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8화 〉다시 이 여사 (1) (38/90)



〈 38화 〉다시 이 여사 (1)

자경이가 서운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고, 그렇다고 대놓고 지혜와 나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광고할 일도 아니었기에, 나는 자경이의 거듭된 질문에도 두루뭉술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자경인  뾰로통한 표정을 짓다가,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신 후 대전을 향해 출발했다.

자경이가 부산을출발한 후에 나는 일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돈이라는 것이 은행에 가만히 묵혀두는 것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그것을 돌려야 돈이 되는 것이고, 또 돈을 굴려달라고 부탁을 받았으니 최선을 다해 그 돈을 굴려서, 내게 돈을 맡긴 자경이에게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건네야 한다.

“제대로 관리하려면 한군데 모으는 것이 좋지.”
“한군데 모인 곳 중에서 나와 있는 건물이 없으니 문제지.”
“G 빌리지 대표를 한번 만나보는 것은 어때? 거기 요즘 자금 회전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고민이 많다는 소문이 있던데.”
“돈 많은 사람이라면서? 그런 사람이 갑자기 왜?”
“외대 앞에 지은 원룸이 거의 공실이라고 해. 부산대 쪽도 공실률이 거의 50%나 되고.”
“공실률이 50%?”
“소문 듣지 못했어?”
“난 그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G 빌리지 임대료가 다른 원룸보다 많이 비싸잖아. 그러다 보니 방이 나가질 않는 거지.”

G 빌리지가 짓긴 잘 지은 건물이고 내부시설 또한, 요즘 짓는 원룸과 비교해서는 아주 고급스럽게 지어졌다는 것은 이미 파다하게 소문이  있는 이야기다.

덕분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는 했지만, 비싼 임대료 때문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적어 고전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했고.

“됐어. 그 돈 다 주고 산다면 우리도 임대료는 그대로 받아야 유지가 될 텐데, 그렇게 된다면 공실률을 낮출 방법이 없잖아.”
“그래도 지금 자금 사정이 엉망이니까 좀 싼 값에 처분하려고 하지 않을까?”
“아직 나온 것도 아니잖아.”
“대놓고 매물로 내놓을 수도 없다는 것이 그 양반들 고민이지. 설혹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덩치가 워낙 크니까 그걸 받아먹을 사람을 찾기도 쉬운 일이 아닐 테고.”
“아무튼 그래도 별 흥미 없어. 딱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상황도 아닌데 뭐하려고.”
“그런데 정말 그 정도 돈은 있기나 해?”
“현재 확보된 자금만 50장이다.”

박 사장은 내가 원룸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사실에 몸이 달아 있었다.

그리고 가용 자금이 50억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는, 아예 내게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나도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큰 건은 중간에서 적당히 조율만 해주더라도 일이 성사되면 콩고물이 떨어지는 법이니까.

나도 G 빌리지가 자금회전에 고전하고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불쑥 찾아가서 팔겠느냐고 해봐야 딱히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한다.

그런 방법 대신에 내가 현금을 쥐고 있고 또 그 현금으로 원룸을 사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곳저곳에 소문을 내놓은 상태에서, 돈이 급해서 건물을 팔려고 하는 사람이 내게 먼저 접근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소문을 열심히 낼 사람으로, 이렇게 박 사장을 선택한 것이고 말이다.

“내가 G 빌리지 성 사장을 만나볼까?”
“뭐하려고? 엉뚱한 데다 힘 빼지 말고 혹시당신 사무실에 원룸 팔겠다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소개나 해줘.”

그렇게 이야기를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아마 박 소장은 지금부터 어떻게 G 빌리지 성 사장을 만나서 꼬드길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굴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G 빌리지 성 사장을 내 앞으로 데리고 오든지, 그것이 불가능하다 판단되면 다른 묵직한 건을 들고 내 사무실을 마치 자기 사무실에 출근하듯 하게 될 것이다.


