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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은정이 (1) (8/90)



〈 8화 〉은정이 (1)

사실 은정이하고 섹스를 하는 것은, 딱히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은정이가 나와 섹스를 한다고 해서 그걸 가지고 나를 소유하려고 할 것도 아니었고,  은정일 데리고 있는 준이도 내가 은정이와 떡을 쳤다고 해서 입을 댈 일도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은정이와 나 사이는 단지 삽입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할 것은 다 한 사이기도 한 것이다.

“오빠, 내가 몸 파는 년이라서 더러워서 그래?”
“인마, 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그럼 왜 망설이는데?”

물론 은정인 지난번 구미에서 불렀던 그 아가씨와는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은정이가 지금  때문에 나하고 섹스를 하자고 하는 것도 아니란 사실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혹시 은정이와 섹스를 나누고 그 섹스 때문에, 더는 은정일 지금처럼 편하게 대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걱정이 드는 것이다.

지금은 그냥 편한 동생과 오빠처럼 지내고 있지만, 만약 섹스를 하고 나면 나나 은정이 둘 중 누구 하나에라도 소유욕이나 집착  비슷한 것이 생겨, 자칫 불편한 관계로 변하지나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이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다.

“와~ 여기 밤바다 야경이 괜찮다.”
“그러네. 내가 먼저 씻을까?”
“응, 오빠 씻고 나오면 내가 씻을게. 혹시 등 밀고 싶으면 부르고.”

은정인 창가에 놓인 소파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고서는, 창밖에 펼쳐진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섹스를 하자고 그리도 보채더니, 막상 모텔 방에 들어오니 새삼 쑥스러운 기분이 드는 모양이었다.

“오빠, 나 들어간다.”
“왜?”
“갑자기 오빠 씻겨주고 싶어서.”

샤워기 아래서 머리를 감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은정이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머리에 수건을 감은 은정인 내게로 다가와서 내 몸 구석구석 비누칠을 하고 수건을 물에 적시고는 내 몸을 부드럽게 씻기기 시작했다.

“얘,또 섰네.”
“인마,너처럼 예쁜 여자가 발가벗고 앞에 서 있는데, 서지 않으면 그게 정상이야?”
“오빠 말은 내가 예쁘단 거네?”
“그럼 예쁘지 않고 밉게 생겼을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은정인 비누 거품을 뒤집어쓰고 불끈거리고 있는 그놈을 슬며시 잡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쓸어내리다가 그놈을잡고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은정이가 내게 안겼고, 봉긋하고 탱탱한 은정이의 젖가슴이  가슴을 슬슬 비벼오기 시작했다.

“오빠, 오늘 밤에 두 번 싸줄  있어?”
“내가 영감이라도 된  알아? 아직 팔팔한 나이에 두 번도 싸지 못하면 어떻게 해.”
“그럼 나 한번은 밑에 말고, 입으로 먹을게.”
“응?”
“나 오빠 거 입으로 먹고 싶다고.”

불끈거리는 그놈을 약 올리면서 은정인 뜻밖의 말을 했다.

특별히 성욕이 강한 여자가 아니라면 딱히 좋아하지 않는 정액을 삼키는 것을, 은정이가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물론 대부분 사내는 자기와 관계하는 여자가 정액을 입으로 받고, 또 그렇게 분출한 정액을 삼키는 것을 감격해 할 정도로 그 행위를 로망으로 여기기도 하고, 나 또한 그런 여자를 경험할 때면 무엇인가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정이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기엔 염치도 없었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인마, 그거 많이 비리고 써.”
“아냐. 좋아하는 사람 X물은 오히려 달다고 하더라.”
“너 삼켜본 적은 있어?”
“응, 예전 시골에서 그 새끼에게 당한 후에 협박을 당하면서 억지로 삼키게 하는 바람에......”
“그때 좋았어?”
“아니! 당연히 싫었지. 그걸 삼키고 나서, 속이 느글거려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러면서 오늘은  이래?”
“그냥 오빠  먹을 수 있을  같기도 하고,  먹고 싶어.”

은정인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사창가에서 일하는 아가씨 중에서 사연 하나 없는 아가씨는 없겠지만, 내가 들었던 은정이 사연도 기구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도 은정인 내 정액을 삼키는 것으로, 나를 자기가 평소상대하는 비위를 맞춰주며 웃음을 흘려야 하는 손님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사내란 것을, 스스로 확인하길 원했다.

은정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경남의 한 조그만 시골 마을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중학교 2학년이던 어느 여름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비를 만나게 되었고 은정인  비를 피하려고 마을 외곽에 있는 창고 처마에 서 있다가, 평소 알고 지내는 옆 동네 아저씨란 놈에게 강간을 당한 것이 은정이의 첫 경험이었다.

창고로 끌려들어 가서 강간을 당한 은정인 그날 이후,계속되는 그놈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2년 가까지 그놈의 욕정 해소의 도구로 지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생리가 끊기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자, 은정인 더는 고향 집에 있을 수가 없어 무작정 가출해서 부산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겨우 고등학교 1학년 나이의 은정이가,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먹고 살 방법은 없었다.

주린 배를 안고 거리를 방황하다가  취한 아저씨에게 은근히 접근해서 몸을 허락하고, 그렇게 해서 받은 돈으로 주린 배를 채우면서 은정이의 부산에서의 생활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완월동이란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같은 몸을 파는 일을 하더라도 그곳에서는 최소한 추운 겨울날 한뎃잠을 자면서 덜덜 떨 일도 또 주린 배를 움켜쥘 일도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준이가 하는 가게를 찾아왔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렇게 나도 만나게  것이고.

