스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 업무가 정해진 거지.”

“네...”


“그런데 있지. 이제는 그 섹스라는 것이 즐겁지가 않아. 다른 남자들과 몸을 뒹굴어도 전혀 기분이 좋지 않다고...”



지수는 신들의 총회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헤라와 한따가리를 하고 연회를 즐기던 무렵, 그녀는 과거의 연인이자 전쟁의 신인 아레스와 열정적인 밤을 보내려 했다. 다른 이들에게 쪽을 준 것도 모자라 귀찮게 하지 말란 말을 했으니... 그의 기분도 많이 상해 있을 터, 그런 그를 위로하기 위해 그런 자리를 만든 것이다. 그의 복수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빈정이 상했던 그는 그녀를 계속 거절하다 그녀의 육탄 공세에 결국 함락되고 말았는데, 오랫동안 관계를 갖지 않은 만큼 그도 그녀도 치열하게 서로의 몸을 갈구했다. 뭐... 여기까지는 좋았다. 결과적으로 그도 만족하고 그녀에 대한 화도 많이 풀었기에 그녀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그런데... 이번 아레스와의 섹스는 그녀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게되었다.





‘섹스를 해도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심각했다. 성애의 여신인 그녀가 불감증에 걸리다니... 모든 신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도저히 믿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전해지는 쾌감이 없자, 아레스 이후에도 많은 남신들을 유혹해서 잠자리를 가졌었다.
하지만, 그녀의 성적 쾌감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들 정력도 강하고 여자들  후려 봤다는 존재들이었는데도...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신들의 연회가 끝이 나고 지수는 이곳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이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한다. 신들과 벌였던 육체의 향연. 허나, 그런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
심각해지는 상황에 그녀는 그들과의 섹스가 있기 전에 가장 최근에 했던 섹스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그녀에게 떠오른 하나의 존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데미갓 이성진이란 존재. 그의 얼굴이 바로 떠오른 것이다.






‘마, 말도 안 돼...  데미갓 따위가 나를?’



계속 부정했다. 그로 인해 자신이 불감증을 얻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성애의 여신인 그녀를 주 종목이라   있는 섹스 하나로 압도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설마 하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을 살펴보려한다. 신성력이 그녀의 몸에 퍼지고 몸 안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그녀는 무언가 이질감이 드는 것을 느낀다. 찌릿한 전기와 은은한 페로몬이 아직도 그녀의 몸에 남아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나의 능력을 억누를 정도면...  녀석의 능력은 진짜야...’



지금까지의 생각을 정리하던 지수는 현실로 돌아와 차분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이 흉측한 저 녀석이 자신을 이렇게 만들다니... 이제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그녀의 몸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소 1달은 그와 관계를 갖지 않아야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휴... 그래도 나는 신이니까 몸 관리를 하면 돌아온다고 쳐도, 아마 인간들은 그렇지 않을 텐데...”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인마, 네 몽둥이 잘 간수하라고! 도대체 너의 능력은 어떻게 된 것이 신이란 절대적인 존재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거야!”

“죄, 죄송합니다.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지수는 그의 속마음을 살펴보았다. 뭣도 모르지만, 그녀에게 미움을 받기 싫어 사죄를 하는 마음이 비친다. 거기에, 점점 여자를 다루는 ‘취향’도 생겨나 섹스라는 행위를 점점 즐기는 것도 그녀의 눈에 투영되었다. 만약 능력이 과하지만 않았어도... 제우스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아주 예뻐해 줬을 그런 존재로 변해가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긴 대단해. 이러다 인간 뿐만 아니라 신들까지 저 녀석에게 먹혀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  정도로 섹스에 대해서는 잠재능력이 뛰어난 놈이야.’





그의 능력은 이제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절대적인 신이라도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없는 법. 그렇다면 그가 자신의 능력을 남용하지 않고 정상적인 섹스를 즐기게끔, 성격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제 그녀가 할 일이었다. 헤라에 대한 원한들은 살짝 접어두고라도 성애의 여신으로서 그에게 올바른 ‘섹스의 길’에 대해서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성진아.”

“네, 사장님.”

“너...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니. 헤라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 생각해둔 것들이 있을 것 아니야. 한  나에게 말해 볼래?”

“아직 정확히 생각해 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사장님의 말씀처럼 1000명의 여자와 섹스를 하고 10명의 여자와 사랑을 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우선순위는 얼굴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사장님의 말씀을 먼저 따르고자합니다.”