‘아빠, 점심은 드셨어요?’
‘아직. 딸은?’
‘조금 전에 라면 끓여서 먹었어요.’
‘귀찮더라도 밥을 해서 먹지. 몸은 괜찮아?’
‘예. 아픈 건 덜한 것 같아요.’

지혜에게서 톡이 왔다.

그러고 보니 사무실에도착하면 내가 먼저 연락이라도 해야 했는데, 자경이가 와서 설쳐대는 덕분에 지혜에게 연락한다는 것을 깜빡 했다.

‘아빠하고 저녁 같이 먹을까?’
‘아니에요. 아빠도 지난번에 봤던 효주 알죠? 걔가 집에 와서 같이 저녁 먹기로 했어요.’
‘알았어. 그럼 나중에 친구 가고 나면 전화해.’
‘오늘 나하고 같이 자고 아침에 학교에 갈 건데요.’
‘응? 자고 가다니. 그 친구는  없어?’
‘집이 창원인데 이따금 여기서 자고 가기도 해요.’

지난번에 봤을 때 딱히 나쁜 인상은 아니었던 친구다.

집이 창원이라면 통학하기에도 쉽지 않을 텐데 통학을 하는 모양이었고, 오늘은 지혜와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늦을 것 같아서, 지혜 원룸에서 자고 내일 학교에 같이 가기로 한 모양이다.

그렇게 지혜와 톡을 끝내고, 나는 혹시 괜찮은 원룸이 있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아무리 애플리케이션에 매물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고 하더라도 빠진 것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아예 부동산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주인이 직접 거래하려는 곳도 없지 않으니, 바람을  겸해서 발품을 팔아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예, 여사님.”
“치!자기 난  몰라?”
“예?”
“여사님이 뭐야.”
“그럼......”
“자기나 아니면 여보 같은 좋은 말도 많잖아. 아니면 정아라고 해도 좋고.”
“그러다가 형님이나 다른 사람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요.”
“아무도 없으니까 자기에게 전화를 걸었지. 자기 지금 어디야?”
“장전동 쪽에 있습니다.”
“그럼 우리 송정에서 봐.”
“지금요?”

이 여사로부터의 연락이었다.

지난번 그 일이 있고난 후에 자경일 만나느라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이 여사도 전화를 한 적이 없었기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대뜸 송정에서 보자고 했기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이 여사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자기 지금 어디쯤이야?”
“지난번 그쪽입니다.”
“알았어. 나도 그리로 내려갈게.”

여자들이 외출하려면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은데, 나하고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것을 보면  여사도 전화를 끊고 바로 집에서 출발한 모양이다.

“자! 커피!”
“형님은요?”
“조금 전에 거제도로 낚시 간다고 나갔어.”

공수마을 쪽 외곽에 도착한 이 여사는 차에서 내리더니, 내 차로 와서 조수석 문을 열고 내게 커피부터 건넸다.

그러더니 대뜸 내 바지 앞섶을 슬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자긴  생각하지 않았었지.”
“요즘 일거리가 생겨서 좀 바빠서 집에조차 가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무슨 일인데?”
“지난번 사무실에서 기다린다던 양반이  건을 찾고 있거든요.”
“큰 건이라니? 얼마짜리인데?”
“50장짜리요.”
“50억?”
“예.”
“와~ 그거 수수료만 해도 제법 되겠네?”
“그러니 미친놈처럼 돌아다니고 있지요.”
“그럼 얘는 그동안 써먹지도 못했겠네?”
“그럴 정신이나 있었겠습니까.”

이 여사의 손길에 그놈이 벌써부터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놈은 별생각도 없는데도 여자 손길만 닿으면 불끈거렸고, 그걸 느낀  여사는 아예 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서 맨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아까 이 여사가 이곳 송정에서 만나자고 할 때부터 짐작했던 일이었지만, 지금 이 여사의 거침없는 행동을 보니 아무래도 오늘도 그냥 고이 넘어가기는 힘이  것 같았다.