“오빠 거, 정말 굵다.”
“힘들면 이제 그만해.”
“싫어.  진짜 오빠  먹고 싶단 말이야.”

내 물건이 평균치보다는 조금 굵은 편이었고, 은정이 입도 적은 편이었던 탓에 은정인 내 물건을 입안에 받는 것을 버거워했다.

그런 은정이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부담되어 그만하라고 했지만, 은정인 기어코 내가 자신의 입안에 분출하길 원했고, 난 오히려 그것이 부담되어 집중하기가  힘이 들었다.

은정이가 나를 싸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그런 은정이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나도 사정하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평소에는 사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버텨내지 못했던 놈이, 엉뚱한 고집을 부리는 통에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은정아 우리 방으로 가자.”
“응, 왜?”
“서 있어서 그런지  안 나오는 것 같아.”
“에이 그런게 어디 있어. 내가 아직 테크닉이 부족한  같네.”
“전혀 아닌데? 솔직히 네 혀가 닿을 때마다 반쯤 미칠  같은데.”
“정말? 그런데도  나와?”
“응, 아무래도 자세가 불편해서 그런  같아.”

언제까지 욕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고생하게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은정일 일으켜 세웠다.

밤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까.

은정이 손을 잡고 욕실을 나와 나는 수건으로 물에 젖은 은정이 몸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닦았다.

“오빠, 내가 닦을게.”
“그냥 가만히 있어.”
“오빠 손이 닿을 때마다 찌릿찌릿하단 말이야.”
“그래서 싫어?”
“싫다는 것은 아니고 기분이 이상해서 그래.”
“이런 느낌 받아본 적이 없었어?”
“예전에 생리하기 직전에 손님 받았던 날. 그날 얼마나 창피했었는데......”
“창피하긴 뭐가창피해.”
“보통 숏 타임 손님은 한 번이고 롱 타임은  번이잖아. 그런데 긴  끊은 손님이 한번 하고 나서 같이 씻자고 해서 따라 들어갔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손님 손 가는 곳마다 찌릿찌릿하게 미치겠더라고. 그리고 자꾸 내가 하고 싶어지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었다.

첫 경험을 강간으로시작했던 은정이로서는 그 이후  2년이란 시간 동안  동네 아저씨란 놈에게 당하면서, 은정이에게 섹스란 순간순간이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부산으로 도망쳐온 이후에 먹고살기 위해서  취한 아저씨들에게 몸을 대주는 그 순간조차도, 어떻게 하면 빨리 싸게 만들고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을까 그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을 거쳐 완월동에 입성한 이후에는, 선배 언니들에게 남자를 만족하게 하는 테크닉을 배우면서 남자가 빨리 흥분해서 싸게 만드는 것에만 철저했을 것이다.

남자를 최대한 만족하게 하여야, 그들이 원하는 돈이 단돈 만 원이라도 더 나오니까 말이다.

“은정아”
“응?”
“섹스는 서로 하고 싶어질 때 하는 것이 맞아. 그리고 네가 지금 나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처럼 나 역시도널 만족하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도 맞고. 그래야 진짜 제대로 된 섹스를 느낄 수 있게 되고 다시 하고 싶어지는 거야.”
“그렇게 하면 몸이 견뎌내질 못해.”
“아니, 장기적으로는 감정 없는 섹스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아.”
“그럼 손님을 받을 때도 그러라고?”
“네가 많이 느끼면 손님으로 온 사람도 당연히 만족하게 되어 있어. 그럼 그 양반이 기분이 좋아 팁을  많이 줄 수도 있고. 그렇게 하다가 보면 어쩌면 단골이훨씬 더 늘어날 수도 있거든.”

그러면서 얼마 전 구미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줬다.

“정말? 그런데도 택시비 하라고 만 원씩이나 줬다고?”
“그럼 어쩌니. 그 친구도 오죽했으면 여관바리를 하러 다니겠어. 그런데 위에서 남자가 그렇게 난리를 쳐도 눈도 꿈쩍하지 않다가 보면, 남자도 흥이 식겠지만 여자 역시 감각이 무뎌져. 그럼 나중엔 어떻게 될까?”
“어차피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잖아.  버는 일을 즐거워서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그래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재미가 있을 일이 없지. 그런데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잖아. 그렇다면 이왕 할 바에야 기분 좋게 하는 방법도 있잖아.”

물론 나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차피 돈을 위해서 몸을 팔더라도, 몸을 주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도 제대로 흥분하고 느끼면서 하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게  이유는 딴 데 있었던 것이 아니다.

신혼부부를 놀릴  하는 농담이 있지 않은가?

“시집가더니 얼굴이 활짝 폈네. 신랑이 엄청 잘해주는 모양이지?”라고 하는 우스갯소리 말이다.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면 예뻐진다는 말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란 것이 학술적으로도 증명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신혼부부나 서로 좋아하는 남녀 사이에서 행해지는 사랑이란 행위와, 돈을 위해 몸을 파는 사창가 여자들의 행위는, 똑같이 섹스란 이름으로 행해지지만 결론은 많이 달랐다.

서로 좋아서 섹스하는 신혼부부나 아니면 심지어 불륜을 저지르는 커플도 섹스를 하고 나면, 얼굴이 환해지고 건강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에 그런 일반 여성들과는 달리, 사창가에서 밥 먹는 것 이상으로 열심히 섹스를 하면서 몸을 파는 아가씨들 같은 경우는, 섹스를 하면할수록 얼굴이 환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썩어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은 사창가 주변에서 얼마든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

나는 지금 내 옆에 누워서 내 이야기를 듣고 또 조곤조곤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은정이가 나이가 들었을 때, 그런 늙은 창녀의 피폐하고 삶에 찌든 모습을 보이길 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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