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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역관광 (2) (16/90)



〈 16화 〉역관광 (2)

솔직히 지금 당장에라도 핫팬츠 단추를 풀고, 이년의 구멍을 쑤시고 싶어 아래가 불끈거린다.

하지만 저런 여자가 정말 단순히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이렇게 나를 유혹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나는 애써 욕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사실 내가 직접 경험한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집을 소개해주러 다니다가 꽃뱀 노릇을 하는 여자를 만나서 개망신을 당하고 고생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긴 이따금 듣는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해서 장화조차 신지 않고 허겁지겁 덤벼들다가, 비뇨기과 신세를 지면서 또다시 개망신을 한 번 더 당하는 불쌍한 청춘이 있기도 하고.......

“하~앙~아저씨 뭐 해요?”
“예? 왜요?”

정말 흥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 나를 꼬드기려고 하는 것인지 몰라도, 침대에 몸을 기대고 코맹맹이 소릴 내면서 엉덩일 실룩거리고 있었다.

나는 짐짓 지금 이 여자가 하는 행동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듯 왜 그러느냐고 대답했고, 그러자  여자는 고개를들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날 빤히 쳐다본다.

“아저씬 여자가 이렇게 하는 이유를 몰라요?”
“대충 짐작이야 되지만, 사모님께서 처음 보는 저한테 이러실 이유가 없잖습니까?”
“아저씨 되게 보수적이시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 따먹어 본 적 없어요?”
“이렇게 하시는 여자 분을 본 적이 없어서요.”
“아저씨 이리로 와 보세요.”

아마 속으로 열불이 날 것이다.

이 여자가 정말 성욕이 치밀어 올라서 이렇게 하고 있든지 아니면 꽃뱀 노릇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러든지 간에, 지금 나 같이 행동하는 놈이라면 아예 물을 끼얹어주고 싶은 심정일 테니까.

내가 다가가자 이 여잔 내 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내 살 몽둥이를 거머쥐었다.

“치! 아저씨도 많이 꼴렸으면서. 조선 시대에 살다가 왔어요?”
“......”
“그런데 아저씨 X 정말 맛있겠다.  한 번만 빨아도 돼요?”

그러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혀로 불끈거리는 몽둥이 끝을 살살 핥기 시작했다.

“아저씨 어때?”
“그렇게 해주는데 싫어할 사내 있겠어요? 그런데 테크닉이 대단하십니다.”
“뭐, 아저씨 물건도 보통은 넘겠는데. 이거 내 안에 들어오면 꽉  느낌이겠다. 어때요 우리 화끈하게 한번 할래요?”
“젊은 애인도 있다면서요?”
“에이~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살고, 자가용 있다고 택시 안 타고 살아요.”

그러더니 스스로 핫팬츠 단추를 풀더니 바지를 아래로 끌어내린다.

허벅지도 부드러우면서 뽀얀 느낌이더니 핫팬츠에 숨겨져 있던 사타구니 주변은 대리석같이 매끈했고, 정말 손바닥 정도 크기의 앙증맞은 팬티가 부끄러운 곳을 숨기고 있었다.

“예쁘죠?”
“예. 미끈하게 잘빠진 몸매네요. 그런데 벌써 젖었어요?”
“어머! 표시가 나요?”
“아무리 팬티가 검은색이어도 젖으면 당연히 알죠.”
“먹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먹고 싶더라도 먹고 나서 얹힐 것은 먹지 않는 인간이어서요.”
“치! 무슨 아저씨가 이렇게 겁이 많담. 여자인 내가 이렇게 팬티까지 보여주면 덮치는 것이 정상 아니에요?”

분명 팬티가 젖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팬티가 젖을 정도로 흥분한 여자의 목소리는 지극히 평이했다.

‘쾅!’ ‘쾅!’ ‘쾅!’

갑자기 ‘똑!’ ‘똑!’ 하는 노크가 아닌 문을 주먹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렇게 무식하게 문을 두드리나 싶어서,  집도 아니었지만 화가 난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

“누구십니까?”
“이런 개새끼가! 누구라니? 네가 붙어먹은 년 서방이다! 새끼야!”
“예?”

문을 열자 다짜고짜 내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두른다.