“여기서 물 한번 빼줄까?”
“예?”
“스릴 있잖아. 내가 입으로 해줄게.”
“누가 오면 어쩌려고요?”
“오긴 누가 와. 그리고 자기 윗도리로 덮어두면 내가 엎드려서 자는 줄 알겠지. 나 차 안에서 이렇게 하면 엄청 흥분한단 말이야.”

그러더니 이 여사는, 다짜고짜 내 바지 앞섶을 펼치더니 팬티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리고서는 바로 고개를 숙여 혀끝으로 귀두를 살짝 핥았고, 그 순간 나는 짜릿한 기분에 양손으로 핸들을 꽉  수밖에 없었다.

“자기도 좀 만져줘~”

이 여사는 손을 올려서  손을 잡고 자기 허리로 가져가더니, 옷 안으로 내 손을 밀어 넣었다.

아마도  여사는 이런 경우를 생각하고 옷을 입고 온 모양이었는지, 평소와 달리 품이 헐렁한 셔츠를 입고 왔기에 내 손은 쉽게  여사 젖가슴에 닿을 수 있었다.

지난번에는 노팬티이더니만 오늘의  여사는 노브라 상태였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누님은 나이답지 않게 젖가슴에 탄력이 그대로네.”
“원래 애에게 젖을 빨리지 않으면 탄력은 유지 돼. 거기에다 남편도 거의 손을 대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애는  안 낳았어요?”
“애가 들어서지 않으니까  낳은 거지.”
“병원엔 가봤고요?”
“우린 둘 다 문제가 좀 있었어. 남편도  시원찮다고 하고, 나도 애가 들어서기엔 어렵다고 했거든.”

하긴 돈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니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결국 부부 사이에 애를 갖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한 상태로 살아왔을 것이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흔히 이야기하는 쇼 윈도우 부부로 살아오면서, 각자 나름대로 삶이든 섹스든 즐기고 살아왔을 것이다.

아무리 집에서 와이프에게 30초인 사내도, 바깥에 나가서는 천하무적 변강쇠가 되는 법도 없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여사는 집요하게 내 물건을 자극해왔고, 자세가 많이 불편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구슬 주머니를 들어올리기까지 해가면서, 구슬 주머니를 입안에서 굴리는 등으로  불기둥을 정성스레 빨고 있었다.

덕분에 나도 서서히 흥분되기 시작했고, 불기둥에는 더욱더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아~ 정말 얘 생각만 하면 잠을 잘 수가 없어.”
“예?”
“얘 생각 때문에 요즘 거의 매일 밤 혼자 자위했거든.”
“형님은 아무 말 하지 않고요?”
“우리 딴 방에서 자잖아. 그런 이야기 안 해?”
“부부간의 이야기를 누가 밖에서 합니까.”
“자기하고 워낙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 그런 이야기는 하는  알았더니만. 전에 그 사람이 그런 이야길 한 적도 있었거든.”
“무슨 이야기를요?”
“나보고 자기랑 한번 하게 해줄까 묻더라고?”
“예?”
“내가 원하면 남편이 자기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미쳤느냐고 하면서 화를 냈지. 아무리 내가 자기하고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때 망설이는 기색이라도 보였어 봐.”

현명한 여자였다.

하긴 이런 현명함을 지닌 여자였으니 이따금 원나잇으로 욕정을 해소하고, 또 301호 총각하고도 관계를 가지면서도 남편에게  번도 들키지 않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여사는 내가 제대로 욕정을 해소하지 못한 날, 내게 연락을 하고 내 욕정의 찌꺼기를 해소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는 소장과의 찜찜한 그것으로 인해 이곳에 와 있다가 이 여사와 관계를 맺게 되었고, 오늘은 어제 지혜의 처녀를 정복하느라 시원하게  욕정을 풀지 못했는데, 그걸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오늘  연락이 와서 이렇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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