“흐응... 좋아. 그렇다면 그 1000명의 여자들과는 어떻게 만나려고?”


“사장님의 배려로 ‘Venus Beauty Shop’에 취직한 이후, 차분히 생각해 볼 생각입니다.”

“거기서 마사지로 사람들을 녹여버리게? 그리고 혜영이나 현아처럼 섹스를 하려고?”

“그, 그건 어떻게...?”


“하... 그래. 다 좋아. 다 좋은데... 하나 부탁할 것이 있어.”


“말씀하시죠.”

“헤라의 저주를 풀기 위한 10명의사랑은 네가 관계를 맺은 1000명의 여자 중에 반드시 고를 것. 그리고 섹스는 1000명 이상의 여자들과 하지 않을 것... 그 이상으로 가면 네가 이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 같거든. 그렇게 된다면 헤라를 뛰어 넘어 제우스까지 너에게 영향을 끼칠지 몰라.  이상 내가 커버 쳐 줄 수 없다는 말이야.”



1000명의 여자, 10명의사랑... 성진은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몸소 깨닫고 있었다. 여자는 많다 하더라도 그들과 모두 섹스를 할 수 없을 것이며, 그의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유경과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보니, 그는 10명과의 사랑이 얼마나 벅찬지 깨닫고 있던 중이다.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어도그에겐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여자들을 너무 아프게 하지 마. 네가 혜영이랑 현아 다루는 것을 봤는데, 그런 것들을 싫어하는 애들도 있고, 좋아하는 애들도 있다는  명심해. 모든 여자 애들이 너의 ‘취향’을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란 말이야. 알아듣겠어?”


“네...”


“자고로 여자는 말이야. 사소한 핀트가 틀어지면 상대방이 엄청 싫어졌다가도, 또 어떠한 계기가 오면 그 싫어하던 사람이 좋아지는 게 여자야. 그러니 너도... 하... 아니다. 그만하자. 내가 오늘은 왜 이럴까. 이제 됐으니까, 그럼 이제 가봐.”

“?”

“가보라니까?”

“정말로 가봐도 됩니까? 사장님은 항상 저에게 섹스를 요구하셨잖아요.”



물론 그녀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허나, 그의 기운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안 이상, 그에 대한 대비책을 찾아보지 않고서는  수는 없었다. 지수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향해 가벼운 손짓을 한다. 그리고 옆을 돌아 그의 반대편을 보고 누웠다.





“정말이야. 가봐.”


그녀는 단언하듯이 그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성진은 그런 그녀를 의뭉스런 모습으로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저번처럼 뒤를 돌아누운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자극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자,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지난날의 기억들. 현아와의 섹스도 마무리하지 못해서 불만족스러웠던 그였기에, 천천히 그녀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너, 오늘도 나를 강간할 생각이면 정말 혼날 줄 알아. 진심이니까.”

“...... .”


“대답.”

“네... 죄송합니다.”


뒤에도 눈이 달렸는지, 그가 하던 행동을 저지하는 그녀.어쩔 수 없이 지수를 남겨 놓고 침실 밖으로 벗어나게  그이다.





“성진아, 사장님이 뭐래? 또 저번처럼 뭐라고 그러신 거야?”



침실을 닫고 밖으로 나오자, 속이 비치는 잠옷을 입은 그녀가 그에게 다가와 지수의 상태를 묻는다. 그녀는 완전한 무방비 상태였는데, 속옷을 전혀 착용하지 않아  모습이 너무나 섹시하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으으~! 왜 말이 없어? 사장님이 뭐라고 하셨냐고?”

“궁금해?”


“당연히 궁금하지.”


“궁금하면 누나가 한 번 나에게서 알아봐.”

“꺄아악~!”




성진은 그녀를 붙잡아 보쌈 하듯이 어깨에 매달았다. 유경은 심각한 분위기에 그가 장난을 치자, 물 주먹으로 저항을 하려 한다. 허나, 그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고 떡 주무르듯이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른다. 그리고 유경의 침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현아로 풀지 못한 욕구를 그녀에게 분출하기 시작한다.






“하앙~! 좋아~! 정말 좋아~!!”





숙소에 울려 퍼지는 유경의 목소리. 그에게서 1달간 섹스를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던 지수의 결심마저 몹시 흔들리게 만드는 울림이었다. 그리고 성진은 자신의 욕구를 채워가면서 또 한걸음 신의 경지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물론, 그는 예정된 ‘섹스의 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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