순간 살짝 그 주먹을 피했지만, 턱을 스친 것인지 조금 아프면서 따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양반이 미쳤나?”
“그래 미쳤다! 새끼야! 너 같으면 마누라가 다른 놈하고 붙어먹는 걸 봤으면 안 미치겠냐?”

제법 덩치가 있는 놈은 내가 자기 마누라와 붙어먹었다고, 고함을 지르면서 안으로 밀고 들어오려고 악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밀려서 이 덩치가 문 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게임은 끝나게 될 것이었기에, 나는 원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올라올 때까지 문 앞에 버티고 선 채, 악을 써가면서 버티기 시작했다.

“도대체 당신 누굽니까?”
“안에 있는 저 여편네 서방이다! 빨리 비켜!”

그러는 가운데 다투는 소리를 들은 7층에 사는 입주민 몇 명이 문을 열고 우릴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그들을 향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입주민 중 한 사람이 휴대전화로 신고하는 소리를 듣고, 나는 적이 느긋한 마음으로이 덩치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이보세요! 아저씨! 내가 당신 마누라와 붙어먹었는지 아닌지는 경찰관 오면 확인합시다.”
“이 새끼가! 여기 우리 마누라 집이야!”
“그래요? 방금 계약한 집인데 아저씨가 어떻게  사실을 알고 있죠?”

내가 예상한 것처럼 꽃뱀은 맞았다.

내 말에 잔뜩 흥분한 것처럼 날뛰던 덩치가 수그러든 분위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 꽃뱀 커플이 아직 제대로 조를 맞추지 않은 커플이었던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정말 멍청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말실수부터 하게  것이다.

이제 이놈이 안에 들어가서  여자를 개 패듯 패든, 아니면 나까지 끌고 들어가서 다구리를 놓든지 더는 걱정할 일이 없었다.

몇 분만 버티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경찰관들이 순찰차를 타고 달려올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경찰관들은 내가 그런 고민을  시간조차 주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와서 엘리베이터 문을 나섰다.

“경찰관 아저씨! 여깁니다.”
“무슨 일입니까?”
“여기 이 양반이 저 보고 자기 마누라와 잤다고 난리를 치네요. 문을 열자마자 주먹질부터 해서요.”
“그래요? 선생님이 신고했습니까?”
“신고는 저쪽에 계신 분께 부탁했습니다.”

경찰관 중  사람은 신고를 한 여학생에게 다가가 인적사항을 물었고, 그것이 끝이 나자 경찰관은 부부라고 주장하는 둘과 나, 이렇게 셋에게 경찰서까지 동행할 것을 요청했다.

“선생께서는 저 양반이 주장하는 것처럼, 여자 분과 관계를 했습니까?”
“아뇨. 저 여자가 자꾸 유혹하기에 참느라고 고생은  했지만 관계를 하진 않았습니다.”
“아저씨! 아저씨가 날 강제로 덮쳤잖아요. 우리 남편이 오는 바람에 안에 싸지 못했고.”
“선생님, 거짓말을 하게 되면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솔직히 이야기하세요. 정말 관계를 한 적이 없어요?”

담당 경찰관과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진술을 하면서 내가 섹스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니, 옆에서 다른 형사에게 사건진술을 하던 여자가 내가 강제로 자길 덮쳐서 삽입했다고 떠들고 있었다.

여자가 난리를 치지 나를 담당하고 있던 형사는, 당연하다는 듯 조금  내가 한 진술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은근히 솔직하게 진술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관님.”
“예. 말씀하세요.”
“리더기 가지고 계십니까?”
“있기야 하지만 무슨 이유로요?”
“저 양반이 제가 자길 강제로 덮쳤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증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게 만들어 드리려고요.”

그러자 이 양반은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리더기를 찾아냈고, 나는 호주머니에 꽂아두었던 초소형 카메라에서 메모리 카드를 분리해 경찰관에게 건넸다.

“이 메모리 카드에 저 양반하고 그 원룸에 들어가면서부터 지금까지 촬영된영상이 그대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예? 지금 몰카를 찍었다는 말입니까?”
“몰카가 아니라 혹시 이런 사태가 벌어질까 봐 자구책으로 찍어둔 것입니다.”
“그게 무슨......”

