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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화 〉복수? (5) (80/90)



〈 80화 〉복수? (5)

 여사의 결심이 이렇다면 굳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짧으면 오늘 길어봐야 2~3일 이내에는 알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기에, 나는 작업을 한 사실을 이야기해주기로 했다.

“영상 올렸어.”
“응?”
“그제 그놈하고의  영상 조금 전에 인터넷에 올렸다고.”
“카메라 설치하지 못했다고 했었잖아?”
“그거야 당신이 카메라를 의식해서 부자연스럽게 행동할까 봐 그랬던 거고.”

그러면서 나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니, 포털사이트 메인에는 ‘변태 국회의원’ ‘국회의원 섹스 영상’ ‘섹스 영상 주인공’ 등의 실시간 검색어가 줄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란 넉 자를 타이핑해서 검색하니, 불과 몇 시간 전에 올렸던 영상들이 헤아릴 수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곳에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아까 올린 동영상이 민강수라는 놈 쪽의 요청으로 원본이 삭제되는 경우가 생길까 봐, 단순한 공유가 아닌 파일을 내려 받아서 올린다는 제목까지 있는 것을 보면, 이 영상이 온라인 공간에 박제화 되는 것은 이제 막을 방법이 없을 것 같이 보였다.

요즘 젊은 친구 중에는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잡혀가서 처벌받는 것조차 감수하면서까지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고 별짓을 다 하는 친구가 한둘이 아닌데, 이 정도 건수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 뻔하니 말이다.

“이걸 자기가 편집했다고?”
“응. 이 정도면 당신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겠지?”
“목소리까지 변조시켜서 나도 나란 사실을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이  여자가 나란 걸 어떻게 알겠어. 아는 놈이라고는 민강수란  새끼나 알겠지.”
“아무튼 당신도 모를 정도라면 안심이네.”
“치! 그래도 내 예쁜 몸매는 좀 드러나게 해주지. 이렇게 내 온몸을 뿌옇게 해두니 아쉽잖아.”
“아쉽다니? 뭐가 아쉬워?”
“여기 댓글 봐봐. ‘저 여자 몸매가 제법 예술일  같은데.’ 이렇게 써놓은 댓글이 제법 되잖아.”

 여사의 말을 들으면서 황당하단 생각과 함께 속에선 헛웃음이 터져 나오려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도대체 멘탈이 강한 것인지 아니면 아예 4차원적 사고를 가진 것인지 몰라도, 보통 사람으로서는 전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여자는, 치욕으로 고통스러워하든지 최소 부끄러워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얼굴뿐 아니라 아예 온몸을 모자이크 처리를 해뒀더니, 오히려 그걸 불만스러워 하는 태도를 보이니 나로선 황당할 뿐이었다.

“당신 당분간 해외에 나가 있지 않을래? 경비는 내가 줄 테니까.”
“해외엔 왜?”
“지금 당장에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조만간 국회의원이란 놈이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가능성이 있어. 그리고 당신 말대로 이 영상의 주인공이 당신이라는 사실을 그놈이 알고 있을 테니까, 이 영상을 당신이 찍어서 올렸다고 생각할 거고, 그런 사실을 경찰이나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게 될 거야. 그럼 자연히 검찰이나 경찰에서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가 날아올 테니까.”

이런 경우에는 불길이 사그라질 때까지 몸을 빼는 것이 옳았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양 여사가 해외로 몸을 피한다는 것이, 딱히 죄를 저질러서 몸을 피한 것이 아니라 속된 말로 쪽팔려서 도피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니, 그 방법이 그리 나쁜 방법도 아니란 생각이었다.

“귀찮게 뭐하려고 도망을 가? 내가 아니라고 잡아떼면 되지. 세상 어떤 미친년이 제 년이 당하는 영상을 버젓이 올렸을 것으로 생각하겠어?”
“잡아뗀다고 경찰관이나 검사가 믿는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야. 범인을 잡기 전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을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 사람들이니까.”

나는 양 여사가 내 말을 따라주길 기대했지만,  여사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경찰이나 검찰에서 참고인으로 양 여사를 소환한다면, 그때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변호사가 동석한 가운데 참고인 진술을 하게  수밖에 없겠다는 판단이다.

물론 경찰서나 검찰에 불려간다고 하더라도, 예전처럼 참고인의 자격인 양 여사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고문을 해서 억지 진술을 받아내진 않는다.

단지 경찰관수사관이나 검찰 수사관은 집요하게 양 여사의 허점을 파고들 것이며, 심지어 양 여사를 모욕하는 등의 교묘한 방법으로 감정을 자극해서 범행한 증거를 잡아내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약간이라도 허점을 찾게 되면, 본격적으로  여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고 결국 그 불똥이 나한테까지 튈 것은 분명했다.

“자기야.”
“응?”
“나 더러운 년이지?”
“엉뚱하게 그건 무슨 말이야?”
“자기도 이 영상을 보면서 대충 느꼈을 거잖아. 입으로는 당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론 그 새끼도 아닌 다른 새끼가  보X를 빨아대는데도 미쳐 날뛰는 년이라는 걸.”
“별걱정을 다한다. 남자든 여자든 가장 예민한 부분을 계속 자극하는데 그걸 참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 솔직히 나도.......”

순간 실수를 할 뻔했다.

 입에서 나도 모르게 지민이 이름이 튀어나오려 했던 것이다.