내 말에 담당 형사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우리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지기에,그때를 대비해서 항상 이런 식으로 준비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 메모리 카드 하나도 모든 상황이 끝이 났다.

그 여자가  불기둥을 빨았던 것도 자의에 의한 것이었고, 그렇다고 내가  순간에 적극적으로 응했던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적극적으로 응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행위가 나를 함정에 빠뜨린 후에 협박하려고 한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났으니, 만약 저 여자와 떡을 쳤다고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굳이 폭행으로 고소까지 하시려고요?”
“저 인간들이 절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저도 일당벌이는 해야지요.”
“어차피 형량은 비슷합니다.”

담당 형사는 내가 폭행으로 고소하려니 귀찮다는 표정이다.

차라리 이런 꽃뱀 사기가 아니었더라면 호기심이라도 잔뜩 채울 수 있었을 것인데, 꽃뱀 사기 미수였기에 김이 샌 모양이다.


“오빠, 아까 사무실 가니 문이 닫혀 있던데? 오늘 출근하지 않은 거야? 아까까지 전화도 안 받고?”
“출근했다가  건 했다.”
“엄청 큰 건수였던 모양이네. 전화조차도 받지 않을 정도로.”

사무실로 돌아와 조금  일을 생각하면서 허탈한 기분에 헛웃음을 치고 있는데, 강 소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젯밤 톡으로 보낸 사진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을까 하다가, 어차피 협회 모임을 가게 되면 얼굴을 맞부딪칠 수밖에 없기에 그냥 모른 척하고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왜?”
“치! 어젯밤 톡 확인하고도 왜 한마디도 하지 않아?”
“인마, 그렇게 홀딱 벗은 사진을 보내는데 내가 뭐라고 해? 애인도 아닌데.”
“그 사진을 보고도 나 먹고 싶은 생각 들지 않았어?”
“난 실전 체질이어서 사진만 보고 꼴리는 인간  된다. 그리고 그런 사진 아무한테나 보내는  아니다.”
“오빠한테만 보낸 건데? 내가 미쳤다고 그런 사진을 다른 놈들에게 보내?”
“언제 찍어둔 사진인데?”
“언제 찍긴 언제 찍어. 어젯밤 톡 보낼 때 그때 찍었지.”
“아무튼 대단하다. 난 부끄러워서 그런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 할 것 같은데.”
“부끄럽긴 뭐가 부끄러워. 어차피  어제 오빠 거 입으로 빨아먹기까지 했는데.”

아무래도 얘를 한  먹게 될 것 같았다.

여자가 먼저 이렇게 대놓고 들이대는데, 끝까지 먹어주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오빠, 나 지금 오빠 사무실에 놀러 가도 돼?”
“오는 것이야 말릴 수가 없지만, 여기  봐야 아무것도 없잖아.”

강 소장이 내 사무실로 놀러 오겠다고 했다.

어차피 사무실을 찾아와 봤자 유리 사이로 바깥이 훤히 드러나 보이기에, 사무실에서 엉뚱한 짓이야  수 없을 것이기에 그냥 오라고 했다.

“어떤 큰 건수가 있었기에 전화조차 받지 못했어?”
“큰 건수가 아니라 그냥 손님이라서 그랬던 거야.”
“어떤 건수였는데?”
“원룸 임대.”
“치! 돈도 되지 않는 거네. 혹시 여자였어?”
“응. 그런데 그 여자가 보통은 넘는 여자여서.”
“혹시 그 여자하고 했어?”
“야! 손님하고 하면 그게 손님이 되냐?”
“치! 소개비 대신에 몸으로 때우려는 여자들 많잖아. 사내새끼 중에서도 둘이 건물 보러 다니면 은근히 들이대잖아. 그리고  때문에 대주는 년들이 있기도 하고.”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이 업을 하는 사람들 역시  소장 말처럼 그런 경우가 있긴 하다.

건물을 보러다니는 사람들 대부분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한 사람이 많고, 이렇게 원룸이나 소형 가게가 아닌 건물 정도를 중개한다면 그 중개수수료 또한 작지 않으니, 그걸잡기 위해 유혹에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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