양 여사가 그런 사실을 뻔히 알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엄마 앞에서 딸과 붙어먹었던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가 있겠는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사무실에도 없고 지금 어디야?”
“일 때문에 시외에 좀 나와 있어.”
“그럼 볼일 마치고 빨리 와서 나하고 이야기 좀 해.”
“그냥 전화로 하면 안 돼? 나 지금 좀 바쁜데.”
“전화로 할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래. 가능한 한 빨리 와.”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인지, 같은 일을 하는 동료 업자이자 친구로 지내는  소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바쁜 일 있으면 오늘은 그냥가.”
“박 소장이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인지 급하다고 난리니....... 목소리가 거의 죽을 것 같은 분위기인데?”
“가서 이야기나 들어봐. 하긴 무슨 이야긴지 뻔하겠지만.”
“뻔하다니?”
“이번 일 때문에 그럴 거야. 지금까지 공들였던 일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으니까.”
“공을 들이다니?”
“자기 정말 모르고 있었어?  사람 얼마 전부터 민강수  새끼의 충복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서방이란 새끼하고도 대판 했었던 적도 있고.”

대충 이영진이라는  여사 남편이나 민강수란  부근에서 얼쩡거리고 있다는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충복 노릇을 한다는 말까지 나올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소릴 들으니 박 소장이 이렇게 다급해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내가  소장과 만난다고 해봐야 박 소장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거나 해결해  것이 없는데, 굳이 내가 지금 이 시점에 박 소장을 만나야 하나 싶기도 하다.

“가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적당히 자기가 챙길만한 것이 있으면 챙기기도 하고 그래.”
“박 소장에게서 내가 챙길 것이 뭐가 있다고.”
“민강수 그 새끼가 박 소장 그 사람 손을 잡은 이유가 궂은일을 맡기려고 그런 거야.  사람이 예전에 조폭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

결국 나는 양 여사를 친정이 있다는 등기소 앞 도로에 내려주고, 부산으로 가서  소장 사무실을 찾았다.

“이 소장님, 어서 오세요.”
“아이고, 우리  여사님 그새 얼굴이 봄꽃처럼 활짝 피셨네요.”
“뭘 그렇게 놀리고 그러세요. 그렇게 놀리신다고 해서 나올 것도 없는데.......”
“놀리긴 누가 놀린다고 그래요. 눈에 보이는 대로 이야기했을 뿐인데.”

박 소장과 그렇고 그런 사이를 유지하며 지내는 김 여사는, 눈웃음을 살살치며 나를 맞았다.

“박 소장은 어디 갔어요?”
“잠시 누구 만나고 온다고 나갔어요. 우선 소장님 방에 가서 잠시 기다리세요.”

김 여사의 말에 나는 소장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그런데 내 코에는 방향제 냄새와 함께 약간 비릿하면서도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그러니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텔 방에서나 맡을 수 있는 분비물 냄새가 느껴지고 있었다.

‘아이고, 시발 놈. 떡을 치더라도 나가서 치지.’란 생각이 목구멍서 치밀어 오르고 있는데, 순간 맞은편 소파 틈에 삐죽이 모습을 내밀고 있는 빨간색 천 쪼가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 소장님!”
“아이고, 이거 김 여사님 거?”
“짓궂으시긴....... 이게 어디에 있었어요?”
“여기 틈에 끼어 있더니만. 뭐가 그리 급해서 사무실에서.......”
“저이가  많이 밝히잖아요. 다 아시면서........”
“그래서 우리  여사 얼굴이 요즘 이렇게 활짝 피셨구먼.”
“몰라요. 엉뚱한 소리 그만하시고 커피나 드세요.”

여사는 볼을 발갛게 붉히면서 부끄러워하면서도, 나갈 생각도 않고 조목조목 내 말에 대꾸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장님은 애인 안 만들어요?”
“귀찮게 애인은 뭐하려고 만들어요.”
“그럼 하고 싶을 때마다 노래방 같은 데서 도우미 불러서 해요?”
“그냥 혼자 손으로 해결합니다.”
“치! 남자가 뭐 그래요? 제가 애인하나 소개해줄까요?”
“됐어요. 우리 김 여사님 같은  정도나 되면 모를까.......”
“그럼 생각 날 때 전화해요. 제가  번쯤은 풀어 드릴 테니까요.”
“예?”

정말  여자도 보통은 넘었다.

아무리 내가 둘 사이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노골적인 반응은 도무지 적응되질 않는다.

“뭘 그렇게 놀래고 그래요. 우린 이따금 바꿔서 놀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정말 나를 유혹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다리를 살포시 꼬았고, 그 순간 허벅지 안쪽의 무성하고도 시커먼 수풀이 내 눈에 들어왔다.

결국 두 사람이 조금 전 이 자리에서 떡을 쳤고, 그때 벗어 던진 팬티를 아직 입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사의 시커먼 거웃을 보고도 나는 아무런 자극조차 받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여자를 밝히는 놈이라고 하더라도 아는 놈이 먹은 여자를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고, 더구나 박 소장 같은 경우는 이미  소장 그년하고의 일까지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나의 그런 생각과는 달리, 김 여사는 혼자 엉뚱한 기대를 품은 것인지 촉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혀로 입술을 핥고 있었다.

“소장님.”
“예.”
“소장님은  빨아줘요?”
“빨다니 뭘 빨아요?”
“뭐긴 뭐겠어요. 여자하고 할 때, 보X를  빨아주는가 물었죠.”
“아이고, 그건  소장도 잘하잖아요. 엉뚱하게 남이 그러는지는 왜 궁금해요.”
“이이는 아니거든요. 그냥 깊숙하게 쑤시는 것은 잘하는데 애무는 거의 해주지 않거든요.”

아무리 아줌마라고 하지만, 진도가 너무 나갔다 싶다.

하지만 김 여사는 아예 작정한 것인지 꼬고 있던 다리를 슬며시 벌리면서, 내게 치마 속 풍경을 적나라하게 구경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김 여사의 볼이, 이제 부끄러움이 아닌 흥분으로 인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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